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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미술을 감상하는 많은 방법 가운데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아마도 작품명과 예술가를 연관지어 살펴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술가가 추구한 기법과 의도를 파악하여 그 작품을 들여다본다면 많은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작품들을 그러한 방법으로 감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자칫하면 그저 예술가와 작품명을 매치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 자체에 대한 감상 및 해석에 소홀히 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명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까? 히라마쓰 히로시는 저서 <어트리뷰트와 심벌로 명화의 수수께끼를 풀다>에서 그에 대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제목에 포함되어 있는 어트리뷰트(Attribute)와 심벌(Symbol)을 통해서 말이다.
어트리뷰트와 심벌은 그리 생소한 단어는 아니다. 일상은 물론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도 사용되는 이 개념을 저자는 과연 명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활용을 하겠다는 것일까? 통상 속성과 상징으로 해석되는 이들은 미술에서는 약간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서양 미술에는 낯선 인물이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그리스나 로마 신화나 기독교의 성경과 전설 속 인물이 많습니다. 이때 그림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사물(동식물)이 '어트리뷰트'입니다. (중략) '어트리뷰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 '심벌'입니다. (중략) 즉 어트리뷰트는 특정 인물(신)을 따라다니며 가리킵니다. 하지만 심벌은 그 자체로 신이나 어떤 관념을 가리킵니다. - p. 4~6에 대한 역자의 정리 -
이 책은 위와 같이 정의된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통하여 명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 활용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그림 자체에 사용된 소재들을 통하여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는 누구에 대한 것인지를 그림 자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시도는 저자인 히라마쓰 히로시가 처음 제창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 어트리뷰트와 심벌의 의미가 위와 같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사용한 것이 아니라 혼용되어 사용되었음을 지적하면서 그것을 구분하여 감상에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서두에 비둘기를 예로 들고 있는데, 역사 및 동양적인 것에 익숙한 내가 예를 든다면 관우와 청룡언월도를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긴 수염의 관우와 청룡언월도가 함께 그려져 있다면 청룡언월도는 관우를 의미하는 어트리뷰트가 된다. 그러나, 관우의 이미지와는 다른 사람과 함께 그려지거나 또는 홀로 청룡언월도만 표시하고 있다면 이 때에는 청룡언월도가 관우를 의미하는 어트리뷰트가 아닌 '무(武)' 또는 '용맹'을 상징하는 심벌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어트리뷰트와 상징에 대한 개념을 이해한 상태에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서양 미술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만을 가지고도 그림에 담겨있는 다양한 의미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 작품을 누가 그린 것인지 또는 어떠한 기법에 속하는지와 같은 기술적인 내용을 모르더라도 말이다. 이 책은 꽃과 식물, 동물부터 물건과 신체에 이르기까지 서양 미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7개의 분야를 어트리뷰트와 심벌이라는 의미를 통하여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백합'을 떠올려보자. 순백색의 아름다은 이 꽃은 우리가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것처럼 '순결' 또는 '무구'와 같은 심벌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에서 이 꽃을 보게 된다면 우선 그림은 꽃과 함께 등장한 사람의 순결이나 순진무구함을 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백합은 성모마리아나 가브리엘 대천사의 어트리뷰트이기에 명화 속에서 백합과 함께 등장한 인물을 특정짓는다면 위의 인물들로 해석할 수 있다.
다양한 소재에 대한 어트리뷰트와 심벌에 대한 정의를 통하여 그동안 작품 속에서 눈여겨 보지 않았던 부분들이 명화에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깨닫게 된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새로운 내용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그림을 떠올려보자. 일반적으로 조개껍데기를 타고 키프로스섬에 닿는 아름다운 비너스의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뒤라면 그 그림에서 왼쪽에 흩날려 펼쳐지고 있는 꽃으로도 시선을 옮길 수 있을 것이다. 그 꽃들이 바로 비너스(아르테미스)를 나타내는 어트리뷰트로서 장미꽃임을 알 수 있게 되니 말이다. 거꾸로 이 작품의 작품명을 모르는 상황에서 장미꽃으로 인하여 조개껍데기 위에 있는 여신이 바로 비너스임을 알 수도 있을 것이다.
