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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글과 사진을 실은 두 사람은 부부다. 2년 전 제주로 이주했다. 남편은 IT회사에 근무하고 아내는 주로 글을 쓰며 지낸다. 서울 근교에 살 땐 당연히 맞벌이 부부였다. 현재 이들은 스페인에 있다고 한다. 남편이 요리를 배우는데 몇 년 걸릴 것 같다. 이들이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제주에서 살고 싶으나 뭘 하며 살아야할지가 가장 큰 고민임을 알고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고 있는 이주민들과 인터뷰를 하였다. 그것을 정리하여 발간한 책이다. <남해의봄날> 출판사 책은 거의 다 사보는 편인데 이 책은 페북에서 럭키박스 증정 이벤트를 통해 받은 것이다.
럭키박스에 든 것 중 가장 관심이 간 것은 귤말랭이를 만든 업체(파파도터)였다. 뭐지? 하면서 유심히 보았다. 아직 먹어보지 않고 고이 모셔두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것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 귀농한 아빠는 제주에서 귤농사를 짓고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딸은 유통 및 판매, 제품 디자인 등을 담당하며 주로 서울에서 뛰고 있는 모녀기업이 만든 제품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1인 기업 또는 작은 기업(자영업)이 어떻게 창업하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를 정다운 박두산 부부가 인터뷰하여 정리한 것이다.
제주 이주를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일은 게스트하우스나 펜션 같은 숙박업 또는 카페 정도일 것이다. 지금은 넘치고 있는 것들이기도 해서 다른 방향의 일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책엔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를 인터뷰한 것은 없다. 꿈꾸는물고기 주인장의 경우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이긴 하나 인터뷰의 주제는 이 분이 주도하고 있는 '벨롱장'이라는 벼룩시장이다. 작년에 내가 머문 숙소이기도 해서 이분의 인터뷰는 더욱 유심히 보게 된다. 우리가 갔을 땐 여주인장만 있었고 그때 나누던 대화 중 아기는 경제적 불안때문에 아직 미루고 있다고 들었는데 올해 내 카톡에 뜬 플필 사진을 보니 애기를 낳았는지 갓난아기 사진이 있다. 또 그날 남편분이 부재 중이라 어디갔냐 물었는데 '막일'하러 갔다고 했었던 기억도 난다. 게스트하우스로만은 경제적으로 불안해서 막일을 하러 종종 나간다고 했다. 그렇게 나누었던 우리의 사적인 대화와 비슷한 내용이 여기 인터뷰집에서 부분적으로 실려있다. 이젠 꿈꾸는물고기 게스트하우스 2호점도 생겼다는데 다음 제주행때 꼭 가고 싶긴 하다. (이런,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벼룩시장을 정기적으로 여는 데에 주도했던 물고기주인장의 열정, 그리고 가치관에 공감을 던졌다.
요즘 우리 남편도 벼룩시장을 열고 싶어서 이리저리 구상 중인데 제주와 달리 이곳은 문화예술인이 적고 삶의 가치를 여유와 자연에 둔 사람보다 한몫해서 벌겠다는 사람이 아직은 더 많은 곳이라 공동체적인 움직임을 가지려고 해도 참 어려운 것 같아 고민이 많다. 제주도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부럽다. 그만큼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서 이주한 분들이기 때문에 대체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덜 벌고 덜 쓰자 주의가 많은 편이라 다양한 사람들의 개성있는 아이템이 넘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힘들어도 재미있고 스트레스가 적고 성취감이 크다는 것이 공통적인 소감이었다. 지금의 우리도 그런 부분에 가깝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기에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변화를 시도해서 예전보다는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 꽤 만족하고 있다.
이 책엔 버릴 물건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기술자(안버림연구소), 동네빵집을 운영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청년, 예약제 미용실을 운영하며 자연과 벗하는 헤어디자이너, 독립 출판물 전문서점을 운영하는 아가씨 등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제주 이주자들의 삶이 초롱초롱하다. 제주에 가게 되면 이들 가게들을 순차적으로 돌아보고 싶을 정도다. 돈을 얼마 못벌지만 쓸 일이 적어 덜 벌어도 괜찮다고 공통적으로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즐겁고 재미있다는 사람들이다. 사람이라면 그리 살아야지 싶은 마음도 든다. 이런 류의 책에 소개되는 사람(사례)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인 경우가 많지만 [제주에서 뭐 하고 살지?]에 나오는 분들은 '성공'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도전하고 삶에 만족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성공이란 평가를 '얼마를 버느냐'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에 감히 '성공'이란 표현을 쓰지 않으련다.
