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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은 내가 구독한 계간지 중 하나다. 문학에 전투적으로 관심이 집중돼 있던 그 당시 나는 비문학인 평론까지 섭렵해보겠다는 포부로 들떠 있었다. 한 권의 책으로 다양한 장르의 글을 꾸준히 접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으로 보였다. 하지만 곧 그것들은 짐이 아닌 짐이 돼버렸다. 버리지도 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다 읽지도 않고 쌓이기만 한 채. 몇 번의 이사를 거쳐 그것들은 지금도 본가 베란다 구석에 처박혀 있다. 문득 딸을 키우면서 사 쟁인 전집들이 생각난다. 그때는 왜 그렇게 전집들이 멋져 보이던지. 책이 귀하던 내 어린 시절엔 맘껏 사 읽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만화방이라도 가야 책이라는 걸 좀 읽을 수 있었지만, 나는 그곳에도 가지 않았다. 그나마 시집을 가장 많이 사 봤는데, 칼라 인쇄지로 된 세계 명시집이 그렇게 신기하고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선지 엄마가 된 나는 딸과 내 취향을 저격한 삽화가 있는 전집을 몽땅 사놓고 호기롭게 읽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책은 읽기 위해서라기보다 소장하지 못했던 어릴 적 내 결핍의 보상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월간정여울」은 크기도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다. 기차 안에서 한두 시간 만에 뚝딱 읽고 여운은 길게 간직할 수 있는. 게다 책의 중간중간 화가의 그림들도 있다. 하지만 정작, 내가 12권짜리 「월간정여울」을 한꺼번에 읽게 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나는 영혼의 단짝 같은 정여울 작가의 왕팬이다. “모순과 결핍 덩어리”인 그녀가 자신의 “작은 실험을 통해 당신의 가슴속에 가능성으로만 숨죽이고 있던 잠재력이 눈부신 오늘의 현실로 피어나고 타오르기를” 바라며 썼던 이 문장은 지하철 5호선에서였다. 나는 어느 월요일 기차 안에서 그 문장 속 ‘당신’이 바로 ‘나’이길 바라며, 그녀의 글을 날 위한 헌시처럼 읊었다.
조사 하나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실낱같은 마음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 작가가 있다. 그 마음을 글로 옮기는 일의 소중함 역시 어떤 마음으로 인지된다. 감동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보다 그걸 이루는 미세한 감정 하나하나를 불러들이는. 초봄, 은은한 꽃향기에 이끌려 날아드는 나비들처럼. ““사유의 힘”을 불어넣는”다는 접속어,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 모든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용기 있는 사유를 촉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싶다는 의지, 그럼에도 내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믿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사고를 제한하지 않고 무한히 확장하게 만드는 단어” ‘어쩌면’은 나도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저자는 니체가 바로 그 “‘어쩌면’의 철학자”란다. 여기서도 용기는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는 데 있어 ‘용기’가 이토록 중요한 것이었구나. “주술적 희망의 향기가 묻어 있는” ‘어쩌면’을 나는 더 자주 사용하기로 작정해본다.
뜬금없고 엉뚱한 생각은 ‘기발奇拔한 착상着想’이 되기도 하는데, 창작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 성향이다. 그렇다면 접속어에서 의지, 용기, 사유를 보고, 딱딱함조차 부드럽게 융해시킬 줄 아는 사람은? 그/그녀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창작자임이 분명하다. 정여울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나는 책의 내용보다 늘 그녀에게 먼저 마음이 갔다. 글은 그 글을 쓴 사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추측해보고 상상하게 만든다. 성격과 성향, 취미, 특기 기타 등등의 것들을 파악해본 결과, 나와의 유사점이 많을수록 그/그녀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조용하고 무던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시시때때로 소심해지고 소극적이다가도 필요할 땐 적당히 대범할 줄 아는, 그러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용기를 내는 그녀가 나는 남 같지 않다. 그녀의 적지 않은 부분이 나와 닮아서 활짝 연 내 마음의 문... 나는 앞으로도, 내내 그 문을 열어둘 것이다. 오지 않을 것임을 앎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녀가 ‘똑똑' 두드리게 될 그 어느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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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정여울을 통해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린다면, 내 인생의 음악을 작곡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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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정여울이라니!!
