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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납치하다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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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펼쳐 읽는 순간, 조심해야 한다. 노벨문학상 시인부터 프랑스의 무명 시인, 아일랜드의 음유시인, 노르웨이의 농부 시인과 일본의 동시 작가가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그럼 당신은 시의 해변에서 홀로 비를 맞아야 하고, 감정의 파도로 운율을 맞추며 시의 행간을 서성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인들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인생은 물음을 던지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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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펼쳐 읽는 순간, 조심해야 한다. 노벨문학상 시인부터 프랑스의 무명 시인, 아일랜드의 음유시인, 노르웨이의 농부 시인과 일본의 동시 작가가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그럼 당신은 시의 해변에서 홀로 비를 맞아야 하고, 감정의 파도로 운율을 맞추며 시의 행간을 서성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인들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인생은 물음을 던지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시인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시인이 될 수 없으면 시처럼 살라.'고.

 

독일 시인 파울체란은 "시는 '유리병 편지'와 같다."고 말했다. 그것이 언젠가 그 어딘가에,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의 해안에 가 닿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시인이 유리병에 담아 띄우는 편지. 여기 소개한 시들은 내 인생의 해안가에 도착한 시들이다. 나는 내가 누구이며, 어디쯤 서 있는지 알기 위해 시를 읽는다. 삶은 불가사의한 바다이고, 시는 그 비밀을 해독하기 위해 바닷가에 줍는 단서들이다. 그러므로 시인이 아니어도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 류시화 -

 

당신의 해안가에도 유리병 편지가 닿았나요? 아니면 아직 도착하지 않은 편지를 기다리고 있나요? 유리병 편지는 내가 꺼내어 읽어주기만을 묵묵히 기다리며 이미 내 해안가에 머물러 있을지 모른다. 다만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 이 책은 저자 류시화의 해안가에 닿은 시들이다. 그는 시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위치를, 삶의 방향을 찾아가기 위해 시를 읽는다고 한다. 그의 해안가에 닿은 시들을 그의 언어로, 시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시보다 더 시적인 그의 해석을 통해 내 마음에 품을 유리병 편지를 나의 해안가에 옮겨 담아보고자 한다.

 

시는 단순히 글자가 아니다. 종이위에 수 놓아진 수많은 사랑이며, 고독이며, 삶이다. 시 속에 녹아든 시인의 언어는 우리를 또다른 세계로 이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른 나를 만나기도 하며, 위로를 받기도 하며, 상처를 치유하기도 한다. 시 한편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세계를 껴안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시를 읽는다. 시에 납치되어 그 안의 울림에 취해, 운율에 발을 맞춰 그렇게 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들을 한 줄 한 줄 음미하며, 자기만의 해석으로 시를 마주한다. 저자가 옮기는 저자의 이야기에 마음을 뺏기기도 하고, 내 마음을 더하기도 하며 그렇게 시 한편을 내 세계로 끌어들인다.  

 

류시화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울림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시의 해석을 음미해볼 수 있는 책이다. 나혼자였더라면 이 많은 시들을 나의 것으로 옮겨 담을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저 저자의 포근한 발걸음을 따라 천천히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그렇게 한 걸음씩 시에 다가가는 시간이었다. 시 한편에 담겨진 시인의 삶과, 그가 우려낸 우리 삶을 품기도 하며, 관계와 고독, 사랑과 이별, 낭만의 이야기에 취해보기도 한다. 시 속에 녹아든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성거리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찾기도 한다.

 

 시는 여전히 내게 어려운 존재(?)다. 단 한 줄에도 수많은 의미를 담아내는 그 크기를 내 마음에 담아내기가 사실 벅차기 때문이다. 그저 읽고 또 읽으며, 음미하면 족하다는 그 말을 위로삼아 천천히 읽어보기도 하고 써보기도 한다. 여전히 어려운 이야기는 쉬이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긴 어려워보인다. 다만 슬쩍 슬쩍 작가의 이야기를 엿보며 시를 읽다보면 새롭게 다가오는 시의 재미에 푹빠져볼 수 있다. 시보다 더 시같은 류시화만의 언어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알면 알수록 재미가 더해간다. 시 또한 그 안에 담긴 시인의 삶과 이야기를 알고 보면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책 속에 담긴 시와 시를 풀어낸 이야기에 흠뻑 취하면서 시의 매력에 빠지기 충분해보인다. 시에게 가는 길이 외로울 때, 저자가 알려준 길을 따라 천천히, 그리고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넓어지는 원>

넓은 원을 그리며 나는 살아가네

그 원은 세상 속에서 점점 넓어져 가네

나는 아마도 마지막 원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지만

그 일에 내 온 존재를 바친다네

                                   - 라이너 마리아 릴케<넓어지는 원> 일부 중

 

= 릴케는 우리가 동심원을 그리는 인생을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 원은 세상 속에서 점점 확대되어 가며, 아마도 마지막 원은 어디선가 미완성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할 일은 마지막까지 그 원을 넓히는 일이다. …타인이 들어올 수 없는 옹색한 원을 가진 이가 있는가 하면, 세상에 대한 무한한 수용으로 신까지도 그 원안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릴케가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어떤 원을 그리며 살고 있는가?

