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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허영만 화백 일행과 함께 호주 대륙을 일주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제까지 스페인, 그리스, 에스토니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태국, 아르헨티나 등을 다녀온 소문난 여행 마니아지만 이번 여행은 출발하기 전부터 불안했다. 그도 그럴 게 40대인 저자가 이 여행의 '막내'였기 때문이다. 허영만 화백을 비롯한 '인생 선배'들을 수발하느라 정작 여행은 제대로 못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은 현실이 되었고, 선배들 몫까지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 등등을 하느라 여행을 즐기기는커녕 본업인 그림도 못 그려서 힘들어하는 저자의 모습은 시집살이로 등골 빠지는 며느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이래서 내가 단체 여행을 안 간다...). 호주에서 뭘 보고 어떻게 놀지를 궁리하는 게 아니라, 오늘은 뭘 먹고 어떻게 요리를 할지를 궁리하는 저자의 모습은 저녁 반찬 고민하는 우리 엄마의 모습... 참다못한 저자가 노동 쟁의(?)를 벌이고, 그 결과 막내가 전담하다시피 했던 일들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눈물겹다 못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그래도 여행은 혼자 하는 게 최고라고.). 이렇게 저자를 부려먹은(!) 허영만 화백 일행이 따로 남긴 여행기가 있나 궁금해 찾아보니 <호주 캠퍼밴 40일>이 출간되어 있다. 이것도 조만간 읽어봐야지. 밥장 특유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일러스트로 기록한 40일간의 여정은, 때로는 그림이 글이나 사진보다 여행지에서의 추억과 감동을 전달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언제 봐도 부러운 솜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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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장/가디언
난 여행 에세이를 좋아한다. 가고 싶은 곳을 다 갈 수 없음에 대한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다양한 TV 여행 프로그램이 있지만, 여행하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건 직접 그곳을 다녀온 사람의 말과 글 그리고 사진이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의 그림과 손글씨로 호주를 만나게 되었다. 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 표지가 바뀐 줄만 알았다. 책 안내 표지에는 분명 차가 나왔는데 내가 받은 책은 아저씨가 생선을 자랑하고 계셨다. 뭔가 독특해서 펼쳐보니 밥장의 그림이 한가득이다. 사람마다 여행을 가서 보고 느끼는 게 다른 것처럼 이 책은 사람마다 다른 표지로 읽는 사람을 반긴다. "밥장, 호주 가지 않을래?"라는 말이 한 마디로 호주 여행을 함께 하게 된 밥장님. 형님(허영만 선생님), 봉주르(형님의 오랜 친구 김봉주), 총무, 용권 형(사진과 동영상 담당), 태훈 작가(일정도 챙기고 글 쓰려고 뉴질랜드에서 온 김태훈)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밥장. 이렇게 여섯 남자들의 40일간의 호주 여행이 그려진다. 졸지에 사십 대 후반에 막내가 된 밥장은 닉네임에 밥이 들어간다는 단순한 이유로 식사를 맡게 되었다. 정말 닉네임에 밥이 들어가서일까? 혹시 어르신들이 밥하기 싫으셨던 건 아닐까? ㅋ 아침 차리고 점심 차리고 마트에 들러 장보고 저녁을 차렸다. 이동하는 시간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왜 어머니들과 아내가 집안일이 얼마나 힘든지 답답해하는지 어렴풋이 알겠다. 형님들은 설거지가 많거나 밥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그저 하지 말자, 줄이면 된다며 급 마무리하려 든다. 문제는 일을 나누자는 건데 말이다. 아무리 빵 먹고 굶는다쳐도 누군가는 빵을 사와야 된다. 또 빵만 있으면 되나? 버터도 발라야 하고 가끔 잼도 찍어야 한다. 계란후라이도 구워야 한다. 이러게 말씀드렸더니 봉주르 형님은 조용히 마트에 가서 일회용 접시를 한가득 사오셨다. 와우. 형님, 5분만 나눠주시면 저희는 10분을 벌어요. 그리고 여행하면서 허드렛일을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여행이란 진짜 자잘한 허드렛일이 모인 것뿐. 장소가 익숙한 곳이 아니다 뿐이지. 저녁에 카레를 먹으며 회의를 했는데 점점 성토하는 마당이 되었다. 아직 37일이나 남았다. 무려 4천 킬로 가까이 되는 사막도 건너야 한다. 지금 이 멤버 그대로 말이다. p.25 집안일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남자는 어르신들만 가득한 곳에 보내 요리를 시켜야 한다. 