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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漢陽)’이라는 조선의 수도가 일제강점기에 ‘경성(京城)’이라는 이름을 가지면서 그 정체성도 바뀌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의 중심지였던 한양은 근대화의 세례를 받고 한양을 둘러싼 성곽이 하나 둘 해체되면서 일본이 이해한 ‘서구(西歐)’의 실험장이자 식민도시 경성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광복 후 그 도시가 ‘서울’이 되면서 과거와 단절된, 이주민의 도시가 되었다. 이는 통계자료에서도 드러나는데, 1993년 서울시에서 ‘정도(定都) 600년 사업’을 추진하면서 ‘서울 토박이’의 선정기준을 “선조가 1910년 이전의 한성부에 정착한 이후, 현 서울시 행정구역 내 계속 거주해오고 있는 시민”으로 확정한 바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서울시가 서울토박이에 대한 시민들의 신고를 받은 결과 순수 서울토박이는 0.12%에 불과했다. 또한 2004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서울시민 가운데 조부모 때부터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 토박이’는 4.9%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졌다. 어느 쪽 통계에 따르던 최소 95%가 넘는 서울 사람들이 비교적 근래에 팔도 각지에서 서울로 옮겨 온 이주민인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 음식은 무엇인가? 저자에 따르면, “서울 사람들이 두루 먹으며, 또 그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이 서울이라는 문화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 주는 음식” [p. 17]이다. 당연히 서울 음식에는 과거 한양에서 먹던 음식이 아니라 다양한 도시에서 올라온 이주민이 먹던 음식이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그래서 저자는 서울 음식 17가지를 소개하면서 을지로 평양냉면, 오장동 함흥냉면, 신길동 홍어, 용산 부대찌개 등과 같은 음식을 포함시킨 것일 것이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처럼 아예 음식 이름에 지명이 들어간 경우나 남도 음식의 대표로 인식된 홍어 요리와 같은 경우를 서울 음식이라고 소개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서울 사람들이 두루 먹으며, 오장동 함흥냉면처럼 서울의 동네와 결부되어 이를 먹으면서 스스로 서울이라는 문화공동체에 속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 또한 현재의 서울 음식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한양 음식을 찾는다면 오히려 쉬울 수 있을 것이다. 궁중의 음식, 서울 양반가의 음식이 바로 그것일 테니까. 하지만 서울 음식은 다르다. 표준어의 정의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인 것을 떠올리면, 저자의 서울 음식 정의에 동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서울 음식 정의에 동의했다고 해서, 그가 선정한 서울음식에도 무조건 찬성하라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현재의 제목으로 개정 전에 <서울을 먹다>(2013)라는 제목으로 책을 만들 때의 서울 음식과 현재의 서울 음식이 다를 수도 있고, 저자가 선정한 음식이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이 기록은 단지 17가지 음식을 판매하는 맛집을 적어놓은 것만은 아니다. 서울의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통해 아버지 혹은 삼촌 세대의 삶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가 옛 종로가 아니다. 종로 서민의 상징이었던 피맛길은 사라졌고 청진동도 재개발 중이다. 이 와중에 그 오랜 국밥집들이 문을 닫거나 자리를 옮겼다. 1937년 개업의 청진옥은 ‘르메이에르’라는 듣보잡의 이름을 하고 있는 거대한 건물의 한 귀퉁이에 겨우 붙어 있다. 거대 자본의 시대에 조선의 장꾼 음식 따위의 가치가 눈에 들기나 하겠는가. 나무꾼, 장꾼, 노동자로 이어 온 종로 사람들의 삶이 그 거대한 빌딩 아래서 버겁게 버티고 있다.” [p. 141]
저자가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는, 그러나 재개발에 밀려 사라져 가는 음식점들처럼, 그 시대 가난한 이주민들의 식탐을 달래주던 음식들은 그저 육체의 허기를 채워주었을 뿐 아니라 마음의 공허를 메워주는 추억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깊이 우러나는 곰탕은 아니더라도 허기를 면하게 해 줄 그런 음식은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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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도시의 밭은 식탐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황교익 선생 책이다 쓸데있는 한마디가 쓸데없는 열마디에 묻힌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이 책은 책 소개에서 한줄이 다 말해준다 서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음식이 아니다 즐겨 먹는 음식이다 늘 먹는 음식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선택 당하는 것이다 이런 대목들의 주장에서 억지스러움은 아쉬움 남는다 아마도 저자가 음식평론을 계속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메워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의 삶이 반영되어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부제가 서울을 먹다 이다 아마도 각지역의 소울푸드를 기반으로 책이 나올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