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7)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7%
  • 리뷰 총점8 4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비극에서 퍼올린 희망
"비극에서 퍼올린 희망" 내용보기
아더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었다. 작품은 작가로부터의 잉태되어 나오는 것이기에 작품과 작가를 분리시켜 이해할 수 없다. 때문에 이 현대적 비극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세계관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아더 밀러는 ‘비극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비극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이렇게 내린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비극에서 퍼올린 희망" 내용보기
아더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었다. 작품은 작가로부터의 잉태되어 나오는 것이기에 작품과 작가를 분리시켜 이해할 수 없다. 때문에 이 현대적 비극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세계관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아더 밀러는 ‘비극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비극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이렇게 내린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비극은 행복을 찾고자 몸부림치는 인간을 가장 정확하고 조화 있게 묘사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들은 비극을 최고로 존중하는 것이다. 또한 그런 까닭에 다른 문학 양식과 혼동해서 비극을 감소시켜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누구며 우리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또 우리가 마땅히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고, 또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을 제시해 주는 가장 완전한 수단이 되게 때문이다.” 이런 작가의 세계관, 혹은 작품관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는다는 건 그가 추구한 비극의 고상한 기능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감상적인 슬픔에 빠져버리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세일즈맨의 죽음’은 단순한 리얼리티 문학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것이 작가의 표현방식일 수는 있으나 그가 단지 사실성에만 집중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이 작품을 읽고 고뇌하면서 이 절망적인 슬픔의 정서 너머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도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지금 내가 그 답을 정확히 발견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가 추구한 비극의 순기능을 고려할 때 그 메시지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윌리 로먼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현대인의 표상은 그가 처한 사회적 환경의 사실성 자체가 비극적인 인물이다. 그는 일찍부터 성공주의 이데올로기에 빠져 그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세일즈맨의 길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 수단은 그가 생각한 대로 성공의 첩경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그 속에서 장구한 일생을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좇을 뿐 실상 단 한번도 그 갈증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실패의 쓴물만을 들이켰을 뿐이다. 그는 오늘날의 사회와 마찬가지로 후기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인 현실에 대한 적응력을 갖추지 못하고 오히려 과거의 허황된 꿈에만 매달린 인물로 자신을 고착시켜 나갔을 뿐이다. 그러면서 그는 점차로 가정에서도 소외되는 불운한 인간으로 전락해 버린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도덕적 결함으로 인해 두 아들들에게도 가장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말이다. 그런 사람의 일생이란 그야말로 죽지 못해 사는 삶일 뿐이다. 윌리 로먼은 그렇게 죽지 못해 사는 삶을 고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점차로 현실로부터의 도피처로서 죽음을 선택하는 것으로 기울어진다. 가장 숭고해야 할 인간의 죽음마저도 수단적 가치로 적락되어 버리는 것을 그를 통해 보게 된다. 그러나 어쩌면 삶 속에 어떠한 희망도 발견하지 못한 사람에게 인생은 죽음보다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점에서 윌리 로먼, 세일즈맨의 죽음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다. 그는 살면서 죽음을 생각했고, 죽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처럼 살았던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작중 인물의 삶과 죽음은 그 자체가 덤덤한 슬픔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비극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작가는 이런 소시민의 한 사람, 내가 될 수 있고 내 주변 가까운 이웃일 수 있는 세일즈맨의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중요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 베어 있는 여러 인물들과의 갈등을 매우 세심하게 그려감으로써 실로 비극다운 비극을 연출해 내었다. 그 비극적 요소가 바로 윌리 로먼이라는 사실적인 가공인물을 통해 하나의 경종을 울리는 된 것이다. 그가 만들어낸 인물은 그런 점에서 도로의 표시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여행자가 목적지를 향해 갈 때 보게 되는 길가의 표시판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길에서 어디로 가면 되고, 어디로 가면 안 되는가를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비극의 우물에서 퍼 올린 희망의 메시지는 인간의 존엄성이다.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한 존재이기에 어떤 사회에서도 소외당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사회라는 구조 속에 결코 소외되어서는 안 되는 인간의 존엄성이 아무런 저항 없이 소외되고 있는 현 사회의 현실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세일즈맨과 같은 소시민들은 갇혀 있는 상태에서도 자유를 갈구하지 못한다. 이것이야말로 비극 중의 비극이 아닌가! 숭고한 인간 영혼이 필요로 하는 건 사회에서의 성공, 대단한 부와 명예 등이 아니란 사실이다. 작품의 종반부에 이르러 윌리 로먼의 닫힌 마음이 어느 순간 열리게 되는데 그의 문을 여는 열쇠는 다름 아닌 큰 아들 비프의 순결한 눈물이었다. 아들로서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바로 그것이었다. 그 눈물에 얼음처럼 차가왔던 윌리 로먼의 마음은 녹아져 내린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인간의 근원적 필요가 아닐까?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가 소유한 어떤 소유에 의해서가 아닌 인간의 존재 그 자체로서 임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비극은 하나의 역설이다. 세일즈맨의 죽음의 비극은 그를 통해 희망을 말하는 작가의 외침이 담겨 있다. 그 죽음의 반대쪽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희망에 대한 외침이 말이다. 비인간다운 죽음을 통해 우리는 인간다운 죽음을 알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역설을 발견했다. 그래서 슬픈 곡조에 담겨 있는 희망찬 인간의 삶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죽음, 인간의 죽음의 그가 누구이든지 숭고한 것이다. 때문에 그 누구의 죽음이든 그 죽음이 내포하고 있는 역설적 희망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것이 산 자의 책임일 것이다. 나는 그 책임을 다하고 싶다. 세일즈맨의 죽음 속에서 참된 삶을 찾고 싶다. 이것이 이 책을 덮으며 내 마음의 말하는 소리이며, 앞으로 내 삶을 통해 부르고 싶은 노래이다.