루벤스의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작품은 이러한 어트리뷰트를 통한 그림의 해석의 절정을 보여준다.(해당 그림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트로이 전쟁이 촉발된 배경을 담은 이 그림은 황금사과를 얻기 위하여 트로이의 왕자이자 당시 목동이었던 파리스가 헤라, 아테네, 아프로디테의 선물을 보고 결국 황금사과의 주인을 아프로디테라고 정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그림이다. 파리스의 심판을 기다리는 세 여신의 모습과 더불어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는 파리스와 헤르메스의 모습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고 있는 이 그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을 의미하는 어트리뷰트와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헤라의 어트리뷰트인 공작, 아테네의 메두사의 목이 달린 방패와 무구, 아프로디테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랑의 신 에로스, 황금사과와 지팡이를 가지고 있는 파리스의 모습은 각각 자신들을 나타내고 있는 어트리뷰트와 함께 표현된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다면 우리가 그동안 작품에서 따로 주목하지 않았던 소재는 작품의 주제를 의미하는 상징 또는 주인공을 나탄내는 어트리뷰트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는 그림을 감상하는데 그림 외부의 요소가 아닌 그림 자체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의미와 해석을 가능케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로랑 드 라 이르의 <안 도트리슈의 섭정 정치의 우의>는 내가 이 책에서 다양한 어트리뷰트와 심벌이 하나의 작품에서 표현된 작품으로 손꼽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인터넷으로 우선 작가인 '로랑 드 라 이르'로 검색을 하여 찾아보기를 권한다.) 가운데 한 여자를 중심으로 월계관을 씌우려는 여성의 모습과 나팔을 불고 있는 천사, 그리고 여자의 오른쪽에서 무기를 불태우며 올리브를 들어올리는 한 아이의 모습은 언뜻 작품의 제목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 말하기 어렵다. 안 도트리슈는 루이 13세의 왕비이자 루이 14세의 어머니로서 루이 13세가 사망한 이후 한동안 섭정으로서 프랑스를 다스린 인물이다. 그런데, 과연 이 그림이 그러한 안 도트리슈의 섭정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에서 그동안 설명한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활용한다면 그 그림에 담긴 많은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다. 작품의 중앙에 앉아 있는 여성은 제목을 떠올려본다면 바로 안 도트리슈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녀의 무릎 위에 올려진 구체는 백합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바로 프랑스 왕조를 상징하는 심벌로 볼 수 있다. 나아가서 이 여성은 프랑스의 우의(알레고리)로의 어트리뷰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렇게 놓고 본다면 그녀의 발치에 있는 뿔과 과일은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있기에 안 도트리슈의 치세가 풍요로웠음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덕'과 '강인함'의 심벌인 월계관을 씌우려는 여성의 모습과 '승리'라는 우의를 담고 있는 종려나무 잎을 손에 들고 있는 중앙의 여자의 모습, 더불어 무기를 불태우고 올리브를 들어올리는 모습은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가져온 그녀의 치세를 의미하고 있다. 실제로 30년 전쟁의 종식은 루이 13세가 사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루어졌으니 이 또한 안 도트리슈의 치세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써 <안 도트리슈의 섭정 정치의 우의>는 그림 속의 다양한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통하여 제목처럼 하나의 그림으로 안 도트리슈 시대의 상황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작품들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나로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작품을 이해하는 방법으로서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활용하는 것에 큰 인상을 받게 된다. 순전히 그림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예술가와 다양한 화풍을 알고 감상한다면 더욱 도움이 되겠지만, 그들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다면 그림 자체를 가지고 감상할 수 있는 이 방법은 어쩌면 감상의 기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동안 심벌과 어트리뷰트가 별다른 구분없이 사용되었기에 다소 혼란스러웠던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점도 이 책을 통해서 가능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술에 관심이 있거나 기존의 방법으로 작품들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느꼈다면 이 책을 한 번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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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라는 것을 볼 때 그 의미를 해독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지의 정교함과 섬세함 등도 볼 거리지만 그림 속에 담긴 의미를 읽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얽힌 내용에 대한 지식이 졸한 사람들은 거의가 그럴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볼 때 ‘아 좋다. 잘 그렸다.’ 정도는 애기할 수 있는데, 왜 좋으냐? 무엇이 좋으냐? 의미가 어떻게 되느냐? 