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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가토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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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에 올라탄 것처럼 가속도를 붙여가며 전쟁에 열중했다. 기본이 탄탄하지 않은 열정은 자주 광기에 휩싸인다. 여기에 휘말린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묻혔다. 일본은 다시 그 광기를 파내려고 하는 중이다. 이런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불안이 겹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때에 읽게 된 일본의 전쟁 이야기는 흥미롭고 불편하다.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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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에 올라탄 것처럼 가속도를 붙여가며 전쟁에 열중했다. 기본이 탄탄하지 않은 열정은 자주 광기에 휩싸인다. 여기에 휘말린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묻혔다. 일본은 다시 그 광기를 파내려고 하는 중이다. 이런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불안이 겹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때에 읽게 된 일본의 전쟁 이야기는 흥미롭고 불편하다. 일본은 왜 그렇게 전쟁에 목을 매야만 했을까. 이런 이야기를 이 책에서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1930년대 외교와 군사를 주요 연구 영역으로 하고 있는 도쿄대 교수라고 한다.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면서 문득 깨달은 것은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다음 세대들이 역사에서 커다란 교훈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일본의 근현대사 강의를 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대상이 중고등학생이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단락구성도 잘 되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본이 일으킨 전쟁은 무척 많았는데 그중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을 다섯 가지로 분류해놓고 그 전쟁이 일어난 경위와 전쟁으로 인해 달라진 일본의 모습을 짚어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본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함께 볼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조선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유럽을 들락거렸다. 또 한 가지는 일본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인들이 그렇게 극성스럽게 전쟁에 몰두했던 지난 시간을 살펴보며 우리 역시 우리의 미래를 모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1930년대의 일본과 현재의 미국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으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9.11테러로 상처받은 미국은 상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범죄자를 처벌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일본 역시 중,일전쟁에서 중국을 적국으로 인식하지 않고 도적을 토벌한다는 생각으로 전쟁을 치뤘다는 것이다. 이런 오만한 일본의 생각은 책 전반에 걸쳐 두루 펼쳐져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홧병날 것 같은 순간이 많았다. 

 

 

 

일본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모두 승리로 끝냈다. 이 두 전쟁의 목적은 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일본은 주변국들과 달리 서양의 식민지가 되지 않으면서 세계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식민지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싶다는 유럽열강들의 조건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여기에 자신감을 갖고 자신들이 아시아에서 유럽인들의 역할을 하고자 했다. 일본의 식민지 착취는 서양의 그 어떤 나라보다 가혹했다. 이것은 일본인들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일본이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하는 동안 식민지 국가의 희생은 말할수 없이 컸다. 일본이 전쟁으로 인해 자멸하면서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은 탓이었다.

 

 

 

결코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는 태평양 전쟁 이야기를 읽으며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굴린 돌덩이를 스스로 멈출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멈추는 시기는 자신들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만들겠다고 생각했던 일본인들은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패했고, 미국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 시기는 너무나 짧았고 현재 일본은 그 어느때보다 전쟁에 눈을 반짝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근대 있었던 수많은 일본의 침략전쟁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전하고 전쟁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어보아도 다시는 일본이 침략전쟁을 일으켜선 안된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일본인들이 가진 인식인가 싶어서 마음이 무겁다. 일본은 전쟁에 승리한 후 아시아의 드넓은 지역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최강국가라는 미국과도 일대일로 교전한 국가라는 사실이 어린 학생들에게 자부심으로 전해질까 두렵다.  

 

 

 

 

 

 

t******e 2018.01.17. 신고 공감 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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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동북아시아를 이해하기 위해선 일본을 이해해야
"근대 동북아시아를 이해하기 위해선 일본을 이해해야" 내용보기
일본이 어떻게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쳐 태평양전쟁으로 나아가게 됐는지에 대해 진보적 일본인 역사학자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책이다.우리는 우리 자신의 입장에서 근대사를 기억하는 데 익숙해 있다. 그것은 서양 제국주의 세력이 아시아로 세력을 뻗치는 서세동점의 시기에 직간접적 침략을 당했던 피침자의 입장이다. 그러나 근대사를 보다 온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입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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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어떻게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쳐 태평양전쟁으로 나아가게 됐는지에 대해 진보적 일본인 역사학자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입장에서 근대사를 기억하는 데 익숙해 있다. 그것은 서양 제국주의 세력이 아시아로 세력을 뻗치는 서세동점의 시기에 직간접적 침략을 당했던 피침자의 입장이다. 그러나 근대사를 보다 온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입장에서도 역사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이 조선을 병합해 식민지로 삼고, 결국 태평양전쟁으로까지 나아가 서구세력과 정면대결을 벌인 일본의 관점이다. 이 책은 일본이 왜 전쟁으로 나아갔는지를 대중적인 문체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관점의 전환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을 만한 책이다.

