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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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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도블라토프는 그 이름 말고도 작가와 많은 것을 공유한다. 소비에트 연방 시기의 젊은 시절, 성취되지 않는 무엇, 그와 닿은 코미디적 현실, 미국으로의 이민 그리고 여행 가방. 이야기는 여행 가방에 담긴 특별치 않은 물건들―셔츠, 얄말, 양복, 단화, 모자, 장갑 등―에 얽힌 사연들로 풀어진다. 각각의 사연들은 소비에트 러시아의 모순과 고집으로부터 비롯되었지만 그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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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도블라토프는 그 이름 말고도 작가와 많은 것을 공유한다. 소비에트 연방 시기의 젊은 시절, 성취되지 않는 무엇, 그와 닿은 코미디적 현실, 미국으로의 이민 그리고 여행 가방.

이야기는 여행 가방에 담긴 특별치 않은 물건들―셔츠, 얄말, 양복, 단화, 모자, 장갑 등―에 얽힌 사연들로 풀어진다. 각각의 사연들은 소비에트 러시아의 모순과 고집으로부터 비롯되었지만 그 불공정하고 부정의한 삶을 부여받아야 했던 작가는 보란 듯 부(不) 무게를 덜어내고 이야기를 엮어낸다. 어두운 통로로만 세상에 글을 내놓을 수 있었던 그가 원고지를 채워가는 뒷모습을 상상해본다. 암울과 분노와 조롱을 담아 여행 가방에 하나씩의 물건들을 내려놓고 응시했을 그의 모습을. 그따위 아무것도 아니니까 유쾌한 문장에 담아 세상에 내놓는 모습을.

작가에 대해서도, 작품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이 읽게 된 책이다. 읽은 직후에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으나 그 무감(無感)을 몇 번의 밤낮 그대로 놓아두었더니 달라진고 만다.

원한 적 없었음, 이런 삶.

그래도 살았음, 그 삶, 욕지기났지만.

그런데 어쩌나, 내가, 이긴 것 같은데?

멋대로 짐작해보며 독서후담 끝.

 

m******6 2019.11.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