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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 대신 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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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인훈의 별세 소식과 함께 리뷰 이벤트에 참여해볼까 해서 집에 있던 책 중 오래되지 않은 책을 찾아 읽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최인호였다. 활동 시기가 비슷하고, 대중적 인지도 역시 비슷하게 커서 라고 핑계를 대본다. 작가 최인호의 작품은 영화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졌다.<별들의 고향, 이장호 감독>,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걷지 말고 뛰어라>, <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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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인훈의 별세 소식과 함께 리뷰 이벤트에 참여해볼까 해서 집에 있던 책 중 오래되지 않은 책을 찾아 읽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최인호였다. 활동 시기가 비슷하고, 대중적 인지도 역시 비슷하게 커서 라고 핑계를 대본다. 작가 최인호의 작품은 영화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졌다.<별들의 고향, 이장호 감독>,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걷지 말고 뛰어라>, <깊고 푸른 밤> 등 70년대와 80년대의 흥행에 성공한 많은 영화들이 최인호 작가의 원작 소설을 각색하거나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한 경우다. 


이 책은 몇년 전에 읽었는데 리뷰를 쓸만한 역량이 되지 못해, 꽂아 두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일부만) 다시 읽었다. 처음 읽은 <견습환자>의 주인공은 가벼운 증상으로 병원에 갔으나 폐결핵에서 기인한 늑막염이라는 병명을 진단 받고 입원 상태에 이르고, 거기서 감정을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의 감정을 관찰하며 스스로 진단하며 더 나아가 그들을 웃게 함으로써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펼치는 내용이다. 주인공으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의료진들을 웃겨 보려고 노력하지만,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 작가가 의료진들의 조직화된 '웃음부재'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당대의 사회가 의사들에게 의료 행위가 이성적인 행위로만 국한했다면 최근 트랜드는 반대다. 잘 웃고, 친절하게 병과 증상과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나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서비스 역시 의료 행위의 질을 평가한다. 이 서로 상반된 입장은 사람을 대하는 업무에서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억제해야 하는 오늘날 서비스직의 감정 노동과 유사하다. 


<2와 1/2>는 다가구 주택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한 주택 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다. 죽은 사람은 혼자서 셋방에 살면서 같은 주택의 남자들을 잠자리로 끌어들이곤 했던 한 젊은 여성이다. 주인공은 이서영은 장티푸스 예방 주사 후유증으로 힘겨운 하루를 보낸 후 집에 들어다가 셋방의 여자가 문을 빼꼼히 열고 담배를 청하면서 밤 1시에 자기 방으로 자러 오라는 유혹을 듣고 잠이 드는데,  한밤중에 경찰들이 문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뜬다. 그녀가 살해되었으며 한 집에 세들어 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찰서에 끌려간다. 장티푸스 백신으로 몹시 힘든 그는 곧이어, 경찰이 피해자가 자신과 같은 임질을 앓고 있으며 자신이 몽유병으로 평소 피해자의 방 근처를 서성거리곤 했다는 말을 듣는다. 마지막까지 세 사람의 용의자가 남는데, 이들은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몸을 피해있자고 작정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나, 지치고 아픈 이서영은 그대로 그 자리에 앉아 자신이 죽였다고 말하고자 하는 충동을 겪는다.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그 어떤 말로도 마지막 문단보다 더 잘 설명할 길이 없다.


그 갈색의 계집애는 지금 우리 시대의 나이 서른 이상 먹은 자식들이라면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망가뜨리고, 학대하고, 울리고, 때리고, 죽일 수 있는 여인이라고 고백하는 편이 더 홀가분 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그들이 잘 해결해 주리라 믿고 싶었다 57


사실 유명한 영화 제목이었던 <깊고 푸른 밤>을 먼저 읽었고, 다시 앞쪽으로 되돌아가 <견습환자>부터 읽어나가면서, <술꾼>을 읽었을 때, 여기서 멈추고 이 단편에 집중해서 리뷰를 쓰려고 했었다. 그래서 이 리뷰의 제목은 [단편]술꾼 이렇게 될 뻔했는데, 조금씩 언급하면서 길어지고 있다. 어쨌거나 결국 술꾼에 대한 내 감상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거 같다. 어린 아이가 동네 술집을 돌아다니면서 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의 이름을 대며, 집에 엄마가 피를 토하며 죽을 것 같다고, 아버지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고, 아버지는 엄마가 죽을 거 같으면 술집으로 저를 찾으로 오라 했다고, 여기 우리 아버지 있나요? 이렇게 물으며 다닌다.

작은 대포집과 술취한 어른들, 아버지를 찾아 고개를 빼꼼 들이민 아이. 급속한 근대화 속 도시 빈민이 처한 자리의 익숙한 듯한 풍경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생기고 있으니 바로 아이에게 술을 권하는 것이다. 아이는 처음에는 사양하는 듯하지만, 눈치도 못차게 잽싸고 빠르게 잔을 비우고, 김치를 집어먹는다. 아이는 아버지를 찾아, 다른 술집을 계속 다니고, 그렇게 술에 취해간다. 소설을 계속 읽어나가면, 아이의 행동은 끝없이 반복되고 있음을 눈치채게 되고, 그 이유는 알콜 중독, 그것의 더 앞선 이유는 상실에 있다는 섬뜩한 반전에 대면하게 된다. 그러면서 두 가지 사건을 묵도하는데, 하나는 전쟁에서 한쪽 팔을 잃은 한 사내가 소년을 죽이려 시도하다가, 스스로를 죽이는 사건이고, 또 하나는 길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그대로 두었다가는 얼어죽을 것이 뻔한 사내의 지갑을 훔쳐 술값으로 쓰는 일이다. 