물으면 답답해진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그렇게 읽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림들은 사물로 대상을 이해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물을 어트리뷰트(지물)이라고 한다. 물건이 어떤 대상을 지시하고 그 물건이 놓여 있는 상황에선 그 대상이 그 속에 그려지도록 한다는 말이다. 꽃들을 통해 대상의 의미를 심고, 그것이 지시하는 인물들을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 가는 표현은 재미있다. 또 역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읽기는 의미심장하다. 주로 우의적(비유적) 의미로 이해할 수 있는 사물들의 인식은 그 인물에 대해 직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순결을 나타내는 백합이 수태고지의 성모 마리아의 지물로 인식되어 가는 상황은 그 예이다. 많은 꽃들, 과일들, 수목들, 동물들, 신체, 물건 등이 어트리뷰트(지물)로 등장한다. 그 지물들로 상황에 따라 대상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그 지물의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림을 보면서 그 그림에 그려진 지물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그림을 읽어나가는데 요긴하게 작용한다는 말이다.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지물들을 확인하고 찾아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그림에 조금 더 진지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외형적인 모습만 보면서 그림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적인 속성까지 살피면서 작품을 이해하게 한다는 말이다. 실질적은 의미까지 인지하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은 바른 이해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작품의 바른 이해로 우리들을 이끌어 간다. 작품의 깊이 있는 읽기가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과일바구니를 통해 옆에 있는 대상이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신 포모나를 지칭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작품을 온전하게 읽도록 한다고 보면 되리라. 많은 이미지들이 나온다. 그 이미지가 어트리뷰트와 심벌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어트리뷰트와 심벌(상징)은 다르다. 어트리뷰트가 대상이 필요한데 상징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전달한다. 가령 비둘기가 독자적으로 평화를 상징한다면 한 쌍의 비둘기가 비너스의 어트리부트가 되는 것은 비너스가 옆에 있을 때이다. 이처럼 상징은 혼자 있어도 그 의미를 드러낸다. 하지만 어트리뷰트는 말 그대로 옆에 있는 사물들을 지시하는 기능만을 한다. 그래도 어트리뷰트가 되려면 인접성과 항상성이 따라야 한다. 이 글은 이런 어트리뷰트와 상징으로 그림을 설명해 주고 있고 우리들에게 작품에 더욱 긴밀하게 다가가도록 한다.
이 글은 모든 그림이 기독교적인 해석의 편향에서 본질적인 모습을 찾아가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적 요소> <기독교적 요소>로 같은 문제도 다각도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석을 모았고, 그것을 어트리뷰트와 심벌의 기법으로 나누어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본질이 신화적인 요소에서 많이 가져와는데, 그것을 달리 해석한 경우를 언급하면서 실질적인 모습을 찾아나가고 있다.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해 나가는 독자들이 그 그림의 독해에 감동을 느낄 만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듯하다. 가령 어트리뷰트인 공작을 신화적 요소로 제우스의 부인이 되는 헤라로, 기독교적으론 3세기 전설적인 성인 바르바라로 심벌의 의미론 불사, 부활 유미주의로 그려진다는 말입니다. 이런 패턴으로 그림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사적인 그림들을 제시해 이해를 돕고 있다. 향유단지를 어트리뷰트로 하는 막달라 마리아, 성 세바스티아누스를 치료한 성 이레네가 사용한 연고가 당김 항아리, 석류는 헤라, 성모를, 불타는 떨기나무는 모세를, 종려나무는 예수의 부활 등 많은 사물들이 대상을 지시해 주는 역할을 하고 대상이 누구인지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우리는 어트리뷰트를 알게 됨으로 그 작품에 조금 더 가까이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들과 그림을 어트리뷰트와 심벌로 가깝게 만들어 주고 있다. 명화에 대해 조금 지면을 넓혀나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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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라 하면 대부분 그리스 로마 신화나 기독교의 주제를 다룬 그림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명화의 세계는 평소에 의식적으로 관심을 갖고 자주 들여다보지 않으면 어렵게 느껴진다. 그림 속의 인물과 배경에서 무엇을 말하려 함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겉도는 사람들의 관계처럼 말이다. 문학작품을 접하다 보면 화가와 그의 그림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배경지식을 모르는 상태로 읽어나가는 것은 그 작품에 몰입의 여지를 빼앗기는 느낌이다. 작년 1월에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주석에 설명이 나와 있지만, 상세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금세 머릿속에 새기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 작품의 저자 히라마쓰 히로시는 회화를 읽는 수사학인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중심으로 명화를 읽어내는 법을 알려준다. 사실 그림에 거의 문외한이라서 ‘어트리뷰트(Attribute)'와 '심벌(symbol)'을 이용하여 명화의 내용을 해석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꼭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책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해 준다.
