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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러버] 웹툰같은 소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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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때로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밌는 상상을 한다. 만약 좀비가 갑자기 등장하면 어떻게 할까? 외계인이 침공하면 어떻게 될까? 와 같은 상상들. 이런 상상력을 조금 더 밀고 나가 재앙 속에서의 인간들의 현실적인 모습,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는 작가 김동식이 있다. 그는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인기를 얻었고 그의 글은 소설집으로 엮이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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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때로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밌는 상상을 한다. 만약 좀비가 갑자기 등장하면 어떻게 할까? 외계인이 침공하면 어떻게 될까? 와 같은 상상들. 이런 상상력을 조금 더 밀고 나가 재앙 속에서의 인간들의 현실적인 모습,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는 작가 김동식이 있다. 그는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인기를 얻었고 그의 글은 소설집으로 엮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고, 상당한 팬층을 소유한 작가였기 때문에 독서모임 도서로 <회색인간>을 선택했다. 그의 글은 흥미로운 배경 설정과 뻔하지 않은 결말을 통해 흥미를 자아낸다. 그런 점에서 도파민을 자극하는 소설집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분량도 짧고 읽기 쉽게 쓰였기에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읽고 나면 마치 웹툰 한 편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설의 배경은 판타지(주로 재앙)라 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현실적으로 드러낸다. 주인공이 가는 곳으로 운석이 따라다니는 <운석의 주인>에서는 인류가 이 주인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돈독 오른 예언가>에서는 미래를 보는 예언자를 한국 정부가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는데, 능력자 혹은 인재를 우대하지 않는 한국의 현실을 보여준다. 노인들의 정보를 가상현실로 보내고 육체는 소멸시키는, 노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디지털 고려장>에서는 디지털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고, 그것을 다루는 '살아있는'인간의 결정들을 보여준다. 업데이트에 상당한 돈이 드는 모습까지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50명의 사람들이 동굴에 갇혀 벌어지는 일들을 TV로 시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444번 채널의 동굴인들>에서는 타인의 삶을 그저 유희로 바라보는 인간과 흥미가 쉽고 빠르게 옮겨가는 현대 사회를 그린다. 가까이 다가서면 사람들을 잡아먹는 <식인빌딩>에서는 빌딩에 갇힌 사람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하는, 누구를 희생시켜야 하는가와 같은 사람들의 갈등이 그려진다.


이와 같이 그의 소설은 불평등, 착취, 이기심, 관음, 유희, 비인간성, 자본주의의 잔혹성, 인간의 욕망의 주제를 넘나든다. 소설은 다양한 사회적 비판점들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음미하며 깨닫기보단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용을 곱씹고 사회문제를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비판점을 생각한 후 그 생각과 감정들을 휘발시키는 게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 애초에 흥미로운 상상력, 기획으로 시작해 현실적 사회상을 보여주는, 일종의 상상적, 지적 유희를 이끌기 위한 글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흥미와 메시지 어느 정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잠깐의 유희를 제공하는 웹 소설 형식의 소설집도 인기를 끄는 것 같다. 평소에 가볍게 생각했던 시나리오를 나름대로 풀어준 대리 충족을 느낀달까. 나는 소설집으로 묶인 웹 소설을 처음 접했는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깊이를 느끼진 못했지만 애초에 고전과 웹 소설의 역할은 다르지 않나.


 <피노키오의 꿈>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는 신에게 피노키오는 무엇을 빌었을까? 나는 무엇을 빌 수 있을까? 내 생각대로 전개되는지 기대하며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

