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 초 인터넷서점 Yes24에서 플래티넘회원(분기별 30만원 이상 구입)대상 새해에 선물하고 싶은 고전을 설문조사했더니 논어와 삼국지에 이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꼽혔다. 이 책은 교보문고 기준 10, 20, 40대에서 가장 선호하는 세계문학으로 뽑히기도 했다. 왜 헤르만 헤세라는 독일 작가 그 중에서도 <데미안>일까? 사실 이는 이미 반 세기 전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였다. ‘머나먼 외국의 작가가 우루니라의 어느 작가보다도 훨씬 인기를 얻고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 일본에서 ‘즐겨’ 읽힌 독일 문학작품은 무슨 연유로 청춘의 좌절이나 고뇌와 깊게 연관되어 있는가 이 책은 1920~1940년대라는 시대, 구제고등학교와 도쿄제국대학 문학부 독문과라는 공간을 통해 남학생들의 우정, 출세욕, 문학에 대한 열정, 좌절, 현실과의 타협, 시간이 지나고 난 뒤의 회고까지를 풍부한 주석과 인용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그들은 집안의 기대를 받으며 열심히 공부해 엘리트코스의 관문에 들어섰지만 출세를 위해 법학을 전공하거나 안정된 생활을 위해 국책 단체에 가입하는 것은 거부한다. 그렇다고 직업으로 문학을 택하기엔 스스로가 보기에도 적어도 남들이 보기에 그렇게 재능이 있지도 않아 외국 서적을 번역하거나 가르치는 것으로 현실에 순응한다. 그 가운데에는 2차대전 당시 동맹국이었던 나치 독일을 옹호하고 전시 체제의 조국을 위한 프로파간다를 기획해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 성장통을 겪으며 고뇌해야 했던 독문과 졸업생들은 데미안처럼 구원을 받지도 못했고 크눌프처럼 자유로울 수도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더욱 더 헤세의 초기 소설 속 주인공에 자신을 투영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탈아입구를 내걸었던 메이지-쇼와 시대 일본의 모습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