위의 사진처럼 네 가지 아이콘을 정해놓고 있어 그림의 정보와 해설을 매치시키며 읽으면 된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대상은 꽃, 과일, 수목, 동물, 새, 환상동물, 물건과 신체까지이다. 또한 각 장 사이사이에는 저자 나름의 도상 해석을 제시하는 칼럼이 있어서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한층 더 유용하게 느껴진다. 물론 정설은 아니니까 비판적으로 읽어주면 좋겠다는 저자의 조언이다. 어트리뷰트와 심벌은 서양 회화에 등장하며 이는 독일의 미술사가인 파노프스키가 말한 이코노그래피(도상학)의 일부라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심벌리즘은 미술 외에도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같은 서브컬처에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여타의 책이 집합적인 어트리뷰트를 다루지 않는데 비해, 이 책은 ‘꽃’, ‘과일’ 등 유(類) 개념을 두어 집합적으로 어트리뷰트를 구성한 것도 유용하게 다가온다.
신기하게 생각된 점은 ‘귀속물’을 통해서 그림 속에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방식이다. ‘귀속물’은 ‘어트리뷰트’의 의미이며 어떤 인물에게 주어진 속성과 부속물을 의미한다.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나타내기 위해 관용적으로 그 인물과 결부되어 표현된 동식물과 사물을 말한다. 그러므로 어트리뷰트는 항상 그것이 가리키는 인물이 필요하며 심벌은 개체로서 기능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위의 사진은 예수가 세례를 받는 장면인데, 머리 위의 비둘기는 ‘성령’을 나타내는 심벌이지 예수의 어트리뷰트는 아니라는 거다. 비둘기는 ‘수태고지’와 ‘성령강림’의 장면에도 등장하는데, 이 경우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는 심벌이다.
또 한 가지만 살펴보자. 월계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고대 그리스의 제전 경기가 한창 성대할 무렵, 우승자의 명예를 나타내기 위해서 태양신을 숭배하는 아폴론의 신목(神木)인 월계수의 잎을 엮어서 만든 관을 수여한 데서 유래한다. 또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는 에로스가 아폴론을 놀려주려고 사랑에 빠지는 황금화살을 아폴론에게 쏘고, 거꾸로 사랑을 거부하게 되는 납화살을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 다프네에게 쏘는데, 붙잡히게 되자 아버지에게 자신을 월계수로 바꿔달라고 하자 변신하기 시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폴론은 시와 노래의 신이기도 하며, 시를 짓는 시합에서 승리한 이에게 월계관이 주어졌고 이런 관습 때문에 일류 시인을 계관 시인이라고 부르게 된다. 이외에도 신화와 어울어진 이야기가 풍부하다. 얕게 알고 있던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명화와 그에 얽힌 유래를 상세히 알게 되어 스토리의 세계가 확장됨을 느끼는 것도 큰 수확이며 기쁨이다.