p******n 2020.05.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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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동자'가 아닌 '주동자'
"'피동자'가 아닌 '주동자'" 내용보기
동북아시아의 근현대 전쟁사에서 일본은 '피동자'가 아니라 '주동자'이다.#1이과 출신의 나는 세계사를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고한국사는 올 초 한국사 능력 검정을 취득하기 위해 배운 정도였다.이렇게 얄팍한 역사지식을 갖고 있는 내가 갑자기 일본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아마 이러할 것이다.관동대지진 당시 일본 정부는 '재일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있으니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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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의 근현대 전쟁사에서 일본은 '피동자'가 아니라 '주동자'이다.


#1


이과 출신의 나는 세계사를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고

한국사는 올 초 한국사 능력 검정을 취득하기 위해 배운 정도였다.


이렇게 얄팍한 역사지식을 갖고 있는 내가 갑자기 일본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아마 이러할 것이다.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 정부는 '재일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있으니 조심하라'라는 식의

선동과 함께 '50원 50엔을 말해봐라'고 한 후 발음이 이상하면 죽였다고 한다.


대체 왜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그러한 수모를 당해야만 했던 것일까.


1910년 경술국치로부터 1945 광복에 이르기 까지 35년 가량을 일제의 식민지로 살며 

온갖 수모를 당하고 있던 조선은 1945년, 광복을 맞았다.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국이 되면서 조선은 광복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일본은 대체 왜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걸까.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2


2차 세계대전을 다루는 역사서는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그 중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저자가 '일본인'이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는 독일과 일본인데 난 이 중에서도 일본의 관점이 궁금했다.

그래서 독일 나치의 대한 이야기는 배재하고 한중일, 동북아시아의 관계성에 맞춘 이 책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으며 생각한 것은 의외로 일본에도 일본의 근현대사를 비교적 냉정하게

바라보고 이를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지식층들은 (현재는 지식인들이라고 하기엔 경계가 모호하지만,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춘 사람들을 의미하고자 한다) 과거의 역사를 숨기기에 급급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사람도 있었다.


#3


머리말에서 저자는 서장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되고 시간순으로 정리되어있는 장도 관심순에 따라

선택적으로 읽으라고 한다.


역사적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나는 서장부터 차근차근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서장에선 전세계 주요 국가의 전쟁론에 의한 전쟁사를 간결하게 짚어준다.


한 나라가 헌법을 구성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 영향을 준 사건 등에 대해 서술한다.


확실히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서장을 읽고 시작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4


책을 다 읽은 이 시점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대단한 책이다.

여러 사료를 근거로 최대한 냉정하게 과거를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본인들은 태평양전쟁을 두고 오히려 피해자인냥 생각하는게 있다고 들었을 땐

진짜 어떤 영화의 평대로 '내가 주먹으로 쟤를 때렸는데 내 손이 너무 아파요ㅠ'같은 느낌이었다.

근데 이 책 말미에 저자가 하는 말이 있다.

패전 후 만주 철수의 경험이 일본 국민들을 태평양전쟁의 피해자로 인식시켰고,

진짜 가해자는 당시 천황·내각·군인 그리고 보조금때문에 지역민을 만주로 이주시킨 지자체라고.


정치 싸움의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뿐이다.

그리고 과거나 현재나 정치 결정자의 태도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책을 읽으며 답답하고 욱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국가와 국가 간의 갈등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선 당연한 일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의 화살이

한국에 향해 있었던 것은 여전히 분노할 일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기 잘했다고 생각한 부분 중 하나는

"타이완, 한국, 남양군도 등 일본의 식민지와 위임통치령 지역 사람들도 커다란 고통을 겪었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고통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421 p)"이다.


사실 이 저자가 교수로서 많은 제자나 강연 관중들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역사를 전달한다고 해도 

결국 저자는 한 명의 사람이기 때문에 역사관이 바뀌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가토 교수의 강의를 듣고 역사관이 제대로 성립되어진 사람들이 다른 이들에게 정확한 역사를

알려주고 또 그들이 다른 이들에게 역사를 알려주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일본 정부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역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고 한다.