YES마니아 : 로얄 d********9 2024.03.27. 신고 공감 11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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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상황에 그려진 암울한 미래의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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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의 내용도 형식도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가상의 공간을 설정해서 스토리를 전개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작품의 배경은 주로 기술문명이 발달한 미래의 세계나 사후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줄 혜택을 기대하고, 그로 인해서 밝은 미래가 전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왔다. 기존의 세계와는 달리 행복한 삶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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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소설의 내용도 형식도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했다가상의 공간을 설정해서 스토리를 전개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작품의 배경은 주로 기술문명이 발달한 미래의 세계나 사후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그동안 사람들은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줄 혜택을 기대하고그로 인해서 밝은 미래가 전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왔다기존의 세계와는 달리 행복한 삶만이 존재하는 그러한 공간을 우리는 유토피아라고 명명하고기술이 발달할수록 그러한 세상은 가까워질 것이라고 여겨왔다그러나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로 없다(ou)’는 의미와 장소(topos)’를 뜻하는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을 뜻한다오히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오히려 디스토피아(Dystopia)의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주지하듯이 디스토피아는 이상적인 세계인 유토피아의 반대 개념으로서현대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가상사회를 일컫는다김동식의 소설은 극도로 발달한 기술문명이 초래할 미래 사회가 결국 디스토피아로 귀결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에 기대고 있다실상 기존의 소설 문법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은 소설이라기보다 어쩌면 콩트나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한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에 연재되어 읽었던 이들의 호응을 받으며마침내 작품집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고 소개되고 있다개별 작품들이 흥미롭다고 여겨지지만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기술문명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라고 여겨진다그리고 그러한 비관적 결말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주의가 극단화되어 가는 것에 기초해 있으며물질만능과 경제 중심의 사고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수록 작품(회색인간)을 읽었을 때는 낯설면서도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계속해서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스토리의 전개가 예상되고 그 결말 또한 기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럼에도 독자들이 이러한 작품들을 좋아하는 이유는기존의 사회와 기성세대에게 느끼는 비판적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즉 각종 기사나 기성세대의 입에서는 희망적인 미래를 전망하고 있지만실재 우리들의 삶에서 그러한 희망을 느끼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그러한 젊은 세대의 심리를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기 때문에유토피아를 추구했던 인간들이 결국 디스토피아로 귀결된다는 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빠져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그의 작품에서는 미래의 가상 세계가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지만그 내용들은 어쩌면 지극히 더 사실적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i*****n 2021.09.18. 신고 공감 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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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 없이 나타난 천재, 우연이 아닌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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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고도 없이 느닷없이 나타났다. 고작 인터넷으로 글 쓰는 법을 검색하고 '오늘의 유머' 공포이야기에 글을 올리면서 네티즌의 댓글로 지도를 받아 이렇게 훌륭한 이야기꾼이 되었다. 훌륭한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독자 모두가 공감하지는 않을테지만 어쨌거나 그의 글을 읽었줬던 사람들의 지도를 받아 그 전에 없던 방식의 이야기꾼이 되어버렸다. 그는 작정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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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고도 없이 느닷없이 나타났다. 고작 인터넷으로 글 쓰는 법을 검색하고 '오늘의 유머' 공포이야기에 글을 올리면서 네티즌의 댓글로 지도를 받아 이렇게 훌륭한 이야기꾼이 되었다. 훌륭한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독자 모두가 공감하지는 않을테지만 어쨌거나 그의 글을 읽었줬던 사람들의 지도를 받아 그 전에 없던 방식의 이야기꾼이 되어버렸다. 그는 작정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서는 우연이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필연이다.

 

그의 이야기는 한편의 우화다. 무릇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인간성을 가지고 있어야 짐승이 되지 않을 수 있고 우연한 어떤 계기, 어떤 조그만 제어 장치로 인해 인간임을 자각하고 그로 인해 인간사회가 유지될 수 있음을 각각 다른 모양의 이야기로 표현해낸다. 쉬운 언어로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은 그만의 순수한 말로, 그래서 귀하다고 그를 발굴한 김민섭작가와 한기호 발행인은 강조한다. 회색인간은 초간단소설들을 모아놓은 소설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처음 그의 글을 접한 충격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첫째이야기 '회색인간'이 제일 인상 깊었다.

 

'회색인간'은 어느날 대도시에서 만명의 사람들이 땅속세상 인간들에게 잡혀온다. 땅속인간들은 자기들이 거주할 지하세계가 부족하다고 땅을 파도록 인간들에게 시키면서 땅을 다 파게 되면 도시로 돌려보내준다는 약속을 한다. 처음에 인간들은 지하세계를 탈출하려고 시도하지만 땅속인간들에 의해 다 저지당하자 땅을 다 파내서 도시로 돌아간다는 희망만을 꿈꾸면서 오로지 땅 파는 일만 한다. 땅 파는 일 말고 다른 일들을 모두 잊었다는 듯이 하루종일 땅을 파고 자고 다시 일어나서 또 땅을 파고 죽어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땅을 파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로 한 여인이 돌을 맞는다. 그 여인은 계속 돌을 맞지만 노래를 계속하고 어떤 사람이 그 여인에게 빵을 가져다 주는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또 신기한 일은 계속 벌어진다. 화가에게 우리가 겪은 일을 그려서 남겨주라고, 소설가에게 여기에서 있었던 일을 다 기억해주라고 빵을 가져다 준다.  이제는 노래를 불러도 돌을 던지지 않고 몇몇은 눈 감고도 그려낼 수 있도록 벽에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몇몇은 머릿속으로 이곳의 이야기를 써내었다. 사람들은 꼭 살아남아서 우리들 중 누군가가 꼭 살아남아서 이 곳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나갔고 여전히 사람들은 배가 고팠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회색이 아니었다.

 

'회색인간'에 실려있는 모든 글들은 무엇이 우리가 인간임을 기억하도록 하는 지와 인간성을 유지하게 하는지, 왜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 지와 인간임을 망각했을 때 나타나는 참혹한 결과를 감정을 섞지 않은 문장으로 말한다. 그의 문장은 건조하지만 오히려 절절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희한하게 독창적인 그의 특별한 문법, 가히 김동식표 문장이 탄생되었다.