오랜만에 풍성하게 실린 명화를 보면서 처음 접한 ‘어트리뷰트’와 ‘심벌’로 설명하는 글을 읽는 동안 조금씩 눈에 익히고 이해하게 되면서 아! 하는 감탄을 자아내는 시간이었다. 초반부는 좀 어리둥절했지만, 차츰 가독성이 나아졌다고 할까.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명화를 보는 눈이 명확해지려면 아직 멀었지만, 적어도 첫걸음은 내딛었다고 자부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배경지식이 풍부하다면 더욱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껏 명화를 감상하면서 어딘가 미흡했다고 느꼈거나, 궁금한데 그것이 확실히 어떤 것을 이해하지 못한 건지 혼란했던 적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만나보면 어떨까. 서양 회화에 좀 더 선명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지침이 되리라 믿는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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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보다 보면 마치 수수께끼처럼 느껴진다. 저 동물은 왜 있는 것일까? 거울은 무슨 의미지? 지팡이는 무슨 의미일까? 의미를 알 수 없어 답답했던 동물이나 거울, 지팡이는 ‘어트리뷰트’나 ‘심벌’로 관통한다. 어트리뷰트는 ‘지물’이라고 옮기는데, 그 인물이 누구인지 가리키는 표시가 되는 귀속물이다.(p. 4) 심벌은 전체를 언어와 사물로 비유하는 ‘상징’을 의미한다.(p. 6)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혼동하기 쉽기 때문에, 미술 평론가 히라마쓰 히로시는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의 세례>에 등장하는 비둘기는 성령을 나타내는 심벌로 예수의 어트리뷰트는 아닙니다. 비둘기는 ‘수태고지’와 ‘성령강림’의 장면에도 등장하는데, 이 경우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는 심벌입니다. 이런 차이는 맥락에서 떼어놓아도 기능하는지 어떤지에 따라 구별할 수 있습니다. 성령으로서의 비둘기는 비둘기만을 그려놓아도 심벌로서 성립합니다. 한편 아프로디테(비너스)의 어트리뷰트는 한 쌍의 비둘기인데, 비둘기만 그려놓으면 아무것도 가르기킬 않아서 어트리뷰트라고 할 수 없습니다. 즉 심벌은 개체로서 기능하고, 어트리뷰트는 늘 그것이 가리키는 인물이 필요합니다. (p. 6)
이 책은 서양 회화에 등장하는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해설한 것인데, 이는 독일의 미술사가인 파노프스키가 말한 이코노그래피(도상학)의 일부다.(p. 10) 덕분에 서양 회화를 마음껏 감상하면서 수수께끼를 풀어 나갈 수 있다. 다만, 어트리뷰트와 심벌로 해설 가능한 회화만 실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소 좋아하던 회화가 없을 수도 있다.(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어트리뷰트는 그리스 로마 신화 및 그 시대와 관련된 인물의 어트리뷰트, 기독교와 관련된 인물의 어트리뷰트, 우의(알레고리)가 지닌 어트리뷰트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지팡이로 예를 들자면 그리스 로마 신화 및 그 시대와 관련된 인물의 어트리뷰트는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 신녀, 사티로스, 아스클레피오스, 헤르메스/메르쿠리우스다. 기독교와 관련된 인물의 어트리뷰트는 예수, 모세, 성 대 야고보, 성 안토니우스, 성 크리스토포로스다. 왜냐하면 이들이 지팡이를 사용한 적이 있거나 지팡이가 상징하고 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물의 어트리뷰트를 알기 위해서는 그 인물의 이미지와 발자취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인상적인 점은 화가들이 어트리뷰트나 심벌 표현을 답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귀스타브 모로(1826~1898년)처럼 매우 독특하게 묘사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이 또한 당시의 문인과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어트리뷰트나 심벌뿐만 아니라 영향을 살펴보는 것도 명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카라바조(1571~1610년)는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에서 골리앗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린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왜 그랬는지 화가의 삶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사실 이 책은 어트리뷰트와 심벌로 명화의 수수께끼를 풀고 있으나, 모든 명화에 이 방법이 통한다고 볼 수는 없다. 히라마쓰 히로시 역시 이 책을 단서 삼아 이코놀로지(도상해석학)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p. 10) 어쩌면 이 책은 읽는 순간보다 덮고 나서가 중요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한 걸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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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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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보는 게 아니라 읽는 거라고들 한다. 