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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뱅어 하얀빛, 한치의 빛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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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라는 시형식이 있다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정말 우연히 알게 되었죠. 바쇼오의 시 한편을 접했거든요.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무심히 보면 초등학교 1학년생이 지은 동시같죠. 하지만, 이 짧은 시 한편이 제 마음에 오래오래 남더군요. 시가 그려내는 시간적, 청각적 공간 속에서 쉽게 떠나기가 싫었습니다. 시가 무척 짧기에, 그 느낌이 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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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라는 시형식이 있다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정말 우연히 알게 되었죠. 바쇼오의 시 한편을 접했거든요.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무심히 보면 초등학교 1학년생이 지은 동시같죠. 하지만, 이 짧은 시 한편이 제 마음에 오래오래 남더군요. 시가 그려내는 시간적, 청각적 공간 속에서 쉽게 떠나기가 싫었습니다. 시가 무척 짧기에, 그 느낌이 더 강렬했던 건 분명하구요. 하이쿠라는 시의 세계가 알고싶어 이곳 yes24를 뒤져보니, 하이쿠 시집은 번역된 책이 몇 권 없더군요. 가장 최근에 출판된 두 권을 주문했는데, 이 책이 그 두권 가운데 한권입니다. 마침 바쇼오의 작품이었구요. 시집을 펼쳐보고 잠시 어리둥절 했습니다. 열일곱자 짧은 시 한편마다 상당한 길이의 해설들이 적혀 있더라구요. 학생 시절, 시어마다 밑줄이 쳐진 국어 참고서를 보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마치 악몽처럼!) 시는 그냥 시 그대로 읽으면 좀 안되나? 그래서, 이 책은 두번을 읽었습니다. 처음 한번은 그냥 시만, 두번째는 시와 해설을 함께. 해설과 함께 읽고 나니, 왜 시마다 해설이 붙어있는지 이해는 가더군요. 당시의 사회적 배경이나 바쇼오 개인적 경험, 하이쿠와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계어"의 역할 등... 나름대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물론 그 해설 덕분에 좀 더 깊은 뜻을 이해한 시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시인도 자신의 시가 해설과 함께 이해되기를 원치는 않을 겁니다. <마츠오 바쇼오의="" 하이쿠="">에 실린 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열 일곱자만으로 충분했습니다. 한편 한편이 해설없이도 충분히 감동적인 작품들이었죠. 제가 무척 좋아하게된 시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여명이여 하얀 뱅어 하얀빛 한 치(一寸)의 빛남 또다른 한편, 역시 무척 멋진 시입니다. 늘 보던 말을 새삼 바라보는 눈 내린 아침 바쇼오는 세상 속에서 무수하게 피었다 지는 빛나는 순간들, 그 순간들을 잡아내기 위해 땅 위로 내려왔던 사람 같습니다. 그 아름다운 순간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건, 창조주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원통한 일이겠죠. 누군가 몇몇의 인물에게 그 순간을 '동결건조'시킬 사명을 지울 필요가 있었겠지요. 그 순간 순간들은 하이쿠라는 작은 집 안에 쉬고 있다가, 저와 같은 후세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다시 한번 짧지만 찬란하게 빛납니다. 뱅어의 하얀빛, 한치의 빛남 말입니다. 찰나가 영겁이 되는 순간이겠지요. 겨울날이여 말 위에 얼어붙은 그림자 하나 (그렇습니다... 이런 영광된 순간에 해설이라니요...친절함은 고맙지만 사양할 수 밖에 없군요.)
YES마니아 : 로얄 s***a 2002.07.3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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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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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의 하이쿠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중 데이트리퍼에 대한 소설의 마지막장을 읽을 때였다. 이후로 하이쿠에 대해 알게 되고 하이쿠.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거장 바쇼의 하이쿠 책을 읽게 되었다. 세상에서 이보다 더 간결한 문학이 있을까? 수백페이지를 넘겨도 가볍고 얄팍한 글이 있는가 하면 열일곱자 속에 깊고 오묘한 것을 담고 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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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의 하이쿠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중 데이트리퍼에 대한 소설의 마지막장을 읽을 때였다. 이후로 하이쿠에 대해 알게 되고 하이쿠.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거장 바쇼의 하이쿠 책을 읽게 되었다. 세상에서 이보다 더 간결한 문학이 있을까? 수백페이지를 넘겨도 가볍고 얄팍한 글이 있는가 하면 열일곱자 속에 깊고 오묘한 것을 담고 있는 글도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 물론 원어로 읽었을때의 감동이 가장 크지만, 번역본으로 나온 이 책도 원작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일본인의 축소지향성에 대해 쓰인 책을 오래전에 읽은 기억이 있다. 일본인의 축소지향성은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까지도 축소시켜 열일곱자 속에 담아냈나보다.
g******b 2002.11.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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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자에 세상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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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하이쿠(俳句)라는 일본의 정형시를 완성했다고 할 수 있는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시집이다. 이 하이쿠라는 독특한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이쿠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하이쿠는 일본의 정형시인데 5·7·5의 음수율을 지닌 17자의,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짧은 시다. 이 시는 과거의 산물이 아닌 현재에도 행해지고 있으며 대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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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하이쿠(俳句)라는 일본의 정형시를 완성했다고 할 수 있는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시집이다. 이 하이쿠라는 독특한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이쿠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하이쿠는 일본의 정형시인데 5·7·5의 음수율을 지닌 17자의,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짧은 시다. 이 시는 과거의 산물이 아닌 현재에도 행해지고 있으며 대중시로써 확고한 위치에 서 있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일본 뿐만 아니라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도 자국어로 창작되어 질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17자로 된,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짧고, 동양의 일본이라는 나라의 시가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 자국어로 창작되어 질 만큼 널리 알려지게 된 데에는, 어떤 매력을, 이 시가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까?

