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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극영화가 아니라 다큐 필름이다. 사실 이 디스크에 제목으로 붙은 '클리퍼'는 쾌속 범선을 뜻하는데, 이 명칭이 너무 영어식(미국식)이라서 어째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이 '클리퍼'가 익숙한 건, NBA에서 LA를 연고지로 삼은 두 농구 팀 중 하나가 또 이 이름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 소개에 잘 나온 것처럼 당시로서는 너무도 호사라 할 만큼 고사양 장비를 동원해서 촬영한 영상이다. 제작자본, 감독 등은 모두 독일 국적이고 요트는 스웨덴式이지만 아무리 영상이 만족스러워도 오디오 보조 없이 그저 2시간 반 동안 내내 화면만 구경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해설은 독일 성우 한스 클라린이 맡았고, 미국 보급을 위한 별개의 릴에는 서부극에서 큰 덩치를 한 츤데레 역들로 우리에게 친숙한 벌 아이브스가 나온다.
원 필름에는 이처럼, 독, 미 두 나라의 베테랑 배우 둘이서 해설을 (각각 다른 버전에서) 맡았었는데, 1960년대産인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어언 반 세기가 훌쩍 지나고 세상이 너무도 좋아져서 이제 디스크 하나에 두 나라 아니라 열 개 언어 오디오 트랙이라도 얼마든지 더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당초부터 목소리 주연(이 상품 예스 소개란에는 '구연'이라고 표기)이었던 두 사람의 목소리가 담긴 영어, 독어는 물론, 불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일본어 트랙까지 다 지원된다. 그뿐 아니라 이 상품에서 단연 특이한 건, 놀랍게도 한국어 자막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여태 내가 리뷰했던 타사(한이뮤직)의 직수입 디스크들은 한글 자막 지원 포맷이 단 하나도 없었던 점 다들 기억할 것이다.
지중해의 다양한 풍광을 담은 이 필름에는, 西에서 東으로 이동하며, 스페인의 세비야, 모나코, 카프리, 나폴리, 두브로브니크(이 당시에는 유고슬라비아, 지금은 TV에서 자주 본 크로아티아 領有), 그리스 여러 섬들, 레바논(아직 시끄러워지기 전), 이집트 등이 담겨 있다. 특히 모나코 파트에서는, 이제 현지의 大公妃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배우로서가 아니라 귀하신 몸 본인으로서 출연(출현?)한다.
'클리퍼'는 미국식 이름이고 독일어 원어로는 Segelschulschiff인데, 대형 범선 쯤으로 새기면 된다. 제목 Traumreise unter weißen Segeln는 '하얀 돛을 달고 떠나는 꿈의 여행'인데, 아무리 다큐라지만 제목이 참 멋없다는 느낌이며, 단 영상을 일단 보면 눈이 확 돌아갈 만큼이라는 점 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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