인물 옆에 배치된 각종 동식물과 물건들이 그냥 예뻐서 그려 놓은 듯 보여도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언어를 대신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품 제목이나 설명이 없어도 그림 속 장치를 통해 그 인물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특정 인물을 가리키는 표시가 되는 귀속물을 '어트리뷰트(지물)'라고 하고 인물과 함께 그려진다. 인물이 필요 없이 단독으로 그려질 수 있는 것은 '심벌'이다. 이런 장치들을 읽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명화를 설명해주는 책이 많은데, 대개 한 가지 이야기에 관련된 다양한 작가의 그림들을 보여주는 식이다. <명화의 수수께끼를 풀다>는 반대로 상징물을 중심에 놓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백합은 성스러움과 순결을 나타낸다. 수태고지 장면에서 성모 마리아의 지물이었던 백합은 함께 등장한 대천사 가브리엘의 지물이 되기도 한다. 상표권 등록을 안 해두면 임자가 따로 없는 법이다. 다산과 음욕을 상징하는 토끼는 처녀와 함께 등장하면 거꾸로 음욕에 승리했다는 의미로 순결을 나타낸다. 남근의 상징인 유니콘도 처녀에게만 순종적이라고 해서 같은 의미를 갖는다. 우리 민화에도 한자의 동음이의어를 활용해서 의외의 동물이 장수나 시험 합격을 의미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양화에서도 언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아담과 이브가 먹은 선악과를 사과로 그리는 이유는 사과의 라틴어 Malum(마알룸, 장모음 a)과 철자가 같은 Malum(말룸, 단모음 a)이 악, 재난, 죄를 의미해서라고 한다. 사과의 고전 그리스어 Mèlon(멜론)은 양(羊)을 의미하는데 '파리스의 심판'에서 황금 사과의 주인을 결정하는 사람이 양치기인 것이 우연은 아니다. 성인의 이름과 비슷해서 지물로 사용된 동물도 있다. 어린 양(아그누스)는 성 아그네스, 신의 개(도미니 카니스)는 성 도미니쿠스의 지물이 되는 식이다. 성인들도 아재 개그를 좋아했나 보다. 상징이라는 게 혼자서 독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용 방법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를 갖기도 하니 생각보다 까다롭다. 다행히 책에서 꽃, 과일, 나무, 동물, 새, 환상동물, 물건과 신체 등으로 자세하게 구분해놔서 그림을 감상할 때마다 백과사전처럼 찾아보게 될 것 같다. 배경지식이 없어 암호를 푸는 것처럼 어려웠던 그림 감상이 앞으로는 수수께끼처럼 재미있어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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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고도 아쉬운 느낌이었다고 얘기해야 하려나? '그림을 보는 안목' 배우는 자세로 이 책을 읽었기에 일반적으로 우리 나라에 많이 소개된 그림이 아닌 다양한 그림(명화)이 수두룩하게 수록된 이 책이 새롭게 다가온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림 하나하나를 세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세트로 묶어서...때로는 도매금으로 휘뚜루마뚜루 '설명'하고 넘어가버리는 대목이 많은 점에서는 아쉬움이 더 컸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 책은 '고전회화'에서 그려진 대상을 크게 4가지 '코드'로 구분하여 그림을 이해하는 안목을 높여주는 실용책으로 소개하면 좋을 듯 하다. 4가지 코드는 [그리스로마신화와 그리스도교 / 우의(어트리뷰트)와 상징]으로 이 4가지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혼재될 수도 있음을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를 테면,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여신'이 그리스도교의 성모와 여성성인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으며, 동식물이 갖고 우의와 상징도 역시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음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었다. 그토록 여러 모로 해석가능하다면 하나의 주제로도 깊이 있게 다가갈 수도 있으련만, 하나의 해석방법을 배울만 하면 또 다른 주제로 휘릭 넘어가버려서 아쉬움은 더욱 커지기만 했다. 그렇다고 어설픈 안목을 배운 내가 여러 미술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더는 없을 테니...결국 애써 배운 안목은 기억의 저편에서 불러도 대답 없는 너처럼 될 것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이 책에 수록된 명화들은 우리가 늘 접했던 그림과는 좀 생소한 그림이 많았다.
한편 일본인 글쓴이가 해설을 도맡은 점도 살짝 안타까웠다. 글쓴이는 일본에서 유명하고 해박한 미술해설전문가(?)인 듯 미술관련 책을 여럿 저술하였나보다. 그런데 이 책에 자신의 책을 참조하여 서술하였으니 번거롭더라도 졸저를 참고해주길 바란다는 몇몇 문구는 '헐~이건 뭥미?'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어쩔 수 없이 뒤친책(번역본)이기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만, 간략한 주석이라도 달아주었으면 좋았으련만...이라는 생각이 굴뚝처럼 들었던 대목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사소한 단점만 극복할 수 있다면, 이 책은 그림을 읽어내는 혜안을 갖게 해주는 맛깔나는 책이 분명하다. 특히, 4가지 코드로 해석을 시도한 여러 미술책이 있었지만, 이 책만큼 해박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없었다. 또, 대개의 서양미술에서는 서양신화와 종교의 한 가지 관점만으로 해설을 하여서 다소 딱딱하고 지루하였으나 이 책은 '이렇게 해석해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혼재된 관점을 서술하고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였다.