 

그의 소설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것이다. 서사가 부족하고 이게 소설이냐 따져보면 부족한 것도 많다. 읽어보고 내 취향이 아니다 싶으면 안 읽으면 그만이다. 제일 유사한 소설가를 굳이 꼽으라면 이기호작가 정도인 것 같다. 그가 책을 많이 안 읽었다고, 글쓰기를 배운적이 없다고 하니 글쓰기 교실을 수강하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던 나의 노력이 다 부질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의 글이 그냥 나온 건 아니다. 직접 겪은 삶과 노동속에서 계속 해왔던 생각(사유)들이 그의 글을 만들었을 것이고 오히려 글쓰기를 배우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방식의 글과 독특한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뭐든 그냥 이뤄지는 것은 없다.. 그러니 더 읽고 쓰자,,,,가 아닌 그냥 읽자... 뭔가 결과를 내려고 하는 욕심과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닌 그냥 즐거운 글 읽기를 해보자. 그러나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한심함을 위해 기록은 하자.. 초간단명료한 리뷰 쓰기까지만,,,리뷰를 쓰려고 괴로워지면 그게 행복은 아니지 않은가? 이래 놓고 쓰려고 땀을 쏟을 건 분명하다.........이렇게 나의 독서와 서평은 밀당을 한다.
k*****7 2018.02.25. 신고 공감 9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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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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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괴기 미스터리 관련 도서에 흠뻑 빠져 일본 기담들(특히 미쓰다 신조 작가님 작품)을 즐겨 읽다가 모 카페 회원님께서 추천해주신 김동식 작가님의 소설집을 접하게 되었다   호러 미스터리라고 까지 장르를 나누긴 애매했는데 소재가 엄청 신선했다  그리고 내용이 기괴했다 미스터리 소설들을 읽다보니 왠만한 반전들은 대충 예상이 됐는데 엇!! 반전을 알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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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괴기 미스터리 관련 도서에 흠뻑 빠져

일본 기담들(특히 미쓰다 신조 작가님 작품)을 즐겨 읽다가

모 카페 회원님께서 추천해주신

김동식 작가님의 소설집을 접하게 되었다

 

호러 미스터리라고 까지 장르를 나누긴 애매했는데

소재가 엄청 신선했다 

그리고 내용이 기괴했다

미스터리 소설들을 읽다보니 왠만한 반전들은 대충 예상이 됐는데

엇!! 반전을 알수가 없다

저 많은 스토리와 소재들을 도대체 작가님은 어디서 떠올리신걸까

존경심까지 들게 됐다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어

짬짬이 시간날때 마다 볼 수 있어서 단순한 재미로 읽기 시작했는데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에선

썩소를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작가님의 소설집 5권까지 주문했으니 죽 ~~ 읽어봐야 겠다

 

YES마니아 : 로얄 s*****o 2023.05.15.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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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회색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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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길과 예술의 길 - 김동식 소설 <회색 인간>     밑바닥까지 추락한 인간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하면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김동식은 밑바닥까지 내려간 인간을 ‘회색 인간’이라고 표현한다. 소설  회색 인간 에서 작가는 인간의 삶에서 예술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밀도 있게 접근하고 있다. 먹고 사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술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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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길과 예술의 길

- 김동식 소설 <회색 인간>

 

 

밑바닥까지 추락한 인간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하면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김동식은 밑바닥까지 내려간 인간을 회색 인간이라고 표현한다. 소설  회색 인간 에서 작가는 인간의 삶에서 예술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밀도 있게 접근하고 있다. 먹고 사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술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그런 상황에서도 예술을 하는 인간이 과연 나타날까?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더불어 던질 수 있다. 자본주의는 생산에 참여하지 않는 인간을 무시한다. 자본의 목적은 증식에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자본을 증식하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쉬이 망할 수밖에 없다. 자본이 필요해서 자본을 증식하는 게 아니다. 자본이 증식되지 않으면 자본주의가 돌아가지 않는다. 자본을 증식하는 이유가 곧 자본에 있는 악순환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보면 좋겠다.

어느 날, 대도시에 사는 만 명의 사람들이 땅속 세계로 끌려간다. 땅속을 지배하는 지저 세계 인간들은 지상 인류를 한순간에 멸망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지저 세계가 꽉 찼다며 자신들이 살아갈 땅을 파라고 지상 사람들에게 외친다. 끌려간 사람들이 소리친다. 왜 자기들이 파야 하느냐고? 우리가 지상으로 진출하지 않는 대가다.”(8)라고 지저 인간들은 말한다. 만 명의 사람들이 노동을 해야 지상에 남은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지상 사람들이 항의했지만 지저 인간들의 능력을 당해낼 수 없다. 지저 인간이 허공을 향해 무언가를 웅얼거리면 지상 사람들은 머리를 싸매고 주저앉았다. 삼장법사가 천방지축인 손오공을 길들일 때 써먹은 방법과 같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머리를 휩싼다. 지상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땅을 파야 했다.