[인상깊은구절]
찰 리 : (해피가 대들며 대답하려는 것을 막고, 비프에게) 자네 어른을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네. 자넨 모르겠지만 춘부장은 외판원이었단 말일세. 외판원에게는 인생의 밑바닥이란 있을 수 없어. 직공이라든지 법률가라든지 의사처럼 판에 박은 직업이 아니라는 말이네. 반짝이는 구두에다 미소를 지으며, 저 멀리 푸른 하늘 밑을 달리는 분일세.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반겨 주지 않는다면 지진이 일어나는거나 마찬가지지. 그뿐인가, 모자에 자국만 몇 개 생겨도 그걸로 끝장이 나는 거야. 그러니 아무도 춘부장을 나무랄 수는 없단 말일세. 외판원이란 꿈이 있어야 되는 거야. 그 꿈이란 담당 지역처럼 떼어놓을 수 없어.
m*********n 2004.09.0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일즈맨의 죽음
"세일즈맨의 죽음" 내용보기
시대의 자화상 아버지라는 이름.   넌 커서 뭐가 될래? 어릴적 학교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면, 굳이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외운것처럼 "저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고 달달 거리며 말했었다. 하얀 가운에 두꺼운 금테 안경을 쓴 의사는 어린 나에게 이유 모를 경외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했으면 나는 의사가 되어 있는게 맞겠지만. 천만에 병원 크레졸 냄새에 머리가 어질어
"세일즈맨의 죽음" 내용보기

시대의 자화상 아버지라는 이름.

 

넌 커서 뭐가 될래? 어릴적 학교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면, 굳이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외운것처럼 "저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고 달달 거리며 말했었다. 하얀 가운에 두꺼운 금테 안경을 쓴 의사는 어린 나에게 이유 모를 경외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했으면 나는 의사가 되어 있는게 맞겠지만. 천만에 병원 크레졸 냄새에 머리가 어질어질 하고, 집에 기어다니는 바퀴벌레 한마리 잡지 못하는 위인이 바로 나다. 또한 뜻모를 병원 영수증을 받고 내가 왜 이만큼 돈을 지불해야하는 지 몰라 속 앓이 한 적도 여러번이다. 두발 쇠고랑 찬듯 질질 끌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보니 어릴적 꿈 생각이 났다.