한쪽 팔을 잃은 사내는 아이에게서 과거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 틀림없다. 그는 아이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죽이고 싶은 것이었다. 한밤에 죽어 쓰러져 가는 사내는 아이의 미래 모습이다. 어린 나이에 이미 소문난 술주정꾼이 되어 버린 아이에게 기다리는 운명은 그 디테일만 다를 뿐 거리에서 죽어가는 술중독자의 운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에게 피를 토한 어머니와 술집 어딘가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아버지는 이미 박제된 과거였으니, 흡족해진 만큼의 술을 얻어마신 아이가 향하는 곳은 고아원의 개구멍. 

충격적인 소설이었다. 지금 수준의 인권이라면 가능하지 않는 소설이지만, 아이를 소재로 하였기에 전해지는 근대화의 속도 속에 스러져간 수많은 실패와 낙담, 빈곤, 절망의 분위기는 음산한 디스토피아적 소설을 읽는 듯하다.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어머니와 술집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이미지. 파괴되어 재생되지 않는 가정의 이미지가 스냅사진처럼 삶을 떠나지 않고 어린 아이를 지배하는 이 이미지 속에서 섬뜩함을 느낀다. 

<타인의 방> 역시 괴기함을 따지자면 카프카가 떠올리는 소설이었지만, <깊고 푸른 밤>이나 <술꾼>에 비해 오히려 해학적인 느낌을 주었다. 새벽에 출장에서 돌아왔는데 자기한테 열쇠가 있는데도 문을 쾅쾅 두드린다. 아파트 복도에서 사람들이 빼꼼 내다보며, 당신 누구냐, 3년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웃이다. 속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결국 자기 손으로 열쇠를 따고 들어가서 무얼 발견했을까? 물체들이 움직이고, 비현실적인 일들이 일어나는 와중에, 와이프가 쪽지를 써놓고 집을 비운 걸 알게 되는데. 

<깊고 푸른 밤>은 로드 무비. 작가가 미국 갔다가 대마초로 활동이 금지된 모 가수를 만난 경험을 토대로 쓴 소설로, 뭘 말하는지 알겠는데, 요즘 소설과 비교해봤을 때 묘사가 (너무) 치밀하다.





g******1 2018.08.10. 신고 공감 10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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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암울했던 시대
"1970년대 암울했던 시대" 내용보기
한국문학전집 6번째 책인 "견습환자".총 11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전체적으로 모두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다.1970년대 한국사회의 모습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담겨있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그 시절은 여러가지로 우울하고 힘든시절이였나보다.표제작이기도 한 <견습환자>가 제일 처음 나오는데습성 늑막염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전혀 웃지 않는 의사,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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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6번째 책인 "견습환자".

총 11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전체적으로 모두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다.

1970년대 한국사회의 모습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그 시절은 여러가지로 우울하고 힘든시절이였나보다.


표제작이기도 한 <견습환자>가 제일 처음 나오는데

습성 늑막염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전혀 웃지 않는 의사,간호사들을 보고

웃기려고 노력한다.

웃지 않은 얼굴로 병원을 다니는 그들을 흡사 금붕어로 비교하지만

끝내 웃기기에 실패하고 퇴원한다.

짧은 단편인데 단순히 글만 읽었을 때는 이게 무엇을 말하는건가 싶었는데

작가의 의도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소통의 부재, 웃음의 부재를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표제작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등장한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좀 애매한 느낌이였다.


< 2과 1/2 >는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여자가 변사체로 발견되어

그 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이 경찰서에 끌려가서 조사를 받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몽유병이 있고, 성병에 걸렸는데 죽은 여자한테서 임균이 검출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도망가자는데 주인공은 이래저래 삶이 힘든 그는 귀찮다는 듯이, 포기한 듯이  

그냥 자신이 범인이라고 고백해버릴까 생각한다.

죽은 여자를 두고 누구든 망가뜨리고, 학대하고, 죽일 수 있는 여인이라고 생각하는 그 남자.

아마 그 시절에 죽은 여자를 두고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이였을 것이다.


<술꾼>은 피를 토하며 아픈 어머니대신 술 마시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계속 반복해서 이 술집, 저 술집은 찾아다니지만 아버지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어린아이에게 사람들이 술을 권한다.

아이는 계속해서, 마치 도돌이표처럼 아버지를 찾아나서지만

그를 죽이려는 사람도 만나고 죽어가는 사람도 만난다.

어쩌면 그 모습이 그 아이의 모습이 아니였을까?


<타인의 방>은 집에 돌아온 남편이 친정에 다녀오겠다는 부인의 쪽지를 발견하는데

갑자기 집안의 사물들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점점 몸이 굳어가는 남편.

집으로 돌아온 부인은 침입한 흔적을 발견하지만, 새로운 물건 하나가 놓였다며 개의치 않는다.

점점 사물에 잠식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인가? 아니면 사물처럼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인가?


