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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인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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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그저 집을 뿐이다. 아름다운 집은 집의 모양이 예쁘다거나, 아주 독특한 생각이 담겼다거나, 좋은 재료를 썼다거나, 튼튼하게 지어졌다거나 하는 걸로 결정되지 않는다. 비록 싸구려 재료로 허름하게 지어진 집이라도, 초라하고 작은 집이라도, 그저 그런 생각으로 지어진 집이라도,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예쁜 마음이 있다면 그 집은 아름답다. 사랑도 그와 같다."- 책머리에 중에
"어떤 집인가가 중요하다" 내용보기

"집은 그저 집을 뿐이다. 아름다운 집은 집의 모양이 예쁘다거나, 아주 독특한 생각이 담겼다거나, 좋은 재료를 썼다거나, 튼튼하게 지어졌다거나 하는 걸로 결정되지 않는다. 비록 싸구려 재료로 허름하게 지어진 집이라도, 초라하고 작은 집이라도, 그저 그런 생각으로 지어진 집이라도,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예쁜 마음이 있다면 그 집은 아름답다. 사랑도 그와 같다."

- 책머리에 중에서.


사랑만 그럴까. 삶도 그럴 것 같다. 인간 몸뚱아리가 물질적인 집이라면 인간이 보내는 시간과 그속의 사건들은 집을 채우는 재료가 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내 영혼이 머무는 집은 내 몸이 되겠다. 그럼, 나는 어떤 집에 살고 있는지, 어떤 재료로 지어졌는지, 부족하거나 과한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 봐야 할 것은 뭔지, 같은 것들을 고민해보게 된다. 답이 있어야 고민을 하겠나.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겠다. 

이 책은, 내 삶을 돌아보게도 했다. 꼭 용기 주는 특별하면서도 판에 박힌 말을 해야 독자들이 위로받고 용기얻는 것 아니다. 함께 생각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자체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데 이 책이 내게는 그러한 책이다. 


문학을 좋아는 하지만, 에세이는 불편했다. 소설은 좋아하지만 젊은 작가들의 글에는 편견이 없지않다. 그래서 한동안 문학 외의 책들만 들추어보다가 오랜만에 잡은 책이 함성호의 <당신을 위해 지은 집>이다. 표지 상단에 지붕이 있어서 일단 책이 집같은 구석이 있어서 조금 웃었다. 안에 조그맣게 보이는 동그란 등도 귀엽고. 디테일의 디테일이 눈요기가 되서 내심 기대도 됐다.    


"전화는 공간의 거리를 급격히 좁혀 버렸고, 사람들의 생활 양상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서로의 의사를 원활히 전달하게는 했지만 대신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피상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용건만 간단히'였던 과거와 달리 요새는 전화로 할 말 못 할 말 마음대로 하게 되었지만,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관계는 이상한 가면에 의해 점점 지워져간다. 우리는 전화를 받으면서 동시에 가면을 쓴다. 그 가면이 가성을 만들어내고 가식을 말하게 한다. 전화로 인해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 할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도 오해는 쌓이고 관계는 소원해져간다.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 본문 <헤매며 찾아가는 길> 중에서


삶의 작고 소소한 부분에서 현대인의 모습을 분석하여 읽어주기도 하고 맹물에 죽염 한숟가락 넣고 통째로 끓인 메기가 모양이 흐뜨러지지 않았다고 하여 "도력이 상당하다"고 표현하는 위트까지, 이 책은 같이 심각했다가, 또 깊게 얘기했다가, 즐겁게 여행담 들었다가 한다. 그동안 삶은 그냥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삶은 여행같기도 하단 생각이 든다. 


건축가답게 공간, 도시, 자연에 대한 이야기도 일반인의 상식과는 조금씩 다르고, 건축가인 그가 겪은 에피소드도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가왔다.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 그럴까 표현 하나하나가 다 공감이 간다. 언젠가 표현해보고 싶었던 사회나 인간의 군상을 시원하게 짚어주어서 효자손 같다는 생각도 했다. 삶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해보고 싶으면 철학서를 잡고 끙끙댈게 아니라, 사유하는 에세이도 도움이 될 거 같다. <당신을 위해 지은 집>은 덤덤한척하면서 로멘틱한 남자 같은 책이다. 


a****k 2011.11.3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