분명히 역사는 배울 점이 많다.

다만 문제 해결 방법을 역사에서 찾을 땐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일본은 크고 작은 전쟁을 역사에서 조언을 얻어 전쟁 여부를 결정했다.

문제는 과거 승리에 젖어 현실 파악을 못했다는 것에 있다.

일본은 큰 전쟁을 앞두고 정당성과 안전성을 부여하기 위해 전국시대의 역사를 떠올렸다.

1500년대 전쟁을 보며 1900년대 전쟁의 진행 방향을 결정했으니 

그들의 생각대로 전쟁이 진행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j*****7 2018.09.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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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국의 모습이 부러웠던 일본 군부의 선택.
"전승국의 모습이 부러웠던 일본 군부의 선택." 내용보기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가토요코/윤현명, 이승혁/서해분집/2018제목에 끌려서 짚어든, 최근에 발간된 새 책입니다. 이런 거 보면 책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책 제목에 이끌리긴 했으나 묻고 답하는 강의 형식이라는 방식도 재미있고, 내용이 깊이가 있으면서도 설명이 명쾌하여 무척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으로 아우르는 것은 청일전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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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가토요코/윤현명, 이승혁/서해분집/2018

제목에 끌려서 짚어든, 최근에 발간된 새 책입니다. 이런 거 보면 책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책 제목에 이끌리긴 했으나 묻고 답하는 강의 형식이라는 방식도 재미있고, 내용이 깊이가 있으면서도 설명이 명쾌하여 무척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으로 아우르는 것은 청일전쟁이나, 갑오농민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세계 1차 대전과 중일전쟁, 2차 대전을 지내면서 매 순간마다 왜 일본이 전쟁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상당히 다양하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이유는 국내적인 갈등을 국외적으로 푼다는 논리입니다. 일본도 개화 초기에 불평등조약으로 국외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일본의 서구화는 사실상 이 불평등조약을 평등조약으로 바꾸는 노력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일본은 단순히 내부의 문제는 외부로 푼다기 보다는, 외부의 사정이 내부의 갈등을 촉발했고, 이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전쟁이 촉발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전쟁이 한 나라가 다른 한 나라의 헌법을 부수는 행위라는 정의를 받아들이면서 시작합니다. 이 논리로 보면 제대로된 법이 없는 나라라고 하는 것은 왕을 잡아들여서 족치면 모든 것이 다 멸절되어 버리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셈이죠. 백성은 안중에 없습니다. 국가의 모든 것은 왕의 소유니까요. 따라서 식민지 상태로 빠질 법한 불평등조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은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자 이제 자신이 당했던 서구의 수법을 조선에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어릴 때는 메이지 유신으로 서구화에 일찍 눈을 뜬 일본이 천황의 지휘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자라고 보니 그만한 땅덩이에 그만한 인구를 가진 나라가 그렇게 짧은 시일에 일사분란이라니 그리 쉽게 될 수는 없었겠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한 과정이 있었죠.

서구에서 처음 그랬던 것 처럼 일본에서도 세금을 일정 금액 낼 수 있는 사람이 선거권을 가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지주 일색이었으나 지주들은 세금 내기를 꺼려하니 내각 입장에서는 세금 확보를 자격이 되는 세금 하한선을 더 낮추고 피선거권에는 아예 세금과 무관하게 바꾸는 파격조치를 하게 됩니다. 일본에서도 여러 직업군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하층민에게 선거권이 돌아가기는 어렵고 따라서 일반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여전히 하층민의 생활은 어렵습니다. 언제나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전국시대를 지나 200년이 넘는 에도 막부의 평화로운 시기에 인구는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식량을 비롯한 여러 물자들이 부족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서구에서 식민지를 개발하는 것을 보고 벤치 마킹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겠구나 싶습니다. 우리가 그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분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지만요.

청일 전쟁에 승리함으로써 조선을 청으로 부터 떼어 놓고, 갑오농민전쟁을 통해서 사실상 조선을 멸망시킨 일본은 직접적인 이득을 크게 보지는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조선의 내정에 간섭합니다. 고종도 망명아닌 망명이라 할 수 있는 아관파천을 하면서 절치부심하고 대한제국을 공표하게 되지요. 그러나 세는 기울어, 동양에서 말 통하는 사람은 일본인뿐이야 라는 것이 서구의 생각이었습니다. 경계하면서도 인정하는 거죠. 그 이유 중 하나가 어슬프기는 하지만 헌법이 있었고, 형법이, 민법이, 심지어 상법도 있었다는 거죠. 당시 서구인이 봤을 때 나라다운 나라였던 겁니다.