그런데 저 멤버에 나이와 상관없이 여성이 함께 있었다면 아마도 자연스럽게 주방장이 되었겠지? 남자들에게 못 미덥기도 하고, 게다가 맛까지 없다면 말이다. 그리고 여자가 당연하게 요리하는 거라고 생각할 테고... 밥장님은 40일간의 요리도 힘들었겠지만, 대부분의 아내들은 적어도 40년간의 식사를 책임진다. 밥 먹을 때 맛있게 먹었다고 얘기하자. 그리고 나만의 요리 하나쯤은 좀 가져보자. 꺽정씨는 김치볶음밥을 잘 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머님의 김치가 맛의 8할을 차지하는 거지만... 저렇게 생긴 캠퍼밴 두 대를 타고 이동을 한다. 그림으로 보면 깜찍하지만 실제로 보면 어마어마할 거 같다. 밥장님이 운전할 때 폭이 가늠이 안 될 정도라고 하면... 캠핑카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다. 아무래도 여행할 때 짐 가방 들고 다니는 건 번거롭고 귀찮으니까.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는데 집을 작게 만들어서 어느 곳에 가던지 함께 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까지는 아니라도 이동할 때마다 투숙할 곳을 찾아야 하는 수고는 안 해도 되니 좋을 것 같다. 다만 소실점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겨운 운전은... 흠... 그렇다면 나는 자율 주행 캠퍼밴이 상용화되면 그때 가봐야지. 어차피 난 운전을 못하니까~ 평화롭게 주차된 캠퍼밴과 줄에 널려있는 시트까지... 그날의 햇살과 냄새가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다. 아~ 미친 듯이 부럽다. 난 이렇게 세밀하게 그림이 안 그려지던데... 난 낙서 수준이지 뭐. 흑 밥장님의 그림일기를 보니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아마도 난 몰스킨이 아닌 디지털카메라와 핸드폰을 챙겨가게 되겠지. 예전보다 가벼운 장비로 훨씬 더 많은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쉽게 찍는 만큼 또 쉽게 그때의 감정이 잊혀지는 것 같다. 예전에 필름 카메라로 한 장 한 장 정성 들여 필름을 아껴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아무래도 필름값과 현상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으니까. 그리고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고 며칠을 기다려 찾아올 때까지 추억을 새기고, 함께 있었던 사람들과 사진을 나누었다. 느리게 추억을 새기는 것이 더 깊이 새기는 게 아닐까 싶다. 밥장님은 필름 사진보다 더 느리게 추억을 꾹꾹 눌러 담아 몰스킨에 담았다. 밥장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형님 짤도 놓치면 안 된다. 나도 모르게 공감하면서 피식 웃음이 나오는 걸 참을 수 없게 된다. 허영만 선생님이 그림과 김태훈 작가의 글, 정용권님의 사진이 담긴 <호주 캠퍼밴 40일>도 읽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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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책을 받아보는 일은 제일제일 즐거운일!!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밥장님의 손글씨 손그림이 가득~ 채워진 표지! ![]() 표지를 벗겨보면 ( 대부분의 양장본 책은 표지를 벗겨서 읽고난 뒤에 곱게 싸서 보관한다 ) 책속의 그림들이 와글와글 모여있다!!! 얼른 읽고싶어지는 욕구가 뿜뿜하는 걸~ ![]()
올 여름 무덥던 8월에 ' 식객 ' 허영만화백의 " 밥장, 호주가지 않을래? " 한마디에 시작된 여정이라 한다. 캠퍼밴을 타고 호주사막과 바다를 누비는 여행에 허영만화백을 포함 총 6명이 함께~했고 밥장님은 ㅎㅎㅎ 막내로 합류~ 40일간의 호주여행이 시작되었다. 나도 캠핑을 다니다보니... 언젠가는 캠핑카(?)를 타고 이곳저곳을 다녀보고픈 생각도 있는데 머나먼 나라 호주로~ 여행을 떠나다니.. 부럽기도하고~ 호주라고는 오페라하우스나 캥거루밖에 모르니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고 기대도 된다! ![]()
40일간의 호주여행 매일매일을 기록한 여행기 사진없이 오롯이 그림과 손글씨로만 기록된 살짝 훔쳐보는 기분으로 읽어보는 그림일기같은 책이랄까~ 총 40일의 일정을 크게 5장으로 나누었고 울룰루, 다윈, 브룸, 칼바리를 거쳐 퍼스까지 11,000킬로의 여정이 담겨져있다. " 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나라랑 비교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대한민국이 삶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작은 세계에서 만든 기준으로 세상을 애써 재단하려 든다. ... 이제는 기준을 바꾸고 싶다. 아니, 없애고 싶다. 머리속을 탈탈 털고 나서 세상을 다니고 싶다. " ![]()
" 어쩌면 하이라이트, 울룰루다! 무려 열흘이나 걸려 도착했다. 거대한 돌이다.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보고, 만져도 본다. 단 한가지, 올라가지는 않을 거다. 경외하고 싶다면 거리를 두어라. " ![]()