  

<해 질 녘>

때로는 막히고

때로는 도달하기도 하는 너의 삶은

한순간 네 안에서 돌이 되었다가

다시 별이 된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해 질 녘>

 

= 삶 속으로 뛰어들 때 돌이 별이 된다. 삶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이다.

 

<어떤 것을 알려면>

어떤 것을 볼 때

정말로 그것을 알고자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봐야 한다.

초록을 바라보면서

'숲의 봄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이 보고 있는 그것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땅 위를 기어가는 검은 줄기와

꽁지깃 같은 양치식물의 잎이 되어야 하고,

그 잎들 사이의 작은 고요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그 잎들에서 흘러나오는

평화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 존 모피트 <어떤 것을 알려면>

 

 

= 잠깐 보고 판단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에 충분하지 않은가? 삶에 충분하지 않다. 자세히 보지 않는 삶은 편견과 관념이 지배한다. 알기 위해서는 깊이 들여댜봐야 하며, 그때 우리는 더욱 알 수 없게 된다. 그 '알 수 없음'이 모든 존재가 본래 지닌 신비이다. 사랑하는 사람도 깊이 들여다볼수록 더욱 알 수 없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 신비인지도 모른다.…자세히 보는 것은 신이 연출한 무대를 맨 앞자리에서 관람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 어떤 것을 볼 때 정말로 그것을 알고자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봐야 한다. (p189)

 

<어떤 사람>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몹시 피곤해지는 것,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 속 생각이 모두 움츠러들어

마른 이퍼럼 바삭거린다는 것.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음 속 생각이 갑자기 환해져서

반딧불이처럼 빛나게 된다는 것

 

                                 -레이철 리먼 필드<어떤 사람>

 

=그렇다.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기를 빼앗고 인생을 재미 없게 만드는 사람과 봄날처럼 마음이 밝아지게 하는 사람이.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는 분명할 것이다. 우리가 힘을 갖는 궁극적인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다. (p.211)

 

 <나의 소망>

나는 단순하게 살고 싶다.

비가 내릴 때 창가에 앉아

전 같으면 결코 시도해 보지 않았을

책을 읽고 싶다.

무엇인가 증명할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원해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내 몸에 귀를 기울이고 싶고

달이 높이 떠올랐을 때 잠들어

천천히 일어나고 싶다.

급하게 달려갈 곳도 없이.

나는 그저 존재하고 싶다.

경계없이, 무한하게.

 

                    -작자 미상의 시<나의 소망>

=우리는 지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세상에 속해 있지만,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가?

 

 납치의 시>

시인에게

납치된 적이 있는가.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당신을 납치할 거야.

나의 시구와 운율 속에

당신을 집어넣고

롱아일랜드의 존스 해변이나

혹은 어쩌면 코나아일랜드로

혹은 어쩌면 곧바로 우리 집으로 데려갈거야.

라일락 꽃으로 당신을 노래하고

당신에게 흠뻑 비를 맞히고

내 시야를 완성시키기 위해

당신을 해변과 뒤섞을 거야.

당신을 위해 현악기를 연주하고

내 사랑 노래를 바치고

당신을 얻기 위해선 어떤 것도 할거야.

붉은 색 검은색 초록색으로 당신을 두르고

엄마에게 보여 줄거야.

그래,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당신을 납치할 거야.

                             - 니키 지오바니 <납치의 시> (p.234)

 

'과일의 맛이 과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각과의 만남에 있는 것처럼, 시의 의미는 종이에 인쇄된 단어들 속이 아니라 독자와의 교감 속에 있다.'라고 보르헤스가 말했듯이 나는 당신이 더 많은 시를 찾아서 읽고, 세계를 이해하고, 인생의 해변에서 시를 낭송하기 바란다. 어디선가 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않은 유리병처럼.

 -류시화 

 

 

a*****9 2018.05.08. 신고 공감 10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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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납치하다 : 어느 순간 세상이 빛을 잃었다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볼 일이다
"시로 납치하다 : 어느 순간 세상이 빛을 잃었다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볼 일이다" 내용보기
어느 순간 세상이 빛을 잃었다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볼 일이다. 인생의 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얼마나 많이 느끼고 감동하며 살았는가’이다. 시인은 평범한 자두 열매에도 감동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말했다. 풀벌레 하나, 꽃 한 송이, 저녁노을, 사소한 기쁨과 성취에도 놀라워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이다. 감동을 느낄 때 우리는 정화되고, 행복
"시로 납치하다 : 어느 순간 세상이 빛을 잃었다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볼 일이다" 내용보기

어느 순간 세상이 빛을 잃었다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볼 일이다인생의 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얼마나 많이 느끼고 감동하며 살았는가이다시인은 평범한 자두 열매에도 감동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말했다.

