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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생각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졌을 거라고. 글을 쓰는 사람. 그렇다면 글로 예술을 하는 작가들은 어떤 사랑을 할까? 글로 사랑을 표현하고, 글로 이별을 표현하고, 글로 사랑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오만가지 감정들. 그 감정을 절절하고 안타깝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5년 전 데뷔한 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선 독특한 글을 쓰고 있는 작가 서영. 그녀의 책은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서영 자신은 자신의 글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녀는 어느 날 새로 창간하는 잡지 ‘흔’의 편집위원이자 신인작가인 최소운이 필자 섭외 차 보낸 메일을 받고 고민한다. 서영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다. 매달 보름달이 뜨면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은 뒤 현실에서 헤어지지 않으면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 자신에게만 있는 기이한 창작 과정 때문에 괴로워하는 서영. 서영은 그럼에도 소운을 만나러 간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팬이었고 현실에서도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하지만 서영은 소운을 해치고 싶지 않고 소운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두렵다. 서영과 소운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글이라는 건 일차적으로 이기기심에서 나와. 나를 좀 알아달라는 욕망의 표현이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복수야. (63) 세상에는 참 많은 천재들이 있었고, 그들은 분주하게 자기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128) 사랑은 권력 다툼이다. 언제나 세상의 눈에 조금 더 나아 보이는 사람과 부족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 세상이 그들을 평가하지 않는다면, 그들 자신이 평가한다. 늘 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이끄는 사람이 있고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사람이 있고 무의식중에 희생하는 사람이 있다. (226)
평범한 우리가 보기에 천재 작가라 생각되는 사람도 글쓰기는 늘 어려운 모양이다. 또한 누구보다 사랑에 대해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작가도 사랑은 어려운 것 같다. 사랑을 할 때, 글을 쓸 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서영과 소운. 사랑하기 때문에 가까이 하지 않으려 했지만 사랑은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사랑으로 글쓰기의 아픔도 이겨내려 한다. 조금은 몽환적이고 판타지 같은 느낌의 소설. 서영과 소운의 입장을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사랑은 남녀에게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다양한 입장의 사랑을 생각한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사랑을 하고 사랑으로 인해 창작의 고통도 이겨낼 수 있다. 그리고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디까지 내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망설일 때가 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창작은 창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 안의 내면을 글로 녹아내릴 수 있을 때 그게 진정한 글쓰기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늘 글쓰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내 이야기를 혹은 내 내면을 어디까지 보여야 할지 어떻게 포장해야할지 고민했기에. 그나마 서영은 소운을 만나 자신 안에 녹아 있던 짐들을 덜고 진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아마 그게 사랑의 힘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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