" 영만형님은 '고맙다' '그림좋다' '밥장덕분에 자극받는다'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던진다. 받아먹는 나로서는 그저 기쁠 뿐이다. ... 함께 24시간을 보내며 '오늘 미역국 참 맛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저역시 '아, 행복하다!'입니다. " ![]()
중간중간 재미난 그림과 영만짤~ 이라며 툭툭 던지는 한마디도 좋고 사진한장 없이 그림만으로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밥장님의 글씨체 자체가 그림이 된다!! 여행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하루하루의 이야기. 새로운 곳에서도 밥은 먹어야하고, 여섯명이 생활하는 가운데 누가 설겆이를 하냐, 누가 요리를 할 것이냐로 아웅다웅하는 아저씨들의 이야기...ㅎㅎㅎ ![]()
사람보다 큰 개미집을 보러가고 싶어진다. 그림을 그리고 싶고, 일기를 쓰고 싶다. 여행하며 쓴 이야기는 마음을 자꾸만 여행로 데려간다. 이렇게 여행기를 읽는 순간만큼은 나도 호주를 여행하고 일상에서 조금 벗어난다. ![]()
여기에 다 남길 수 없을 정도로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있으니 사진도 없고 글과 그림뿐인 독특한(?)여행기를 일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
" 캠퍼밴 생활은 결혼 생활과 몹시 닮았다. 좋아도 같은공간, 싫어도 같은공간에서 버텨야 한다. 문제가 생겨도 외부 전문가를 모시거나, 충고를 하거나, 투정을 들어줄 이도 없다. 마치 달 기지에 남은 우주인처럼 같은 물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 " ![]()
서호주로 넘어와 미지의 습격에 피부병 걸린듯 빨간 두드러기와 가려움과의 사투를 벌이는데 ㅎㅎㅎ 동네에서는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닌거지 약을 주면서 더한사람도 많다고 한다니.. ㅎㅎㅎㅎ " 농담과 진짜 농담 사이를 오가며 카리지니 국립공원 첫날밤은 깊어간다. 사막에서 보내는 밤은 정말 최고다. " ![]()
여행은 한달이 다되어가고 일정은 막바지를 향해 간다. 긴여행에 지쳐가는건가, 미지에 물린 곳 때문에 지친걸까~ 짠한 마음이 드는 대목 " 아, 이제 좀 지친다 " ![]()
돌고래 대신에 만난 바다거북 ( 툭툭~ 던지는 재미가 있는 짤~ 영만짤~ ) " 가장 아름다운 바다. ... 하얀 언덕과 짠만큼 깨끗한 바닷물. 조개무덤은 죽었고 또 살아있어서 눈부시다. ( Shell Beach ) " ![]()
" 여행이 이제 거의 끝나간다. ... 지킨것이다. 멋진바다도, 감춰진이야기도 매콤한 김치찌개도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방전되었다. 그럼에도 요 몇일 퍼스로 가는 길은 '사랑스럽다' ... '다음에는 퍼스로 와서 울룰루를 거쳐 멜번에 가볼까'라는 생각이든다. 길이 마음까지 바꿔놓는다. " ![]()
거의 12,000킬로미터를 달려 다시 퍼스. 40일의 일정 중 마지막 이틀은 퍼스에서 조금 여유있게 쉬고, 여행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마무리 된다. ![]() 호주에대해 잘 모르지만 꽤나 넓은 나라임엔 틀림없다 밥장님의 손글씨과 손그림, 생각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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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간의 호주 여행을 오로지 스케치와 기록으로 남겼다. 책표지도 대단했다. 펼치면 거대한 여행 기록장, 사진으로 남기면 순간의 기록을 많이 남길 수 있겠지만 몰스킨에 스케치로 기록하고 글로 남기는 여행은 더 깊이 오래 남지 않을까? 시간도 꽤 걸릴 듯해 중도 포기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가 해냈다!! 스케치로 보는 여행지는 감흥이 없을 것 같지만 노노!! 오히려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그린 사람이 남긴 기록으로 읽는 글은 여행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울룰루, 킹스캐니언 사막, 다윈, 브룸, 서호주 우주기지, 스트로마톨라이트, 코랄베이, 퍼스 2017년 8월 31일~9월 27일 여섯 명의 남자가 캠퍼밴 두 대로 나뉘어 40일 동안 호주를 달렸다. 끝없는 사막을 달리고 또 돌리기도 했고 지도상 해안도로인 줄 알고 기대했지만 거대한 호주에서 지도상의 해안은 20km의 거리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미지들의 습격으로 얻은 극한의 가려움까지!!! 여행을 하면서 먹는 것도 한식 위주의 요리 설명도 재미있었고, 은하수를 덮고 자는 기분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해외여행지에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이 든 여행객들이 많다. 