 

풀벌레 하나꽃 한 송이저녁노을사소한 기쁨과 성취에도 놀라워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이다감동을 느낄 때 우리는 정화되고행복해지고신성해진다그리고 감동받아야 감동을 줄 수 있다다른 사람의 마음에 불을 지피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이 불타야 한다가장 가난한 사람은 내면의 불이 꺼진 사람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193p)

 

2017 2월에 출간된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에서 류시화 시인은 위와 같이 썼다류시화 시인은 우리가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그리하여 내면의 불이 꺼진 가난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지난 5년 동안 페이스북에 아침의 시를 올려왔다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것에도 감동하는 마음의 부자가 되었다따스해진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따스함을 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그 아침의 시들 중 56편의 시를 모아 낸 책이 <시로 납치하다이다.  

 

<시로 납치하다> 속 시들은 평범한 것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게끔,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끔 해 준다.

 

그것은 일종의 사랑이다그렇지 않은가 

찻잔이 차를 담고 있는 일

의자가 튼튼하고 견고하게 서 있는 일

바닥이 신발 바닥을

혹은 발가락들을 받아들이는 일

발바닥이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아는 일

 

나는 평범한 사물들의 인내심에 대해 생각한다.

옷들이 공손하게 옷장 안에서 기다리는 일

비누가 접시 위에서 조용히 말라 가는 일

수건이 등의 피부에서 물기를 빨아들이는 일

계단의 사랑스러운 반복

그리고 창문보다 너그러운 것이 어디 있는가 

 

평범한 사물들의 인내심팻 슈나이더 (류시화 옮김)

 

삶은 둘로 나뉜다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거나어떤 것에서도 발견하지 못하거나주위의 사물을 통해 당신이 세상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그날이 올 것이다그리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전에는 어떻게 이것들을 못 볼 수가 있었지?’ 평범한 것들에 대한 특별한 느낌일상성의 회복그리고 내 옆에 늘 있어 준 것들에 대한 감사이것이 이 시의 주제이고 우리 삶의 주제이다. (120-123p)

 

일상 속 기쁨을 찾게 하고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하는 시들마음의 부자가 되게 해 주는 시들들을 읽는 것은 현실 속에서 삶과 영혼을 지켜나가는 일이다. 


<시로 납치하다> 속에는 찰스 부코스키의 시가 있다. 


'대학 중퇴 후 생계비를 벌기 위해 접시닦이, 트럭 운전사, 하역부, 경비원, 창고 일꾼, 주차장 관리원, 승강기 운전원, 사료 공장 직원, 도살장 인부, 우체국 집배원 등 스무 가지가 넘는 하급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수천 편의 시와 수백 편의 단편 소설, 6권의 장편소설을 쓴 찰스 부코스키(1920~1994)가 죽기 2년 전에 남긴 시'다. 

 

저에게는 가족도 있고 직장도 있었어요언제나 무엇인가가 내 앞길을 가로막았어요하지만 지금 저는 집도 팔고 여기로 이사왔어요커다란 작업실로이 넓은 공간과 빛을 보세요내 생애 최초로 무엇인가를 창작할 시간과 공간을 갖게 된 거예요.’

 

그렇지 않아친구창작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탄광 속에서 하루에 열여섯 시간을 일해도 창작을 해내지작은 방 한 칸에 애가 셋이고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해도 창작을 해내지마음이 분열되고 몸이 찢겨 나가도 창작할 사람은 창작을 하지눈이 멀고 불구가 되고 정신이 온전치 않아도 창작을 해내지도시 전체가 지진과 폭격과 홍수와 화재로 흔들려도 고양이가 등을 타고 기어올라도 창작할 사람은 창작을 해내지.

 

이보게 친구공기나 빛시간과 공간은 창작과는 아무 상관없어그러니 변명은 그만둬새로운 변명거리를 찾아낼 만큼 자네의 인생이 특별히 더 길지 않다면 말야.

 

공기시간공간찰스 부코스키 (류시화 옮김)

 

작가 지망생들이 미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싱클레어 루이스에게 강의를 요청했다루이스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라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학생들 모두가 손을 들었다그러자 루이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내 강의는 필요없다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집에 가서 쓰고쓰고또 쓰라는 것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 그는 강의실을 떠났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왜 할 수 없는지’ 이유를 찾는 사람이 있고어떤 상황에서도 하는 사람이 있다거기서 인생이 나뉜다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불행과 원하는 것을 하는 차이가. (30-31p)


​꼭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자기가 품은 꿈-자기 내면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대해 지혜로운 시인들이 해 줄 수 있는 말은, '가고, 가고, 또 가라, 하고, 하고, 또 하라.' 일 것이다. 자기 삶과 영혼을 지키는 일에 대해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의 스쳐 지나가는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주변 누군가의 아픔에 같이 아파하는 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따르는 삶을 살아가는 일, 그런 일들을 시도라도 하게끔 해 주는 힘이 류시화 시인이 소개해 준 '아침의 시'들에, 그리고 <시로 납치하다> 속 시들에 있다. 


