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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이 융합을 통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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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gence를 굳이 번역하자면 수렴이나 집합, 집중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낱말의 번역 상의 의미를 넘어선다. 피터 왓슨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 나아가 심리학, 경제학, 철학 등등의 학문들이 생성되고 융합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convergence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개별 분과 학문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적인 차원에서 현대 학문을 포괄적으로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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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gence를 굳이 번역하자면 수렴이나 집합, 집중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낱말의 번역 상의 의미를 넘어선다. 피터 왓슨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 나아가 심리학, 경제학, 철학 등등의 학문들이 생성되고 융합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convergence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개별 분과 학문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적인 차원에서 현대 학문을 포괄적으로 파악하는 방편으로서, 과정으로서, 혹은 그 결과로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현대 과학이란 이런 convergence를 통하지 않고서는 돌파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전개 양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주 다른 차원의 문제다. 물리학을 아는 사람이 생물학을 얘기하기 힘들고, 생물학을 아는 사람이 경제학을 얘기하기 힘들다. 현대 학문이 융합의 길을 걸어온 것도 사실이지만, 그 융합 과정에서 더욱 분화의 과정을 거쳐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물리학에 바탕을 둔 저자의 경우는 생물학 파트가 피상적이거나 부실해지고, 생물학을 전공한 저자는 물리학에 관해서는 아주 간략한 이해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통합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전공 쪽으로 기울어진 융합을 얘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그런 경우를 에드워드 윌슨에게서 볼 수 있다. 통섭이라는 용어로 번역되어 온 consilience는 명백히 생물학을 벗어난 분야에서는 불편부당한 방향이라 여길 수 있다).

 

그러나 피터 왓슨의 경우는 다르다. 일단 그는 과학자가 아니다. 그는 저널리스트였고 문화사가다. 인류의 지성사에 관해서 쓰는 사람이다. 『생각의 역사』나 『거대한 단절』, 『무신론자의 시대』를 보더라도 그가 과학에 관한 책을 본격적으로 쓸 것이라고는 예측할 수 없다. 그에게는 물리학이든, 화학이든, 생물학이든 어느 쪽을 더 편들 경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는 과학의 어느 분야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융합을 얘기할 수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른바 언론인 출신 문화사가라는 그가 이해하고 있는 과학의 수준이다. 물리학은 물리학대로, 화학은 화학대로, 생물학은 생물학대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그저 권을 읽은 수준이 아니다. 물리학과 화학은 다른 관련 교양 서적에서 쓰고 있는 것을 쉽게 이해되게 뿐이지, 수준이 낮지 않다. 아니 이해하고 있고 편견이 없어서 쉽게 이해되도록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전작들을 보더라도 과학에 관해서 이렇게 있으리라고는 전혀 짐작을 수가 없는데,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빌 브라이슨처럼 공부하는 과정으로서의 과학에 대한 이해와 글쓰기가 아니라 원래부터 그만큼의 연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터 왓슨은 대단한 천재이거나, 대단한 공부벌레이다. 아니 둘 다일지도 모른다. 박학(博學)이라는 표현도 별로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

 

피터 왓슨은 다른 교양 과학서와는 달리 물리학, 화학, 생물학을 모두 다루고 있으며, 거기에 나아가 철학, 경제학, 심리학 등을 다룬다. 학문들이 서로 소통하며 통일된 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그 기점을 1850년대로 잡는 것 역시 특이한 점이다. 1850년대에 일어난 일이, 바로 엔트로피의 발견과 자연선택설의 발견이다. 우리는 지금 엔트로피를 화학에서 배우고, 자연선택설은 생물학에서 배우지만, 그 이론과 발견이 나오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에서의 발견이 서로 융합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피터 왓슨은 지적하고 있다. 그 시기로부터, 바로 그 융합의 과정으로부터 현대 과학이 비롯되었다. 지금의 물질과 생명에 대한 이해, 지구에 대한 이해,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는 심오해지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단계까지 나아갔다고 본다.

 

옮긴이 이광일은 디테일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 책의 취지가 현대 과학이 과학 내의 분야가 어떤 상호 작용을 거쳐서 형성되었고, 인문학, 사회학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서 각 분야의 상호 작용을 깊이 이해하는 취지에서 보아도 이 책은 하나의 지침서가 될 수 있다. 훨씬 자세히 읽더라도 손색이 없다는 얘기다. 즐겁게 읽을 수도 있지만, 심각하게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제 피터 왓슨을 완전히 믿게 되었다(그가 쓴 책 내용을 모두 믿는다는 게 아니라 그가 쓴 책을 믿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2018.02.20. 신고 공감 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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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내용, 아쉬운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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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의 융합 역사를 개관한 놀라운 책. 과학자가 아닌 저자가 과학사학자보다 더 폭넓게 다룬 훌륭한 책이나, 인문학자인 역자의 한계와 부족한 편집으로 오역과 오자가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개정판에서는 수정 요청드립니다.40페이지 찬사를 아까지 않았다 -> 아끼지 않았다67페이지 최소 가능 온도는 화씨 -273도라는 -> 섭씨 -273도라는204페이지 이어 원자와 양성자 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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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의 융합 역사를 개관한 놀라운 책. 과학자가 아닌 저자가 과학사학자보다 더 폭넓게 다룬 훌륭한 책이나, 인문학자인 역자의 한계와 부족한 편집으로 오역과 오자가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개정판에서는 수정 요청드립니다.

