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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라는 소설로 유명한 작가이다. 헉슬리는 후기에 신비체험과 같은 것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는데, 이 책 `지각의 문`은 헉슬리가 약물을 통해서 직접 경험한 신비체험과 이 체험을 통해 자신 나름의 고찰을 적은 일종의 에세이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 되어있다. 첫 장은 지각의 문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장에서는 헉슬리가 약물을 통해 직접 경험한 신비체험과 이와 관련한 신성합일의 가능성과 의미를 개괄한다. 다음 장은 천국과 지옥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지각의 문에서 다룬 내용의 심화버전이다. 이후에 장은 인간의 정신을 형성하는 약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장에서는 생화학과 약학의 발전으로 헉슬리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지각의 문을 안정적으로 넘어서는 약물의 개발을 권하며 사화적 측면에서 이런 약물의 의미와 가져올 결과에 대한 긍정적 길을 제시한다.
헉슬리는 우연한 기회에 메스칼린을 섭취하고 후에 일어나는 인식적 변화에 대한 실험에 참여하게 되었다. 실험에 동반자는 관찰자인 정신과 의사와 자신의 아내였다. 처음에 헉슬리는 환상체험과도 같은 경험을 기대했었다. 눈앞에 신비로운 환상이나 환청이 보이는 형태의 체험. 하지만 그가 경험한 것은 좀 더 심오하고 초월적인 것이었다. 주위의 사물이 평소 인식하던 형태가 아닌 본질 그 자체로서 다가왔다고 한다. 사물에 붙여진 언어라는 상징적 관념은 사라지고 그 자체의 본질로서 다가왔고, 더 나아가서 대상을 관찰하는 자신과 대상이 하나가 되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주체와 객체가 사라지는 탈객체화, 자아 너머에 있는 비아의 세계에서 하나가 되는 경험, 이로 인해 세상의 신적 근원 자체와의 신성적 합일 같은 영적 체험.
처음에는 헉슬리의 방에서 실험을 했다. 평소 익숙했던 사물들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 온다. 후에 밖으로 나와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그 와중에 지나가던 차들을 봤는데, 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세련 된 차라 하더라도 헉슬리 눈에는 그저 우스꽝스럽게 보였다고 한다. 사물을 인식하는 참 된 시각이 생긴 듯 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헉슬리가 자주 가던 도서관이었다. 거기서 본 예술 그림들 또한 헉슬리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경험들을 한다. 여러 그림들 중 자신이 경험한 초월적 세계를 구현한 듯한 그림들을 발견한 것이다. 이 부분은 다음 장의 천국과 지옥에서 깊이 있게 다룬다.
메스칼린이라는 약물이 어떻게 그런 체험을 유도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한다. 기전에 대해서는 간단히 짐작만 할 뿐이다. 약물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뇌활동에 관여하는 여러 효소의 작용과 영양분인 당의 흡수율을 줄이고 축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평소 뇌의 주 기능인 축소밸브의 약화로 편재정신이 활성화 되는 것이라고 헉슬리는 생각한다. 여기서 축소 밸브는 뇌가 외부 세계를 인식할 때 있는 것을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생존에 유리한 요소만을 인식하는 필터링 기능을 말한다. 만일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면 뇌는 과부하에 걸리기 때문이다. 재밌는 건 편재정신이라는 개념이다. 윌리엄 제임스와 헉슬리를 비롯한 어떤 학자들은 인식이 인간의 뇌에서 만들어지는 현상이라는 유물론적 뇌과학의 반대편에 있는 뇌는 외부의 선재하는 의식을 수용할 뿐인 기능을 한다는 탈유물론적 뇌과학을 주장한다. 이 때 축소밸브 기능의 축소로 인해 밸브 반대편에 있는 실재를 그대로 인식하는 세계가 열리고 이것을 편재정신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런 영적 경험과 같은 신비체험은 헉슬리에게 약물을 통한 지각 너머에 있는 세계와의 합일에 대한 가능성을 보게 해줬다. 