<처세술 개론>은 자손이 없는 부자할머니와 '나', 그리고 또 다른 소녀가 등장한다.

나와 소녀의 패싸움이 시작되었고, 나를 데리러 온 아버지와 그곳을 떠나면서

아버지는 소년에게 잘했다며 칭찬을 한다.

이 글에 대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가?


< 황진이 1 >은 무슨 목적인지 그녀를 찾아나선 사내의 이야기가 나오고

< 전람회의 그림 1 >은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세 번째 남성 성기를 찾는 부분에서 충격이였다.

< 즐거운 우리들의 천국 > 이삿짐센터에서 엑스트라 배우였던 그를 만났는데,

자신만만해하던 그는 이삿짐 밧줄을 타고 내려오다 떨어진다.

제목은 내용에 대한 반어법일까?

아들이 갖고 싶어하던 자전거를 미리 사다가 곡마단에 주고, 당첨된 것처럼 해주었던

< 위대한 유산 > 이야기.

좋은 사람에게 키워지고, 결혼도 하는등 잘 나가는 듯 하면서도 만만치 않은 인생 < 달콤한 인생 >.

< 깊고 푸른 밤 >은 작가가 미국에 갔다가 대마초에 중독된 가수를 만난 이야기를 기반으로

쓴 이야기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암울하고, 우울하고, 사람 사이의 관계 부재, 소통 부재,

어려웠던 상황에서의 사람들의 좌절, 성적 욕망, 실패, 포기등이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단편들을 있는 그대로 읽는 재미보다는, 곰곰히 생각해보고, 그 시대상을 떠올려보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보고, 어떤 인간 군상이 있는지. 어떤 마음들인지 생각해보며

읽을 때 더 흥미로울 수 있는 단편들이다.



* 본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d****i 2020.09.1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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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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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여섯 번째 [견습환자]는 1970년대의 한국사회의 산업화 급격한 현대화가 진행되던 때 사람들의 심리적인 변화를 잘 표현하였다. 최인호 작가는 고등학교 때 등단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고 몇 편은 영화화 되었다. 이 책에는 11편의 중 단편들이 수록되었는데 내가 아는 제목은 두 편 정도이다.   [견습환자] 습성 늑막염으로 입원하게 된 주인공은 환자들이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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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여섯 번째 [견습환자]1970년대의 한국사회의 산업화 급격한 현대화가 진행되던 때 사람들의 심리적인 변화를 잘 표현하였다. 최인호 작가는 고등학교 때 등단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고 몇 편은 영화화 되었다. 이 책에는 11편의 중 단편들이 수록되었는데 내가 아는 제목은 두 편 정도이다.

 

[견습환자] 습성 늑막염으로 입원하게 된 주인공은 환자들이 물고기처럼 조용히 지느러미로 미동을 하면서 병원을 유유히 떠도는 금붕어 같다고 생각하다 간호사나 의사들의 얼굴이 지극히 사무적으로 뻣뻣해 무표정한 얼굴에서 웃음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는 그들이 나의 환자라고 여기고 웃겨보려 애를 쓴다. 퇴원할 때 젊은 인턴이 웃음 띤 환영을 보면서 별 의미를 가질수 없었다. 왜냐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환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21/2]에서 예방주사를 맞고 통증으로 인해 잠을 자다 새벽에 깨어나 같은 집에 세 들어 살던 여자가 죽임을 당해 용의자로 경찰서로 간다. 여인에게서 임균을 검출했고 주인공 나는 약간의 몽유병이 있고, 광장공포증, 성병에 걸려 치료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캐치했다. 용의자들 중 범인은 있을까 왜 그녀를 죽였을까

 

[술꾼]은 아이는 아버지를 찾는다며 술집 문을 열며 들어선다. 사내들은 한잔하라고 술병으로 유혹하기도 하고, 외팔이 손 나이프로 위협도 당한다. “아이는 그 소주의 맛을 알고 있었다. 이제 한 잔 더 마신 후에 자기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p69)술이 얼마나 먹고 싶으면 없는 아버지를 팔까 고아원 보모에게 들키지 않는 방법을 아는 술꾼 꼬마가 깜찍하다.

 

[타인의 방]에서 사물이 주인이고 인간은 사물이 되어간다. 옷장 속의 옷들이 펄럭 춤을 춘다든가 꽃병에 꽃들이 춤을 추고 성냥갑 속에서 성냥개비가 중얼거린다. 내 몸은 석고처럼 굳어 있고 외출해서 돌아온 아내는 누군가 침입한 흔적은 있지만 잃어버린 것은 없어서 안심해버렸다. 대신 새로운 물건 하나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메모지 달랑 남기고 외출을 한다.

 

[처세술 개론]은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다산성 동물처럼 기회만 있으면 아이를 낳은 어머니, 열두명을 낳았지만 다섯 명이 살아남았다. 미국에 살고 계신 부자인 할머니가 오셨다. 어머니의 큰 어머님이신데 자손이 없어 유산 상속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모의 딸과 싸우다가 패주었는데 할머니에게 밉보이게 된다. 아버지는 오히려 내 아들 자격이 있다고 칭찬을 한다.