처음에 지상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들을 구하러 올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저 인간들을 죽이고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나가는 끔찍한 모습으로 죽어나갔다.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땅속 노동에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다. 말이 적응이지 사실은 체념이었다. 지저 인간들은 지상 사람들에게 곡괭이 하나만 제공했다. 음식물은커녕 마실 물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당연히 먹을 것도 형편없었다. 지저 인간들은 진흙 맛이 나는 빵을 지상 인간들에게 주었다. 맛도 전혀 없었지만, 문제는 그 양이었다. 끔찍한 환경 속에서 힘든 노동을 하는 와중에도 지상 인간들은 늘 배고픔과 싸워야 했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그들은 노동을 할 때가 되면 노동을 했고, 잠을 잘 시간이 되면 잠을 잤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상 사람들의 얼굴은 점점 회색으로 변했다. 그것이 흩날리는 돌가루 때문인지, 암울한 현실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무표정한 회색 얼굴로 하루하루를 억지로 살아가고 있었다.”(10) 죽어나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쳐서 죽고, 병들어 죽고,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굶어죽는 이들이 훨씬 많았다. 진흙 빵 쪼가리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가 죽는 이들도 있었다. 굶주림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나무로 된 곡괭이 자루를 갉아먹었다. 다음 날을 위해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었다. 자기 곡괭이 자루를 훔쳐 먹은 사람을 곡괭이로 찍어 죽이는 사내도 있었다. 이들은 먹는 것 이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먹어야 그나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예술의 기원

 

몇 년이 흘렀을까, 만 명의 사람들은 이제 절반으로 줄었다. 이즈음 지상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지키는 규칙 하나가 정해졌다. 땅을 많이 판 사람이 우선적으로 빵을 먹는 것이었다. 약육강식의 원리냐고? 아니다. 희망 때문이었다. 지저 인간들은 도시 하나만큼의 땅을 파면 지상으로 돌려보내준다고 약속했다. 지상으로 돌아갈 방법은 땅을 파는 일뿐이었다. 땅을 많이 파는 사람이 이 난관을 극복할 영웅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희망을 마음에 품고 사람들은 묵묵히 땅을 팠다. 땅 파는 일이 끝나면 사람들은 잠을 자기 바빴다. 다른 것을 할 겨를이 없었다. 무언가를 계획하며 땅을 판 게 아니었다. 땅을 파야 했기에, 몸이 그렇게 적응되었기에 그들은 땅을 팠다.

 

이곳의 인간들에게 삶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일어나면 땅을 파고, 하루 종일 배고파하고, 지치면 잠을 자고, 다시 일어나면 땅을 팠다.

회색 인간들의 입은 말을 할 줄 모르는 것 같았고, 귀는 듣지 못하는 듯했고, 눈은 그저 죽어 있는 것만 같았다.

인간들을 살아 있는 송장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아쉬웠다. 이곳을 무의미의 지옥이라고 부르기에도 아쉬웠다. (13)

 

이런 무의미의 지옥에서 어느 날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땅을 파는 일 말고는 아무런 사건이 없는 이곳에서 한 사내가 한 여인의 따귀를 때린 것이다. 사내는 여자가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노래를 부른 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살아 있는 송장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았는가? 평소라면 노래를 부른 여인은 만인을 즐겁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평소와 다르다. 노래를 불러 체력을 소모하느니 그 힘으로 조금이라도 더 땅을 파는 게 맞다. 사내는 바로 그 마음으로 여자를 때렸다. 한참 만에 일어난 여자는 놀랍게도 다시 노래를 불렀다. 누군가 여자를 향해 돌을 던졌다. 비명을 지르며 여자는 땅에 쓰러졌다.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그들의 희망은 빨리 땅을 파고 지상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 희망을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맞아야 했다.

여자가 따귀를 맞은 바로 그날, 한 남자는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남자는 돌멩이로 벽에다 그림을 그렸다. 도움이 되지 않는 곳에 힘을 소비하는 남자를 사람들은 증오했다. 그 힘으로 땅을 파도 모자라는 판국에 아무 쓸모가 없는 그림을 그리다니. 이 대목에서 작가는 말한다.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인간들에게 있어 예술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15)라고. 그러면 왜 여자는 노래를 부르고, 남자는 그림을 그린 것일까? 사람들이 던지는 돌멩이에 맞으면서도 여자는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은 이제 돌을 던질 힘도 없었다. 무관심 속에서도 여자는 노래 부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사흘이 지나도 여인의 노랫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누군가 여자에게 빵을 건네준 것이다. 생산을 하지 않는 사람의 손에 처음으로 빵이 쥐어진 순간이다.

허겁지겁 빵을 먹은 여자는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누군가 또 빵을 주었고, 여인은 노래로 그에 화답했다. 그림을 그린 남자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한 노인이 그에게 빵을 주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비참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했다. 먹어야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먹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땅을 파는 생산만이 유일하게 노동으로 인정되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인과 그림을 그리는 남자가 나타났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주는 빵을 먹으며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렸다.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자 한 청년이 지독히도 마른 몸을 일으키며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자신을 소설가로 소개한 그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언어로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분노에 들끓는 한 여인이 자신이 얼마나 배가 고픈지 정말로 써낼 수 있느냐고 외쳤다.