* 찰스 부코스키의 시는 아래 만화 형태로도 소개되어 있다.


b*********8 2018.01.15. 신고 공감 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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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해설] 시로 납치하다_류시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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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해설] 시로 납치하다_류시화 시인    [시를 읽는 이유에 대한 단상] 모든 시는 그렇게 시인이 세상의 바다 위에 띄어 보내는, ‘유리병 편지’와 같다. 시인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보낸 편지를 우리는 읽는 것이다. 나만의 특별한 사연을 함께 엮어서 말이다   [책 속으로]   류시화 시인의 글은,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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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해설] 시로 납치하다_류시화 시인

 

 

[시를 읽는 이유에 대한 단상]

 

모든 시는 그렇게 시인이 세상의 바다 위에 띄어 보내는, ‘유리병 편지’와 같다. 시인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보낸 편지를 우리는 읽는 것이다. 나만의 특별한 사연을 함께 엮어서 말이다

 

 

[책 속으로] 

 

 류시화 시인의 글은,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그리고 마음으로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등을 읽었다. 류시화 시인의 글을 많이 읽은 편인가, 아닌가. 글은 읽을수록 참 알 듯 모를 듯.

 

이번 책도 읽는 게 꽤 수월한 편이다. 시 한 편 읽고, 시인의 한두 쪽에 걸쳐서 써 놓은 해설을 읽고. 따뜻하게 그려 넣은 삽화도 보고, 꽤 인상적인 명화도 감상하고. 아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는 왜 시를 읽는 것일까? 시인이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poem의 그리스어 어원은 창조하다 poiein이다. 시는 우리에게 너의 삶을 창조하라고 말한다. 삶에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다. 비가 내리는 순간, 꽃이 피는 순간, 사랑과 고독의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 시는 그 특별한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239)

 

모든 시는 그렇게 시인이 세상의 바다 위에 띄어 보내는, ‘유리병 편지와 같다.

시인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보낸 편지를 우리는 읽는 것이다.

 

 

 시는 일종의 유리병 편지와 같다

그 유리병이 언젠가 그 어딘가에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의 해안에 가닿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시인이 유리병에 담아 띄우는 편지 말이다

 _독일 시인 파울 첼란 (238)

 

이 시모음집은 류시화 시인이 읽은, 그만의 방식으로 해설해 놓은 시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 소개된 시들을 꼭 그의 해설처럼 읽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의 해설처럼 읽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왜냐면 나는 시를 잘 읽어낼 줄 모르는 사람이니까.

가끔은 가이드처럼, 등대처럼, 나를 안내해 주는 메시지들이 좋다.

 

납치의 시

 

시인에게 납치된 적이 있는가

만약 내가 시인이라면 당신을 납치할 거야

나의 시구와 운율 속에 당신을 집어넣고

.

.

.

라일락 꽃으로 당신을 노래하고

당신에게 흠뻑 비를 맞히고

내 시야를 완성시키기 위해

당신을 해변과 뒤섞일 거야

.

.

_니키 지오바니 234

 

 

시로 사랑을 납치하는 일은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나는 연인과의 사랑에 있어서는 때로는 가능이 불가능이 되고 또는 불가능이 가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반 인간 관계에서는 더욱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 느닷없이 그냥 시를 소리내어 읽으면서 사무실 분위기를 말랑말랑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또한 시가 (사람을, 상황을) 납치한 게 아닐까 

시에 사로잡히는 일은 아주 신선한 일이다. 때로는 심장 떨리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자주 시에 납치되고 시로 누군가를 어떤 상황을 납치하고 싶다.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 발자국을 보려고

_오르텅스 블루 (96)

 

사막은 시인이 정신병원에서 쓴 시라고 한다. ‘너무도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 될 만큼 고독의 밑바닥까지 간 사람, 거기서 시라는 밧줄을 붙잡고 간신히 일어선 사람이 쓴 시가 사막이다. 이 시가 소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오르텅스 블루)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치유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곁에 아무도 없을 때, 뒷걸음질로 걸어서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이라도 보려는 것은 눈물겨운 생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_99

 

얼마나 외로우면... 사막에서 뒷걸음을 치면서... 자신의 발자국을 보면서...

처음 시를 읽었을 때 이런 저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해설을 읽으면서. , 그랬구나. 그렇게해서 저런 시가 나왔구나. 감탄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몇 번을 곱씹으며 읽었다. 외로움에 사무치면... 나는 어떨까 하면서 말이다.