초월적인 신성과의 합일 같은 성스러운 경험을 통한 영적 상승은 한 인간으로 하여금 지금보다 조금 더 성숙하며 성스럽고 겸손한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이 때 메스칼린 같은 약물은 효과적이고 손쉬우며 효율적인 수단으로서 충분한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헉슬리가 경험한 신비체험이 정말 영적 체험인지 아니면 단순한 환각적 경험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헉슬리는 자신의 경험이 결코 단순한 환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일전적인 환각 체험과 자신의 체험의 차이점을 여러 자료와 뇌신경학적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의구심은 약물을 통해 일어난 단순한 생화학적 변화로 인한 경험이 성스러운 영적 수련을 통한 체험과 같은 성질의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인데, 이 부분은 헉슬리가 이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쟁점 가운데 하나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뇌의 축소 밸브 기능이 약화 되는 경험들을 많이 했을 것이다. 식량 부족, 특히 겨울 같이 식량 섭취가 어려웠던 과거에는 많은 시간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당분이나 비타민 같은 영양분의 부족을 경험 했고 이로 인한 뇌기능의 저하는 축소 밸브기능 약화와 편재정신의 증진이하는 효과를 냈을 것이다. 종교에 귀의한 신도 들은 스스로 금식 같은 고행을 통해서 이런 효과를 봤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감염이나 지독한 치통 같은 통증, 스스로 상처를 내는 종교인들의 고행 같은 것들도 인간 신체의 여러 생화학적 변화를 주었을 것이고 (성 아우구스티누스 같은 성자는 스스로 고독한 삶을 자처하는데 이런 고독도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와 같은 효과를 냈을 것이다. 이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여러 초월적 경험들을 사람들은 순수한 종교적 고행의 수련들을 통한 성스러운 체험이라 말하지만, 헉슬리의 입장은 이런 고행들의 결과도 메스칼린을 섭취했을 시 일어나는 뇌의 생화학적 변화로 인한 경험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되려 이런 고행을 저처하기 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약물을 개발하여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대중에 영적 상승을 가져 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헉슬리는 실제로 약물을 통해 종교적 생활을 영위하는 여러 단체들을 설명한다. 페요테라는 환각을 일으키는 물질을 함유한 선인장 뿌리를 섭취하여 신성한 경험들을 통해 종교활동을 하는 여러 인디언 부족들을 열거한다.
헉슬리는 천국과 지옥에서 신비체험과 환상체험을 나누어 좀더 심화 된 고찰을 한다. 신비체험에 근접 할 수 있는 환상체험은 신비체험보다 낮은 단계로 보지만 거의 근접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의미 있게 다루어야 하는 요소로 본다.(헉슬리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서 환상체험의 종류가 달라진다고 한다. 좋을 때는 천국을, 그렇지 못할 때는 지옥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둘 다 초월적 세계의 존재를 인식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지옥같은 환상체험이라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천국의 환상체험과 같은 의미 있는 체험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러 종교적 문헌이나, 자료들을 통해 헉슬리는 이런 체험들에서 공통 된 요소들을 발견한다. 이런 체험은 전적으로 시각적 기능에 나타난다. 그리고 공통 된 요소들도 모두 시각적 요소들이다. 가장 많은 것은 바로 빛이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라고 한다. 여러 종교화나 종교적 문헌들에서 빛은 언제나 성스러운 이미지의 중심을 차지하는데 아마 성스러운 체험을 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경험을 통해 구현한 것일 것이다. 다음으로 빛의 대용이라 할 수 있는 광택제나 유리다. 종교적 건물과 관련된 조형물이 대리석 같은 광택제로 만들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또한 교회에서 많은 예술적 비중을 차지하는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것들도 우연이 아니다. 다음은 풍경화와 여러 신비로운 건축물이다. 특히 풍경화는 헉슬리가 실제 예술 그림들의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신비체험과 환상체험에서 느낀 풍경적 감각은 일반적 구도와 색감이 다르게 인식되는데 이것을 구현해 내었다고 생각되는 그림들을 열거한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은 다시 사람들로 하여금 환상체험을 유도 하게 하는 일종의 `수송` 역할도 한다고 주장한다.)이 외에도 다양한 실제 사례나 종교적 자료들과 신비체험의 공통점들을 결부시켜 설명한다. 이런 성스러운 신비체험은 충분히 학문적으로 도식화 시킬 수 있는 실제현상이라 말하는 것 같다.