아무튼 해박한 책임에 분명한 이 책 하나만 읽기에는 좀 아쉽다. 서양미술사를 다룬 책과 함께 읽거나 그리스도교를 다룬 책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책이다. 하아~좋은 책임에 틀림없는데...참고서 뒤에 수록된 '모범답안'을 읽는 느낌이 들어서 과외선생님의 동영상 강의라도 들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이련가? 말이 없는 그림을 볼 때면 답답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림을 보는 방법은 배운 느낌이다. 하지만 알듯 말듯 좀 더 깊이 있는 에피소드가 듣고 싶어진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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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트리뷰트와 심벌 그리고 명화? 이런 호기심에 이 책 어트리뷰트와 심벌로 명화의 수수께끼를 풀다가 궁금해졌다. 명화를 보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으로 명화를 본다면 뭔가 색다른 재미가 있을 거 같았다.
서양 회화에는 그 인물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어트리뷰트(지물)와 홀로 의미를 지닌 심벌(상징)이 있고, 이 두 가지만으로도 명화에 그려진 인물이 누구인지, 동식물이나 사물이 그려진 까닭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동식물과 사물이라도 '어트리뷰트' 하는 것과 '심벌' 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의 세례(안드레아 델 베로키오)>에 등장하는 비둘기는 성령을 나타내는 심벌로서 예수의 어트리뷰트는 아닌 것이다. 비둘기는 '수태고지'와 '성령강림'의 장면에도 등장하는데, 이 경우는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는 심벌이다. 심벌은 개체로서 가능하고, 어트립트는 늘 그것이 가리키는 인물이 필요하다.
이 책은 꽃, 과일, 수목, 동물, 새, 환상동물, 물건과 신체, 7가지를 담았다. 회화 속에 묘사된 어트리뷰트와 심벌을 네 가지 아이콘으로 설명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 및 그 시대와 관련된 인물의 어트리뷰트, 기독교와 관련된 인물의 어트리뷰트, 우의(알레고리)가 지닌 어트리뷰트, 심벌] 이 아이콘을 보고 회화의 기원, 정보, 해설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날 때는 저자의 칼럼을 넣어 좀더 다양한 해석을 다루었다.
양귀비는 잠과 죽음을 상징하는 꽃이다. 양귀비과의 식물로 모르핀을 비롯한 아편을 생성한다. 양귀비는 마취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잠'과 '죽음'의 심벌로 회하에 등장했다. 단테이 게이브리얼 로세티가 7년이 넘게 걸려 완성한 <베아타 베아트릭스(1864~1870년경)>는 양귀비꽃을 베아트리체의 양손 사이에서 떨어뜨리려 하는 '빛나는 새'는 죽음의 사자를 나타낸다. 양귀비꽃은 황홍결과 성스러운 죽음의 상징이면서, 아편에 빠져 숨을 거둔 시달에 대한 추도의 의미를 담는다.
오렌지는 속죄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사과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황금사과는 오렌지라고도 한다. 회화에서는 사과 대신에 오렌지를 성모자와 함께 그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총독 가문이 오렌지를 심벌로 삼았다. 인간을 대신한 그시르도의 속죄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과 대신에 오렌지를 그린 것이다. 요스 반 클레브(1485?~1540?)의 <성가족>을 보면 오렌지가 나이프로 잘려 있는데, 이것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암시한다.
토끼는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다산의 상징이었으며, 여러 민족의 신화에서 풍요로움을 관장하는 달의 여신과 결부되고, 풍요로움의 신은 성신(性神)이었기에 토끼는 음욕과도 관련된다. 기독교에서 토끼는 다산성 때문에 음욕의 상징이 되는데, 윌리엄 스트랭의 <유혹(1899)>에서 이브가 아담에게 사과를 권하는 장면이 그러하다. 그런데 토끼가 처녀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에는 거꾸로 음욕에 대한 승리로서 순결을 나타낸다. 티치아노 베첼리오의 <성모자와 성 카타리나(1525~1530년경)>에서 토끼는 성모 마리아나 성인과 함께 묘사되고 있다. 영국의 동화작가인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무구한 소녀의 초상에 토끼가 등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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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트리뷰트와 심벌로 보는 명화는 색다르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다. 다만 나는 책의 초반, 책의 설명방식에 적응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렸고 읽기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이 책을 처음 접한 독자들이 초반을 잘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책은 회화를 좀더 다양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독자에게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심벌리즘은 미술의 영역 뿐 아니라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과 영화 같은 서브컬처에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역에서의 상징을 해석하고, 창작의 양식으로 활용한다면 무척 기쁘겠습니다. _ 저자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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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 자세히 들여다보기
히라마쓰 히로시가 쓴 『명화의 수수께기를 풀다』는 '어트리뷰터'와 '심벌'로 서양 회화를 감상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입니다. 15세기~19세기에 그려진 그림을 대상으로 했으며, 2백 편이 넘는 도판(圖版)으로 '어트리뷰터'와 '심벌'을 해설했습니다.