밥만 먹고 사람이 사는 게 아닌 것처럼 꿈을 먹고 살아가는게 또한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그 꿈을 향해 걸어나간다. 하지만 막상 그 꿈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뭘 할까? 올드보이의 우진처럼 자살이라도 해야하는 걸까? 이건 비극인가? 아니면 또 다른 꿈을 위해 차근 차근 준비해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나이는?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 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청춘을 다 받춰 일궈낸 집에 더 이상 내가 살지 않는다면? 정확히 말해 살지 못한다면?

 

인간지사 공수레 공수거 라지만 억울하고 불합리하다. 꿈을 자식에게 양도하고 희생한 뒤 역사의 뒤로 이름없이 사라져가야 하는 존재.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말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보편 타당하고 구체적인 우리 부모님에 관한 서사이다. 정확한 자료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잡지에서인가? 부모와 자식들 사이에서 화가 났을 때 하는 말 중. 아들들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적어도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어요. 이것이 무려 70%정도 나왔다고 하니. 사실 유무를 떠나서 나 역시 이런 말을 은연중에 내뱉은 것 같아 부모님께 죄송할 뿐이다. 그런데 더 재밌는건 지금의 아버지 들도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하니...불필요한 유전인자가 뼛속 깊이 박혀 있는게 틀림없다. 유전자 전공자가 계신다면 이런것도 조사해보는것도 괜찮을 듯 싶다. 어른에게 아이들은 버릇 없어 보이고, 아이들은 어른처럼 절대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인간 유전 신비의 법칙 말이다.

 

극은 아버지 윌리의 자살로 끝난다. 하지만 나는 결코 자살로 보지 않는다. 이건 어디까지나 타살이다. 타살이라고 주장한다면 가해자가 있어야 되는데, 누구일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다수이며, 우리는 각각의 집에서 한명의 피해자를 속절없이 잉태하고 있다. IMF시절 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불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설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분명 고향집을 방문하면 부모님 머리는 더 희끗 해졌을 것이다. 부인 린다는 아들 둘 해피와 비프에게 당부한다. 아버지를 한번 안아주라고. 많이 힘드신 상태라고. 그러나 아버지는 겉치레만 보일뿐. 아버지의 심각한 정신상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자식들이 받아들였을 때 아버지는 어이없게도 자살해버린다.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는 아버지의 과거속으로 역행해버리고 그것이 곧 현실이 되버리고. 거기에는 젊은 아버지만 있을 뿐이었다. 윌리는 자살함으로써 다시 젊은 아버지가 되었다. 죽었다. 그러나 그는 행복해한다. 자신이 존경받을 때 그 만족감으로.

 

산업 일꾼이라 표상되는 아버지들. 그러나 그 아버지들은 집에서 말이 없다. 말 없음으로 인해 자신들 간의 벽은 더 단단해지고, 급기야 그들은 밖으로는 역전의 용사건만 집에서는 패잔병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 건 아닌가? 역사는 돌고 도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막상 설에 집에 내려가면 어릴적 나 처럼 아버지 품에 안길 수 있을까? 쑥쓰럽고 낯 간지럽지만. 세일즈맨의 죽음을 보고 생각난 건 그 이미지 하나 였다.

 