그런데 그 이후 일본은 이렇게 제대로된 입헌군주국의 모양새를 갖추고도 군부가 실세를 점령한 나라로 변해버립니다. 저는 이 부분이 예전부터 궁금했는데요, 이 책에서 조금 풀렸습니다. 정치는 숫자라는 것인데, 즉 많은 숫자의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쟁과 같은 큰 사건이 있고 나면 그 나라의 정치 제도에, 아니 체제 자체에 거대한 변화가 온다는 겁니다. 프랑스 혁명도, 러시아 혁명도 그런 과정을 겪었듯이, 일본도 그런 변화를 겪었는데, 바로 그것이 러일전쟁이라는 거죠. 러일전쟁은 일본입장에서는 사실상 고갈 직전까지 벼텨서 겨우 승리한 피와 눈물의 전쟁이었습니다만 이겼는데도 삼국간섭 때문에 별 소득이 없었죠. 그러자 백성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은 힘겹게 싸워서 승리했는데, 내각이라고 하는 것들이(특히 외교를 담당한다는 관리들이) 능력이 부족해서 일을 제대로 마무리 못했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이 점을 파고든 것이 군부입니다. 사실 경공업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근대 국가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고 해도 농민이 50%인 나라이고, 이 선거권도 없는 농민들이 군대를 갔기 때문에 군부의 입장에서는 농민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군부는 적극적으로 농민의 입장을 대변하여, 친농민정책을 펴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반대로 군부가 농민들을, 가난한 백성들을 전쟁터에 내몰 수 있게 된 기반이 되게 된 것 같습니다. 읽을 때도 슬펐는데 쓰고 보니 더 슬프네요. 농민을, 백성들을 등에 엎은 군부는 자신의 존재 기반인 전쟁을 통하여 천황에게도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존재가 되었고, 이에 모든 나라가 휩쓸려가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저자는 일본이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킨 국가로서 식민지 국가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점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아주 적나라하게도, 일본의 정부 자체가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백성들, 국민들에게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강제로 징집해도, 위안소를 차려도 국가는 국민에게 그런 짓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그런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말하자면 인권 민감도가 심히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야마시타 골드 라는 책에서 받은 충격이 새삼 떠오릅니다. 태평양 망망 대해의 한 섬에 야마시타 장군은 동남아에서 탈취한 각종 금불과 보석들을 파묻어 보관할 거대한 지하 벙커를 만듭니다. 벙커가 완성된 날 장군은 거기에서 일하는 모든 일꾼들을 죽이라고 명하고, 이 명령은 그대로 실행됩니다. 그 일꾼들이 조선인이거나 중국인이거나 혹은 현지인이라면 그나마 백번 양보해서 이해하겠지만 그 일꾼들 중에는 일본인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예외는 아니었죠. 그런 나라가 일본입니다. 위안소라고 하는 것도 일본정부에게는 별 이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전쟁 때 미군을 위한 위안소가 일본에 차려졌죠. 미군을 위해서 자국의 여성들을 공물로 바친 거였습니다. 그러나 이 위안소라는 것을 대부분의 미군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대경실색하여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이런 나라에게 무슨 사과입니까. 일본에 진정한 민주화가 오기 전에는 그야말로 우물에서 숭늉찾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또 제가 건진거라면 후스와 왕자오밍의 놀라운 통찰력이었습니다. 이건 직접 읽어보시라고 말씁드리고 싶네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당시에 10년 뒤의 일을 내다본 두 중국인 정치가의 놀라운 탁견에 놀라 자빠진 순간이었습니다.

분노하면서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자가 추천한 헌법이란 무엇인가 가 번역되어 나오면 읽어보고 싶은데, 그 책 저자의 다른 책들은 있는데 그건 없더군요. 번역자 님들이 좀 번역해 주심 안될까 싶습니다. 여튼, 저자의 또다른 책을 기대해 봅니다.