청년은 입으로 한 편의 소설을 썼다.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여인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어렸다. 여인은 청년을 향해 꼭 살아남아 이곳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라고 외쳤다. 그리고는 제 몫의 진흙빵을 떼어 청년에게 주었다. 또 다른 여인이 청년 앞으로 나오더니 죽은 가족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남편과 자식 이야기를 줄줄이 읊었다. 말을 마친 여인은 청년에게 빵을 내밀었다. 청년은 손에 빵을 쥔 채로 여인이 들려준 이야기를 계속해서 입으로 읊조렸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다. 한 여인의 이야기는 이렇게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외우며 땅속 세계를 벗어나는 꿈을 꾸었다. 그렇다. 꿈이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꿈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소설을 쓰는 것도 사람들에게는 꿈이었다.

 

모든 이들의 꿈을 이야기로

 

이 꿈을 노래하고, 그림으로 그리고, 소설로 쓰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변함없이 죽어갔다. 노래를 해도, 그림을 그려도, 소설을 써도 배는 여전히 고팠다. 그런데도 왜 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썼을까? 더 이상 회색 인간으로 살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 돌가루가 날리는 땅속에서 회색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써야 했다. 땅을 파는 일에만 집착하면 지상에 나가도 이들은 회색 인간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먹고 살만하기에 예술을 하는 게 아니다. 먹을 게 없어도 인간이라면 예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인간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을 중시하는 자본주의는 예술에도 자본의 논리를 적용한다. 자본의 목적은 증식에 있다고 했다. 돈이 돈을 낳는 세상을 자본주의는 만들려고 한다. 돈이 되지 않으면 자본주의 사회에 끼어들 수 없다는 말이다. 피카소가 왜 자본주의 사회의 예술적 영웅이 되었겠는가? 수천억을 호가하는 그림을 그는 그렸기 때문이다. 돈으로 예술의 가치가 판단되는 세상에서 노동을 하는 인간은 어쩔 수 회색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이 회색 인간이라는 것을 모르는 회색 인간.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하는 인간이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 되는 역설을 어떻게 자본의 논리로 풀 수 있을까? 자본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린다. 주변을 볼 줄 모르는 자본이 주변에서 노니는 예술가를 어떻게 이해할까 

문명이 발달하고, 먹을 것이 넘쳐난다고 회색 인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땅속 세상에도 회색 인간은 있고, 문명사회에도 회색 인간은 있다. 자본의 논리로 예술적 가치를 매기는 사람들이 회색 인간이 아니면 무엇일까? 돈이 안 되는 예술(특히 문학)은 점점 뒷방으로 밀려나는 시대에 김동식은 인간에게 예술이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예술이 있어야 인간은 회색 인간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중요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회색 인간이 자본주의의 꽃이 된 시대에 예술을 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무의미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예술을 이야기한다. 왜냐고? 그것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최소한의 비밀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먹고, 자고, 싸는 존재이다. 동시에 인간은 생각하고, 쓰고, 그리는 존재이다.

 

o*****s 2021.07.24.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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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인간-기묘한 이야기에 숨겨진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
"회색인간-기묘한 이야기에 숨겨진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 내용보기
지인이 내게 물었다. 김동식 작가를 들어 봤느냐고. 누군데?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대. 공장 노동자라던가...? 오유에 올린 글이래. 글을 배운 적도 없고 네이버로 글쓰는 법도 검색해서 썼대. 문장 자체로는 별 뭐가 없는데 그 상상력의 세계가 어마어마한거야. 모두 거기에 뿅 간거지.  공장 노동자, 오유, 상상력. 딱 세가지가 귀에 꽂혔다.  다 읽고 나서야 알았다. 지인이 지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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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이 내게 물었다. 김동식 작가를 들어 봤느냐고. 누군데?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대. 공장 노동자라던가...? 오유에 올린 글이래. 글을 배운 적도 없고 네이버로 글쓰는 법도 검색해서 썼대. 문장 자체로는 별 뭐가 없는데 그 상상력의 세계가 어마어마한거야. 모두 거기에 뿅 간거지.

 

공장 노동자, 오유, 상상력. 딱 세가지가 귀에 꽂혔다.

 

 다 읽고 나서야 알았다. 지인이 지적한 그 세 가지는 이 작품의 작가, 사연, 내용의 특별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였다는 것을.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하지만 기분 좋은 뒤통수다. 소설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었으며 소설이 나오기 까지의 사연은 흐뭇하다. 소설 만큼이나 소설 너머의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뭐 하나 평범한 게 없다. 김동식 작가 자체부터 소설의 내용, 형식, 사연까지. 뭐가 됐건 예상을 뛰어넘는다. 

 

 한꺼번에 출간된 3개의 단편집 중 <회색인간> 한 권을 순식간에 다 읽고나서 헤벌쭉-  표지를 들여다 보며 앉아 있었다. 아마도 책의 말미 추천글을 쓴 작가 김민섭씨가 작가 인터뷰 중 지었다던 표정과 같은 표정이었을 것이다. 엄마 뭐해? .... 이거 뭐야?...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초딩 5학년 딸아이는 뭐라 대꾸도 하기 전에 책을 집어 들고 가버렸다. 안돼. 19금 단어도 나온단 말야. 하지만 내면에서 이 기발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의 세계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치밀어 올랐다. 이미 알 거 다 알 거 같은 합리적인 의심도 아이를 막는 힘을 빼는 데 한 몫 했다.

