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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저런 액션물에서 얼굴이 자주 보이는 펠리시티 존스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생과 사의 경계를 마음놓고 넘나드는 남주 니콜라스 홀트가 그 목숨을 걸고 이런 모든 무모한 짓을 저지를 만한 가치가 있는 여성이라야 할 텐데, 그건 해당 배우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도무지 죽지를 않는(저 숱한 위기 중 단 한 번의 봉착만으로도 평생 불구가 되기에 충분한 고난도의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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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저런 액션물에서 얼굴이 자주 보이는 펠리시티 존스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생과 사의 경계를 마음놓고 넘나드는 남주 니콜라스 홀트가 그 목숨을 걸고 이런 모든 무모한 짓을 저지를 만한 가치가 있는 여성이라야 할 텐데, 그건 해당 배우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도무지 죽지를 않는(저 숱한 위기 중 단 한 번의 봉착만으로도 평생 불구가 되기에 충분한 고난도의 교통사고) 케이시 스테인에게 뭘 따져도 따져야 할 이슈이겠다. (뭘 물어볼 수나 있다면, 어떻게 해야 그런 험한 사고를 겪고도 멀쩡할 수 있는지 비결부터)

여기서 케이시에게 중요한 일을 시키는 게란(강세가 '란'에 있다)은 험한 일은 도맡아 하면서도 몫이 늘지를 않는, 영원한 을의 위치에서 갑인 하겐(독일인이라고 함)에게 삥뜯겨야 하는 서글픈 처지이다. 자신이 하는 수고의 강도도 있고 이제 대등하게 몫을 나누며 리스펙트도 좀 베풀어 달라고 하자, 하겐은 매몰차게 거절하며 인간적 모욕까지 서슴지 않는다. '넌 못배워먹어서 안 돼.'

못배워먹은 건 그처럼이나 한 인간(저 나이를 먹고서까지)에게 치명적인 결함이라는 숭고한 교훈을, 하겐과 게란은 계란 두 판 분량 나이를 처먹고도 저모냥으로 초딩 짓을 하는 졸혼 괴물에게 가르쳐 주는 셈이다. 하겐은 드럭 서클에서는 악마처럼 굴어도, 가족이 관련된 파티에는 예쁜 코사주를 가슴에 꽂는 매너를 잊지 않는, 독일 정계 전체를 쥐락펴락할 만한 늙은 거물 기업인이다. 여튼 이런 하겐에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기막힌 모욕을 당한 게란은 뒤통수를 쳐 복수하겠다고 다짐하는데, 이때 잘생긴 케이시가 그의 눈에 들어 온다. 극 내내 칭찬하며 보조관념으로 쓰는 버트 레이놀즈는 내가 작년 이맘때 그가 출연한 액션물 여러 DVD를 리뷰한 적이 있다.

이 주책맞고 노망기까지 보이는 악당 게란 역을 벤 킹슬리가, 게란에게 갑질하는, 이제는 바둑판처럼 얼굴 가로세로를 정신없이 수놓는 그 주름살만으로도 공포감을 부르는 늙은 하겐 역을, 앤서니 홉킨스 노인이 맡아 열심히 연기했다. 두 사람 사이에 나이 차가 적게 나는 편은 아니고 <겨울의 라이언>에서도 봤듯 홉킨스는 꽤 이른 시기에 데뷔한 배우이기도 하지만, 작년에 찍혔다는 이 영화 훨씬 이전 시점부터 홉킨스의 주름살은 정도가 심각했다.

아무 장래의 기약 없는 빈털터리 청년일 뿐인 케이시라서 우리는 극내내 그를 쫓아가는 시선이 불안하다. 거대한 조직과 맞서 싸워 이길 가망은커녕, 한 대만 제대로 맞아도 거리에 쓰러져 시신 수습해 줄 사람도 없이(다른 나라이므로) 잊혀질 듯 허약하기만 해 보인다(니콜라스 홀트가 엄청난 장신이라는 점은 함정). 어찌 된 게 마약 조직 수하들에게 잡혀 꼼짝없이 결박당해 고문을 당하기 직전인데도, 모든 우주의 기운이 그를 위해 운항하기로 결의를 맺었는지 사소한 동작 하나에도 악당들은 픽픽 나가떨어지며 구혈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저 정도면 거 살만한 인생인데(초능력자이므로), 여친 업그레이드를 해 보는 것도 한번 고려해 봄이... (이런 나쁜 자식)

(스포일러)
'충돌'은 뭐와 뭐가 충돌한다는 걸까? 악당 갑과 악당 을의 떡고물 분배율 재조정을 위한 충돌? 하겐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도 없이 벌어지는 차와 차들의 충돌? (다시 말하지만 저 중 단 한 건만 겪어도 나이롱 환자로 먹고 살 듯) 안 그래 보여도 케이시는 꽤 치밀한 성격이었는데, 트럭을 습격하기 전 똑같은 트레일러를 하나 더 준비해서, 진짜 본 물품이 들어 있는 트레일러가 뭔지 자신만 아는 장소에 짱박아 놓고 협상 카드로 이용했던 것. 이 사정이 미리 언급이 안 되니, 전화로 하겐에게 '나에게는 아직 트럭이 있다'며 협박할 때 무슨 소린지 관객이 알 수 없었던 것. 또, 운전수 녀석이 '내가 초짜인 줄 아냐!'며 악을 쓰고 'Erste Hilfe' 박스에서 총을 꺼낼 때(이것도 그래, 누구나 다 거기서 총 꺼낼 줄 짐작 가능하지 않겠음?), 상황을 수습한 후 추적기를 바꿔 다는 장면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음. 복선 없이 반전이 나온다고 하는데 결말에서 그게 과연 반전이기나 한지는 별개 문제로 하고라도, 복선은 충분히 마련되었던 셈. 물론 설득력이 없다는 건 불변이지만.

s****o 2023.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달리는 영화다. 쾌속 질주하는 이 영화의 동력은 상식도, 개연성도, 고민도 없이 스펙터클을 보여주겠다는 일념 하나다. 여주인공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딱 한번만 더 범죄를 저지른다는 남주인공이라는 전형적인 클리셰로 시작해, 쾰른에서 독일 소도시들, 아우토반까지 내달린다. 악당들은 놀라울 정도로 허술해 번번이 주인공을 놓치고, 차 하나를 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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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달리는 영화다. 쾌속 질주하는 이 영화의 동력은 상식도, 개연성도, 고민도 없이 스펙터클을 보여주겠다는 일념 하나다. 여주인공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딱 한번만 더 범죄를 저지른다는 남주인공이라는 전형적인 클리셰로 시작해, 쾰른에서 독일 소도시들, 아우토반까지 내달린다. 악당들은 놀라울 정도로 허술해 번번이 주인공을 놓치고, 차 하나를 걸레짝으로 만들어놓으면 주인공 곁에는 새로 갈아탈 차들이 늘 중형차부터 슈퍼카까지 기종별로 대기하고 있는 마법이 이어진다. 개연성의 부재를 감안하고 받아들인다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카체이싱 신들의 스펙터클은 볼만하다. 무엇보다 눈에 익은 미국 대도시들이 아닌 독일 소도시를 누비는 카체이싱 신은 신선하다. 니콜라스 홀트와 펠리시티 존스라는 훌륭한 배우들을 이렇게 전형적으로 소비한 데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s*******s 2023.01.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