설이다. 세배하는 셈 치고 버릇 없게 물어보련다. 댁의 아버지는 안녕하십니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2009.01.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더 이상 영웅은 없다.
"더 이상 영웅은 없다." 내용보기
우리 사회에서 이제 더 이상 비극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극속의 영웅이 없기 때문이다. 장엄한 영웅은 사라지고 이제 한 늙고 힘 없는 세일즈맨의 이야기가 비극을 채우고 있다.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갈팡지팡하며 과거에의 환상 속에서만 허부덕대다 마침내 결국은 자살을 택하고야 마는 우리시대 늙은 아버지 윌리의 모습. 낡은 녹음기를 버리는 것
"더 이상 영웅은 없다." 내용보기
우리 사회에서 이제 더 이상 비극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극속의 영웅이 없기 때문이다. 장엄한 영웅은 사라지고 이제 한 늙고 힘 없는 세일즈맨의 이야기가 비극을 채우고 있다.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갈팡지팡하며 과거에의 환상 속에서만 허부덕대다 마침내 결국은 자살을 택하고야 마는 우리시대 늙은 아버지 윌리의 모습. 낡은 녹음기를 버리는 것을 아무도 아까와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소외당하는 인간의 존재 자체와 생명의 존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오히려 그 단어 자체가 생소하지는 않은지...아뭏든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파헤친 아서 밀러, 그 머리속이 얼마나 복잡한 사람이었겠는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단순의 극치였던 마릴린 먼로를 택한 게 아니었나 싶다.