 

그것은 하이쿠의 '애매함'이라는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 17자로 구성된 하이쿠는 주해가 없으면 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들다. 하이쿠라는 시에서는 과감한 생략과 감정이 이입된 사물을 통해 작자의 심정이 표현되어 진다. 이런 점은 하이쿠를 짓는 이가 의도적으로 논리를 무시하여 애매하게 쓴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하이쿠의 기원과도 관련이 있는데, 그 기원은 렌가(連歌)라고 하는 공동체적 문예 활동이다. 렌가는 5·7·5·7·7의 음수율을 지닌 와카(和歌)를 여럿이서 돌아가며 5·7·5와 7·7로 나누어 읊었던 것이다. 하이쿠는 렌가의 앞 구[발구(發句, 훗쿠라고 읽는다.)]가 떨어져 나와 발전되어진 것이다. 이러한 문예 공동체적 활동에서 하이쿠가 유래함으로써 과감한 생략과 공동체에서 통용되어진, 특정한 뜻을 지닌 사물의 등장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런 하이쿠를 국민적인 시로 완성한 인물이 바로 마츠오 바쇼이다.

 

바쇼는 초기의, 골계 위주의 말장난으로 유희적 가치 밖에 지니지 못했던, 하이쿠를 서민의 애환을 담아내며 뛰어난 문학성을 지닌 자연시(自然詩)의 위치에까지 끌어올린 인물이다. 그는 하이쿠 스승으로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평생 결혼도 하지 않고 고전을 탐독하며 방랑 생활로 부단한 수행을 거듭해 하이쿠를 당당히 문학의 한 장르로 완성시킨 인물이다.

 

이 시집에서는 그의 고뇌와 오랜 방랑 생활로 얻은 빈한함에 대한 자족과 자연을 노래하는 시가 많다. 손 꼽히는 바쇼의 걸작들이 많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역시 바쇼 최후의 작품인 <旅(たび)に病(や)んで夢(ゆめ)は枯野(かれの)をかけ廻(めぐ)る>를 꼽을 것이다. 우리 말로 옮기면 <방랑에 병들어 / 꿈은 마른 들판을 / 헤매고 돈다>라는 뜻인데 흔히 사세구(辭世句, 죽음을 앞두고 남기는 시)라고 일컬어 지지만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앞두고 억지로 초연하려는 가식이 느껴지지 않고 방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방랑시인의 마지막 모습에 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17자에 세상을 담은 시인 바쇼가 바라본 자연과 인생에 대해 이 책과 함께 생각해 봄이 어떨까.

u******o 2008.01.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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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쿠를 읽다 [시집-마츠오 바쇼오의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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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있던 중에, 껌정드레스님의 블로그에서 바이쿠라는 것을 만나게 되었다. 몇 편의 작품을 보면서 관심이 생겼다. 이게 어떤 시인가, 우리의 정형시 시조와 어떤 점에서 비교할 수 있으려나, 17자로 시를 쓴다니,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그래서 껌정드레스님의 소개로 읽어 본 책인데.   일본에 대해서, 일본인에 대해서, 일본문화에 대해서, 일단 벗어나
"하이쿠를 읽다 [시집-마츠오 바쇼오의 하이쿠]" 내용보기

시조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있던 중에, 껌정드레스님의 블로그에서 바이쿠라는 것을 만나게 되었다. 몇 편의 작품을 보면서 관심이 생겼다. 이게 어떤 시인가, 우리의 정형시 시조와 어떤 점에서 비교할 수 있으려나, 17자로 시를 쓴다니,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그래서 껌정드레스님의 소개로 읽어 본 책인데.

 

일본에 대해서, 일본인에 대해서, 일본문화에 대해서, 일단 벗어나서, 일본인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하더라도 하이쿠라는 기본 형식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읽었는데. 읽고 괜찮다는 것보다 조금 더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뒷맛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 책을 들고 있는 나를 보며 아들이 그런다. 제 누나가 바쇼를 안다고. 내가 좀 놀란 마음에 너도 아느냐고 했더니 바쇼 시도 한 편 읊는다. '개구리 퐁당'시.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했더니 일본 만화에 바쇼에 대한 내용이 더러 나온단다. 그래서 하이쿠도 알고 있노라고. 아들은 제 누나랑 종종 하이쿠 놀이도 한다고.

 

하이쿠가 더 달리 여겨진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대단한 시임에 틀림이 없다. 만화에 자연스럽게 등장할 정도라면 일본 학생들 사이에서도 대중화되어 있다는 뜻일 것이고. 책 뒤쪽의 해설을 보더라도 하이쿠에 대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관심도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짧은 시라는 것에 무슨 매력이 있는 모양이다.

 

하이쿠를 좀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이쿠 짓는 놀이도 해 보았으면 좋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좀 더 해 봐야겠고. 그에 비해 우리의 정형시인 시조는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겠고. 좀더 봐야겠다는 생각, 그게 중요한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1.01.13.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