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7%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0.0
  • 50대 1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반달-윤대녕]
"[반달-윤대녕]" 내용보기
내 미니멀 라이프의 가장 오점이,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을 친구들에게 줘버린 것이였다.  왜  '다시 읽고 싶어지다'라는 마음은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을까.   책을 받고서는 역순인 '반달'부터 읽어봤는데, '도자기 박물관'에 수록되어 있던 이 작품을 보니 그냥 옛 생각이 떠 올랐다.  그 즈음의 내 삶은 엉망 진창이였다. 이미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 엄마는 항상 돈을 달라고
"[반달-윤대녕]" 내용보기

 내 미니멀 라이프의 가장 오점이,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을 친구들에게 줘버린 것이였다. 

 왜  '다시 읽고 싶어지다'라는 마음은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을까.  


 책을 받고서는 역순인 '반달'부터 읽어봤는데, '도자기 박물관'에 수록되어 있던 이 작품을 보니 그냥 옛 생각이 떠 올랐다. 


 그 즈음의 내 삶은 엉망 진창이였다. 이미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 엄마는 항상 돈을 달라고 하였고, 내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고, 내 목걸이나 차도 모두 가져가 버렸다. 아버지는 술을 한 잔하면 언제나 내게 전화를 걸어 말같지도 않은 훈계질 혹은 쌍욕을 하면서 내게 소리를 질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기가막힌 집구석에서 내가 바르게 자란 것은 정말 다행이지 싶다.)  거기에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였던 그 시절.  

 분야는 다르지만, 작품의 주인공이 엄마와 어딘가를 떠나면서의 그 불편한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기도 하였고, 마침내  그가 심란하고 어지러웠던 날들을 정리하고 안착하게 되는 것에 괜히 눈물이 났었을 것이다.  해피엔딩은 바라지도 않고, 나도 그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이러니 하게도 '반달' 주인공은  수평선이 생각나는 청량한 '강릉' 사람을 만나면서 마무리 된다.

 나는 새우잡이 배에 승선하지않아 불가해한 일들을 겪지는 않았고, 대신에 상상초월의 돈을 쏟아부어 심리 상담을 받았고, 휘트니스 센터와 퍼스널 트레이너, 그리고 유명한 성형외과 원장님의 도움을 받았다. 책을 읽다보니..그 즈음의 '나'를 떠올리게 되네.  그랬었구나...그랬었었네. 


그나저나, 상춘곡의 선운사는 언제 가보려나. 

YES마니아 : 로얄 c******m 2020.04.06.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그냥 또 읽고 싶어서--- [한국소설-반달]
"그냥 또 읽고 싶어서--- [한국소설-반달]" 내용보기
윤대녕의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다. 집에 있는 책을 읽으면 되겠지만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새로 책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 본다. 이 책이 나온다. 반달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에게 없다. 실려 있는 소설 제목을 보니 낯익다. 출판사에서 작가의 대표작을 뽑아 엮은 책인 것 같은데 작품이 겹치더라도 이 책 또 가지면 되지 하는
"그냥 또 읽고 싶어서--- [한국소설-반달]" 내용보기

윤대녕의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다. 집에 있는 책을 읽으면 되겠지만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새로 책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 본다. 이 책이 나온다. 반달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에게 없다. 실려 있는 소설 제목을 보니 낯익다. 출판사에서 작가의 대표작을 뽑아 엮은 책인 것 같은데 작품이 겹치더라도 이 책 또 가지면 되지 하는 욕심으로 구했다. 결과로 보면 잘 한 선택이다.


책에 실린 작품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옆에는 이 소설이 실린 것으로 내가 갖고 있는 책의 제목이다.  


January 9, 1993. 미아리통신 - [은어 낚시 통신]
지나가는 자의 초상 - [남쪽 계단을 보라]
상춘곡
빛의 걸음걸이 - [현대문학상 수상작품집]
찔레꽃 기념관
탱자 - [제비를 기르다]
대설주의보 - [대설주의보]
꿈은 사라지고의 역사 - [대설주의보]
반달 - [도자기 박물관]


세상에나, 두 편이나 나에게 없었다. 이 책을 구하지 않았더라면 이 두 편은 못 읽었던 게 된다.제라도 이렇게 볼 수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의 몇 가지 되지 않는 수집 품목 중에 이 작가의 책이 있는 건데 놓치면 서운해서 안 되지. 문학수상집에 작가의 글들이 실리곤 하는데 그 수상집을 사지 않으면 특정 작가의 특정 작품을 얻을 방법이 없을 수도 있겠다. 이 점은 신경써야 할 사항이다.


