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2월, 나는 단지.. 임수정과 유아인, 두 배우가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시카고 타자기> 이 드라마를 보기로 했었다. 내용 따위 알게 뭐람.. 넘나 좋아하는 임수정 배우가 13년 만에 드라마를 다시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이 드라마의 팬이 되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고 나는 1회만에 <시카고 타자기>의 폐인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드라마는 흥행하지 못했지만...ㅠ,ㅠ;;;
드라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타이밍이 참 중요하다. 하필 <도깨비>의 후속작이었다. 하필이면 현생와 전생이라는 드라마 속 배경 설정이 겹쳤다. 드라마 내용 자체만 본다면 참 괜찮은데.. 방영 시기도 안 좋았다. 그리고 드라마 시청률을 높이고자 중간에 몰아보기 스페셜을 방영한 건 더 안 좋았다. 그건 다음 회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나 같은 애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였다. 목 빠지게 기다려 방송날 시간맞춰 대기하고 있는데 드라마 역주행 스페셜이라며 몰아서 내용을 보여줄 때 어찌나 김빠지던지.. 차라리 <도깨비> 때처럼 CG작업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페셜 방송을 한다고 했으면 고개라도 끄덕거릴 텐데..ㅡ,ㅡ;;;; 여튼 드라마의 내용과 완성도에 비해 아주 처참한 시청률로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래도 여운이 많이 남았다. 특히 올해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이때에 방영했으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은 때리지 않았을까.. 아쉬움마저 다시 생길 정도로.. 그래서 이미 여러 번 다시보기를 했지만, 해서 장면 장면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르지만, 대본집을 읽기로 했다. 1930년대를 살았던 청춘들을 기리며..ㅎ
대본집의 좋은 점은.. 드라마 다시보기와 달리 긴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드라마 명대사들을 정확하게 다시 읽을 수 있다. 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읽을 수 있다.(단, 회사는 예외! 나는 신입이므로..ㅡ,ㅡ;;)ㅎㅎ
해서 나는 지금 시간 여행 중이다. 대본을 읽으며 이렇게 리뷰를 쓰며.. 1930년대와 2017년, 그리고 2019년을 살아가는 중이다. 1930년대의 휘영, 신율, 수현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2017년대의 세주와 설, 진오를 떠올리며 지금 우리들의 아둥바둥을 안타까워하며.. 그렇게 읽어가고 있다.
부디 해방된 조선에서 살고 있는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이여.. 희망을 잃지 않기를.. 깜깜한 어둠으로 가득했던 조선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청춘들이 지금 우리를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모두들 힘내주시기를..!!
p.106 진오 마감은 어기라고 있는 거랬잖아, 니가. 카르페디엠!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라!
p.124 설이 부 보통 시침에 금을, 초침에 동을 쓰거든. 근데 봐라, 이건 시침 대신 초침이 금으로 되어 있잖냐. ... 이 시계의 주인은 분명, 작은 게 제대로 되어 있어야 큰 게 제대로 움직인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자, 너 해라. 너도 이제부터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에 현재를 저당 잡히지도 말고, 현재의 일 분, 일 초를 성실하게 살아가란 뜻이다.
p.189 설 그때부터 쭉 응원했어요. 지금 잡은 지푸라기가 동아줄이 되라. 글이 밥이 되고 밥은 또 글이 되라. ... 그리고 빌어줬어요. 고단한 인생이 이 사람 발목을 붙잡지 않기를. 그건 그저 신이 위대한작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준비한, 잠깐의 시련이기를. 지금 겪는 고통의 시간이 시련기가 아닌 수련기이기를... ... 십 년 만에 안부 물을게요. 글이 밥이 됐나요, 이제?
p.228 왕방울 사람이 죽으면 망각의 강이라는 걸 건너게 되는데, ... 이생에 미련이 있거나, 집념이 남아 있거나, 뭔가 죽어서도 잊고 싶지 않은 사람이나 사연 같은 것이 있으면... 뒤를 돌아보게 된다더라. 원래 망각의 강을 건널 땐 뒤를 돌아보는 게 아니거든. 그럼 기억의 찌꺼기가 남거든. ... 벌도 뭣도 아니야. 완전한 기억이 아니니까 두려운 것뿐이지.
p.248 세주 공포란 건 말이지. 대부분, 자신에 대한 불신과, 미지에 대한 불안에서 와. ... 공포와 불안에 먹히지 않으려면 나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어. 믿고, 눈앞에 놓인 과녁에만 집중해. 조준. 발사!
p.387 세주 제가 왜 지금까지 <인연> 초고를 간직하고 있는 줄 아십니까? ... 마음이 느슨해질 때마다, 누군갈 믿고 의지하고 싶어질 때마다, 사람을 믿어선 안 된다, 다른 사람이 내미는 구원의 손길을 잡아선 안 된다, 혼자 힘으로 살아내야 한다, 깨우쳐주는 각성제였습니다.
|
|
시카고 타자기1은 드라마를 본 뒤에 구매하게 되었다. OST CD도 구매하려 했지만 이미 품절된 상태다. 워낙 OST 덕후라서 본방사수를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 작품은 스토리 구성도 탄탄하고 플롯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보통은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에 감동을 받게 되면 OST와 포토에세이, 대본집의 순서로 구매가 이어진다. 드라마를 보고 슬퍼서 많이 울었다… 여운이 많이 남아 대본집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대본집을 보면서 더 새로운 감정이 생기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