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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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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소설을 읽고 싶을때, 딱히 구매 버튼을 누를만큼의 광고의 유혹이 없으면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을 들여다 보게 된다. 실험적이라고 소개되는 ‘난해한’ 단편 소설집 이후 다른 단편들을 읽고 싶어서 고르게 된 소설집이다. 사실 품절되지 않고 남아있는 책들 중에 골랐다는 것이 더 정확하지만. 이전의 난해한 작품집에서도 이 작가는 단편도 재밌다는 생각을 갖게한 매력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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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소설을 읽고 싶을때, 딱히 구매 버튼을 누를만큼의 광고의 유혹이 없으면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을 들여다 보게 된다. 실험적이라고 소개되는 ‘난해한’ 단편 소설집 이후 다른 단편들을 읽고 싶어서 고르게 된 소설집이다. 사실 품절되지 않고 남아있는 책들 중에 골랐다는 것이 더 정확하지만. 이전의 난해한 작품집에서도 이 작가는 단편도 재밌다는 생각을 갖게한 매력적인 단편들 같은 소설을 어느정도는 기대했지만 이 소설집은 그 이상을 보여준다. 오히려 작가의 장편들에서 넘치는 정보를 어느정도 덜어낸 짧은 이야기들이 이 작가에게는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스타일로 여러가지의 기묘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데 작가의 문장력과 묘한 여운이 넘쳐나서 여섯편 뿐인것이 아쉬워서 오랜만에 아껴서 읽은 소설집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n******8 2022.01.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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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하지만 어둡고 확장 가능하지만 일단 멈추고 있는 듯한 이야기들... 히라노 게이치로, 투명한 미궁
"참신하지만 어둡고 확장 가능하지만 일단 멈추고 있는 듯한 이야기들... 히라노 게이치로, 투명한 미궁" 내용보기
「사라진 꿀벌」  “K는 내가 그때까지 만났던 사람들 중 가장 표정이 없는 청년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악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예컨대, 대부분의 동물은 표정이 없지 않은가. 마을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다람쥐나 참새는 내게 절대로 미소를 짓지 않지만 그렇다고 화가 나지는 않는다. K는 내게 그런 존재였고, 다람쥐나 참새와 다를 바 없이 조용한 그의 생활을 멍하니 바라보노
"참신하지만 어둡고 확장 가능하지만 일단 멈추고 있는 듯한 이야기들... 히라노 게이치로, 투명한 미궁" 내용보기

  「사라진 꿀벌」
  “K는 내가 그때까지 만났던 사람들 중 가장 표정이 없는 청년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악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예컨대, 대부분의 동물은 표정이 없지 않은가. 마을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다람쥐나 참새는 내게 절대로 미소를 짓지 않지만 그렇다고 화가 나지는 않는다. K는 내게 그런 존재였고, 다람쥐나 참새와 다를 바 없이 조용한 그의 생활을 멍하니 바라보노라면 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p.11) 작은 마을의 피부가 희고 고운 우편배달부인 K는 누군가에게 보내지는 엽서를 스틸하여 서체를 그대로 흉내 내어, 그는 어떤 글씨체이든 그대로 복사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다시 적은 필사본을 상대방에게 보냈다, 꽤 긴 시간 동안, 그러니까 자신이 보관하고 있는 원본 엽서의 높이가 8미터가 되도록...


  「하와이로 찾으러 온 남자」
  “잠깐 실례합니다. 이상한 질문이지만, 전에 저를 만난 적이 없나요?” (p.41) 변형된 도플갱어 이야기 같은, 그것도 아주 짧게...


  「투명한 미궁」
  여행 중에 만난 여인, 그리고 그 여인과 억지로 치러야 했던 공개 정사,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온 후에 다시 만나게 되는 쌍둥이 자매... ‘투명’과 ‘미궁’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처럼, 이야기는 상투적이지 않은데도 겉돌고, 이 문장만 뇌리에 남아 떠돌고... “나이프는 고기를 자를 때처럼 당신의 얼굴도 일부만 잘라내 보여주죠.” (p.62) 


  「family affair」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발견하게 된 총 한 자루, 예순 두 살의 도시에와 마흔여섯의 조카인 아오이는 그 총 한 자루를 가운데 둔 채로 당황하고, 긴장하고, 만나고, 대화하고,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를 떠올리고, 집을 떠난 오빠 그리고 아버지를 떠올리고, 사라진 아오이의 남자를 떠올린다.


  「불빛 호박琥珀」
  “나는 내 안의 모든 욕망을 오로지 불에 대한 사랑 하나로 순화함으로써 인생을 단순화하고 투철하게 바꾸어왔습니다. 그것은 절대로 성취되지 않는 짝사랑이며, 그렇기에 그 정열로 내 생을 끊임없이 채워올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제껏 인생에서 한 번도 허무함을 느낀 적 없는 것은 전적으로 그 덕분입니다.” (p.168) 여성으로부터 아무런 감정적 그리고 육체적 동요를 이끌어내지 못한 남자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동성인 남성에게서 뭔가를 습득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다. 그는 불을, 불만을 사랑한다.


  「Re: 요다 씨의 의뢰」
  소설가 오노에게 의뢰된 연극 연출가 요다 씨의 이야기... “시간은 언제나 아직이거나, 딱이거나, 벌써거나, 셋 중 하나다. 시간을 과하게 의식하거나, 적절하게 의식하거나, 전혀 의식하지 않거나. 의식이 산만할 때는 느리고, 뭔가에 몰두할 때는 빠르다. - 내적인 시간 감각의 혼란을 나는 한동안 이렇듯 단순한 이치로 정리하려 했다.” (p.231) 어느 날 프랑스에서 돌아오는 공항에서 느끼기 시작한 시간의 차이,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느끼는 시간과 자신이 느끼는 시간 사이의 현격한 차이를 느껴버리게 된 요다 씨가 겪게 된 일련의 사건과 상황들을 나는 소설로 만들기로 작정한다. “개개인의 인간은 저 나름의 템포로 살아간다. 그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그 템포는 늘 흔들린다. 그것 또한 자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시계를 공유하며, 이따금 시각으로 동기同期해야 한다. 세계 지속의 동일성을 담보하기 위해. 그럼으로써 그럭저럭 유지된다는 것은, 그 시간 감각의 개체차가 결국 그리 크지 않다는 소극적인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내 경우는 그 차이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p.240)

 


히라노 게이치로 / 이영미 역 / 투명한 미궁 / 문학동네 / 263쪽 / 2017 (2014)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8.06.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