r*******n 2018.03.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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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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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꽤나 진보적인 인사로 평가받는 가토 요코의 작품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입니다. 이 책은 일본이 미국에 대항해 전쟁을 일으킨 이유를 청일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기 시작합니다. 메이지 유신으로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일본이 왜 추축국 편을 들다 미국에게 완전히 지고 패전국이 되는지 상세히 잘 나와있습니다. 내용도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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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꽤나 진보적인 인사로 평가받는 가토 요코의 작품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입니다. 이 책은 일본이 미국에 대항해 전쟁을 일으킨 이유를 청일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기 시작합니다. 메이지 유신으로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일본이 왜 추축국 편을 들다 미국에게 완전히 지고 패전국이 되는지 상세히 잘 나와있습니다. 내용도 어렵지 않습니다.
m******5 2020.12.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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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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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일본의 새로운 '공기"에 의거 19세기 말엽의 혼돈의 시대에 다시금 봉착된 것 같다고 한다.그러나 우리는 일본을 너무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않으며 그저 싫어하고 ,극우로 치닫고 있는 이상한 나라로 치부하고 마는 것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읽어본 어떤 책보다도 근현대사에 적나라하고 사실에 근접하게 기술한 좋은 책인것 같다.  우리나라 내에서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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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일본의 새로운 '공기"에 의거 19세기 말엽의 혼돈의 시대에 다시금 봉착된 것 같다고 한다.그러나 우리는 일본을 너무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않으며 그저 싫어하고 ,극우로 치닫고 있는 이상한 나라로 치부하고 마는 것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읽어본 어떤 책보다도 근현대사에 적나라하고 사실에 근접하게 기술한 좋은 책인것 같다.

 우리나라 내에서는 왜  이 책의 저자 "가토 요코"와 같은 국사학자,정치학자가 없을까 ? 라는 정말 아쉬움 속에 책을 읽어 갔다. 책의 내용이 저자가 강조하고 탈피하고자했던 역사가 암기과목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주는 새로운 형식의 역사책으로 변화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정도 내용을 고등학생 대상으로 강의한 5일간의 내용으로는 너무나 참고 자료가 많고 독자들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면서 진행하는 방식이 너무나 훌륭하다. 또 일본 학자답게 외국인이라면  접근하지 못하는 어떤 사건에 관련된  여러 일본인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생각이나 관련자료, 또후세 교수들이  연구 한 결과를 인용하니 생생하고 객관화되는 자료로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음이 특히 덧보인다.

 조선 말기,대한제국 시절 일본이나 중국이 우리나라가 주권독립국임에도 마치 그네들의 지방 일부로 간주하고 멋대로 군대를 파견하고,통치하는 무례한 행태에 대하여 일본인 학자가 기술하는 정도보다도 우리 나라 학계에서는 제대로 얘기를 못하고, 역사적 사실을  분석하고 사실 규명을 통한 재발 방지 노력에 너무나 소흘함에 분통이 터진다.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한 국가관과 전쟁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했지만, 저자가 밝힌 여러 사례들 특히 무모한 전쟁을 벌인 지도자들의 파렴치한 행위 속에, 태평양 전쟁중 전쟁에 나간 군인의 90%가 식량 보급이 안되어 전투중 전사한게아니고 아사했다는 사실, 새로운 식민지를 낙원화 시켜 강제 이주케하고 , 보상금을 착취한  관료,공무원들의 비양심적 행위를 고발하고, 한국,중국 아시아 주변국에 강제 징용과 인력 동원,인권탄압행위를 기술하고 있다.

전쟁포로 관리 실태, 독일군의 포로 중 미군 병사 사망율 1.2%, 일본군의 포로였던 미군 병사 사망율 37.3% 통계가 보여주듯 세계 전쟁 능력이 없는 국가가 수행한 전쟁이 얼마 많은 주변국들을 괴롭히고 지금도 반성하지 못하는 일본사람들을 잘 파악하여 대응하여야하나다는 사명감이 생긴다.

우리도 역사 교육을 강화하는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이 어려운 시대에,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약점만 원통해하지 말고 당당하게 나아갈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p***o 2019.12.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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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공육증(恐陸症)과 자위(自衛) 적 침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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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우리가 보기에 경멸의 대상으로도, 조소의 대상으로도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역사 속에서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일상이란 것도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이해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이런 몰이해의 경향은 관계가 떨어지는 타자일수록 더 부각되는데, 그것은 우리가 굳이 그들 입장에서 정당화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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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우리가 보기에 경멸의 대상으로도, 조소의 대상으로도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역사 속에서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일상이란 것도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이해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이런 몰이해의 경향은 관계가 떨어지는 타자일수록 더 부각되는데, 그것은 우리가 굳이 그들 입장에서 정당화를 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 정당화를 하고 싶지 않은, 아니 아예 이해조차 하고 싶지 않은 대상이 있다면, 일제 식민지 시대 일본의 심리에 대한 것일 터이다. 우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을 듣는다 한들, 그것이 피해를 입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면피성 발언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들의 해명을 들어둬야 하는 것은 그들이 같은 심리로 미래에 똑같은 일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심정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다섯 가지 전쟁 중 분기점이 되는 전쟁은 1차 세계대전이다. 그전과 그 후의 일본이 전쟁을 일으키는 동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일본의 전쟁을 일으킨 동기는 대륙을 향한 두려움으로 보인다.

