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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 침입종으로써의 인간의 본성..
"[2017 결산] 침입종으로써의 인간의 본성.." 내용보기
일전에 황소개구리로 난리를 친 적이 있다. 사람들은 황소개구리를 퇴치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오죽했으면 황소개구리를 이용한 음식조리법까지도 등장했다. 그럼에도 황소개구리가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소식이 없는걸 보니 이제는 우리나라의 생태계에 편입된 것 같다. 황소개구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토종 양서류나 파충류는
"[2017 결산] 침입종으로써의 인간의 본성.." 내용보기

   일전에 황소개구리로 난리를 친 적이 있다. 사람들은 황소개구리를 퇴치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오죽했으면 황소개구리를 이용한 음식조리법까지도 등장했다. 그럼에도 황소개구리가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소식이 없는걸 보니 이제는 우리나라의 생태계에 편입된 것 같다. 황소개구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토종 양서류나 파충류는 물론 심지어 포유류나 조류까지도 먹이로 삼는다. 한마디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무법자이다. 이런 외래종이 다른 서식지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을 일컬어 침입종이라고 한다.

 

  침입종이란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번도 살지 않았던 새로운 지리적 영역으로 이동해 들어간 종을 말한다. 침입종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땅에 도착하여 야생개체군으로 그 수를 불리고 그곳에 자리잡아야 한다. 이렇게 외부에서 유입된 침입종이 자리잡으면 그 지역 생태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토착종의 씨를 말리며, 생물의 다양성을 떨어뜨린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멸종을 불러일으키는 주요원인이 되기도 한다. 집쥐, 인도구관조, , 붉은불개미, 왕우렁이, 황소개구리 등이 바로 그런 침입종들이다. 그런데 이런 침입종 목록에 빠진 종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인간이다. 인간이야말로 지금껏 지구상에 살았던 모든 생물가운데 가장 침입성이 강한 종이라고 고인류학자인 팻 시프먼은 말한다.

 

  20만년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잘것없는 존재로 진화를 시작한 호모사피엔스. 이 지역 저 지역을 침입하며 전지구로 퍼져나갔고 결국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서식지에 뿌리를 내렸다. 고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세계 모든 지역을 침입한 침입종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태계파괴는 물론 다른 종의 멸종을 불러오는 잔인한 포식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호모사피엔스의 등장이 대규모 멸종을 야기한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인간이 정착한 곳에서 잇따라 동식물이 멸종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팻 시프만이 이러한 인간의 본성이 침입종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이 전공하는 고인류학은 물론 생물학, 유전학, 기후학 등 최신과학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접근한 책이다. 저자는 인간이 침입종으로 활동한 첫무대를 4만년전 유라시아에서 찾고 있다. 현생인류가 유라시아로 진출한 뒤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며 잘 살고 있던 동굴사자, 동굴곰과 같은 육식포유류와 최후의 비인간 호미닌인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같은 호미닌인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는데 현생인류는 살아남았고, 또 인간이 가장 강력한 침입종이 되었을까? 이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미토콘드리아 DNA분석, 방사성동위원소, 탄소연대측정과 같은 획기적이고 정교한 분석기법과 유전학을 인류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원인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가설로는 기후변화가설과 현생인류와의 경쟁가설이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가설은 불안정한 기후변화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으로 몰고 갔다는 가설이고, 현생인류와의 경쟁가설은 네안데르탈인의 멸종과 현생인류의 등장이 동시간 대에 이루어진 점에 주목하여, 네안데르탈인이 먹이경쟁에서 현생인류에게 패배하여 멸종에 이르렀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저자는 두 가설은 서로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함께 새로운 능력을 가진 현생인류의 등장이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새로운 능력이란 도구의 창작과 다른 동물의 가축화를 의미한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기 전, 네안데르탈인은 적어도 20만년 동안 유라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살아온 호미닌이라고 한다. 45000년전 현생인류가 유라시아에 도착한 이후 현생인류의 활동영역은 지속적으로 확대된 반면, 네안데르탈인의 활동영역은 축소되었다. 저자는 고인류의 유적지에서 나온 석기도구와 고기무게의 밀도, 유적지 면적 등을 비교하여 현생인류의 인구밀도는 증가했지만 네안데르탈인은 감소했음을 알아냈다. 이것은 현생인류가 침입에 성공했다는 증거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가 침입하기 이전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를 가속화 시킨 것은 분명 현생인류의 침입이라는 것이다.