[인상깊은구절]
해피 - 좋아요, 난 형이나 다른 사랍들한테 아버지가 허무하게 돌아가시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테야.아버진 훌륭한 꿈을 간직하셨어. 우리가 지닐 수 있는 유일한 꿈이지.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는 꿈이란 말이오. 아버진 여기서 그것을 위해서 싸우셨거든. 그러니까 아버지가 이루지 못하신 걸 내가 대신 해보겠다는 거야. 바로 여기서 말이야.
p*******m 2000.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내용보기
미국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라면 너무 우아한 찬사이고, 마릴린 먼로의 연인이라면 너무 세속적인 느낌이 들지만 이러저러한 찬사들 모두가 아서밀러라는 작가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세일즈 맨의 죽음'은 '시련'과 함께 그를 미국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작품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혹은 풍미하고 있는 위대한 희곡 작품들중의 하나이다. 난 20세기의 사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내용보기
미국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라면 너무 우아한 찬사이고, 마릴린 먼로의 연인이라면 너무 세속적인 느낌이 들지만 이러저러한 찬사들 모두가 아서밀러라는 작가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세일즈 맨의 죽음'은 '시련'과 함께 그를 미국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작품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혹은 풍미하고 있는 위대한 희곡 작품들중의 하나이다. 난 20세기의 사람들이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를 생각하면서 셰익스피어와 그의 비극들을 생각하는 것 처럼 한 23세기 쯤이 되면-사람들이 그 때까지 연극을 하고 있을 지는 미지수지만- 20세기를 생각하면서 아서 밀러와 그의 사실주의 비극들을 연상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비극들 중에 첫번째는 단연코 '세일즈 맨의 죽음'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주의할 점이 있다. 대단한 감동이나 멋진 독백,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작품 속에는 셰익스피어가 그려 낸 극단적인 상황도, 섬뜩한 동기를 가진 인물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도 없다. 주인공인 윌리 로만은 평범하고 늙은 세일즈맨일 뿐이다. 그에겐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와 더 나은 노년을 위한 작은 소망만이 있을 뿐이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는 대상도 질투하는 대상도 없다. 물론 그가 약간 이기적이며 자신과 아들의 친구를 시기하지만 그것 때문에 파멸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 동시대의 극작가들이 그려낸 인물들과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갖는 격정도 '에쿠우스'의 신비로움도 '아마데우스'의 우아함도 없다. 윌리 로만이 얻으려고 하는 것은 떠돌이 세일즈 맨 생활을 청산하고 한 곳에 정착하여 사무적인 일을 하며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것이다. 약간의 이기심과 소박한 꿈. 객지에는 자신을 기다리는 천박한 애인이 있고 집에는 순진한 마누라가 있다. 두 아들은 장래가 보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건강하다. 윌리 로만이 가지고 있는 이 모든 평범한 요소들은 현대인들이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세일즈 맨의 죽음'의 윌리 로만이 '햄릿'과 '블랑쉬'를 제치고 가장 매력적인 인물인 이유 역시 바로 이 평범함 때문이다. 윌리 로만의 이러한 평범함은 고귀한 신분이나 비범한 주인공만이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아서 밀러 이전의 고전극들의 선입관을 통쾌하게 뒤집는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아서 밀러의 의도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끝은 윌리의 죽음이 아니라 윌리의 장례식장이다.세일즈맨을 하며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아무도 윌리 로만의 장례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 갔을까. 가족들은 허탈해하고 절망한다. 비록 윌리 로만의 장례식장을 찾은 유일한 친구 '찰리'가 유족들에게 '그러나 아버지는 위대했다'라는 말로 위로하지만 여전히 장례식장은 쓸쓸하고 초라하기만 하다. 아들인 비프와 해피 역시 미래의 희망을 얘기하지만 그들의 말은 공허하고 절망적인 메아리처럼 느껴지고 두 형제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희망에 이르는 길은 좁고 험난해 보인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물론 그가 말한 작품 의도는 고전극에 대한 도전이자 일종의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해석되어야 하지만 그의 말을 바꾸어 해석하면 평범한 현대인 모두 비극의 주인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 누구나 윌리 로만처럼 벼랑 끝에 있는 지도 모른다. 연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 읽어 봐야 하는 대본이고 연극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20세기가 남긴 위대한 작품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읽어 나가면 굉장히 감동적인 희곡이 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윌리: 그럼 목이라도 매렴 ! 목이나 매. 비프: 어느 미친 놈이 제 목을 매요! 난 오늘 만년필을 움켜쥐고 11층이나 되는 델 뛰어 내려 왔어요. 그러다 갑자기 발을 멈췄죠. 빌딩 중간쯤이었어요. 그때 난 하늘을 봤죠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들을 본 거예요. 일하고 먹고 다리를 뻗고 앉아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생활-난 만년필을 들여다보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뭣 때문에 내가 이런 걸 훔쳤을까 하구요. 뭣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존재가 되려고 하나 하구요. 내가 원하는 건 바보 구실밖에 못하는 그런 사무실 안의 일이 아니라 저 탁 트인 넓은 곳에 있거든요. 거긴 내가 어떤 인간이라는 걸 안다고 말만 하면 언제고 날 기다려 주는 곳이죠. 왜 난 그 말을 못하죠?