 

시에 대한 해설이 어떤 경우에는 방해가 될 수 있다.

마치 누군가와의 첫만남에 선입견을 갖고 들어가는 거와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선입견이 선한 영향을 주는 것이라면, 사람과의 만남이 아니라 언어와의 만남이라면, 꽤나 큰 도움이 될 것도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시 <보나르의 나부>와 그림 <역광 속의 누드>와의 만남, 해설. 흥미롭게 읽은 부분 중 하나이다.  다른 독자들도 함께 읽으면서 읽고 보는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다.

 

 

.

.

그가 기억하는 젊은 그녀를 그렸다.

젊었을 때 그대로,

욕조에 있는 그녀 / 화장대 거울 앞에 있는 그녀

벗은 몸으로

 

양손을 두 젖가슴 아래 얹고 / 정원을 내다보고 있는 그의 아내

태양이 온기와 색을 그곳에 주고 있다

.

.

_레이먼드 카버

 

그림이 시가 되고, 시 속의 글이 그림이 되는 곳 (214쪽)

 

 

여기에는 50여 편의 시가 나온다. 모두 외국인의 시이다. 특히 이런 우리말 번역으로 이루어진 외국의 시는, 해설과 같이 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아침 저녁 출퇴근 길에 한 편씩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시가 건네는 위로를 받고자 할 때도 꺼내 볼 일이다.

 

"과일의 맛이 과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각과의 만남에 있는 것처럼 시의 의미는 종이에 인쇄된 단어들 속이 아니라 독자와의 교감 속에 있다라고 보르헤스가 말했듯이 나는 당신이 더 많은 시를 찾아서 읽고, 세계를 이해하고, 인생의 해변에서 시를 낭송하기 바란다. 어디선가 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않은 유리병 편지처럼. _240

 

시를 아주 많이 읽고, 그것을 소리 내어 낭송하고, 시를 통해 납치하거나 납치당하면서, 그렇게 시가 주는 감동으로 일상을 산다면, 마치 시처럼 사는 일이 아닐까 

    

    

n******6 2018.07.04. 신고 공감 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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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결산) 시로 납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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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고 마음가는대로 한해를 보내겠다고 다짐해서 일까? 이상하게 1월에는 책을 읽어도 글자만 눈에 들어올 뿐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책을 펼쳐 놓고 다른 생각을 하다가 정신 차리고, 다시 다른 생각을 하다 정신 차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일 것이다. ‘시로 납치하다’라는 제목 하나만으로 혹 한 마음이 든 것은. 시집이니까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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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고 마음가는대로 한해를 보내겠다고 다짐해서 일까? 이상하게 1월에는 책을 읽어도 글자만 눈에 들어올 뿐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책을 펼쳐 놓고 다른 생각을 하다가 정신 차리고, 다시 다른 생각을 하다 정신 차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일 것이다. ‘시로 납치하다’라는 제목 하나만으로 혹 한 마음이 든 것은. 시집이니까 읽고 싶을 때 읽고 느끼고 싶을 때 느끼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 책. 그래서인지 시집이지만 꽤 오랜 시간 읽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 마음과 비슷한 몇 개의 시를 한동안 눈에 담았다.

 

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 (잘랄루딘 루미)

‘내 심장은 너무 작아서

거의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당신은 그 작은 심장 안에

이토록 큰 슬픔을 넣을 수 있습니까?‘

 

신이 대답했다.

‘보라, 너의 눈은 더 작은데도

세상을 볼 수 있지 않느냐.‘

 

그렇다. 내 심장은 작아서 거의 보이지 않는데 다양한 슬픔들이 내 안에 존재한다. 하지만 내 눈 또한 그 심장보다 작지만 다양한 세상을 보고 있다. 그 작은 눈으로 기왕이면 좋은 것들 행복한 것들을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사람 (레이첼 리먼 필드)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몹시 피곤해진다는 것,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속 생각이 모두 움츠러들어

마른 잎처럼 바삭거린다는 것.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음 속 생각이 갑자기 환해져서

반딧불이처럼 빛나게 된다는 것.

