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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詩, 그냥
맨 정신으로 생각해보면 좋은 조합 임에는 분명하다. 그러기에 우리 선조들은 의례 술 한 잔 마시면 시
한 수를 읊어야 하는 것으로 알았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술을 마시고 시를 읊다가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고
빠져 죽기까지 했을라고..
하지만 술을 시와 결부시키기 위해서는 혼술이어야
할 것 같다. 문학동아리가 아닌 다음에야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면서 시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괜히 멋쩍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참 많은 술을 마셨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고, 때로는
달리 할 일이 없어서 술을 마셨던 때도 있었다. 핑계야 어찌 되었던 그렇게 해서 술은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지만, 술을 마시면서 토론은 했을지언정 시를 노래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마 시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내 머리 속에 박혀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이십 대엔 술을 많이 마셨고, 삼십 대엔 폭음했고, 사십 대엔 전투적으로 마셨다.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자위해
보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은 술을 즐기려고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때론 술을 마시다 보면 짙은 누룩 냄새가 나기도 하고, 사람
살아가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 전투적인 술 마시기에서 한 발짝 멀어졌기 때문 일 게다. 그렇지만 여전히 시가 생각나지는 않는다. 아니 어쩌면 술을 먹고
하는 내 말이 곧 시이기도 했을 것이다. 내 삶을 위로하고 또 때로는 같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삶을
위로했을 테니까.
일상의 소소함 속에서 술 한잔을 찾는다. 그리고 시 한 편을 읽는다. 술과 시가 만나 일상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준다. 이렇게 이어진 21편의 이야기, 그리고 21편의 시가 시시콜콜 우리의 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쓴 이들이 진행한다는 팟캐스트는 들어본 적이 없지만 글을 읽으면서,
시를 읽으면서 마치 방송을 듣는 것처럼 착각을 한다. 더불어 어렵기만 했던 시들이 그냥
눈에 들어온다. 굳이 그 시를 해석해야 할 필요도 못 느끼고 시에서 찾아야만 할 것 같은 감정도 한
켠에 놓아둔 채로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본다. 시란 이렇게 읽어야 하는 건데, 왜 진작부터 알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술 한 잔이 땡 긴다.
그렇게 마시던 술을 딱 끊기는 힘들었다. 전에는 집에서 결코 혼자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지금은 혼자서도 잘 마신다. 집에
소주가 떨어질 날이 없다. 비닐 포대에 가득한 빈 술병들을 내 놓을 때면 주위사람들의 눈치를 살핀다. 그래서 쓰레기 수거 차가 오기 바로 전에 갖다 놓는다. 이런 날은
집에 들어와 또 한 잔의 술을 찾는다. 안주거리가 있나 살펴보지만 마땅치가 않다면 으레 라면을 끓인다. 소주엔 제격이다. 그렇게 나는 또 내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된다. 詩가 있으면 좋겠지만 詩가 없어도 그만이다. 유진목 시인은 ‘집에 일찍 들어와 소주를 마시고 잤다’고, ‘남은 소주를 마시고 일찍 잤다’고 했지만 난 밤 늦게까지
소주 한 잔을 앞에 놓고 청승을 떤다. 그럴 때면 ‘집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았다. 나인 것 같았다’라는 구절이 없더라도 나와 나는 대화를
나눈다. 잠을 자고 나면 기억에 없는 대화들이지만 아마 그것이 바로 詩가 아닐까 싶다.
맥주를 좋아하지 않기에 책 속에 나오는 수많은
맥주들의 이름을 소주이름으로 바꾸어 읽으면서 알지 못했던 시들을 만나는 시간이 괜찮았다. 책 제목을
핑계로 시 한 편을 읽으며 또 한 잔의 술을 마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시가 삶을 위로해 준다고
말한다. 허나 난 아직 모르겠다. 때로는 내 마음을 족집게처럼
헤아린 시를 발견하고 거의 암송할 만큼 반복해서 읽기도 하고 때로는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자 시를 찾아서 읽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시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이제는
그런 고민일 랑 하지 말아야겠다. 대신 시를 읽을 때면 술 한 잔을 곁들여야겠다.
헌데 궁금증 하나, 팟캐스트 ‘시시콜콜 시詩알콜’은 정말 술을 마시면서 시를 이야기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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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삶은 시시콜콜함에서 비롯하고 시시콜콜함으로 완성됨을 보여주는 책. 시와 술이 함께하니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시들도 눈과 가슴에 콕콕 와 박힌다. 입담 좋은 술친구의 내밀한 이야기를 가만히 엿듣는 기분이 들다가도, 맛있는 안주를 앞 접시에 놓아주는 센스 때문에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기울고 만다. 취함과 시시함 덕분에 어제가 있었고 오늘이 있으며 내일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숙취는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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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시시알콜을 알코올과 시의 조합이라는 부분에서 흥미가 있어서 보게된 책입니다. 최근에 술과 함께 책을 읽는공간이 생겼다는것을 본적이 있는데 그런곳에서 읽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술 한잔과 시 한편. 두가지 모두 사람의 마음과 감성을 살살 움직이기도 하는데에서 공감할 점을 찾을수도 있을것같구요. 알코올도 시도 좋아하는터라 어떤 스토리가 담겨있을까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가볍게 보기 괜찮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