40페이지 찬사를 아까지 않았다 -> 아끼지 않았다

67페이지 최소 가능 온도는 화씨 -273도라는 -> 섭씨 -273도라는

204페이지 이어 원자와 양성자 외에 -> 전자와 양성자

232페이지 왕립화학대학을 설립했다 -> 왕립화학대학에 입학했다

326페이지 오펜하이머와 퍼트넘도 -> 오펜하임과 퍼트넘도 

326페이지 오펜하이머와 퍼트넘은 -> 오펜하임과 퍼트넘은 

492페이지 론풀랑의 수석 화학자 -> 론풀랑크의

580페이지 토토메리 현상 -> 토토머화

 

s****1 2020.08.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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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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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 저자의 대표작인 '생각의 역사' 만큼 길진 않지만. 사실 '생각의 역사'에서 과학분야만 축약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길다. 좋은 의미다. 긴만큼 오랫동안 과학의 역사를 재미있게 훑어볼 수 있다. 안좋은 의미로는, 결국엔 읽을때는 즐겁지만 남들한데 얘기할 거리를 찾을려고 기억을 더듬어보면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마치 긴 미니시리즈를 하루에 다 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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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 저자의 대표작인 '생각의 역사' 만큼 길진 않지만. 사실 '생각의 역사'에서 과학분야만 축약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길다. 좋은 의미다. 긴만큼 오랫동안 과학의 역사를 재미있게 훑어볼 수 있다. 안좋은 의미로는, 결국엔 읽을때는 즐겁지만 남들한데 얘기할 거리를 찾을려고 기억을 더듬어보면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마치 긴 미니시리즈를 하루에 다 본것 같다고 할까. 분명 재미있는 내용이고 대강의 흐름은 알게되지만 각 편의 특정 장면들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여기 저기에서 읽어봤던 과학의 역사를 컨버전스의 개념으로 다시 읽어보게 된 것만으로도 올해의 소득이 아닐까 싶다. 물론 한 번 더 읽어볼 수도 있다. '생각의 역사'를 원서 후에 번역본으로 다시 읽은 것처럼.

YES마니아 : 플래티넘 n******8 2023.07.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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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능력의 확장을 원한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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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학문을 색다른 통찰력을 바탕으로 수렴해 가는 내용...저자가 상당히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그만큼 방대하고 다양한 내용을 다뤘다..어떻게 이 학문을 저 학문과 연결시킬까.. 하는 의구심을..아~!! 하는 감탄사가 나올만큼 잘 다뤘다.이런 관점에서 책을 쓰는 것도 힘들 뿐더러 그 많은 페이지를 그렇게 잘 설명하는 것도 힘들것이다.그럼에도 불구
"지적능력의 확장을 원한다면 강추.." 내용보기

다양한 학문을 색다른 통찰력을 바탕으로 수렴해 가는 내용...

저자가 상당히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방대하고 다양한 내용을 다뤘다..

어떻게 이 학문을 저 학문과 연결시킬까.. 하는 의구심을..

아~!! 하는 감탄사가 나올만큼 잘 다뤘다.

이런 관점에서 책을 쓰는 것도 힘들 뿐더러 그 많은 페이지를 그렇게 잘 설명하는 것도 힘들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해냈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매를 망설였지만, 내 지적인 능력을 확장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b******n 2019.02.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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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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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gence는 여러 가지 것들이 통일이나 단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 혹은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합쳐지는 일을 뜻한다. 아직 해당 개념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번역 용어가 정립되지 않아서 이 책에서는 주로 원어 그대로 '컨버전서'라고 쓰되, 맥락에 따라 '수렴'으로 옮기기도 했다. 책 날개에 적힌 글.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이 글을 읽는 동안 '통섭'이라는 단어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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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gence는 여러 가지 것들이 통일이나 단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 혹은 여러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합쳐지는 일을 뜻한다. 아직 해당 개념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번역 용어가 정립되지 않아서 이 책에서는 주로 원어 그대로 '컨버전서'라고 쓰되, 맥락에 따라 '수렴'으로 옮기기도 했다.

책 날개에 적힌 글.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이 글을 읽는 동안 '통섭'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무언가로 수렴이 아니라 무언가로 전환이나, 또 다른 것으로 나아가는 확장개념이 떠올랐다.

YES마니아 : 로얄 k********l 2023.01.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