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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3월 25일 펴낸 김소진의 첫 소설집이다 등단작 쥐잡기 외에 열 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책이다 수록 작품은 쥐잡기 키작은 쑥부쟁이 수습 일기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적리 춘하 돌아오다 그리운 동방 사랑니 앓기 용두각을 찾아서 처용단장 임존성 가는길이다
칼 포퍼의 유명한 저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에서 제목을 따은 이 소설은 1990년대 한 시위 현장에서 밥풀떼기라 불리는 부랑자 집단과 대책반 사람들의 대립을 보여주고 있다 이성과 합리로 무장한 대책반 사람들과 단순하고 무식하며 과격하기까지 한 밥풀떼기 간의 대립을 작가는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독자들은 쉽게 이들의 행동을 용인하기 어렵지만 각자가 간직한 가슴 아픈 과거가 언뜻언뜻 보이면서 그 누구도 적일 수 없는 현실이 드러난다 그러나 열린 사회에서 밥풀떼기들은 적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이 중 한명인 상선이 죽음으로써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고 있다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으며 어디를 가든 밥풀떼기와 같이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살아온 부랑자들이 대학생들의 시위 현장에 동참하게 된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시위단은 열사의 시체를 지키기 위해 더 나아가 민주주의가 구현된 사회를 위해 투쟁하지만 밥풀떼기들은 자신들에게 남은 목숨 하나만을 위해 투쟁한다 물론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곳에서 이들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지나치게 과격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에게 대책위 집행위원은 자중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러한 요구가 통할리 만무하다 서로의 목적이 다른 만큼 시위를 대하는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와 경찰과의 대치가 아닌 시위대 내에서의 서로 다른 집단 간의 갈등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