삶을 즐길 줄 아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지만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일상을 빡빡하고 바쁘게 살아도 더 스트레스만 늘어날 뿐 인생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지수는 점점 낮아질 뿐이다. 여행을 떠나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짬짬이 떠나보는 건 어떨까? 올해 크리스마스 실도 밥장 작가의 그림이었던지라, 조카가 그림체를 알아보고 '이모! 이 책 뭐예요?' 하며 중간중간 재미있는 부분은 읽어주기도 하고 그림도 같이 봤던 호주 40일 스케치 여행에 대한 로망만을 품은지 꽤 오래됐지만, 2018년에는 선 긋기라도 해야겠다. 칠순이 다 되어가는 아빠가 부쩍 캠핑카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 캠핑을 전문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하는 방송도 꼭 챙겨보시는데 아빠도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려야겠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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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다녀본 곳 중에서 가장 마음을 움켜잡는다. 동틀 때는 또
어떨지.
벌써부터 설렌다. 평생 우려먹을 이야기 하나를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 워낙 여행을 좋아해서 많이 다니기도 하고, 관련 에세이들도
많이 읽어본 편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진 없이, 글과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여행기는 난생 처음이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여행일기’이자 ‘관찰일기’로서 손으로
쓰고 그린 호주의 구석구석을 기록하고 있는 작품이다. 현장에서 손으로 쓰고 그린 페이지들이 고스란히
실려 있어, 더욱 현장감 넘치고 생생한 일기같은 느낌이다. 여행
에세이이자, 함께 여행하는 인물들의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 르포르타주이기도 한, 독특한 작품이 탄생했다.
밥장은 올해 초 허영만 화백과 저녁을 먹었는데, 그 자리에서 느닷없이
호주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아침 메신저로 왕복 항공권을 받는다. 알고 보니 허영만 화백과 일행들은 오래 전부터 '집단 가출'이라는 이름으로 여행을 다니고 있었단다. 요트로 우리나라 해안을 한
바퀴 돌기도 했고,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기도 했고, 뉴질랜드와
캐나다도 다녀왔다고 한다. 올해는 캠퍼밴을 타고 멜버른에서 사막을 가로지른 뒤 다윈을 거쳐 퍼스까지
가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 멤버로 밥장이 함께 하게 된 것이다.
멤버는 총 여섯 명, 형님(허영만), 봉주르(형님의 오랜 친구 김봉주),
총무(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갓 퇴사한 정상욱), 용권
형(사진과 동영상을 맡은 정용권), 태훈 작가(일정 챙기고 글 쓰려고 뉴질랜드에서 온 김태훈) 그리고 막내 밥장까지. 이들은 40일 동안 24시간
내내 차 안에서 먹고 자야 한다. 얼결에 합류하게 된 여행에서 사십 대 후반에 막내 역할을 맡게 된
밥장은, 이 참에 허영만과 형님들을 관찰해보기로 마음 먹는다.
캠퍼밴 생활은 결혼 생활과 몹시 닮았다.
좋아도 같은 공간, 싫어도 같은 공간에서 버텨야 한다.
문제가 생겨도 외부 전문가를 모시거나, 충고를 하거나, 투정을 들어줄 이도 없다.
마치 달 기지에 남은 우주인처럼 같은 물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
이들의 여행에 관한 스토리는 허영만 화백의 블로그에서도 만나볼 수 있고, 책으로도
출간되어 있다. 밥장의 책보다 한 달 먼저 나왔다.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여정은 사진으로 기록된 스토리가 메인이고 중간중간 허영만 화백의 만화 일러스트가 추가되어 있는 스토리라.. 밥장의 책과 비교해가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호주는
자연이 잘 보존된 아웃백(오지)를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여행지이기도
한데, 이곳에서는 빛나는 밤하늘의 은하수, 그랜드캐니언 마운틴, 지구의 배꼽이라 불리는 울룰루와 붉은 사막에서의 석양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캠퍼밴을 통한 여행이라니...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멋지게만 느껴진다.
물론 밥장의 기록을 통해 만나게 되는 정말 리얼하고 상세한 여행기를 보면, 여행이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현실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현실적인 부분들이 더욱 여행에 대한
생생한 그림이 그려져서 흥미진진했다.