 

  선사시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그리고 대형포유류는 동일한 먹잇감 혹은 동굴과 같은 동일한 자원을 두고서 경쟁했다. 그런데 자원이 제한되고 한정되어 종 사이에 나누어 쓰기가 부족할 땐, 자원 자체뿐만이 아니라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도 경쟁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식단은 대형 육상동물에 의존했다. 그러나 네안데르탈인은 보수적인 식단을 고수했고, 현생인류는 소형동물이나 연체동물과 같은 다양한 먹잇감으로 확장했다. 결국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현생인류를 한층 더 진화시킨 것은 특정행동목록이 아니라 전반적인 상황대처능력과 융통성, 다시 말해 인지능력이었던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이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유지한 것은 현생인류와 경쟁하지 않는 한 나름대로 훌륭한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현생인류와의 먹이 경쟁이 시작되자 다른 대형 육식동물과 마찬가지로 현생인류에게서 멀어져 갔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기후변화가 심하게 요동치는 시기 이는 생존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처럼 현생인류는 침입종으로써 확고한 지위를 구축했다. 살던 대로 살아온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고, 융통성을 발휘했던 현생인류는 살아남았다. 저자는 여기에 보다 확실한 증거로 현생인류와 늑대-개의 동맹가설을 제시한다. 개는 인간이 늑대를 가축화 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화석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를 길들인 것은 인간이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농경시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는 유적지에서 발굴된 미확인 갯과 동물 뼈화석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32000년전 것으로 나타난 것을 두고서, 현생인류가 유라시아에 도착한 이후 1만년도 채 안되었을 시점부터 개를 길들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개를 가축화한 것이 신석기시대 농부가 아니라 수렵채집인 이었음을 의미한다. 다만, 선사시대의 개들은 늑대나 현생 개들과 유전자 염기서열이 다르기에 저자는 이를 늑대-개라고 이름 붙였다.

 

  일반적으로 인간이 동물을 가축화하는 이유는 인간이 가지지 못한 동물의 유용한 능력을 빌리려는데 있다고 한다. 단지 고기만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가축화는 좋은 전략이 아니며, 일반적인 가축화 조건에 따르면 늑대-개는 적합한 후보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 왜 현생인류들은 늑대-개를 가축화 했을까? 저자는 이들의 화석이 현생인류의 고대유적지 중에서도 특히 매머드화석이 대량으로 발굴된 유적지에서만 나온 것에 주목한다. 인간이 늑대-개를 가축화한 이후 비로소 대규모 사냥과 사냥된 먹잇감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호미닌과 더불어 최상위 포식종이던 늑대-개 역시 인간에 의한 가축화에 따라 먹이경쟁과 다른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저자는 현생인류와 늑대-개라는 두 포식종 간의 동맹이라고 말한다.

 