샘터, 좋은 생각처럼 작은 사이즈의 책이 도착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 하는 탄성이 나왔다.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한달에 한 권의 책을 따라가면서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고 잊혀져가는 감수성을 다시금 깨울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두근댔다.
정여울 작가님은 김영하 작가님과 함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님인데 이번 프로젝트로 작가님의 글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 월간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예스러움도 좋지만 나를 더 설레게 했던 건 그림이었다.
내가 몰랐던 화가의 아름다운 작품과 함께 글을 읽는 것 만큼 풍족한 독서는 없으니까 :)
나는 월간 정여울을 통해 세 가지를 꿈꾼다.
첫째, 모바일이나 인터넷이 아니라 오직 종이로만 보는 지극히 예스러운 잡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아날로그적 소통을 꿈꾼다. 둘째, 광고 없는 잡지를 꿈꾼다. 상품을 먹음직스레 전시하는 자극적인 광고가 아니라 그 자체로 더없이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우리 마음을 비춰보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한다. 셋째, 에세이의 매력과 산문의 가능성을 마음껏 실험하는 잡지를 꿈꾼다. -12~13p
걸핏하면 사람으로부터 상처 입고 마음으로 피를 뚝뚝 흘리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지나치게 예민했던 과거를 반성했다. 그런데 마음이 예전보다 덜 아픈 것은 철들거나 단단해져서가 아니라, 이제 타인에게 마음을 덜 주기 때문이라는 것을 퍼뜩 깨달았다. -56p
효율과 경쟁에 지쳐버린 사람들이 ‘남들이 생각하는 성공‘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행복‘의 가치를 찾아 떠나는 것, 나는 그것이 욜로와 휘게에 담긴 진정한 의미라고 믿는다. 요란한 세계 일주를 떠나지 않아도 좋다.(....) ‘타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행복‘이 아니라 ‘내가 판단하고 창조하는, 나만의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만 알면 된다. -74p
‘긍정이냐 부정이냐‘ 식의 ‘판단‘을 재촉하고, 우리 삶에 필요한 질문도 해답도 직접 찾아가는 진정한 ‘사유‘의 물꼬를 차단해버리는 행정 편의주의는 곳곳에 만연해 있다. ‘대학 평가‘라는 명목으로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순위를 매기고, ‘업무 평가‘라는 명분으로 개개인의 다채로운 개성을 말살해버리는 ‘판단‘의 성급함은 ‘사유‘ 과정 자체를 향유하는 인간 정신의 탐험이 지닌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판단‘의 본질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비자발적 대응이라면, ‘사유‘의 본질은 누가 나에게 꼭 대답을 발지 않는 순간에도 나만의 질문을 만들고 나만의 해답을 천천히 찾아가는 과정의 적극성에 있다. -136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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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삶이더좋아져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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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여울 . 이라는이름으로 한달에한번발간된다는 사실만으로
사실읽기전부터 기대가엄청났다
왜냐하면 나는느리지만 꾸준히무언가를 이어가는사람을 무척좋아하고신뢰하니까-
- 시리즈의첫번째책이라그런지 책자체가 마치이시리즈의프롤로그같았다 ++
작가님에대해 알게된것들중에서 가장반가웠던것은 악기에관한것 음악을 감상만해도행복하지만 , 직접연주하는기쁨은 무엇과도바꿀수없는 눈부신희열이었다
( 중략 ) 첼로를연주하는시간만은 글쓰기의긴장과 타인의시선으로부터의 스트레스에서 완전히벗어날수있었다 . /113 - 덕분에 정말오랜만에 악기를꺼냈고 일주일에 두세번은 이런시간을갖자고 다짐또 . 다짐 ! ( 잘하지못해도 ) ( 즐기면되니까- ) ( 그리고 ) ( 다시는 . 손가락다치지말자 ! ) +++ 사랑할때는 그어떤노력도아끼지않듯이 , 책을고르고사고실패하는데 드는시간과노력을 아까워하지마세요 . 자기를믿어야해요 . 나의간절함과 저자의간절함이만났을때 , 행복한독서가시작되지요 . /86 - 네네- 그래서 또 . 책주문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