서양 미술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나 기독교의 성경과 전설 속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어트리뷰트'는 이때 그림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사물(동식물)입니다. 가령 비둘기는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어트리뷰터'입니다. 서양화에서 비둘기 곁에 아름다운 여성이 있으면, 그 여성이 아프로디테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심벌'은 '어트리뷰터'와는 좀 다릅니다. 예수나 천사의 곁에 비둘기가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때 비둘기는 특정인을 따라다니며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비둘기 그 자체로 신이나 어떤 관념을 가리킵니다. 제4장 동식물 부분 중에서 '개' 항목을 소개합니다.
개 <사냥하고 남은 음식을 먹는 짐승이 달의 여신의 짐승이자 영혼을 인도하는 사자가 됨> 개는 죽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사자(使者)의 역할로 조반니 스트라다노(1523~1605)의 <최후의 만찬>에 등장한 개도 유다가 예수를 죽음으로 이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주인에게 순종하는 개는 충성을 상징하여 결혼을 축하하는 그림에 충성의 우의로 등장하고, 오감의 하나인 후각의 우의로도 등장합니다, 성인으로서는 '신의 개'(도미니 카니스)라는 말과 라티어 발음이 비슷하기에 성 도미니쿠스를 그린 루카 조르다노(1634~1705)의 <성 도미니쿠스>에 횃불을 물고 있는 개가 등장합니다. 성 로쿠스는 병에 걸렸을 때 개 한 마리가 매일 빵을 물어다 주어서 기운을 차렸다는 전설 때문에, 회화에서는 빵을 나르는 개와 함께 묘사됩니다. (226~228)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유럽 여행을 다녀오는데, 유럽 여행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 성당일 것입니다. 성당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서양 회화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기에도 좋은 책으로 소개합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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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든 미술이든 상징은 피할 수 없다. 무수한 자연 사물들 중에 각 문화권이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사물이나 이미지가 있고, 그 사물이나 이미지는 문명집단의 문화적 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자연의 모습이나, 사건들을 직접적으로 모사하는 일은 쉬운 일도 아니거니와, 제도적 문화적 간섭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권력이 불편해하는 것들도 있을 것이고, 성스러운 것으로 숭앙하는 것들에 대한 불경으로 판단되는 것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트리뷰트(지물)와 심벌(상징)이 필요한 것은 그 때문만도 아니다. 전체를 표현할 수 없을 때 가장 간편하게 드러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명화의 수수께끼를 풀다>는 문화적, 종교적 상징들이 어떻게 미술세계를 통하여 드러났는가를 각각의 작품들을 통하여 살피고 있다. 각각의 문명들은 상징을 통하여 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725년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레오 3세의 ‘성상숭배 금지령’과 관련하여 이후 발생한 논란들은 상징적이다.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성서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교황청은 오히려 레오 3세의 포고령에 반대한다. 대중들이 문자를 알지 못하던 시기에 성상(어트리뷰트와 심볼)은 기독교 신앙심을 고취하고 포교하는 중요한 문화적 장치였기 때문이다. 문자를 통하지 않고 이해를 전달하는 장치로서의 미술의 힘과 깊은 관련이 있다. <명화의 수수께끼를 풀다>의 두 축은 ‘그리스·로마신화’, ‘기독교’다. 그 두 축은 서양문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서양회화에서의 중요한 상징들을 해석한 것으로 보면 맞다. 많은 그림들이 등장한다. 익숙한 그림들이 상당수다. 그리스·로마신화와 기독교에 친숙한 이들에게는 익히 알고 있는 의미들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너무 많은 그림들을 소개하느라 깊어지지 못한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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