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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자기중심적인 흥분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바로 독서다.” - P81 中에서 『임신중절』에 바치는 오마주(hommage), ‘출판사들이 거절한 책들의 도서관’ 사서(司書)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의 특별한 사랑을 다룬 소설”,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이 특별한 상상(想像)의 공간에서 『앙리 픽 미스터리』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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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작은 도시 크로종, 시립도서관 관장인 ‘구르벡’ 은 브라우티건의 아이디어인 ‘누구도 원하지 않은 책들의 도서관’을 실현한다. 출판에 거절당하고, 자기내면의 열정을 나누려는 시도에 실패한 ‘은신처를 꿈꾸는 모든 원고’들이 이곳에 맡겨지고 보관된다. 책을 쓴다는 것은 이미 세상에 내놓으려는 열망이 아니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한 열정들이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고, 또한 그 만큼의 수많은 좌절과 실의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있을 터이다.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바로 이것, 세상의 누군가와 자신의 열정을, “세상에! 이건 내 이야기잖아! 라고 말하는” 언제나 존재할 단 한사람의 독자와의 만남을 기대하는 그러한 이들에 대한 사랑의 시선이지 않았을까? 이 특이한 도서관이 만들어진지 10년의 세월, 천여 권에 달하는 원고가 쌓이고, 그렇게 “망각에 저항하는 무덤”이 이루어지면서 은둔의 신사, 구르벡은 세상을 달리하게 된다. 구르벡과 그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 그의 보조자였던 ‘마갈리’의 이야기를 뒤로 하고 소설은 정말의 플롯을 향해 달려간다. 출판사 편집인이 된 젊은 여성 ‘델핀’의 한껏 고양된 출판의 일상, 그리고 그녀가 발굴하게 된 무명의 소설가 ‘프레드’와의 사랑, 그러나 그의 소설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두 사람은 델핀의 고향, 브르타뉴로 향한다. 두 번째 작품의 위대한 탄생을 위해서. 두 사람은 브르타뉴 크로종의 ‘누구도 원하지 않은 책들의 도서관’에서 책표지에 작가의 이름인 듯한 ‘앙리 픽’의 원고를 발견하고, 그 아름답고 정치(精緻)한 작품에 매혹된다. “열정적인 사랑의 마지막 순간을 ‘푸시킨’의 임종 순간과 교차시켜 묘사한” 『사랑의 마지막 순간들』이라는 소설을. 출간을 위해 찾은 앙리 픽이란 인물의 미망인인 노부인 마들렌을 찾고, 피자가게를 운영했던 작자의 일상을 추적한다. 피자를 굽던 무명의 인물이 남긴 소설은 그야말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화제가 된다. 10만부, 30만부, 대중과 언론의 관심은 “소설의 소설을 탄생”시키고, 공전(空前)의 히트작이 된다. 소설 『앙리 픽 미스터리』는 이 여정에 관계하는 사람들, 작가의 미망인과 딸, 출판 편집인, 영업 대리인, 기자와 평론가, 경쟁 출판사의 편집자들, 그리고 이 매력적인 사건의 당사자인 델핀과 연인인 프레드의 사랑, 욕망, 갈등, 의심의 일상들을 투영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책이 온전히 그것이 담고 있는 가치를 떠나 그것의 주변부에 의해 뇌동(雷同)하는 독자 대중과 출판계의 허위의 인식과 편협성에 대한 풍자와 조롱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편, 한 때 문학계의 냉혹한 평론가로 권력을 휘둘렀던 잊혀진 기자 ‘루슈’는 소설의 소설이 써지고 있는 현실에 의혹을 보낸다. 어쭙잖은 자신의 비평이 지녔던 무지와 오만의 자성(自省), 연인으로부터 추방된 추레해진 자기각성이 교차하며, 의문의 소설 『사랑의 마지막 순간들』의 진실의 작자를 찾는 과정은 그 자체로 책을 쓰는 행위에 내재된 진실의 목소리를 일깨운다. “인생에는 내면의 차원이 있어서 우리는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은 마음 속 사연들과 함께 살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원하던 일을 끝내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마음 한 편에 밀어 둔 채 살아간다. ‘누구도 원하지 않은 책들의 도서관’은 그래서 우리에게 ‘내려놓는 행위’의 아름다운 의미를 분명히 전해주며, 사라지고 잊힌 무수한 열정들의 원고에 대한 위무이며 예찬이기도 한 이 소설은 우리에게 인생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따뜻한 시선을 안겨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