 

나이를 먹으며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피곤한 사람이 되지 말자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상당한 에너지를 쏟는 일이란 생각을 하며 많이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일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기존 내 주변에 있는, 나에 대해 잘 아는 분들에게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사람이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부담스런 사람은 되지 않으려 한다. 기왕이면 에너지 넘치고 만나고 오면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시들이 참 많다. 시와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수록해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배경에서 이런 시가 태어난 거구나 하는 상상을 해볼 수 있어 좋다. 오늘 내 기분상태가 위의 시를 인상 깊게 했지만 다른 날에는 분명 다른 시들이 내 마음 안에 들어올 것이다. 행복한 날에는 어떤 시가 읽히게 될지 궁금하다. 납치하다는 무시무시한 말이 시와 함께 있으니 과격한 로맨틱함을 선사한다. 기분이 울적하다면 시에게 납치당하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8.01.22. 신고 공감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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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내 맘대로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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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시인은 있다. 류시화 시인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러기에 시인의 새로운 시집이 출간되면 일단은 구매부터 하고 본다. 읽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꼭 그래야만 될 것 같다는 부담감(?)이 들어서이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사정도 모르고 시집을 읽는 남자라고 치켜세우지만 나는 시집만 사는 남자라고 정정하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런 연유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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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시인은 있다. 류시화 시인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러기에 시인의 새로운 시집이 출간되면 일단은 구매부터 하고 본다. 읽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꼭 그래야만 될 것 같다는 부담감(?)이 들어서이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사정도 모르고 시집을 읽는 남자라고 치켜세우지만 나는 시집만 사는 남자라고 정정하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런 연유로 해서 구입했지만 처음에는 류시화 시인의 새로운 시집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류시화 시인의 시는 단 한 편도 나오지 않는다. 마음의 무늬를 표현하기 위해 전세계 시인들이 수없이 고쳐 쓴 시들, 투명한 감성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좋은 시들을 류시화 시인의 해설과 함께 담은 책이라고 한다.

 

  책에 담겨있는 56편의 시들은 이 책이 아니라면 만나지 못했을 시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를 쓴 시인들도 생소하기만 하다. 국내시인의 시집이야 가끔씩 찾아서 읽기도 하지만 시를 어려워하는 내가 외국시인들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실린 외국시인들의 시는 읽어본 적이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류시화 시인이 책에서 소개하는 시를 읽으면서 마음이 조금씩 달라졌다. 이런 시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시가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아간다. 시를 한편 한편 읽어가면서 그때마다 느끼는 감흥이 달라진다. 시는 소리 내어 읽어야 시의 의미뿐만이 아니라 시가 가진 울림과 언어의 향기가 전해진다는 글을 읽고서는 나도 소리 내어 읽어본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하고, 누군가 막연히 그리워지기도 하고, 주위사람들을 돌아볼 때면 눈시울이 축축해짐을 느끼기도 한다. ‘이거 뭐지하는 생각과 함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청승스러워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뭔지 모를 그리움에 가슴이 시리어 온다.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축복된 시간인지 늦기 전에 깨달으라는 제인 케니언의 [그렇게 못할 수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도 현실이 따라주지 않음을 불평하지 말라는 찰스 부코스키의 [공기, , 시간, 공간]을 읽으며 차분하게 가라앉던 마음이, 인생의 어느 때를 돌아보며 회한에 잠기는 모습을 노래한 로버트 헤이든의 [그 겨울의 일요일들]에 이르러서는 기어코 눈가를 훔치며 먼 산을 바라보게 만든다. 자식의 참회가 시작될 즈음엔 왜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없는 것일까?

 

  그런가 하면 우리는 삶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지만 삶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간과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래서일까 에린 핸슨의 [더 푸른 풀]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건너편 풀이 더 푸른 이유가

그곳에 늘 비가 오기 때문이라면,

 

언제나 나눠주는 사람이

사실은 가진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

눈물 젖은 베개를 가지고 있고,

 

… (중략)

 

어쩌면 그들의 풀이 더 푸르러 보이는 것은

그들이 그 색으로 칠했기 때문이라면,

 

다만 기억하라, 건너편에서는

당신의 풀이 더 푸르러 보인다는 것을.

 

  어렸을 때, 몸이 아프면 어른들은 말했다. 크기 위해서 아픈 거라고, 아프고 나면 불쑥 커 있을 거라고.. 언제쯤 되어야 다 크는 건지, 이제는 물어보고 싶다. 삶이 갑자기 힘들어짐을 느낄 때, 삶의 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올라브 H. 하우게의 [모든 진리를 가지고 나에게 오지 마라]를 읽으면서 삶의 의문은 다른 사람이 가져다 주는 해답으로 풀리지 않는다는 시인의 글에 시선이 머문다. 이렇게 읽은 알지 못하는 시인의 시 한편에서 막연하나마 깨달음 한 조각을 발견한다.

 

  ‘시는 시인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쓰고, 독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읽는 문학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이 시집 역시 전세계의 시인들이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쓴 시들을 시인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읽은 것들이라고 한다. 나 역시 나만의 방식으로 시를 읽으면서 내 삶을 바라본다.