 

[황진이1]는 소문에 듣자하니 황진사의 서녀 황진이가 기생이긴 하나 인물, 인격, 서예도 특츨하고 눈도 높다 하고, 미녀라 하지만 한갓 관기녀에 불과한데 얼마만한 인물인가 술좌석에서 공언하고 걸어 걸어 온 사내는 황진이를 만날 수 있을까

 

[전람회의 그림1]은 주인공은 오유미와 결혼을 하기 위해 세 가지를 통과해야 한다. 백사십 센티에 체중이 사십인 그는 힘 자랑, 오빠를 웃기기도 통과하였다. 세 번째 관문에서 잃어버린 남성 성기를 찾는 거였다. 박물관에서 박제 되어 있는 성기를 발견했다.

 

[즐거운 우리들의 천국]에서 나는 유리창 닦기, 선전 벽보 붙이는일, 종이봉투 만드는일, 구공탄에 불을 붙여 파는일, 그림책을 팔고 세차장에서 차를 닦아 주는 일 등을 하다 이삿짐센터 직원이 되었다. 그때 만난 그 녀석은 한때 엑스트라 배우였단다. 오층에서 떨어지는 건 밥 먹는 것보다 쉽다며 이삿짐을 올린 밧줄을 타고 내려가다가 허공을 떠서 땅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 녀석은 무사할지 모를 일이다.

 

[위대한 유산]은 어린 날을 회상하면 전쟁과 폭격으로 가단하던 시절 알코올중독자나 다름없는 아버지가 내가 갖고 싶던 자전거를 미리 사서 곡마단에 가져다 주어 당첨 된 것처럼 기적을 베풀어 준 것이 위대한 유산이 되었다.

 

[달콤한 인생]은 전쟁 중 여주의 친정집으로 피난을 가던 여인에게 태어난 는 마음씨 좋은 사람에 의해 키워지고 가출과 소매치기의 삶을 살다 부자인 아버지를 만나 피아니스트 아내를 맞이하지만 인생은 호락하지 않다. 절망한 순간 플랫폼에 뛰어들려는 순간 악마와 천사가 마지막 승부를 겨룬다.

 

[깊고 푸른 밤]의 대마초에 중독된 전직 가수 준호는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도피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그냥 아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는데 마약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고물차와 선배인 그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달리기로 한다. 저자가 미국에서 낭인생활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소설에서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작품은 [전람회의 그림1]이다. [견습환자]를 읽고 1970년대의 한국사회가 한국문학사에서 어둡고 절망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g****n 2020.09.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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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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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 습 환 자 최인호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0062013년 소설가 최인호는 우리 곁은 떠났다. 짧은 순간 불꽃같은 작품들을 우리에게 마구 쏟아낸 후 그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내게 한없이 사랑을 준 연인이 떠난 느낌이랄까? 요즘 내가 읽는 근현대사 책에 최인호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면서 그에 대한 생각이 더욱 애틋하다. 요즘으로 보면 한창인 60대라는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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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 습 환 자 


최인호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006



2013년 소설가 최인호는 우리 곁은 떠났다. 짧은 순간 불꽃같은 작품들을 우리에게 마구 쏟아낸 후 그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내게 한없이 사랑을 준 연인이 떠난 느낌이랄까? 요즘 내가 읽는 근현대사 책에 최인호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면서 그에 대한 생각이 더욱 애틋하다. 요즘으로 보면 한창인 60대라는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간 최인호. 그가 살아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최인호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은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서평을 쓰기 전에 고인에 대해 잠시 애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견습환자》

19살 나이에 한국일보 신춘문예 고시를 통과한 최인호. 당시 '천재'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 신이 있다면 최인호의 손을 빌려 글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습성 늑막염에 걸린 주인공은 입원생활을 한다. 약품 냄새가 나는 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알루미늄 식기처럼 반짝거리는 얼굴을 하고 단한번도 웃지 않는다. 그는 젊은 인턴을 관찰하고 그를 웃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의사는 웃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마냥 단 한번도 웃지 않는다. 퇴원하던 날 그 젊은 인턴에 어떤 아름다운 여인과 파라솔 밑에서 콜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 젊은 인턴이 웃음을 띤 것 같은 환영을 보면서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상대적인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입원 생활은 금붕어 같고 모든 환자들은 양순한 민물고기처럼 조용히 지느러미로 미동을 하면서 병원을 부유하고 있다'는 문장이 정말 와닿았다. 병원생활을 오래하면 그럴지도.




《2와 1/2》

장티푸스 예방주사를 맞은 주인공은 같은 집에 세 들어 살던 여자의 죽음의 용의자로 경찰서에 간다. 경찰은 그들 중 범인을 찾으려 하고 함께 잡혀온 용의자들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기계 소리, 타이프 소리, 농지거리, 부장의 하품, 끈적이는 땀, 끈끈한 비의 감촉, 목덜미를 핥다. 시금치 끓이는 냄새, 눅눅한 습기 냄새, 칼날의 번득임, 식민지 냄새 등 무겁고 음침한 시대가 그의 언어를 통해 전해지는 작품이었다. 범인이 누군지도 아이러니다. 제목이 2와 1/2인 것은 무슨 의미일까? 




