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세대 간의 투쟁이라는 프레임으로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나치게 단순화된 답이다. 세대 안에도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한 세대에 한 가지 정답이 존재할 수 없다. 실제로 문제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쉽게 대두되는 문제들은 수많은 원인들이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런대도 세대 간의 갈등이라는 식으로 문제 원인을 몰아가는 이유는 수많은 원인들 중에 보여주고 싶은 것으로 축소 또는 환원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결국 세대 당사자와 세대 갈등으로 몰아가는 소위 세대 플레이어는 다르다. 세대 플레이어는 이러한 갈등을 원인으로 제시함으로서 그들이 원하는 이익을 얻게 되지만 당사자는 아니다. 세대 갈등은 가해 세대와 피해 세대로 나누고 가해자는 벌을 받고 피해자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갈등해결을 시도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이 가해자와 피해자는 물과 기름처럼 명확하게 나눠질 수 없다. 어쩌면 우리는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일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를 벌하고 누구를 보상한단 말인가.
세대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정책과 정치는 특정 세대를 위한 것으로 위축된다. 저자의 지적대로 진보는 청년을 중심으로 보수는 노인을 중심으로 갈라지게 된다. 하지만 특정 세대만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진보에서 주장하는 부모 투표권, 청년할당제는 오히려 노인 세대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그들끼리 똘똘 뭉치는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보수는 이를 역이용해서 노인 세대를 자신들의 지지 세력으로 삼는다. 이러한 세대 갈등은 제로섬 게임으로 하나를 주면 하나를 잃을 수밖에 없는 물고 물리는 진흙탕 싸움을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세대를 단순히 좌, 우로 나누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 보여주거나 강조하는 원인 외에도 수많은 원인들이 있음을 전제하고 보이지 않는 흐름에도 주목할 수 있도록 경계를 넘어야 한다. 또한 세대 간의 갈등 속에서 상반되는 세대가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에 대한 이해하려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장이해 없이 옳고 그름만 따진다면 옳을수록 고통스러울 뿐이다. 상대방은 적이 아니라 이해하고 함께 해야 할 동반자들이다. 노인 세대는 젊은 세대의 다가올 미래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세대교체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