식민지를 만드는 것이 절정이던 당시 시대상을 고려할 때, 식민지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은 곧 식민지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식민지 전략은 자국을 방위할 수 있는 기지를 구축하는 것이었고, 그 최우선 대상으로 삼을 만한 대상이 조선이었다.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선과 청의 조공 네트워크를 파괴한 다음 일본 휘하의 종속적 네트워크로 끌어들여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는 청이 만만한 체급의 상대가 아니었다는 데 있다.

우리가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청나라는 쇠퇴하긴커녕 조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서양과 조공 국가들 사이를 중개하는 식으로 서양의 교역을 받아들이며 근대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양무운동을 통해 일본 못지않게 발전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청일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기초 체급 상 청에게 밀리는 일본에게 적잖은 부담이었다. 일본은 청과의 전쟁을 피하고 조선을 얻기 위해 갑신정변을 후원함으로 조선 내부를 일본 친화적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을 사용했으나 실패했고, 동학농민운동으로 조성된 전쟁에서 이기면서 겨우 조선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조선에 대한 방어전을 치러야 했다. 청나라의 실세였던 이홍장은 당시 그레이트 게임의 한 축이었던 러시아와 공조를 통해 일본을 압박하고 조선을 장악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는 청나라가 무너진 다음에도 러시아가 조선과 만주 일대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배경이 되었다. 일본은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해서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주도의 삼국간섭으로 요동반도를 토해내야 했던 기억이 있던 일본 입장에서는 만주를 러시아에게 주는 한이 있을지언정 러시아와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를 썼던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만약 러시아가 한반도의 완전한 영향력을 인정해 주었다면, 만주를 오롯이 가져가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일본을 깔보고 한반도를 깔짝거리려 들지만 않았다면.

일본은 러시아가 강화의 조건으로 원산항을 포함한 39도 선 이북을 요구하는 것을 보며 강화의 생각을 접고 전쟁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원산항은 관북-관동 지역을 통틀어 가장 큰 항구이자 조선의 3대 항구 중 하나로, 러시아가 원산항을 얻으면 그들의 숙원인 부동항을 얻고 동해를 통해 태평양으로의 진출이 수월해졌을 것이다. 영국과의 그레이트 게임에서 '장군'을 외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일본은 이 강화를 받아들일 경우 시베리아 철도를 통해 쳐들어올 러시아 육군을 통해 한반도 방위뿐만 아니라 동해에서 출발한 러시아 해군이 일본 본토를 공략당할 위협까지 안아가며 잠깐의 평화를 얻는, 매우 불합리한 조건이었다. 그러고 벌어진 전쟁에서 일본은 뜻밖에도 이겼다. 그렇게 일본은 한반도의 영유권과 만주 지역에 대한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승리에는 공통점이 있다. 청-러시아 대륙 연합에 대항하는 장기말로 영국에 '간택'되어 지지와 협조, 재정적 원조 등을 받았다는 점이 그렇다. 영국은 러시아가 부동항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에게 경제적 차관을 제공하고, 미국 등의 국가들도 영국의 후원을 고려해 일본의 조선 점령을 묵인하는 등 영-일간 공조는 일본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었다. 그러나 차이점도 존재했으니, 바로 배상금의 유무였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모두 일본은 전쟁 준비과정에서 미국과 영국 등에게 빚을 진 상태에서 시작했다. 문제는 청이 일본에게 패배한 대가로 배상금을 제공해 한숨 돌렸던 것과 달리, 러시아가 패배한 이후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을 거부한 데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의 농민들과 서민들의 생계는 조금씩 험난해졌고 이는 일본이 조선을 향한 더 심한 착취와 더 많은 착취를 자행할 식민지를 필요로 하게끔 만들었다.