《술꾼》

아이는 술집 문을 열고 들어서며 아버지 '국승현'을 찾으러 왔다고 한다. 엄마가 다 죽어간다며. 아이를 향한 술집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그냥 캴캴캴 웃어버리는 사람, 외팔이 남자는 나이프로 위협한다. 술짐 여주인은 술을 주돼 다시는 오지마라고 한다. 술에 취해 쓰러진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낸다. 그 돈으로 술집으로 간다. "아바진 이제 필요 없시요."라고 말하며 술을 사 마신다. 고아원으로 돌아가면서 혼날 것을 걱정한다. 아이에게는 처음부터 죽어가는 어머니도, 구리로 금을 만들 줄 아는 재주를 가진 아버지도 없었다. 완벽한 어른 아이다. 언덕 아래에서 차가운 먼지 냄새 섞인 바람이 불어온다.




《타인의 방》

너무 피로해서 쓰러질 것 같은 그는 출장 마치는 날보다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는 없다. 다만 출장날에 맞춰 친정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거짓 편지를 써놓고 가버렸다. 그는 굳은 빵 몇 조각을 먹고 아내가 목욕을 했는지 더러운 구정물이 그대로 단긴 욕조 물을 빼고 샤워를 한다. 아내가 씹다 붙여놓은 껌을 떼서 씹어본다. 기분이 유쾌해진다. 집이란 즐겁고 아늑한 곳이라고 중얼거린다. 옷장의 거울, 소켓의 두 구멍, 빈 그릇, 성냥통, 촛대 아내가 없는 집에서는 사물들이 말을 건다. 내 방인데 철저히 타인의 방이다. 70년대 산업화로 도시인들이 겪을 소외 현상이 잘 표현된 수작이다. 지금은 너무도 익숙한 아파트가 70년대 초기에는 낯설게만 느껴졌을 터.




《처세술 개론》

다산성 동물처럼 기회만 있으면 아이들 낳는 엄마, 늘 뱃속에 됫박을 차고 있는 것처럼 애를 배고 있고 아버지는 술주정뱅이. 자식 없는 돈 많은 이모할머니의 유산을 두고 이모의 딸과 경쟁을 벌이는 이야기. 할머니가 잠들자 이모의 딸은 비아냥 거리며 화를 돋우고 결국 쌈닭 같은 여자애를 때리고 만다. 잠에서 깬 할머니에게 쫓겨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에게 혼날까 봐 주눅이 들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잘했다고 칭찬하며 껄껄 웃는다. 웃음의 의미는 뭘까?




《전람회의 그림 1》

이 작품은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좀 난해했다. 오유미는 김영호에게 세 관문을 통과해야 자신과 결혼할 수 있다고 한다. '힘의 자랑' '오빠 오진태를 웃기기' '두 관문을 통과해야 알 수 있다는 세 번째 관문' 의 세 가지다.  그는 오유미를 차지하기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한다.  잃어버린 남성, 박제된 남성.  그는 광고를 내서 찾을까 생각도 한다. '물건을 찾습니다. 어젯밤 본인은 나의 성기를 잃어버렸습니다." 그 자체를 찾으러 다니지만 결국 박제된 것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허망해한다.  결국 그가 찾으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금부터는 지극히 사적인 견해를 더하자면,  《황진이》의 사내나 《2와 1/2》의 이서영 등은 요염한 여인과의 정사, 여자의 육체, 성적 쾌락을 꿈꾸는 동시에 여성의 욕정을 아주 하급한 것으로 치부한다. 이들은 여인의 육체를 절절히 꿈꾼다. 너무나 많은 부분에 묘사돼 있어서 다 타이핑하기도 힘들 분향이다. 끝없이 갈구하면서 동시에 더럽다고 애써 침 뱉는 아이러니는 뭔가? 이 작품과 비슷한 시기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다. 요즘 이런 글을 쓴다면 작가의 정체성마저 의심받지 않았을까? 왜 한국문학에서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여성은 도덕적인 기준으로 응징하는가?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가 법의 심판을 받아 금서 처분되고 실형이 선고된 점을 보라! 심지어 1990년대 초반의 일이다. 반대로 자유분방한 남성이라면 그것을 성적인 능력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 무슨 콤플렉스인가? '청년 문학' '자유분방함'의 기준으로도 여성의 성적 타락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타락'이었다는 사실에는 동감할 수 없다. 최인호의 《견습 환자》 한 권으로 내리는 판단이 아니다. 한국문학을 접하면서 수많은 작품에서 느끼는 점이었다. 이 부분조차 뛰어넘는 시대를 초월한 작가는 내가 알기로는 없는 것 같다. '천재 청년 작가' 를 포함 대부분의 작가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도덕'이라는 기준에 갇혀있다. 아! '성'은 왜 이렇게 폭력적으로 그려지는가?  다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즐거운 우리들의 천국》 《위대한 유산》 《달콤한 인생》 등 뒤쪽의 작품들은 감동을 전해주는 것들이었다. 앞쪽의 작품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다. 소설 속 주인공으로 대표되는 그 시절 우리네 삶은 벽보를 붙였지만 한 번도 그 벽보가 가리키는 장소에 나가보 적이 없는, 암표를 팔았지만 딱 한 번 빈자리 옆에 앉아 있었을뿐더러 봉투를 열심히 붙였지만 편지를 보내본 적 없고, 구공탄에 열심히 불을 붙였지만 그것을 쪼인 적은 없으며 그림책을 팔았지만 한 번도 그 짓을 해 본 적이 없는 가난한 삶이었다. 이런 것을 시대성이라 할 수 있겠다. 밧줄에 간신히 의지해 결국 허공으로 사라져가는 순간에서야 희미한 웃음을 짓는. 