오랜만에 읽어서 그랬던가, 낯익음과 낯설음이 거듭되었다. 익숙한 듯 와 닿는 문장들은 여전히 신비로웠고, 마음을 일깨우는 비유들은 보고 또 보아도 새로웠다. 급기야 나는 몇 줄을 옮겨 적어 본다. 

- 안개 서린 저 고요한 빛의 잔주름 속에

- 어차피 모든 그리움은 상처의 원인이다. 나중에 상처로 변해 그리웠던 만큼 가슴에 남게 된다.

- 삶은 결코 후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 몇 년 전에 달 여행을 떠났다 방금 지구로 돌아온 사람 같았다.

- 북극에서 퍼 온 빙수를 온몸에 뒤집어쓴 기분이었다.

- 그녀가 그예 맨발로 울타리를 넘어왔다.

- 봄비를 파뿌리처럼 하얗게 벗겨 놓고 있었다.


이제는 시도해 볼 수도 없는 일이 되고 말았지만 진작 해 보지 못한 일이 후회스럽다. 이 작가의 글을 잘 활용하면 은유와 직유를 가르치는 데 퍽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아마도 나는 이 작가의 글을 나 혼자서만 보고 품고자 했을 것이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가 빼앗아 갈까 두려워 그러는 것처럼. 어리석게도, 이런 건 나누면 배가 되는 건데. 


실려 있는 첫작품인 'January 9, 1993. 미아리통신'은 1993년에 쓰인 글이고 마지막 작품 '반달'은 2013년에 쓰인 글이다. 20년이 한 권에 담겨 있다. 나는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출간년도를 먼저 확인하고, 그 때 내가 어떤 처지였나를 떠올렸다. 1993년은 딸을 낳은 해였고, 젊었을 때였고, 그래서 또 그만큼 힘들기도 한 때였다. 이렇게 작품 하나와 내 시절을 비교하면서 2013년에 이르고 보니 묵직한 감회가 저절로 들었다. 어느 한때인들 소홀하지 않은 때가 있었으랴. 책을 덮을 때쯤엔 그만 울컥해지기까지 했으니 이게 무슨 일이람, 잠깐 당황했다.


모든 게 다 가을 탓이다. 이 작가의 글을 찾게 되는 것도 가을 탓이고, 까닭 모를 우울을 나무라게 되는 것도 가을 탓이고, 어지러운 나랏일에 짜증이 많이 나는 것도 가을 탓이고, 오늘 같이 맑은 날 수학능력시험을 치는 우리네 교육 현실이 불만스러운 것도 가을 탓이고,...... 무능한 자존심을 회복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읽어도 소설 속 인물들은 어찌 이리 한결같이 쓸쓸한 생을 견디고만 있으려고 하는 것인지. 나는 또 왜 이게 이리도 좋아서 잠기는 것인지. 그러나저러나 작가의 새 책은 언제쯤 선물되어 오려나.  

YES마니아 : 로얄 j***6 2018.11.15.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반달-윤대녕]
"[반달-윤대녕]" 내용보기
작년에 '도자기 박물관'을 정말 알뜰하게 읽었었다. 읽고 또 읽고 읽었던 건, 내 정신상태에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모든 일을...책의 어느 구절처럼 '불가해한'일이라고 치부하고 싶었겠으며...그냥 영화속의 E.T.처럼...우주(?)스러운 일체감이나 그런 느낌도 좀 갖고 싶기도 했겠다. 뭐 지금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지난 봄에 그렇게 아껴읽던 책을 친구
"[반달-윤대녕]" 내용보기

작년에 '도자기 박물관'을 정말 알뜰하게 읽었었다.

