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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는 국가와 개인에
운명을 부여한다. 이건 잔인한 명제다. 어디에 국가를 세우고, 어디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국가와 개인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얘기니. 국가와
개인이 그 운명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부차적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물론 누구도 그걸 그렇게
결정론적으로 얘기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변하지 않는 운명이란 없으니 그냥 운명처럼 받아들이라는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운명을
바꾸기 위해, 혹은 그 운명을 더욱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지리를 알아야 한다. 지리적 우위를 이용하고, 단점을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과
전술적 행동이 있어야 한다. 로버트 카플란이 얘기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고, 또 많은 지리학 관련 저술들이 모두 그 점을 이야기한다. 『지리의 복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지리학, 혹은 지정학(geopolitics)의 토대를 세운 인물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소 이론적이면서도, 이 부분을 통해 지리에
대한 연구와 지정학에 대한 고려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세계 정세를 파악할 때 더욱더 지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논의들을 통해서 납득시키려 하는데, 사실은 이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일반인들은 지리, 지정학이 세계
정세에 중요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논의는 다소 학구적이고, 어쩌면 대학 교양 교재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신이
이라크 침공을 찬성했던 데 대한 (좋게 말하면) 근거이고, (좀 비아냥거리면) 변명 같은 부분도 있다. 제2부는 1부의 이론을 통한 실전이다.
세계를 크게 나눈다. 유럽, 러시아, 중국, 인도, 이란, 구 오스만제국(터키). 물론
그 나라들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와 지역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한반도에 대한 얘기도 중국 편에서 등장한다. 물론 이 책이 쓰인
시점이 핵 위협이 점점 상승하던 차였으니, 그 어투는 짐작할 만한 것이었다. 각 지역들이 놓은 지리적 요건의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하고, 역사적으로
그 장점과 단점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를 살핀 다음, 예상한다.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상하지 않는다면 지정학이 아닌 셈이다(잠깐 한반도에 대한 예상을 들어보면, “60년 전 미군을 한반도의 지배적 지위에 남겨놓고 끝난 전쟁의 결과물인 남북 분단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한반도에 대한 예상처럼) 매우 역동적인 변화가 있을 거란 얘기다. 어쩌면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할 지 모르지만, 세계 정세가 아주 변화무쌍하며 지정학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게 이 책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2부에는 빠진 게 있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한 장(chapter)만으로 이루어진 제3부에 결론 격으로 다루고 있다. 맞다. 이 책은 다른 국가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다. 바로 미국과
미국 국민, 그리고 미국 정책 입안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그래서
2부에서 세계의 주요 지역의 지리적 여건과 그게 그 지역과 세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면서도 끈질기게
얘기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영향과 미국의 역할이다. 그래서 (한국
독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조금은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미국의 입장을 읽으면서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를 감(感)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다소는 보수적인 입장(저자가 몸담고 있는 ‘신미국안보센터’가
그런 보수적 기관이다)이라, 역시 세계 각국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시각을 볼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도 궁리할 수 있는 것이다. 지리는 우리에게 운명을
부여했다. 그러나 그 운명은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그
운명을 집행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리에 대한 이런 책도 소용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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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플란 기자 겸 작가의 신간이다. 참고로 이 분의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사회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큰 환경인 지리를 이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프랑스판 책들을 두루 읽었고 지난 2016년 말에 발간된 팀 마샬의 저서인 '지리의 힘'도 익히 읽은지 오래다. 결론은 엇비슷하다. blog.naver.com/seung4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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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골랐습니다. 결과적으로 완독에 실패했습니다. 서양권 사람들에겐 익숙한 지명일지는 몰라도 한국 사람들에겐 다소 난해한 중동의 지명이름, 산맥 이름등이 나옵니다. 문제는 이를 보완해줄 지도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구글 맵 찾아보는 것도 한 두번이지 계속하긴 힘들더군요. 또한 이 책 1장이 학술적 차원에서 정리하는데 집중하는데 일반인들이라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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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를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지리의 영향력을 중시하는 지정학은 전통적으로 국제정치학의 한 분야로서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특히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현실에서 지정학은 특히 긴요하다 할 것이다. 마한과 맥킨더 등 과거의 지정학자들이 내세운 이론에서부터, 21세기 현 시점에 맞는 정세 판단에 이르기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많은 정책 결정자들이 읽어야 할 만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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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치에서 외교는 이제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주고 받는다. 다만 지리는 여전히 뗄레야 뗄 수 없다.
지리는 역사의 무대며, 이 무대위에서 우리는 많은 사건들을 겪고, 세계에서도 이를 이유로 외교, 정치, 분쟁등을 겪고 있다.
국제 정치를 제대로 보려면 우리는 지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지리는 나라의 운명이며, 세계의 운명이다.
이 책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