어린 시절은 누구에게나 아릿한 추억으로 기억된다. 집이 가난했든 부자였든.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에게 그런 여유는 없다. 《위대한 유산》의 나. 전쟁과 폭격으로 거리에서 죽은 즐비한 시체, 피와 아우성, 굶주리고 헐벗고 증오와 적의에 차 있는 어린 시절의 상흔. 아버지는 알오올 중독자, 엄마는 밤마다 역으로 숨어들어가 무개화차에서 부린 연탄과 조개탄을 훔쳐내오는, 형은 미군부대 철조망 근처에서 껌이나 초콜릿이나 담배 따위를 얻어먹는 똘마니, 누이는 양갈보 하기엔 너무 키도 작고 밉상스러운 얼굴, 진종일 우는 동생, 나는 열 살로 미군 부대 고정 쇼리로 취직되어 구두도 닦아주고 사물함도 챙겨주고 잔심부름을 한다. 겨우 열 살이라는 나이에 세상 너머의 것을 다 알아버린. 전쟁만 없었다면 이들의 삶을 이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놈의 전쟁만 없었더라면! 어느 날 동네에 들어온 서커스. 자전거를 경품으로 주는데 날마다 서커스 구경을 가다가 아버지와 마주친다. 술주정뱅이인 아버지는 걱정말라고 81번 번호표를 뽑으면 꼭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거라고 약속하는데... 아버지는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그 돈으로 미리 곡마단의 자전거를 사둔다. 아버지는 약속을 지키고 소년은 소원을 이룬다.





천사와 악마는 아이의 인생을 걸고 격돌한다. 《달콤한 인생》에서 우리는 누구나 태어날 때 한 손에는 천사를 다른 한 손에는 악마와 손잡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한편의 동화 같은 인상을 주었다. 버려진 고아이자 소매치기이며 전과자인 '박순택'은 부자인 친아버지를 만나 잠시 '한선우'로 살아가지만 행복은 그리 길지 않다. 모든 것을 잃은 그는 마지막 지하철역에서 바닥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고 죽는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참으로 역설적인 제목이다. 여주인공 이름 '유미'는  앞에 《전람회의 그림 1》의 여주인공도 유미였다. 실제로 내 삶을 두고 천사와 악마가 격돌한다면 어떨까? 천국과 지옥 사이에 서 있다면? 이것은 2001년의 작품이다.




하나같이 찌그러진 삶의 군상들 《깊고 푸른 밤》대마초에 중독된 전직 가수 준호도 마찬가지다. 허무, 권태, 분노, 증오 삶은 폭력 아닌 폭력으로 다가온다. 개인에게 온전히 떠맡겨진 삶은 그러나 지극히 사회적인 폭력에 휘둘린다. 치고받는 폭력이 아니다. 나를 둘러싼 '이데올로기', '사회적 규범',' 도덕', '집단 가치' 등 모든 것이 폭력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다. 우리는 깊은 우울을 품은 채로 그래도 살아내야 하는 굴레에 갇혀있지는 않은가를 생각해보는 작품이었다. 삶을 포기할 수 있는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은 삶. 우리는 결국 삶을 이겨내지 못했다. 무릎담요를 덮고도 달달달 무릎이 시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문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감수성 진한 청년작가, 70년대 청년문화의 기수로 불세출의 작품을 남긴 최인호! 유머와 허무의 사이 저 어딘가쯤 있는. 작가에게는 무릇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소위 '글 좀 쓴다'하는 의식 있는 작가들은 모두가 거대 권력에 맞서던 70년대. 그의 작품은 어떤 식으로 권력과 맞섰나? 대중성을 띠고 많이 읽히고 영화화, 상업화되었다. 반면 시대정신이 살아있는 그가 쓴 역사소설은 상대적으로 대중화되지 않아서 아쉬운 면도 있다. 이번에 최인호의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느낀 점이다. 고인의 유작인 《낯익은 타인의 도시》를 읽어보련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시리즈 중 마지막 《견습 환자》의 리뷰를 마치며 '오래된 연인 떠나보내 듯'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동안 문학동네 한국문학 시리즈 도서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네이버 카페 리딩 투데이 영부인님께 무한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리딩투데이 카페로부터 책을 협찬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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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사락 r******7 2020.09.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국적 모더니티의 탐구를 여실하게 증명하는 작품
"한국적 모더니티의 탐구를 여실하게 증명하는 작품" 내용보기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4권. 최인호는 산업화 시기 한국의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일상적이고 심리적인 변화에 누구보다 예민했던 작가이다. 그의 작품들은 현대사회가 야기하는 병리적 강박, 인간소외와 물신화(物神化) 현상, 합리성의 외피 밑에 숨어 있는 원시적이고 파괴적인 욕망의 분출과 같은 민감한 증세에 대해 탁월한 접근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가 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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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4권. 최인호는 산업화 시기 한국의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일상적이고 심리적인 변화에 누구보다 예민했던 작가이다. 그의 작품들은 현대사회가 야기하는 병리적 강박, 인간소외와 물신화(物神化) 현상, 합리성의 외피 밑에 숨어 있는 원시적이고 파괴적인 욕망의 분출과 같은 민감한 증세에 대해 탁월한 접근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가 누린 대중적 인기 탓에 종종 간과되곤 하지만 한국적 모더니티의 탐구를 여실하게 증명하는 작품들을 모아냄으로써 그의 문학사적 가치를 다시 한번 충실하게 조명하고자 했다. 이와 같은 취지에 따라 <견습환자>(1967), <2와 1/2>(1967) 등 총 열한 편의 작품들을 묶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1970년대의 한국사회가 한국문학사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어둡고 절망적이었음을 알게 된다. 최인호의 작품들은 권력이 공적 영역뿐만 아니라 사적 영역까지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권력의 바깥과 같은 것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음을 일찌감치 선취해 보여주고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8 2014.03.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견습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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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견습환자, 2와 1/2, 술꾼, 타인의 방, 처세술개론, 황진이1, 전람회의 그림1, 즐거운 우리들의 천국, 위대한 유산, 달콤한 인생, 깊고 푸른 밤. 최인호 작가의 책이 교과서나 문제집 지문 어딘가에서 등장했던게 아니라면 여기 실린 모든 단편들과 나는 첫만남일 듯 하다. 눈에 익은 작품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좀 어색한 느낌이었다.   첫만남의 첫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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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견습환자, 2와 1/2, 술꾼, 타인의 방, 처세술개론, 황진이1, 전람회의 그림1, 즐거운 우리들의 천국, 위대한 유산, 달콤한 인생, 깊고 푸른 밤. 최인호 작가의 책이 교과서나 문제집 지문 어딘가에서 등장했던게 아니라면 여기 실린 모든 단편들과 나는 첫만남일 듯 하다. 눈에 익은 작품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좀 어색한 느낌이었다.

