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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 엔지니어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했고, 마침 '책'과 관련한 동호회를 운영하는 분이 괜찮은 출판사라고 소개해 준 곳 이었다. '정말? 출판사?'라는 생각으로 출근한 첫 날, 대표님은 나를 인근 출판사 사장님들께 인사를 시켰고, 함께 작업하는 디자이너와 번역가를 소개시켜주셨다. 그리고 나는 홍보파트 '김팀장'이 되었다. 둘째날, 대표님이 살펴보라고 교정 원고를 주셨고 회사 티테이블에서 임금 협상을 했다. 그리고 셋째날, '내일부터 안나와도 될 것 같다'는, 권고사직을 경험했다. 삼일천하로 끝났던 홍보파트 김팀장 이야기는 지금이야 웃으며 말하지만, 당시 내게는 충격이었다. 출판은 나와 맞지 않는 건가,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던가, 이전 회사로 다시 가야 하나. 수많은 번뇌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잠을 자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사람들도 잘 만나지 않았다. 시마다 준이치로의 <내일은 출판사>를 읽으며 그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내일은 출판사>는 시마다가 사촌 '켄'을 잃은 후 그의 부모님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시를 '책'으로 출판하겠다는 의지로 시작한 출판업과 책 그리고 그가 사랑한 책방들에 대한 이야기다. 출판업이나 책에 관심없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시마다가 써내려가는 이야기는 그가 '얼마나 책을 사랑했는지' '켄을 그리워하는지'를 절절하게 전달하며 감동을 준다. 그리고 책을 대하는 사마다의 자세는 소중한 것을 대하는, 어떤 것을 애지중지할 때 느껴지는 조심스러움과 같은, 책에 대한 일종의 경배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좋은 문장을 읽으면 '아, 이것은!'하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