  선사시대 육식동물 길드 내에서 일어난 대규모 충돌은 4만년전부터 시작되어 약 32000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을 포함한 여러 종이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멸종과 절멸로 끝이 났다고 한다. 이들 종은 과거 더 극심한 기후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종들이다. 따라서 기후변화가 이들을 멸종에 이르게 한 계기임에는 분명하지만 멸종의 주원인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선사시대의 멸종과 관련하여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현생인류가 5만년에서 45000년전 유라시아 생태계에 들어오면서 포식성 침입종으로 활동했다고 가정한다면 화석기록에 나타나는 이상한 점들이 설명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현생인류가 늑대-개라는 또 다른 포식자와 가축화라는 동맹을 맺어 생태계를 지배했다는 자신의 가설에 대해서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머지 의구심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생인류도 네안데르탈인도 그리고 다른 호미닌도 모두 도구를 만들어 썼다. 그러나 이 중에서 인간만이 살아있는 도구, 즉 가축화를 통해 다른 포식자를 도구처럼 사용했다. 또한 현재에 이르러서는 계획적 교배를 통해 세상에 없는 종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인공지능이라는 전혀 다른 도구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이미 수만년간 최상위포식자로 군림해 온 호모 사피엔스에게 이제는 표적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인류 진화는 끝이 난 것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새로운 표적을 또 다시 만들어낼까? 저자가 인간을 침입종이라 규정한 것은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 인간의 다음 표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침입종으로서의 인간의 본성을 알아가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함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실체를 이해할 때가 되었다. 침입자. 언젠가 지구의 적과 마주쳤을 때, 그 적의 정체가 우리 자신이 아니라면 그 자체로 우리는 승리의 축배를 들어도 될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k*****1 2018.02.01.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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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침입종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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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종’의 정의는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 번도 살지 않았던 새로운 지리적 영역으로 이동해 들어간 종’입니다. 정의만 봐서는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시켜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가치중립적인 서술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침입종을 주로 ‘생태 교란종’, ‘생태계 파괴종’, '귀화 생물’, ‘외래 유해종’이라고 부르죠.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 번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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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입종’의 정의는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 번도 살지 않았던 새로운 지리적 영역으로 이동해 들어간 종’입니다. 정의만 봐서는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시켜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가치중립적인 서술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침입종을 주로 ‘생태 교란종’, ‘생태계 파괴종’, '귀화 생물’, ‘외래 유해종’이라고 부르죠.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 번도 살지 않았던 새로운 지리적 영역으로 이동해 들어간 종’으로서의 인류에는 별반 거부감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우리 인류를 ‘생태 교란종’이며 ‘외래 유해종’이라고 하면 어쩐지 인류 말살을 꿈꾸는 외계인의 시각이 연상되면서 강렬하게 부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물론, 우리 인간의 행태를 돌이켜 보고 지구 환경 생태계를 고려하면 강렬하게는 부인하기 어렵지만요...^^;)

  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 먹이 경쟁을 한 끝에 승리한 침입종이라는 핵심 내용을 풀어가는 시프트의 설명은 꽤 흥미진진합니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만든다”같은, 영양학적으로 흔히들 하는 얘기도 예로 들고, 중등 생물 교과서에 곧잘 소개되는 미국 카이바브 고원의 생태계 파괴와 개체수 변동 사례를 거의 그대로 답습하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개체수 변동 양상도 소개하며,

 

 

닐 타이슨의 『코스모스』에 나왔던 인간과 개 사이의 ‘시선을 통한 의사소통의 진화’도 소개하거든요.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한 종이 비슷한 다른 종을 경쟁에서 이겨 도태시킨 그 수단 가운데 주요한 한 가지가 다른 종과의 동맹이란 것―호모 사피엔스와 유연 관계가 먼 동물들을 길들임으로써 유전적으로 유사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침입자이자 생태 교란종일 뿐 아니라 동맹자이기도 한 인류의 다양한 얼굴을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죠.

 

 

  내용 자체도 흥미로운데다, 중간중간 그림과 사진이 자주 나와 지루하지 않습니다.

 

 

  좀 특이한 점은 이 책의 경우 각 페이지의 위쪽 여백이 다른 책들보다 좁고, 상대적으로 아래쪽 여백은 상당히 널찍합니다. 혹시 각주를 넣기 위해 비워둔 것일까 살펴보았는데 그건 아니구요. 어쩌면 책을 읽다가 아래쪽 여백에다 메모를 하라고 배려한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수업 교재로 쓰이지 않는 다음에야... 그리고 굳이 그렇게 메모를 할만큼 내용이 복잡하거나 어렵지도 않아서, 제가 보기엔 그냥 언밸런스한 레이아웃이 아닌가 싶네요.

YES마니아 : 로얄 h******e 2019.02.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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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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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이라는 말은 별로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본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현재인류가 등장하는 곳에서 네안다르탈인들이 멸종했고, 물론, 전쟁을 통한 멸종은 아닌 것 같지만. 다양한 생물들이 멸종했다. 사실,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다면, 살아 남기 위한 경쟁은 필요한 것이다. 특히, 개를 사육하게 되면서 사피엔스가 경쟁적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라는 저자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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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입이라는 말은 별로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본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현재인류가 등장하는 곳에서 네안다르탈인들이 멸종했고, 물론, 전쟁을 통한 멸종은 아닌 것 같지만. 다양한 생물들이 멸종했다. 사실,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다면, 살아 남기 위한 경쟁은 필요한 것이다. 특히, 개를 사육하게 되면서 사피엔스가 경쟁적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라는 저자의 분석에서 '협동'의 힘도 세삼스레 깨닫게 된다.

YES마니아 : 로얄 b*****c 2018.08.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