 

 

첫만남의 첫 감상은 좀 허무해서 등장하는 첫 단편 견습환자를 읽고는 이게 뭐지? 라고 생각했다. 냉장고에 안들어간 생수를 마시는 것 같이 미적지근하니 굉장히 맛없는 단편이었기 때문이다. 늑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나"는 언젠가부터 의사들을, 정확히는 한 인턴을 웃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병원에 입원하고 열닷새가 될 때까지 그들 중 누구의 웃음도 본 일이 없다는 것도 이상했지만 의사가 웃으면서 환자를 진료한다면 환자가 얼마나 심리적 위안을 받겠냐 싶어 "나"는 뜬금없는 책임의식을 느꼈던 것이다. "나"는 꾀병을 부리기도 했고 인턴 앞에서 여러 농담도 던지지만 그는 완전 무관심, 무반응, "나"의 자존심은 갈래갈래 찢어진다. 결국 "나"는 병실 문 앞의 이름표를 바꿔버리는 소동을 일으키지만 누구도 이 소동에 대해서 시끄럽게 떠들거나 책임을 묻거나 하물며 농담하며 웃음을 터트리지도 않은 채로 퇴원의 시간이 다가와 버린다. 동생의 차를 타고 병원을 빠져나가는 길 "나"는 환영처럼 웃음 짓는 인턴과 그의 앞에서 무어라 손짓하며 얘기를 나누는 아가씨를 보게 된다. 연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인턴을 잘 요양시켜주기를 소망하며 "나"는 양순한 민물고기 같던 환자의 일상에서 소시민으로써의 길고 긴 방황의 생활로 되돌아간다. "실상 저는 말입니다. 달력을 보며 세월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이 만화를 보면서 일주일이라는 공간을 의식하는 것 뿐입니다."(p21) 휴게실에서 토요일판 신문의 어린이용 부록 만화를 읽으며 다음 호를 기다리는 인턴의 재미있다는 말과 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표정한 표정이 그나마 인상 깊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느낌이 확 달라지게 된 건 세번째 단편 술꾼 때문이었다. 예상치 못한 인물의 정체성, 전개, 결말까지. 완전히 놀란 나는 술꾼을 올해 읽은 최고의 반전 작품으로 꼽았을 정도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작은 아이가 어버지를 찾아서 술집 안으로 머리를 들이민다. "난 아바질 다리러 왔시요."/"국승현이야요. 국승현"/"오마니가 죽어가고 있시요. 좀 전에 피 토하는 걸 보고 막 뛔나왔시요. 아바지는 날 보구 오마니가 죽게 되믄 이 술집에서 술이나 파먹구 있갔으니, 이리로 오라구 했시요."(p61) 아버지 이야기를 할 적엔 그 얼굴이 대백과사전 한 페이지처럼 충만해지던 꼬마의 얼굴은 어머니 얘기를 하면서는 허공을 극적으로 쳐다본다.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이 술집에 없다. 술독에 빠진 어른들 중 한 명이 너희 아버지는 벌써 갔다며 다른 술집으로 가보라 한다. 독자는 술꾼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싹뜨고 어린 것의 아버지 찾아 삼만리 하는 여정에 마음이 슬퍼진다. 똘똘이 똘똘이 하면서 어린 것을 붙들어 술 한 잔 마시라며 어깃장을 놓는 놈을 보며 인간인가 싶어 화도 난다. "너무 취해서 집을 저주하고, 마누랄 저주하고, 맏아들을 둘째아들을 저주하고, 생활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원수놈의 월급을, 도대체가 살아가는 그 자체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저주하기 시작"(p63)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가당찮다. 그런데, 그랬는데, 결말에 가 닿고 보면 그 가당찮은 마음이 어쩔 줄 모르겠는 상태로 변하고 내가 뭘 본건가 어리둥절하고 모든 상황들을 이해하면서부터는 울컥한 마음에 다음 단편으로 쉬이 넘어가지도 못한다. 무슨 이런 글이 있나 싶었다.