제주의 변화 무쌍한 자연을 벗삼아 자신이 가진 끼를 발산하는 사람들, 이 곳의 자유와 자연을 흡수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자연을 훼손하여 돈을 목표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제주의 바다, 오름, 돌담과 어울리게 집을 손질하고 그곳의 자연을 존중하려는 사람들.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감성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사람들. 부디 인간적인 제주가 되었음 좋겠다. 제주도민들과 이주자들이 갈등없이 조화를 이루며 잘 살길. 자본에 의해 제주가 상처받지 않길. 급속도로 오르는 땅값과 연세로 몇십년을 살아온 제주도민들이 터전을 뺏기질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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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벌이를 해야할 때가 되었을 때, 고려한 건 딱 한 가지였다. 의미 있는 일을 해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는 것. 하루를 일해도 뿌듯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일이어야 했고, 회사의 가치관이 내 가치관과 같은 방향에 있어야 했다. 근무 환경도 중요했지만, 그건 그 다음의 문제였다. 가치관 부분은 중립적인 듯했고 흥미와 적성을 채울 수 있을 거라 기대해, 지금의 작은 IT 회사에 입사해 3년 넘게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지인들의 회사 생활을 보면 확실히 지금 이곳이 내가 다닐 수 있는 최적의 회사 중 하나이긴 하다. 근무 환경도, 업무 분야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그 일이 무엇을 위하고 있나 생각하면 갑갑해진다. 사람과 일이 힘에 부칠 때면 더욱 더 언제까지 이 일을 해도 될까 싶다. 굽히고, 참고, 잠을 줄여가며 일하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난 그저 돈을 벌기 위할 뿐인 건 아닐까. 내 하루의 노력이, 내 한 달, 일 년의 노력이 타인이든 자신이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소소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가치 있을까. 게다가 진심으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나는 얼마나 행복할까. 직장인 3년차는 6년차, 9년차와 함께 이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라던 선배들 얘기가 자주 떠오른다. 하지만 4년, 5년차라고 다르진 않을 것이다. 3년차의 고비를 힘겹게 겪고 난 후 어느 새 또 버티고 견디는 것이겠지. 내 4년차도 역시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제주살이를 하는 한 부부의 책 덕에 그래도 6년차에는 같은 고민을 하진 않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다. 결혼 전 여행을 다녀왔던 제주에 1년 여 후 살게 된 정다운, 박두산 부부. 남편이 제주에 있는 IT 회사에 자리를 잡고, 아내는 제주에 정착해 할 만한 새 일을 이것 저것 해보았단다. 부부는 지금 바르셀로나에 있다. 요리를 배워 와 제주에서 식당을 할 계획이란다. 블로그를 보니 그 곳에서 가우디 투어와 사진 스튜디오 일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에게는 꿈이 있고, 여기엔 자신들의 행복을 위한 일이 있다. 내가 꿈꾸는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이 말이다. 이 책 이전에 출간한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라는 책에서도 부부의 여행기를 담았던데, 하나같이 닮고 싶은 삶이다. 그들의 두 번째 책인 이 책은 그들처럼 제주에 내려와 자신만의 작은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의 인터뷰로 채워져있다. 창업 과정과 현재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들려주는 인터뷰이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게 몇 가지 있다. 서울에서 하던 일을 제주에서 이어나가되, 제주에 차차 정착한 후 제주에서 필요한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것. 제주가 아닌 어디에 정착한다고 해도 해당하는 조언일 것이다. 정답이 아닌 가능성을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는 저자 부부의 말이 참 와닿는다. 여기 소개된 이들은 각자의 일을 각자의 방법으로 해냈다. 서울에 관습에 얽매이지도 않았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옳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해나갔다. 그래서 그들에겐 진정성이 있고 개성도 있다. 이들의 사업도 한 번에 모든 것이 준비되고 수익구조가 완성되진 않았다. 작게 시작해서 시행착오를 겪고 비로소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사업하는 것보다 투자한 자본이 무척 적긴 하지만, 모두 그들의 행복을 열정으로 구하는 사람들이어서인지 잘 풀리고 있는 듯하다. 서울을 벗어나 살아가는 꿈을 이야기할 때면 많이들 꺼내는 부분이 소득이다. 