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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좋은 출판사, 좋은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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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을 위한 필수 교양수필로 선정된 책. 범우 출판사 대표이자 문단에도 등단한 저자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한 출판인의 자화상]이란 책 제목처럼 출판인으로서의 자신의 인생을 가감없이 기록했다. 때로는 잘 나가는 인생에 우쭐하기도 했고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지독한 인생에 자신을 놓아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 지난 날의 모습을 반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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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을 위한 필수 교양수필로 선정된 책. 범우 출판사 대표이자 문단에도 등단한 저자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한 출판인의 자화상]이란 책 제목처럼 출판인으로서의 자신의 인생을 가감없이 기록했다. 때로는 잘 나가는 인생에 우쭐하기도 했고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지독한 인생에 자신을 놓아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 지난 날의 모습을 반성하고 솔직히 고백하고 있는 글을 읽다보니 책표지에 실린 저자의 사진과 함께 잔잔하고 소탈한 성품과 웃음을 가진 분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출판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베스트셀러를 출판하는 꿈을 가지고 있으리라. 또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도 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키는 책을 편집하는 꿈도 꿔볼 것이다. 큰 인물, 유명한 저자와의 만남과 이후에 이어지는 그들과의 인연, 그들의 인생이 담긴 원고를 편집하고 싶다는 욕심도 가질 것이다.


책을 통해 만난 윤형두 대표도 비슷해 보였다. 공안정권 시절, 시민들의 눈을 밝혀주던 잡지 <사상계>가 폐간되고 진실을 알려줄 책과 잡지가 전무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 다시 시민들의 등불이 되어준 잡지가 윤형두 대표가 편집인으로 있던 월간잡지 <다리>였다. <사상계>의 대표 저자들, 글 기고가들이 고스란히 <다리>의 필진이 되었다. 시대의 큰 인물이었던 함석헌 선생의 글을 편집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 역시 그에게 큰 힘이 돼주었다. 잡지 <다리> 덕분에 그는 베스트셀러 편집자의 꿈도, 사회의 큰 반향과 지침서가 되어주는 책의 편집이라는 꿈도 이룰 수 있었고 시대의 지식인들과의 소중한 인연도 맺을 수 있었다. 비록 <다리>가 필화 사건에 휘말려 윤형두 대표는 1년 가까운 시간을 서대문 구치소에서 보냈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때의 사건이 그에게는 아련해져버린 추억이자 자랑스러운 무용담으로  남은 것 같았다.


책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전라도 여수에서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해 청계천에서 헌책을 팔며 책의 세상에 인연을 맺은 과정을 담았고 <다리> 필화 사건으로 구치소에 갇혀 지낸 뒤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혀 방황의 세월을 보낸 암울했던 시기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다종의 책을 출판해 세상의 지식 사회에 작은 기여를 하겠다는 출판 철학을 세워 묵묵히 범우 출판사를 다시 꾸리는 부분에서 책은 끝을 맺었다. 특히 구치소를 나와 한동안 술과 경마로 시간을 하릴없이 보냈다는 대목을 보며 윤형두 대표의 솔직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까지 역임했던 윤형두 대표는 우리나라 제 1세대 출판인 중 한 명이다. 비록 범우사가 다른 메이저 출판사만큼의 매출이나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했지만그와 그가 차린 범우사는 그 자체 만으로도 한국 출판 역사의 소중한 자산임에 분명하다. 먼저 발을 내딛는 것 만큼 용기있는 행동은 없다. 아무도 가지 못한 길,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해내는 것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의미있고 가치 있는 길이다. 그의 지난 50여 년의 출판 인생은 이런 개척자의 정신으로 이루어낸 결과이다. 아무도 가지 않으려 했던 길, 나서지 않은 길을 그는 뻔히 실패하고 다칠 줄 알면서도 묵묵히 걸어갔다. 여전히 그는 출판계의 어른으로 활발한 저술활동과 출판운동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담담히 고백하고 있는 이 책은 이제 막 출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내 인생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좋은 책, 좋은 출판사, 좋은 편집자. 

YES마니아 : 로얄 k********4 2015.05.0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