마침 터진 1차 세계대전은 일본이 기존의 방식대로 지정학적 영향력과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적기로 보였다. 당시 영국의 적이던 독일이 칭다오(청도)를 포함한 산동 남부와 청도와 북경을 연결하는 철도를 보유하고 있었고, 자원이 풍부한 남양 군도(현 미크로네시아)를 점유하고 있었기에 영국의 편에서 지원한다면 영국을 비롯한 연합국의 지지 속에 확장할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참전 의사를 밝혔을 당시 연합국에서 보인 반응은 일본의 예상과는 달리 미온적이었다. 일본이 만주와 산동을 모두 가질 경우 중국 정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북경을 포위하게 되고, 중국 시장에 대해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파리 강화회의 직전 일본이 중국에 내밀었던 21개조 요구는 미-영-프 3개국에게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였고, 워싱턴 회의 이후 일본은 이 같은 요구를 물려야만 했다. 거기에다 한국에서 벌어진 3.1운동은 가뜩이나 영향력 확대로 연합국에게 냉대를 받던 일본을 코너로 몰아붙이는 효과를 냈다. 식민지 통치가 얼마나 가혹하고, 아마추어적이면 식민지에서 분란이 일어나는 걸 억제를 못하냐는 비난이었다.

이렇게 영-미의 배신을 겪은 일본은 독자노선을 걷기로 한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것은 군부였는데, 이는 군을 정부가 통제할 수 없었던 데서 기인한다. 개화 초기 유신의 주역 중 한 사람이 군을 충동하여 대규모 반란이 일어날 뻔한 사태를 겪은 뒤 일본은 군대와 정부를 분리하도록 제도화했고, 이는 군대의 폭주를 정부가 제어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군부의 폭주를 도운 것은 일본 국민들, 그중에서도 농민들의 절대적인 지지 역시 한몫했다. 당시 일본 본토의 직업 구성에서 농민은 절반에 달하는 비중을 가지고 있던 직종이었으나 대공황 이후 당시 일본의 여야는 농민 구제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도시 노동자의 자활을 우선시했다. 이 빈틈을 파고 군부는 농민 복지 방책을 약속하여 홍보했다. 여야와 달리 군부가 농민 재활에 적극적이었던 이유가 있다. 여야 입장에서 농민은 경제적 측면으로 봤을 때 산업 기여도가 높지 않았던 반면, 군부 입장에서 농민은 징집할 수 있는 최우선 대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군부는 농민들의 환심을 사는 데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군부에게 정책의 결정권이 넘어간 이후 일본은 정상적인 사고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는 마치 탈무드에서 꼬리가 머리 대신 가고 싶은 길을 고른 것 같이 되었는데, 군대에는 외교적 전략이나 국제정세를 읽을 줄 아는 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군대의 근시안적 결정으로 치러진 전쟁들이 바로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이었고, 일본은 그 끝에 몰락하고 말았다.

일본은 패색이 짙어가는 와중에도 국민들에게 패배를 은폐했다. 전사 통보는 없었고, 한 달에 한 번 보내주던 편지가 오지 않으면 그것이 전사했다는 뜻이었다. 또한 전사자의 통계를 검열해서, 지역별로 몇 명이 전사했는지는 지역지에 기재되지만 어느 전선의 부대가 얼마큼 전사했는지 전사자의 합계가 어느 정도인지 등 전황을 살필 수 있을 법한 통계는 민간에 전파되지 않았다. 그 결과 만주에 있던 일본인의 1/10 정도가 소련군의 남하에 학살당했다고 말한다. 이 당시 일본 정부 주도하에 마을 단위로 만주로 이민을 유도한 것치고는 악의적인 은폐였고 사후 처리였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들은 일본인들로 하여금 가계(家系)의 비극은 선명하게 기억나도 일본 식민 치하의 전체적인 피해를 조망할 시야를 차단한 셈이고, 이후로도 일본 정부 주도에 이어진 식민 지배와 전쟁범죄의 조직적인 은폐를 통해 일본 국민들은 스스로를 2차 세계대전의 피해자로 인식하도록 유도되었다. 그리고 이런 일본의 태도는 시간이 지나 일본의 피해를 입은 국가들의 경제적 수준이 오를수록 일본의 짐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흐름을 보면서 최근의 신냉전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해양세력과 대륙 세력 간의 충돌과 전략 싸움이 잦아지고 격해지는 추세다. 지구온난화를 통해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러시아의 영향력도 극동에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미국에게 군사적 역량을 위임받으려 안달이다. 이는 일본의 동아시아에서 고립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이미 재발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이런 두려움에 가장 먼저 건드릴 곳은 바로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한반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연 일본의 두려움은 기우에 그칠까, 아니면 현실로 다가올까?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렸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100년 전 한국은 그레이트 게임의 말도 되지 못하고 말들이 뛰노는 판에 불과했지만, 지금 신냉전 체제하에서 한국은 어엿한 말이다. 우리는 이 장기판 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찾아 행동해야 한다.