 

  나는 아직도 더 커야 하는 것일까? 새벽에 집을 나오면서 어두운 골목길에서 올려다 본 하늘의 별들을 보면서도, 그리고 사무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여명의 순간에도 변함없이 걸려있는 초승달을 보면서도, 난 일부러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으려 한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렇게 해서 시가 나에게 가까워지려 하는가 보다.

k*****1 2018.01.19. 신고 공감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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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는 언제나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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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납치하다   나의 서재에 류 시화 시인의 책들이 여러 권 자리 잡고 있다. 그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따뜻한 서적들이다.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는 보증수표 같은 게 아닐까 한다.   이 시집을 펼쳐 읽는 순간 조심해야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부터 프랑스의 무명 시인, 아일랜드의 음유시인, 노르웨이의 농부 시인과 일본의 동시 작가가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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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납치하다

 

나의 서재에 류 시화 시인의 책들이 여러 권 자리 잡고 있다.

그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따뜻한 서적들이다.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는 보증수표 같은 게 아닐까 한다.

 

이 시집을 펼쳐 읽는 순간 조심해야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부터 프랑스의 무명 시인, 아일랜드의 음유시인,

노르웨이의 농부 시인과 일본의 동시 작가가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그랬다.

이미 알고 있는 시인과 시도 있었지만 많은 시인들과 시를 처음 만나는 것 같다.

 

잘란루딘 루미, 제인 케니언, 앨리스 워커, 마샤 메데이로스, 이반 볼랜드, 일리자베스 비숍, 안나 스위르. 니키 지오바니.........

 

생소한 시인들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감동적인 시들도 너무 좋은 것 같다.

 

 

p48

그는 원을 그려 나를 밖으로 밀어냈다.

나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으면서.

그러나 나에게는

사랑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다.

나는 더 큰 원을 그려 그를 안으로 초대했다.

 

 

시인 에드윈 마크햄은 많은 시를 썼지만 이 시를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다.

원제는 한 수 위이다.

 

p96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시인 오르텅스 블루는 정신병원에서 이 시를 썼단다.

파리지하철 공사가 공모하는 시 콩쿠르에 8천 편의 응모작 중 1등으로 당선된 작품이기도 하다.

 

천천히 읽다보면 가슴으로 깊이 스며드는 좋은 작품들이 참 많다

류 시화 시인에게 감사한다.

a****7 2022.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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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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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구매하고 설레며 책을 기다렸다.깔끔한 친필싸인이 들어있는 하얀색 시모음집.시도 류시화님이 곁들인 이야기 모두 다 좋았다.류시화님의 페북에서 읽었던 내용도 새롭게 다가왔다.시를 좋아하고 명상을 좋아하는 이라면 추천하고 싶다.영혼이 촉촉해지면서 안식과 정화를 느낀다곤 할까.다만, 현재 한정판으로 이벤트 중인 필서시집을 함께 받지못한게 못내 아쉽다. 미리 구매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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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구매하고 설레며 책을 기다렸다.
깔끔한 친필싸인이 들어있는 하얀색 시모음집.
시도 류시화님이 곁들인 이야기 모두 다 좋았다.
류시화님의 페북에서 읽었던 내용도 새롭게 다가왔다.
시를 좋아하고 명상을 좋아하는 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영혼이 촉촉해지면서 안식과 정화를 느낀다곤 할까.

다만, 현재 한정판으로 이벤트 중인 필서시집을 함께 받지못한게 못내 아쉽다. 미리 구매한 사람들에게도 이벤트기간 내에 타서적 주문시 포인트차감 후 원한다면 선택해서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면 좋을 거 같다.
a*****n 2018.02.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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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곁에 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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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님의 글을 세월이 갈수록 와닿아 페북 팔로우를 하며 글을 읽고 명상을 하다가, [시로 납치하다]를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없이 예약구매하여 매일매일 아름다운 시와 글을 명상하듯 접하고 있답니다.실려있는 글이 다 좋지만, 그 중에 제가 제일 먼저 와닿아서 밑줄을 그은 '모든 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스스로를 축복하며 피어난다.'라는 매혹적인 글귀가 있는 <골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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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님의 글을 세월이 갈수록 와닿아 페북 팔로우를 하며 글을 읽고 명상을 하다가, [시로 납치하다]를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없이 예약구매하여 매일매일 아름다운 시와 글을 명상하듯 접하고 있답니다.
실려있는 글이 다 좋지만, 그 중에 제가 제일 먼저 와닿아서 밑줄을 그은 '모든 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스스로를 축복하며 피어난다.'라는 매혹적인 글귀가 있는 <골웨아 키넬-봉오리>를 소개하고 싶네요.
그리고 나와 더불어 흔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류시화시인님이 해설에 덧붙인 말을 전해드립니다.
"너는 이미, 충분히 사랑스럽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지 못하는 것보다 본해의 나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더 치명적이다. 자신에 대한 축복은 모든 축복의 근원이다..
a*****n 2018.01.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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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수다] 시로 납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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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blair.kr/221203043704[매력쟁이크's 책수다] 류시화 작가도 저의 '믿고 보는 작가' 리스트 중 한 분입니다.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섬세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표현력과 짧은 글에도 그만의 철학이 깃들어 있어많은 의미를 담기 때문에 참 좋아하는 작가라 이번에 새 책이 나왔을 때도 바로 주문했어요.시로 납치하다. 라는 제목을 보고 시집이 새로 나왔구나 생각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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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쟁이크's 책수다] 류시화 작가도 저의 '믿고 보는 작가' 리스트 중 한 분입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섬세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표현력과 짧은 글에도 그만의 철학이 깃들어 있어
많은 의미를 담기 때문에 참 좋아하는 작가라 이번에 새 책이 나왔을 때도 바로 주문했어요.

