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는 참으로 신기한 문학의 종류같다. 분명 짧은데, 읽으며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길고 딱딱한 문장을 읽다보면 금세 피로해지곤 한다. 기분 전환을 할 때 시를 읽으면 딱 좋다. 황청원 시인의 <칡꽃향기 너에게 주리라>를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어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시집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상하게 이 시집의 시들에는 외로움이 많이 묻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인의 말부터 그러하다. 그의 10년이 힘들고 외로웠음을 짐작케 해준다. 그의 은둔에도 그를 생각해 준 인연들에 대한 답신 겸 이 시를 썼음을 밝히는 말로 시작한다.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시인이라 그런지 자연과 어우러지는 시가 많다. 재미있던 시는 <이름>이라는 시다. 노루궁뎅이 버섯이 노루궁뎅이를 닮아 노루궁뎅이버섯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시작으로 자신에 대한 성찰까지 도달한 시다. 자신은 자신의 이름을 다른 이가 불러주었을 때 얼마나 떳떳할 수 있을 지로 끝나는데, 노루궁뎅이버섯에서 그 지점까지 사고를 하게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가 있다>를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드는 시는 ‘빈 의자’ 라는 제목이 붙은, 제목부터 외로움이 묻어나는 시다. 마지막의 문장이 마음에 콕콕 와닿았다. “누군가에게 단 한 번 빈 의자 되어준 적 없어서입니다.” 과연 난 누군가에게 쉴 곳이 되어준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게 하는 그런 문장이었다. 나 역시 마음의 평온을 찾지 못하고, 쉼 없이 달려가고 있는데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그런 시다.
‘세상 끝 우체국’에서 역시 기다림, 외로움이 느껴진다. 세상 밖으로 먼저 떠난 이들의 엽서를 기다리고 있는 시인의 애처로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시월애'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 하여 마음에 들었던 시다. 먼저 떠난 이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음을 세상 끝과 세상 밖으로 구분지으며 담담하게 표현하여 더 마음에 큰 파장을 주었다.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가 있다>라는 시집을 쭈욱 읽으며 자연 속에서의 생활을 엿 볼 수 있었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또한 현재에 느끼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는 시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이러한 고요함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고요를 사랑이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에 시인은 사랑의 소중함, 사랑을 해야 함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곳곳에 보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
|
별을 보다가 |
|
제목부터가 짱짱 마음에 들었던,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황청원님의 시집이에요. 황청원 시인님은 시집, 산문집 등을 많이 발표하셨었는데 그 중 음악 쪽에서도 교과서에 실릴 만큼의 엄청난 능력자이셔서 책을 읽기 전부터 엄청 기대를 했었어요! 책에 실린 여러편의 시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빈 의자'라는 시! 이 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첫 구절을 읽었을 때부터 시인님과 내가 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에 있었다. 시인님이 보신 빈 의자는 새들이 잠깐 쉬어가기도하고, 꽃잎들이 쉬어가기도, 눈썹달도 쉬어가는 장소였지만 내가 보는 빈 의자는 아무도 앉지않아 쓰임없이 쓸쓸히 남겨진 의자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감성적인 글들을 읽어내려가다보면 황청원시인님만의 독특한 감성을 옅볼 수 있는데, '나는 물끄러미 바라보면서도 잠시 쉬어가지 못합니다. 누군가에게 단 한 번 빈 의자 되어준적 없어서 입니다' 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나는 다른사람에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 준 적이 있었던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남자친구랑 자주 다투는데,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기 전에 나는 그사람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을 만한 '빈 의자' 같은 존재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이 책을 통해, 나보다 다른사람을 더 먼저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진것 같아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
|
황청원 시인의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를 만났다. |
![]() ![]() 시인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자 ‘소금장수’로 유명한 황청원 시인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시집은 아름 다운 시구로 가득한 책이다 이 책에서 자연과 벗삼아 살고 있는 시인의 모습과 그리고 투병을 통해서 더욱더 인연에 대한 생각과 삶에 대한 고찰이 묻어 나오는 듯 하다 각종 다양한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시에 등장 하여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반전과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통해서 깊은 사유를 하게끔 만든다 마치 12월도 겨울이고 1월도 겨울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12월의 겨울은 한 해의 마지막처럼 느껴져서 마무리를 하고 결실을 내야 하는 느낌을 받지만 실상은 온도는 그리 춥지 않다 반면 1월의 겨울은 한 해의 시작으로써 각종 결심과 도전을 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실상은 매혹한 추위만 있을 뿐이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하루 차이지만 느낌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투병을 했다고 밝히고 시집에서도 ‘투병 일기’라는 제목의 시를 실었다 투병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다 알게 된다 건강의 중요성을 그리고 자신의 살아온 삶과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의 이러한 경험이 여러 시에서 묻어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장작이 말하기를’ 이라는 시에서 장작이 말을 건넨다 도끼날 앞에서 소리를 친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고 불꽃이 되고 싶었다고 숯이 되고 싶었다고 장작이 누굴 의미하는지 이 시 통해서 시인이 무엇을 말하는지 까지는 온전히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시를 통해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히 장작으로써 생을 마감하지 않고 불꽃이나 숯으로써 마감 할 수 있어서 고마워하고 감사해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태어나서 살아가는 모습은 전부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은 전부 다 같을 것이다 그때 무슨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시간, 자신, 사랑, 자연, 일상등을 노래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느낌도 받고 혹은 내가 어떻게 남은 삶을 마감하는게 좋을까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라는 시는 사랑 시처럼 보이지만 말미에 ‘그것이 그것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랍니다’라고 마친다 마치 장편 소설을 읽고 결말 부분에서 큰 반전을 경험 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이유 혹은 내가 나를 사랑 할 수 없는 이유로 들린다 산길도 강바닥도 나무도 하늘도 이름도 빈틈없이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사랑 할 수 없다는 이유가 어느덧 나를 향한 소리로 들린다 사랑을 받으려고만 한다 사랑을 받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렇담 누가 나에게 사랑을 주고 누가 사랑을 주려고만 태어났을까? 이러한 의구심이 이 시를 읽으면서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책에 처음에 등장하는 ‘붉은 모란’은 짧지만 강력한 시인 것 같다 두 줄의 시를 읽고 나서 한참을 멍 하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좋은 것 예쁜 것 아름다운 것을 함께 볼 사람이 점차 줄어 들고 있는 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추운 겨울이 되면 부고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뉴스에서는 각종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보도가 된다 오늘 하루 살아 있음에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떠나 보낸 이를 그리워 하면서 슬퍼하고 있을 것이다 신파적 요소가 강한 ‘신과 함께’라는 영화가 현재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은 기성 세대들 뿐만 아니라 10대 세대들도 이러한 영화를 통해서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의 죽음에 대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슬픔을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깊어지는 겨울 곁에 두고 계속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붉은 모란> 이제 막 붉디붉은 모란이 피었습니다 그대 있었을 때 피었으면 좋았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