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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나쁜 점도 없고, 특별히 좋은 점도 없는 평범한 로맨틱 코메디 입니다. 추천하기에도 그렇고, 보지 말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음.... 특별히 할 일 없을 때, 시간 아까워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영화인것 같습니다. ======== 영화의 내용은, 특별히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을 보장받지는 않는 직업인 동물원 직원인 그리핀은 여자친구에게 청혼했다가 거절 당하고 차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아픔을 일로 승화시킨지 5년, 나름 인정 받는 성실한 직원인 주인공은, 동생의 결혼식에서 옛 여자친구(스테파니)를 만나게 됩니다. 스테파니는 나름 직장에서 인정 받는 그리핀을 보니, 왠지 좀 아깝기도 한 것 같아서, 다시금 그리핀에게 접근해봅니다. 아직 지난 사랑을 못 잊은 그리핀은 어쩔줄을 모르고, 그런 그리핀을 도와주기 위해서, 그동안 그리핀에게 보살핌을 받았던 동물원의 동물들 (코끼리, 기린, 원숭이, 고릴라, 사자 부부..)들이 그리핀을 도와줍니다. 그런데 딱히 동물들의 활약은 별로 없습니다. 동물원을 벗어나면, 동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니까요... 그냥 말상대를 해 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핀은 동물들의 조언을 받아서, 스테파니와 다시금 연인 관계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스테파니가 그리핀에게 청혼하려는 순간, 그리핀은 사실 동물원 수의사였던 케이트를 진정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당했던 청혼의 거절이라는 수모를 스테파니에게 그대로 되돌려주고, 케이트에게로 달려갑니다. 뭐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로멘틱 코메디의 흐름인, "너무 가까이 있어서 몰랐던 진정한 사랑을 마지막에 찾고 그 사랑으로 행복해진다" 라는 주제에 부합합니다만, 그 과정에서 특이한 점을 갖고 있습니다. 스테파니는 그리핀과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 자꾸 그리핀의 모습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돈 많고, 남자답고, 자신감 넘치고, 사람들 위에서 군림하는" 그런 모습을 그리핀에게 강요하지요. 그런 모습이 좋으면, 자신이 그런 속성들을 획득하면 되지, 왜 남자친구에게 그런 것들을 바라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리핀은 스테파니와 함께이기 위해, 그런 모습을 획득합니다.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너무나 쉽게 그런 속성을 획득합니다. 시골 순박한 청년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마음을 고쳐먹더니, 도시 갑부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의 그런 변한 모습은 그리핀 자신도, 그리핀을 알아왔던 친구들도 모두 싫어하는 모습이었고, 결국 그리핀은 "가짜의 모습으로 그 가짜의 모습을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있느니, 진짜의 모습으로 내 본질을 좋아해주는 여자와 함께이겠어!!" 라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선택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리핀에게 물질적 풍요와 경쟁에서의 승리를 요구했던 스테파니는 무직(모델이었나?)에 교양없는 모습으로 나오지만, 그리핀의 진실된 모습을 바라는 케이트는 환경을 생각하는 능력있는 수의사였지요. 어찌보면, 영화는 경쟁에서 도태된 남자들의 자존심을 위로해주는 "원래 그건 네가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니야. 너의 본질은 물질/경쟁에 있지 않아. 현실 만족에 있는거지. 네 위치에 만족하고, 그런 너를 받아줄 여자와 결혼해~" 라는 위로를 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삶에서 욕망 없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지금과는 나은 내일을 꿈꾸는 그 욕망이 크게는 문명을 발전시키고 개인을 성장시키는 근원 아니겠습니까? 다만 문제는, 내가 추구하는 내일을 누가 정하는 가? 입니다. 내가 원하는 내일로 나아가는가? 아니면, 사회가, 혹은 연인이 나에게 바라는 내일로 나아가는가? 인 것이지요. 어떤 내일이 더 좋은 내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내일이 나에게 최선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다만, 충만한 삶이란, 오늘보나 나은 내일을 꿈꾸고 그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조금씩 성취해 나가는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설령, 성취는 없고, 좌절 뿐인 욕망으로의 추구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