물론 헉슬리는 약물을 통한 체험이 실제 깨달음과 영적 상승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다고 말한다. 단순한 체험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체험들을 통해 지각 너머의 세계(헉슬리는 일상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세계를 구세계, 지각 너머의 세계를 신세계라고 한다.)를 경험하고 존재를 인정한다면 충분히 영적 상승 같은 것을 해내는 데 분명한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신비체험을 통한 신세계에만 안주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인간의 생존이 놓인 구세계의 삶도 충실히 살아야 한다고 한다. 구세계와 신세계의 삶을 잘 조율하는 것이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세계는 과거 처럼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식량부족이나 병을 치료하지 못해 생기는 생화학적 변화를 통한 신비체험을 경험하지 못한다. 빛이나 유리, 광택제 같은 물질을 통해서도 환상체험을 수송 받기에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 화려함 속에 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환상체험과 신비체험이 어려운 이런 상황속에서 생리적, 생화학적, 약리적 전문가들이 결합하여 좀 더 안전한 약물을 개발한다면 사람들은 지각 너머의 세계를 경험하고 인정하여 영적 수련에 매진함으로써 지금 보다 훨씬 더 성숙하며 겸손한 상승을 할 것이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난다면(헉슬리는 인간은 누구나 지각 너머의 신세계에 대한 동경이 무의식적으로 있고 이로 인해 술, 마약, 화려한 물건들에 빠진다고 생각한다.) 인류 보편적인 평화와 안정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각의 문을 닦으면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무한하게 보인다` 라고 윌리엄 블레이크는 말했다. 이 책의 제목인 지각의 문은 이 말에서 따온 것이다. 보인다는 것은 직접 경험을 해야지만 알 수 있는 것이다. 초월적 세계의 존재 인정을 방해하는 여러 문자적, 관념적, 상징적 지배에 놓여있는 과학, 철학, 유물론적 사상에 놓여 있는 여러 학문들, 교리만을 숭상하는 종교들은 이런 세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헉슬리의 주장대로 약물을 통한 손쉬운 체험을 하면 분명 그들의 인식과 세계관도 실제 경험을 통해 변화하고 초월적 신성을 인정할 것이다. 그러면 헉슬리의 주장은 좀 더 보편적인 견해로 인정되고 사화적 변화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헉슬리는 이런 약물들이 개발 되었을 시 권력의 독재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멋진 신세계의 내용은 이런 헉슬리의 실제 진지한 고찰에서 나온 것 같다. 지각의 문에서 지각 너머의 세계를 헉슬리는 신세계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멋진 신세계의 제목도 이런 헉슬리의 생각에서 유래한 것 같다. 멋진 신세계를 읽기 전이나 후에 지각의 문을 읽는다면 더 풍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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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을 통해서 우리는 자아/인간의 인식의 한계에서 벗어나 非我가 되어 마침내 眞如의 세계를 접할 수 있다. 그러니 인류는 이 기회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1부인 지각의 문은 작가 자신이 약(메스칼린)을 복용한 후, 상태의 변화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작가의 체험에 따르면, 사물의 색감을 훨씬 생생하게 지각할 수 있었던 것이 주요 변화였다. 2부인 천국과 지옥은 진여의 세계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진여의 세계를 어떻게 엿볼 수 있는지에 대한 에세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우리가 비이성적으로 보석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여의/ 파인의 세계가 보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자뭇 진지한 어조로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이 흥미가 있다면, 아마도 그 다음 스텝은 나는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켄 웰버나 요가명상 등 영적인 수련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난 이 책에 대해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흥미를 느끼진 못하겠다. 그냥 철학책이나 과학책을 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한 가지 모네의 수련이 인간이 지각하는 수련의 형태를 모사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수련이 있는 풍경 그 자체를 묘사하려 했다는 헉슬리의 해석은 그럴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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