 

 뒤늦은 궁금증도 있었다. 김동식 작가의 단편이 오늘의 유머 공포게시판에 오르고 난 후 김동식 작가가 '중독'되었다던 그 댓글들이다. 맞춤법 지적이라던가, 개연성에 대한 문제제기라던가, 재밌다 재미없다 짤막한 촌평이라던가 하는 평가적인 댓글 말고 그 글을 읽고 난 후의 사람들의 해석이 궁금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딱 한 번만 읽어봐도 이 짧은 이야기들이 해석될 수 있는 여지는 굉장히 다양했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때로는 상반된 논쟁도 불러 일으킬 것 같은 작품들이 많았다. 글쎄, 구체적으로 쓰임새를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논술 교재로도 더 없이 적절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것도 해석하지 않아도 그 어떤 숨은 의미를 파악하지 않아도 그의 단편들은 이미 충분히 재밌다. 마치 이솝의 우화처럼, 철학 동화 처럼, 생각 없이 읽는다면  그 기발한 상상력의 향연에 반할 것이고 생각하며 읽는다면 철학과 고전을 읽듯, 사회와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될테니까. 어떻게 읽어도 누가 읽어도 독자의 기대를 가뿐히 넘어 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완결된 소설이 아니라 소설을 이루는 뼈대만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뼈대는 꽤나 튼튼하고 안정적이어서 그 자체로는 손 댈 구석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야기에 조금만 살을 붙여서 길이를 늘여 놓는다면 2시간 반짜리 러닝타임의 영화 시납시스로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도 다수였다. 그리고 확신하건데, 그런 글을  1년 반의 시간 동안 300여편이나 생산해 낼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무슨 내용이길래. 

 

 굳이 반복되는 패턴을 찾자면 이렇다. 평범한 세상에 평범한 인간들에게 일상의 균형을 깨뜨리는 뭔가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외계인이 나타나기도 하고 지저세계가 등장하기도 하고 악마나 요괴가 나오기도 한다. 빌딩에 입이 생겨 사람을 잡아 먹기도 하고 사람이 녹아 없어졌다 환생하는 물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초현실적인 상황이 이미 벌어지고 있는 중이거나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다. 그 자체도 흥미롭지만 진짜 재밌는게 여기서 부터다.

 

  벌어진 일을 놓고 인간들이 반응하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때로는 헛웃음이 나오고 때로는 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가끔은 숭고하지만 대체로 매우 이기적이고 한심하다. 하지만 함부로 비웃을 수 없다. 나도 그럴 것 같아서. 나름의 논리와 질서를 찾아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듯 하다 이야기의 말미에 다다르면 작가는 아무나 생각해 낼 수 없는 짜릿한 반전을 선사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가장 적합한 소설일 것이다. 소설의 내용은 인용이나 요약 대신 그저 한 번 보라고 말하고 싶다. 대신 책의 말미에 붙은 김민섭 작가의 추천의 글을 인용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의 말을 듣는 나는 우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잘 몰랐다. 놀라움과 당황스러움 때문이었다.(내 표정이 어땠는지, 아마 김동식 작가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그의 글이 '이전에 없던 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했다. 김동식 작가는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다. 국문학이나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기는커녕 대학에도 진학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쩌면, 오염되지 않은 자신의 세계를 거침없이, 그리고 온전히 드러낼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물론 이런 논리는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 기존의 법칙을 무시하고 나타난 새로운 시대의 작가, 어쩌면 '천재'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한 사람이, 수줍게, 내 앞에 앉아 있었다."(349p)

YES마니아 : 골드 t******e 2018.02.0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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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인간]김동식/요다 손에 들면 끝까지 읽으실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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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작가의 이력을 몰랐다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를 책을 다 읽었다. 중졸에 타일 붙이는 일을 하다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성수동 주물공장에서 10년간 일을 하고 지금까지 읽은 책이 10권 남짓. 하지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후, '오늘의 유머'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2016년부터 지금까지 쓴 단편이 300~400편가량이나 된다. 그의 글은 올라오면 몇 시간 안에 베스트 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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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작가의 이력을 몰랐다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를 책을 다 읽었다.

 중졸에 타일 붙이는 일을 하다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성수동 주물공장에서 10년간 일을 하고 지금까지 읽은 책이 10권 남짓. 하지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후, '오늘의 유머'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2016년부터 지금까지 쓴 단편이 300~400편가량이나 된다. 그의 글은 올라오면 몇 시간 안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 게시판에 올랐고, 이를 눈여겨보던 김민섭 작가에 의해 66편을 모아 단편소설집 3권을 한 번에 출간했다. 그리고 보름 만에 3쇄를 찍었다.