 

안타깝게도 이후의 소설들은 술꾼만 못했는데 소재와 내용 전개가 영 내 취향이 아니었다. 언어적 육체적 폭력의 장면들이 과감하거나 시원하거나 통쾌하다기 보다 불결하거나 지저분하고 징그러운 느낌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위대한 유산이나 달콤한 인생은 톨스토이 단편선처럼 교훈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좀 지루했다. 평론가의 해설을 읽으면 좀 다르게 와닿는 단편이 있었겠지만 이 감상 이대로 마무리해도 좋을 것 같아 해설집은 패스한다.

 

YES마니아 : 로얄 a********0 2020.09.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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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환자, 최인호,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6
"견습환자, 최인호,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6" 내용보기
견습환자, 최인호,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6     입원생활은 금붕어 같은 생활이었다. 모든 환자들은 양순한 민물고기처럼 조용히 지느러미로 미동을 하면서 병원을 부유하고 있었다.    2013년 9월 25일, 최인호 작가의 별세일이다. 어쩌다 보니 최인호 작가의 작품에 대한 리뷰를 오늘 쓰게 되었는데 꿰맞추자니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도 싶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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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환자, 최인호,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6

 

 

 

 

 

입원생활은 금붕어 같은 생활이었다. 모든 환자들은 양순한 민물고기처럼 조용히 지느러미로 미동을 하면서 병원을 부유하고 있었다.

 

 

 


2013년 9월 25일, 최인호 작가의 별세일이다. 어쩌다 보니 최인호 작가의 작품에 대한 리뷰를 오늘 쓰게 되었는데 꿰맞추자니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도 싶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게 딱히 없다. 그럼 그냥 넘어가야지.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인 고 최인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춘문예에 입선해 등단했으니,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자라는 타이틀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리뷰 도서 중단편모음집인 "견습환자" 속 단편 <견습환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마침 세상이 시끄러웠던 시절, 군부독재와 산업화로 인간 소외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었던 그때 최인호는 단편 위주의 소설을 발표한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6 최인호의 "견습환자"에 실린 단편들은 대체적으로 암울하고 극단적이기도 하며 존재의 허무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습성 늑막염에 걸린 주인공이 오히려 단 한 번도 웃지 않는 젊은 인턴을 환자처럼 여기며 관찰하는 <견습환자>, 장티푸스 주사를 맞아 몸이 불편한 날 같은 집에 세 들어 살던 여자의 살인 사건 용의자로 몰려 경찰서에 간 출판사 직원 이야기 <2와 1/2>, '다 죽어가는 엄마' 소식을 전하겠다고 마을 곳곳의 술집을 돌며 아버지의 행방을 찾다가 고주망태가 되어버리고는 고아원으로 향하는 아이<술꾼>, 출장 예정보다 하루 일찍 집으로 돌아온 남자가 아내의 거짓 편지를 읽고 불쾌해하다가 아내가 씹다 붙여놓은 껌을 씹으며 유쾌해지는 마치 내 집인 듯 남의 집인 듯 환상체험 같은 느낌의 <타인의 방>,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 지시를 받아 돈 많은 이모할머니의 유산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아이<처세술 개론>,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만 결혼할 수 있다는 여자에게 빠져 있다가 남성을 잃어버린 남자 이야기 <전람회의 그림 1> 등에서는 어쩐지 남성우월주의와 깊은 허무, 주눅든 여성상이 그려진다.
나머지 단편들에 대한 언급은 그만두기로 한다. 대체적으로 여성에 대한 경멸감이 깔려 있달까! 이게 어쩌면 그 당시 문학의 굴레였을까? 물론 지금도 여성의 성 상품화는 문학의 주요 소재이지만 나름 한국문학전집이라는 거대한 타이틀을 달고 나온 책에서 여성의 욕정을 저급하게 다룬 부분을 계속 발견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은 리뷰를 쓰기도 싫을 정도였다. 그후 읽은 단편들마저 감동을 애써 눌러버린 나로서는 리뷰의 방향을 잡는 것도 힘들었던 중단편선이다.

 

 

 

 

 

 

 

 


대한민국, 본의 아니게 나이만 서른 살 이상 먹어버린 사람들이 주머니 속에 으레 스페어로 가지고 다니는 또 하나의 나.
이렇게 멋진 문구 때문에 잠깐 혹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작품을 읽어갈수록 "바보들의 행진", "고래 사냥" 등 굵직한 작품을 남긴 최인호에 대해 느꼈던 초반의 흥미가 와르르 무너져 유감스럽게도 '최인호의 작품은 더는 읽고 싶지 않다'는 좁은 소견을 가지게 한 소설집,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06 최인호의 "견습환자"이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함시도 #견습환자 #최인호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통속소설


 

p********g 2020.09.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