서울에서 받는 월급을 제주와 같은 곳에선 기대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만큼 지방에서는 서울보다 소비도 줄어들어 문제 없단다. 이들이 창업하던 3~4년 전에 비해 서너배로 초기 정착 비용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서울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고 생활 소비의 폭도 적다. 다들 제주로 내려가 사는 것을 결정할 때, 돈을 많이 벌겠다는 바람은 버렸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적당히만 벌면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을 테니까. 그들은 지금 행복을 찾은 것 같다. 삶의 행복을 소비 생활에서 구하는 이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자연에 가까이 살며 사랑하는 사람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하하호호 웃는 삶을 행복이라 말하는 사람들에겐 서울에서 행복을 찾기란 너무 어려운 일 아닐까.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에서 그 책과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남해의 봄날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에도 이런 마음이었다. 너무 바쁠 땐 종종 잊어버리고 말지만, 항상 한 켠에 남아 있는 서울을 떠나고 싶은 마음. 이건 곧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 인터뷰한 부부의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 맴돈다. 결혼 후 1년의 여행을 떠났고, 돌아와 월급은 반토막이 났지만 행복하다던 부부. 그들을 떠나게 한 건 지인의 한 마디였단다. 네 인생에서 4박 5일도 마음대로 못 꺼내 쓰면서 그게 무슨 네 인생이냐는 말. 지금처럼 생명 부지하기 어렵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기가 있던가. 언제 어찌 될지 모르는 인생인데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내 행복을 위해 용기를 내고 싶다. 같이 행복한 삶을 살고픈 한 사람과 같이 읽어야 할 책이다. 내 꿈도 이 책을 닮았다고 알려주고 함께하자 말하면 좋을 책. "우리 가게는 사장이 없어요. 저는 사장이 아니라 그냥 헤드셰프이고 명목상 대표인 거죠. 저도 월급을 받아요. 직원 모두가 가게에 돈이 얼마가 있는지 알고 있어요. 제 월급도 제가 정하는 게 아니라 간부 회의 때 책정한 거예요. 결혼 전까지는 제 월급이 100만 원이었어요." (45쪽, 르 에스까르고, 고용준) "저희 사는 걸 보고 제주도로 내려오겠다고 하는 친구들에게는 일단 잘 생각해 보라고 말해요. 시골살이는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많거든요. 도시가 싫어서가 아니라 시골 생활이 좋아서, 제주도가 좋아서 와야 실패하지 않아요. 지네 나오고 뱀이나 쥐가 나와도 시골살이가 좋아야죠." (96쪽, 봉기타, 황지민)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를 했고, 처음으로 '과장이 되기 전에는 회사를 떠나겠다'는 소망을 품었던 사원 시절을 지나, 정신 없이 바쁘던 대리 3년을 거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새 과장이 되어 있었다. 과장이 된 지 1년 정도 지났을까 문득 이제는 회사를 떠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11쪽)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를 차리려면 목돈이 필요하고, 모아 놓은 돈이 많지 않다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서울에서만큼의 벌이를 기대하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낮추면 서울에서 하던 일과 비슷한 일을 구할 수 있다. 물론 벌이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면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 보는 거다. 제주도에 뭐가 없는지,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내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있는지. (122쪽)
서울 근교에서 살 때는 연봉이 얼마인지, 자기 소유의 집이 있는지 등에 따라 삶의 질이 좌우되었다. 소비는 즉 삶의 질이었으니까. 하지만 삶의 질이라는 것이 사실은 돈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것, 얼마나 내 시간이 있는지, 스트레스를 얼마나 덜 받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제주도에 와서야 알았다. 덜 벌고 덜 쓰는 제주의 삶을 경험해본 덕분이다. (24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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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일자리 찾기일까 창업하기인가 제주도하면 예전에는 수학여행이 생각나더니 요즈음엔 그냥 이효리가 풀밭메는것만 생각이나는 섬인데 이책으로 사고전환을 좀해볼까싶은 그런책이다 빵집부터 미용실 기타수리집음 동네소개하기책같은 정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