r*******6 2022.0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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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본 근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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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외국인이 쓴 한국에 관한 책은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한국전쟁의 기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이 근대의 격랑에 휩쓸려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가고 일본의 청일전쟁부터 태평양전쟁까지를 다루는데 일본인의 입장에서(그래도 객관적인 입장,혹은 진보적인 입장) 쓸 글이다. 번역본의 제목은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이지만  일본책 원제목은 '그럼에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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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외국인이 쓴 한국에 관한 책은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한국전쟁의 기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이 근대의 격랑에 휩쓸려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가고 일본의 청일전쟁부터 태평양전쟁까지를 다루는데 일본인의 입장에서(그래도 객관적인 입장,혹은 진보적인 입장) 쓸 글이다.

 

번역본의 제목은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이지만

 

일본책 원제목은 '그럼에도 일본인은 전쟁을 선택했다' 이다.

 

번역본의 제목은 저자의 의도를 왜곡시키는 제목이다. 

 

저자의 생각은 어리석은 전쟁이었지만, 그때의 일본인들이 선택한 (적극적으로 나섰던 침묵했던간에) 행위였다는것. 

 

그러한 것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깨어있지 않으면...

 

3.1 운동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상당히 가혹했었다고.

 

하지만 그러한 사실은 미국의회가 윌슨 대통령을 비판하는 도구로 이용되었다는 것. 

 

외국인이 쓴, 설령 일본인이 썼다해도, 다른 시선으로 비판적인 책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확실히...

 

 

l********f 2018.07.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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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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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 번역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그게 아니라 일본에서 전쟁을 다룬 책이 많이 눈에 띄는 걸까요?청일전쟁에서 태평양전쟁까지 일본이 전쟁을 선택한 이유를 일본인의 관점에서 추적한 내용입니다.일본이 선택을 한 배경에 관해서 비판적으로 다룬 내용입니다물론 읽다 보면 피해자인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동의할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만전반적으로 일본의 현재 입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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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 번역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

그게 아니라 일본에서 전쟁을 다룬 책이 많이 눈에 띄는 걸까요?

청일전쟁에서 태평양전쟁까지 일본이 전쟁을 선택한 이유를 일본인의 관점에서 추적한 내용입니다.
일본이 선택을 한 배경에 관해서 비판적으로 다룬 내용입니다
물론 읽다 보면 피해자인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동의할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일본의 현재 입장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으로 대학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다가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내용을 책으로 옮겨서 훨씬 접근이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한가지 힌트를 얻은 점이 있습니다.
일본이 전쟁 전 책임을 일본 군부에게 떠넘기고 있는데, 과연 그들이 왜 날뛰게 되었는가?
그러면 일본국민들은 어떤 책임이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다이쇼 데모크라시가 왜 급속도로 사그라들고 군부가 대두했던가 하는점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부분에서 수긍이 되는 점이 있습니다.

전쟁 전 일본의 징병제는 많은 구멍이 있어서 실제로 징병되는 인원은 가난한 농가의 자제들이 상당수였습니다.
이 때문에 1차 대전 후 불황기에 일본군부는 농촌을 위하는 개혁등을 주장했고 
그 개혁에 일본인들은 호응하고 그들의 개혁에 기대를 걸었다는 점입니다. 

실제 일본군은 끊임없이 팽창과 전쟁을 일삼았고 인위적인 전쟁수요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를 경제계나 정계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즐긴 것이지요.

그런다고 해도 저자가 말한 점에는 수긍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일본 포로나 피지배민에 대한 일본의 잔학성이 실제 자국군인이나 국민에 대한 대우도 안 좋으니 
그런 차별의식이 깔린 문화등의 있어서라고 하는 점등은 맞는 말이기는 하나 
유난히도 잔학했던 것은 그런 차별만이 아닌 다른 문제도 많다고 보입니다.

그래도 국제 정세나 외교적 흐림을 어떻게 일본이 해석하고 행동했는가에 대한 정보는 흥미롭고 유용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9***d 2018.01.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