  '이게 뭐지?'싶었다. '그게 되나?' '글을 그렇게 쉽게 쓸 수 있다고?'하다가 3권 중 <회색 인간>을 사 버렸다. 호오~ 재밌었다. 상상력이 부글부글 끓어넘쳐 오르는 것 같았다. 낄낄거리며 또 긴장하며 보다가 반전이 훅 치고 들어왔다. 지저 세계가 인간을 납치하고 빌딩이 사람을 잡아먹고 극한의 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서로를 먹고, 인간 시체를 재활용하는 등 무슨 4D 영화 몇 편을 몰아보는 기분이었다.
 


 단순히 다양한 소재 나열과 재미만 있었다면 그보다 더 나은 것들도 많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에는 유독 편견, 차별, 디스토피아, 합리적, 인간성 이런 단어가 많이 나온다.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간에 재미 속에 간과하고 넘어가지 못할 질문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그렇게 감탄을 하고 궁금해하다가 결국 작가 사인회도 다녀왔다. '오늘의 유머'에서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첫 사인회이고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꽉 찼다. 응원 깃발을 만들어 온 팬도 있었다. 김동식 작가의 말에는 꾸미지 않은 솔직함과 모인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가득했다.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독자가 곧 선생님이고 꾸준함이 제 무기였어요. 대학 졸업장 없이 주물 공장에서 일하던 제가 이렇게 책 출간을 하게 된 데는 댓글을 통해 조언해 준 독자들의 힘이 컸죠. "라고 했는데 그대로였다. 처음 글을 올렸을 때, 맞춤법이며 문단 구성하는 거며 이야기 흐름 같은 조언이 댓글로 올라오면 다 읽고 하나하나 고치며 죄송하다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독자들의 재밌다는 말로 꾸준히 글을 쓰며 성장을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글이 엄청 매끄럽거나 문장이 아름답거나 그렇지는 않다.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그건 당연하다. 행이 엄청 띄엄띄엄이다. 사건부터 일어난다. 기승전결 순서가 정해져 있지도 않다. 갈등에 사건이 꼬이다가 갑자기 결말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 등단하지도 않은 김동식 작가의 책을 아주 유명한 평론가나 출판계, 신문, 인터넷 서점 등에서 밀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라고 싶다. 부디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봤으면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말해도 되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용기라고 하면 용기를 한번 내어 주기를 바란다. 

  김동식 작가의 책은 삶을 버티어낼 수 있는 힘을 준다. '그의 이력'과 '책 출간'은 마치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황무지도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처럼 희망을 가지고 씨앗을 심으면 언젠가는 숲이 생기고 개울이 생기고 사람이 돌아오고 새로운 마을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다음 책 그다음 책의 출간도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될 날도 기다려진다. 물론 작가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가 제일 궁금하지만 말이다.

 뭐, 궁금하면 한번 읽어들 보시라. 아마 빠지게 될걸요......

 
 
 
3****e 2018.01.19. 신고 공감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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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현실과 맞닿아 있는, 울타리가 없는 상상력의 놀라움... 김동식, 회색 인간
"묘하게 현실과 맞닿아 있는, 울타리가 없는 상상력의 놀라움... 김동식, 회색 인간" 내용보기
읽기에 앞서 꽤나 망설였다.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올린 글은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맞춤법 지도를 받아야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니까 문학이라고 할 것도 없이 문장 작성에 대한 공부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작가라고 했다. 그러나 작가가 애초에 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야기가 활자화되어 책으로 출간이 되고, 그것을 읽은 또 다른 작가들의 칭찬이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많은 이들
"묘하게 현실과 맞닿아 있는, 울타리가 없는 상상력의 놀라움... 김동식, 회색 인간" 내용보기

  읽기에 앞서 꽤나 망설였다.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올린 글은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맞춤법 지도를 받아야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니까 문학이라고 할 것도 없이 문장 작성에 대한 공부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작가라고 했다. 그러나 작가가 애초에 게시판에 올렸다는 이야기가 활자화되어 책으로 출간이 되고, 그것을 읽은 또 다른 작가들의 칭찬이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그의 소설을 읽었다. (책은 2017년 12월 27일 1판 1쇄 발행되었고, 내 책은 2018년 1월 24일 1판 4쇄 발행본이다.)


  게다가 무려 세 권이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동시에 출간되었다. 어떠한 검증도 거치지 않은 (물론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서 작가는 1년이 넘게 검증받았다.) 작가의 소설 세 권이 한꺼번에 출간된 것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 중 첫 번째 권을 샀다. 혹시나 하는 우려로 이 책과 다른 책 한 권을 함께 가지고 침대에 들었다. 영 읽을 수 없는 문장이라면 얼른 다른 책을 읽을 생각이었다.  