![]()
이들의 여행은 멜버른, 애들레이드,
앨리스스피링스, 다윈, 퍼스를 거치는 약 9,000km의 대장정으로 호주 남부에서 중심을 거쳐 북부, 그리고
다시 서부로 내려오는 긴 여정이었다. 밥장이 막내인 덕에 본의 아니게 요리를 거의 담당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자잘한 에피소드들도 너무 재미있었다. 여행이란 진짜 자잘한
허드렛일이 모인 것뿐이라는 그의 멘트가 고스란히 공감되는 에피소드들이었다. 그리고 밥장의 일기 중간
중간에 '영만짤'이라고 허영만 화백이 그날 던진 명대사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우스갯소리처럼 보이지만 너무도 예리하고 은유적인 부분들이 많아 그것만 따로 찾아서
읽고 싶을 정도로 멋졌다.
나도 여행을 꽤 다녀봤지만, 항상
'남는 건 사진 밖에 없어.'라면서 어디를 가든, 어느
순간이든 사진 찍기에 바빴던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더 예쁜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더 멋진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 앵글 너머로만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물론 그게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인간의 기억력이란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아서, 시간이 지나면 정말 사진으로만 확인되는 순간이 생기게 마련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다 보면, 그 순간을 눈에 담고, 마음에 기록하지는 못하게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다음 번
여행지에서는, 밥장처럼 손으로 쓰고,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들을 눈에도 담아 보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순간들을
가슴으로도 기억해 보는 거다. 손으로 쓰고 그린 이 여행 에세이는, 내가
그 동안 만나왔던 그 어떤 여행에 관련된 책과도 달랐던 것 같다. 특별한 경험을 통해, 나의 다음 번 여행도 조금 달라지길, 그리고 이렇게 특별해지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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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사려던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벤트 당첨이 되었으니 작가도 보니까 당연히 사야겠지 하는 마음으로 구매하게 된 책이다. 호주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주변 사람들이 호주로 유학을 갔다 왔다거나 산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 호주라는 나라는 땅이 넓고 청정지역이라는 정도만 생각하고 있으니 호주에 대해 정말 1도 모르는 무식쟁이다.
책을 받았을 때 첫인상은 어 손으로 그림을 그렸네 특이했다. 책표지에 있는 상단 하단 그림이 띠지인 줄 알았는데 겉표지를 접어서 이것도 좀 특이하다. 단점은 이 표지가 들떠서 새책 표지가 착 달라붙어 있는 빳빳함을 좋아하는 사람은 싫을 수가 있다.
책엔 밥장이 어떻게 해서 호주로 캠퍼밴 여행을 떠나게 됐는가 하는 그런 내용이 있고 계획에 대해서 동행자들이 만난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이 왜 그림과 손글씨로만 되어 있는지 출판사의 의도가 나온다. 평소 특별한 노트를 쓴다는 밥장의 노트를 그대로 옮기겠다는 게 이 책이 원하는 거였나보다.
책은 왼쪽에 몇 줄 인쇄된 부분이 있는데 결국 보면 오른 페이지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조금 인쇄한 것이다. 전혀 다른 내용은 아니라서 무시하고 우측에 작가가 쓴 부분을 읽으면 된다. 손글씨로 되어 있어서 정감도 있지만 나중엔 몹시 읽기 피로하다고 느꼈다.
캠퍼밴 여행은 같은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같이 움직이니까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한 점도 많아 보였다. 특히 작가는 운전도 하랴 밥도 하랴 몸이 무척 피곤했던 거 같다. 그래서 생활에 기초적인 밥하는 얘기 먹는 얘기가 많이 차지한다. 처음엔 재밌는데 몇 꼭지 읽으면 좀 지루했다.
지명이 나오는데 처음보는 지명인데다 영어라 가끔 읽기가 힘들어서 건너 뛰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작가가 독자의 수준을 너무 높게 생각했던지 아님 발음을 한글로 옮기는 게 불편해서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가 손글씨를 인쇄로 옮겼다면 영어와 한글 병행 표기가 가능한 부분이었을 텐데 좀 아쉬웠다.
실제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피상적인 부분이 많았고 속내용도 그다지 많지는 않아서 거리나 시간상으로는 무척 긴 여행인데도 이 책을 읽고 나는 여기는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많지 않았다. 이건 아마도 앞부분에서 이미 말했듯이 호주에 대해 1도 모르는 나라서 더욱 그렇게 느꼈던 거 같다.
여행하고 혼자만의 기록으로는 참 좋은 내용인데 독자를 좀 더 배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