YES마니아 : 골드 g*****1 2002.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현대미국사회에 대한 비판
"현대미국사회에 대한 비판" 내용보기
이 희곡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 연극계 최대 걸작의 하나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주인공 윌리 로만은 원래 전원생활과 노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고생하지 않고 성공하겠다는 심산으로 세일즈맨이 되었다. 30년간 오직 세일즈맨으로 살아오면서 자기 직업을 자랑으로 삼고 성실하게 일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두 아들 비프와 해피에게도
"현대미국사회에 대한 비판" 내용보기
이 희곡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 연극계 최대 걸작의 하나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주인공 윌리 로만은 원래 전원생활과 노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고생하지 않고 성공하겠다는 심산으로 세일즈맨이 되었다. 30년간 오직 세일즈맨으로 살아오면서 자기 직업을 자랑으로 삼고 성실하게 일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두 아들 비프와 해피에게도 그의 신조를 불어넣으며 그들의 성공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두 아들은 그의 기대를 저버리고 타락해버렸고 그 자신도 오랜 세월 근무한 회사에서 몰인정하게 해고당한다. 궁지에 몰린 그는 장남에게 보험금을 남겨 줌으로써 자신의 위대함을 보여주려고 매일 다투어온 비프와 화해하던 날 밤에 자동차를 과속으로 달려 자살한다. 그의 장례식 날 아내 린다는 집의 할부금 불입도 끝나고 모든 것이 해결된 지금, 이 집에는 아무도 살 사람이 없다고 그의 무덤을 향해 울부짖으며 이야기하는 것으로 연극은 끝난다. 현대 미국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엿볼 수 있으며, 주인공의 죽음을 건 최후의 자기 주장은 감동적이다. 늙고, 피로에 지친 그의 뇌리에 쉴새없이 떠오르는 과거의 장면을 현실과 교착시켜 무대에 표현하는 극작술은 독창적이다.
l****s 2000.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일즈맨의 죽음 written by 아서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written by 아서밀러" 내용보기
린다: 여보, 날 야속하게 생각하지 마시우. 울 수도 없구려. 어떻게 된 거유? 울음도 안 나오니.         정말 알 수 없구려. 뭣 때문에 그런 짓을 저질렀단 말이우. 날 좀 도와줘요. 울 수도 없다니         까요. 또 출장가신 것만 같구려. 돌아오시려우? 여보. 왜 울수도 없을까요. 뭣 때문에         그런 짓을 했수? 집세도 냈다구요. 오늘 말이에요. 하지만 집
"세일즈맨의 죽음 written by 아서밀러" 내용보기
      린다: 여보, 날 야속하게 생각하지 마시우. 울 수도 없구려. 어떻게 된 거유? 울음도 안 나오니.         정말 알 수 없구려. 뭣 때문에 그런 짓을 저질렀단 말이우. 날 좀 도와줘요. 울 수도 없다니         까요. 또 출장가신 것만 같구려. 돌아오시려우? 여보. 왜 울수도 없을까요. 뭣 때문에         그런 짓을 했수? 집세도 냈다구요. 오늘 말이에요. 하지만 집이 텅 빌 게 아뉴.         (목이 메어온 다) 이젠 빚도 없고 홀가분해졌는데.(울음을 억제할 수 없어 터뜨리며)         맘 편히 살 수 있어!(비프, 천천히 어머니에게 간다) 빚도 갚았다우...... 이젠 맘놓고 살 수         있는 데.......                                                       -세일즈맨의 죽음 제 2막 p177-   언제 이 책을 손에 넣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책장 속에 고이 모셔져 있던 이 책을 읽게 된건 얼마전 보았던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 큰 계기였   던 것 같다. 그 영화속의 연극이었던 '욕망이라는 전차'. 기억하시는가? 이전에 썼던 리뷰에서도   언급했던 기억이..   연극은 영화나 TV 그 어떤 것보다도 묘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오페라나 뮤지컬에서 아리아나 앙   상블시 느껴지는 흥분이나 감정의 고조 그렇게 특별히 지칭할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 아닌 묘함.   연극적인 장치들을 통해 배우들 사이에 투명한 벽이 세워지고 그 벽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모른다는것. 그것을 관객들은지켜보며 희열도 느낄 수 있는것 그것이 연극의 묘미가 아닐까.   예전에 보았던 '도그빌'이란 영화도 그런 경우였다. 영화임에 분명하나 연극적인 장치들을 십분   활용하여 마치 스크린 속의 2시간짜리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 책또한 지면속에서의 활자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속은 주인공집의   거실, 주방, 뒷뜰, 오너의 사무실등 장면전환이 이루어지며 장소뿐만 아니라 시대적인 배경또한  P> 그러했다 . 흐름보다는 전환이 많이 이루어진점에서 어쩌면 주인공 윌리 로먼의 인생의 비애를   또 절절하게 느낄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윌리 로먼이라는 세일즈맨의 죽음을 보여준다.   젊은 시절 형님을 따라 알래스카로 떠나는 꿈을 꾸었으나 가정과 현실이라는 큰 벽앞에 그 자리에   눌러 앉아 평생 일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였으나 끝은 정신착란과 죽음만이 그를 맞이 할 뿐이었다   젊은 시절 한번의 외도로 아들의 원망을 받게 되었으나 죽는 순간까지 아들과 원만한 화해를 하지   못한 그의 인생이 참 안스러웠다. 오늘날 우리내 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닐까.   아버지를 원망하고 어머니를 안스러워하며 풀리지 않는 자신의 인생을 어찌할바모르는 비프   평생 가정을 지키며 아버지와 아들들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마음졸이는 린다.   이 책이 20세기에 씌워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은 오늘날뿐만 아니라 시대가 계속되는 한   어두운 이면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e******9 2006.10.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추억과 환상의 추한 변질