읽고 또 읽고 읽었던 건, 내 정신상태에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모든 일을...책의 어느 구절처럼 '불가해한'일이라고 치부하고 싶었겠으며...그냥 영화속의 E.T.처럼...우주(?)스러운 일체감이나 그런 느낌도 좀 갖고 싶기도 했겠다. 뭐 지금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지난 봄에 그렇게 아껴읽던 책을 친구에게 줘버렸다.

일단 좋은 친구니까..좋은 책을 주고 싶었고, 그리고 더 이상 윤대녕을 읽지 않아도...불가해한 정신상태는 제정신으로 이미 오래전에 컴백했었기 때문이겠다.

 

그렇게 책을 줬더니, 친구는 책을 아마도 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줄 그어 놓은 것, 메모들...소위말하는 쪽팔림,을 무릅쓰고 준 책인데..좀 잘 읽었으면 했건만.

 

그런데...어쨌거나, 제정신으로 돌아와도 잘 쓴글에 대한 소유의 욕심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음반으로 치면 히트곡 모음 같은 이 책을....아마 평소 같았으면 이런 모음집 따위를 경멸하고 저주하는 내 입장에선 절대로 구매할 일이 없었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샀다.

 

펼쳐보니, 대부분 다른 단편집들에서 읽었던 것들인데...아무래도 선별해서 묶어 놓으니, 읽기는 편했다.

 

내가 밑줄 그은 부분들은 예전과 변함이 없다.

 

하지만, '상춘곡' '지나가는 자의 초상' 에서는 어렴풋이 떠올려 보았을 때 조금 다른 부분에서 마음이 닿지 않았나 한다. 아마 그때와는  달리, 생각이 뿜어 나오는 어느 구석이 또 다른 모양으로 변했나보다.

 

선별해서 묶어놓았으니, 돈이 별로 없거나..윤대녕을 한 방에 즐기고자하는 사람에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이겠다. 하지만 선별해 놓은 책을 읽든, 각 단편집을 사서 읽든 그의 글이 주는 위로는 변함이 없겠다.

 

이 책을 읽으니..정말 가고 싶다.

 

선운사...당진...그리고 요즘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새우잡이 배를 타고 어느날 밤에 별들이 그렁 그렁한 바다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윤대녕의 글에는 익숙하지만 멀어진 단어들...찔레꽃, 탱자..뭐 그런 것들이 많이 나온다.

임태주 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역시 나의 그리움이겠고...

박완서 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그리움을 찾아서가 아닐까? 아니면 말고.

 

YES마니아 : 로얄 c******m 2014.06.2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윤대녕 - 반달
"윤대녕 - 반달" 내용보기
책에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지나간 것들, 과거, 애써 묻어둔 것들에 대해 회고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그리고 그 애써 묻어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중간중간 덤덤하게 적어내려간 문장이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에게 뜻하지 않은 또다른 현실성을 발견하게 한다. '하지만 삶에 있어서의 어떤 일들은 왜 그때마다 우연인 양 내게 다가와,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자국을 남긴채 달아나
"윤대녕 - 반달" 내용보기

책에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지나간 것들, 과거, 애써 묻어둔 것들에 대해 회고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그리고 그 애써 묻어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중간중간 덤덤하게 적어내려간 문장이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에게 뜻하지 않은 또다른 현실성을 발견하게 한다.

'하지만 삶에 있어서의 어떤 일들은 왜 그때마다 우연인 양 내게 다가와,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자국을 남긴채 달아나버리고는 이토록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마음 속에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때로 어떤 것은 의미를 캐려 하지 말고 그대로 놓아두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상처, 어차피 모든 그리움은 상처의 원인이다. 나중에 상처로 변해 그리웠던 만큼 가슴에 남게된다.그걸 떠안고 누구나 살아가게 된다.'

 

'늘 그리워하지는 않아도 언젠가 서로를 다시 찾게 되고 그대마다 헤어지는 것조차 무의미한 관계가 있다.'

 

등등 담담한 듯 쓴 문장이 나름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좀 어이없게 갑자기 난독증인 것처럼 책이 안읽혔는데 이 책은 시작부터 완전 잘읽혔다.

YES마니아 : 로얄 q*******3 2016.01.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