  「회색 인간」, 「무인도의 부자 노인」, 「낮인간, 밤인간」, 「아웃팅」, 「신의 소원」, 「손가락이 여섯 개인 신인류」, 「디지털 고려장」, 「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운석의 주인」, 「보물은 쓸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돈독 오른 예언가」, 「인간 재활용」, 「식인 빌딩」, 「사망 공동체」, 「어디까지 인간으로 볼 것인가」, 「흐르는 물이 되어」, 「영원히 늙지 않는 인간들」, 「공 박사의 좀비 바이러스」, 「협곡에서의 식인」, 「어린 왕자의 별」, 「444번 채널의 동굴인들」, 「지옥으로 간 사이비 교주」, 「스크류지의 뱀파이어 가게」, 「피노키오의 꿈」


  책에는 스물 네 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단편 소설보다 짧은 분량이다. 약간씩 분량에 차이가 있기는 한데 어쨌든 단편 소설의 분량에 미치지는 않는다. 작가는 소설의 기본적인 문법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일부러 그 틀을 깰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이 가능하다 여기는 분량에 담아 그것으로 완결시켜 버린다.


  그중에서도 「낮인간, 밤인간」, 「신의 소원」, 「손가락이 여섯 개인 신인류」, 「식인 빌딩」, 「사망 공동체」를 재미있게 읽었다. 「낮인간, 밤인간」은 밤에만 좀비로 변하는 낮인간과 낮에만 좀비로 변하는 밤인간 사이의 암투를 그린다. 이제 모두가 좀비로 변하지 않게 되었는데도 낮인간과 밤인간으로 나뉜 인류는 결국 화해하지 못한다. 「신의 소원」은 반전이 재미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인간처럼 똑똑해졌으면 좋겠어요!’라는 천진난만한 소녀의 소원이 결국 이루어져버린다. 「손가락이 여섯 개인 신인류」는 DNA 조작으로 어느 해에 모든 인류의 자식이 여섯 개의 손가락을 가지게 된다는 설정이다. 그리고 전인류는 이 여섯 개의 손가락을 가진 신인류를 차별하지 않기 위해 다른 모든 차별들을 없애버린다. 「식인 빌딩」에서는 빌딩이 괴물이 되어버리는데 묘하게도 그 안의 사람들은 그 빌딩이 잡아먹은 사람들을 통해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거대한 빌딩의 안과 밖이라는 나눔의 설정, 결국 그 안의 사람의 자폭으로 겨우 찾은 평화의 설정 등이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종용한다. 「사망 공동체」에서는 무작위로 짝이 맺어진 사람의 동반 죽음이라는 저승의 명령이 등장한다. 그 명령에 반응하는 이승의 행위가 볼만하다. 이제 가진 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의 죽음과 자신의 죽음이 연동되었음을 깨닫고 그들을 보살피기 시작한다. 결국 인류의 사망률은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놀랍다. 작가가 보여주는 상상력에는 어떤 한계가 없다. (아직 다른 두 권을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회색 인간》은 SF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다른 두 권에서 작가는 또 다른 양태의 상상력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상상력이다. 하지만 그 상상력들은 묘하게 현실적이다. 작가의 이야기는 돌고 돌아 결국 현실과 맞닿아 있고, 그것들은 눈에 잘 띄게 숨겨진 보물찾기 상품처럼 읽는 행위를 즐겁게 만든다.

 


김동식 / 회색인간 / 요다 / 355쪽 / 2017 (2017)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8.02.0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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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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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색다른 책을 만났다. 평소 읽던 책과는 다른 느낌. 단편이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반전도 항상 있으며, 망치로 ㅁㅓ리를 맞은 느낌도 몇 번 있었다. 회색인간을 읽은 후 김동식 작가의 책 세트를 구입했다. 한번에 다 읽는 것 보다는 다른 책들을 읽다가 가끔 쉬어가는 느낌으로 한번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내용은 쉬어가는 느낌이 아니지만 ㅜㅜ짧은 호흡이라 금방금방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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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색다른 책을 만났다. 평소 읽던 책과는 다른 느낌. 단편이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반전도 항상 있으며, 망치로 ㅁㅓ리를 맞은 느낌도 몇 번 있었다. 회색인간을 읽은 후 김동식 작가의 책 세트를 구입했다. 한번에 다 읽는 것 보다는 다른 책들을 읽다가 가끔 쉬어가는 느낌으로 한번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내용은 쉬어가는 느낌이 아니지만 ㅜㅜ
짧은 호흡이라 금방금방 읽힌다. 작가님 멋지신 분.
u********4 2020.04.2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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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워낙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이라 기대를 하며 읽었던 책입니다. 역시나 기대했던 이상의 퀄리티의 책이었습니다. 책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너무나도 박진감이 넘쳤고, 정말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는 책입니다. 그동안 알던, 읽어왔던 책과는 정말 차원이 다른 책입니다. 완전 추천합니다. 김동식 작가님 책 정말 재밌읍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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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워낙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이라 기대를 하며 읽었던 책입니다. 역시나 기대했던 이상의 퀄리티의 책이었습니다. 책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너무나도 박진감이 넘쳤고, 정말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는 책입니다. 그동안 알던, 읽어왔던 책과는 정말 차원이 다른 책입니다. 완전 추천합니다. 김동식 작가님 책 정말 재밌읍니다 추천추천
1*******h 2021.01.08.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