"추억과 환상의 추한 변질" 내용보기
『세일즈맨의 죽음』을 두고 흔히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라고 평한다. 그러나 거의 정설처럼 여겨지는 이러한 시각을 완전히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즉, 사회로 향해진 비판의 화살을 주인공 윌리에게로 돌려보자는 것이다. 그는 몰인정한 사회로부터 내던져진 희생물일 뿐인가? 오히려 그 자신의 인생과 가족의 인생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은 아닐까? 이제
"추억과 환상의 추한 변질" 내용보기
『세일즈맨의 죽음』을 두고 흔히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라고 평한다. 그러나 거의 정설처럼 여겨지는 이러한 시각을 완전히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즉, 사회로 향해진 비판의 화살을 주인공 윌리에게로 돌려보자는 것이다. 그는 몰인정한 사회로부터 내던져진 희생물일 뿐인가? 오히려 그 자신의 인생과 가족의 인생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은 아닐까? 이제는 사회의 냉정함에 가려져 있던 윌리의 모습을 직시할 차례다. 윌리는 과거에 갇힌 사람이었다. 그는 극중 내내 과거의 만족스러웠던 시절들을 떠올리며 현실과 과거를 혼동한다. 그러한 그의 태도는 현실 속의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는 치명적 결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윌리는 허황된 꿈을 떨쳐버릴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자신과 아들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만들어가며 행동보다는 비현실적인 계획과 자만심이 앞섰고, 현실 속에서 무력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았다. 간단히 말해 윌리는 과거와 환상에 얽매여 현실의 어려움을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지 못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간 유형은 꼭 물질주의가 팽배해 있는 냉정한 현대 사회가 아니라고 해도 어느 사회에서나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사회적인 냉대와 가장으로서의 부담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반박하기 전에 과거 속의 그의 모습을 보라.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이는 과거의 장면에서도 독자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낀다. 주위 사정이 좋았던 시절이라고 해서 그가 현재와 다른 종류의 인간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때도 역시 그는 자신과 아들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인기만 있으면 뭐든 잘 된다는 식의 허황된 사고 방식의 소유자였다. 사회가 그를 불행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그의 잘못된 인생관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윌리의 삶을 지켜본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끊임없는 과거에의 집착... 근거 없는 자만심... 미래에 대한 막연한 환상... . 인간이라면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윌리와는 대조적으로 보이는 찰리나 버너드라고 해서 그런 속성을 가지지 않았을 리 없다. 단지 그들은, 아니 윌리를 비난할 수 있는 윌리 이외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작은 윌리를 억제하고 있을 뿐이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뭐든 잘 되는 것 같았던 어떤 시절을 떠올리며 아쉬워한다거나 주위로부터의 작은 칭찬에 한없이 우쭐해지는 등의 경험은 누구나 수없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속성이 지나치게 우리의 사고나 인생을 장악할 때, 우리는 현실을 바로 볼 수 없다. 급기야는 환상 속의 자신의 모습은 날이 갈수록 화려해 지는데 현실 속의 모습은 날이 갈수록 소극적이고 초라해 지는 단계까지 이를 것이다. 즉, 우리가 윌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렇다. 우리는 우리 속에 적당히 존재하는 과거에 대한 추억과 미래나 자신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이 추하게 변질되지 않도록, 언제나 현실과의 적절한 조화속에서 그것들을 유지해야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에 대해 작가는 '비극을 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진리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라고 말했다 한다. 작가가 보여 주려고 한 진리란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환상'과 '추억'의 추한 변질이 아니었을까? 결국 그러한 것들에 의해 한 세일즈맨이 죽음에 까지 이르렀으니 말이다. 더욱 섬뜩한 것은 그가 자신의 죽음마저도 환상속에서 멋지게 그렸다는 것이다.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기대는 아름다운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로부터 시작되는 '꿈'은 가지되 헛된 망상과 환상에 사로 잡혀서는 안될 것이다.
e*****0 2000.05.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