시로 납치하다. 라는 제목을 보고 시집이 새로 나왔구나 생각했었는데 기존에 있던 좋은 시들을
선별해서 보여주고 그 시에 대한 해석을 덧붙여서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시는 어렵다 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게 해주는 책이구요. 
어떤 해설은 실린 시 보다 해석이 너무 좋아서 읽고, 또 읽기를 반복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냥 텍스트로만 읽었을 때 그저 그랬던 시가 해설을 읽고나서 보면 
아… 저런 배경에서 시인이 어떤 의도를 담아 쓴 시였구나 라고 생각해 보면
분명 같은 시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시가 라이너 쿤체의 "두 사람" 이라는 시였습니다.


  
 ■ 두 사람 _ 라이너 쿤체

   두 사람이 노를 젓는다.
   한 척의 배를.
   한 사람은 
   별을 알고
   한 사람은 
   폭풍을 안다.

   한 사람은 별을 통과해 
   배를 안내가고
   한 사람은 폭풍을 통과해
   배를 안내한다.
   마침내 끝에 이르렀을 때
   기억 속 바다는 
   언제나 파란색이리라.



  ● "두 사람" 해석 中 / 류시화 시인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서정시인 라이너 쿤체 (1933~ )의 대표시 중 하나로,
    결혼 축시로 자주 낭송되는 시다. 배, 별, 폭풍이라는 평범한 세 단어가 
    
인생의 드넓은 바다로 의미를 확장하면서 심오한 메시지를 전한다.
    한 배에 탔다는 것은 운명 공동체이다. 
    별은 목적지 이고, 폭풍은 그곳으로 가는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예기치 않은 일이다.

    (…)
    
한 사람은 지혜를, 한 사람은 강인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 
    그때 두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
    '함께'라는 단어가 좋은 이유이다.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때는 그냥 '같은 길을 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라고 가볍게 생각했었어요.
근데 이 시가 결혼 축시로 자주 낭송된다는 설명을 보니 두 사람은 연인일수도 부부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특기를 가졌다는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운명 공동체'로 
둘 만의 신뢰를 바탕으로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는 사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읽어보니 
처음에 무미건조하게 다가 왔던 시는 달달한 로맨스 처럼 ,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더라구요.  ^^

이렇게 때문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









외국의 시들은 많은 미사여구 없이 삶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어서 오히려 공감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시들도 많고, 해설로 덧붙인 작가님의 좋은 글들도 많아서 모처럼 감성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좋았답니다 : ) 

시가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익숙하지는 않지만 시를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 하고 싶은 책입니다!! 강추 ^ ^*








 (매력쟁이크's 평점) 익숙하지는 않지만 시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굿!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는 썼다.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을 수밖에 없는 것들을 사랑하기. 
 자신의 삶이 그것들에 의지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들을 가슴 깊이 끌어안기. 

 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 놓아주기.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직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라. 
지금 그들을 보러 가라.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인생 수업 Life Lessons>에서 한 말이다. 
(…) 
그렇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은 얼마나 축복된 시간인가.  
살아있다는 것은 큰 기회이다. 
그 '특별한' 일상들이 사라질 날이 곧 올 것이기 때문이다.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두 발로 땅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다. 

삶은 수천 가지 작은 기적들의 연속이다. 

그것들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고 시인은 말한다. 
시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행간마다 '늦게 전에 깨달으라'라는 말이 숨어 있다. 



<모든 가슴에 태풍이 있다 Every heart's a hurricane> 에서 핸슨은 썼다. 

 모든 가슴에 태풍이 있고 
 모든 영혼에 별이 빛나는 바다가 있고 
 모든 마음에 중력해서 해방된 별똥별이 있다. 
 모든 삶은 번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삶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지만, 삶이 자신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은 간과한다. 
삶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영웅이 되거나 불멸의 인간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두려움으로 마비되어도 한 걸음씩 내딛고, 외로워도 사람들과 함께하라는 것이다. 
가진 것이 없어도 나누라는 것. 




■ 원 _ 에드윈 마크햄 

그는 원을 그려 나를 밖으로 밀어냈다. 

나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으면서. 
그러나 나에게는 
사랑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다. 
나는 더 큰 원을 그려 그를 안으로 초대했다. 



■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 _ 마샤 메데이로스 

습관의 노예가 된 사람 
매일 똑같은 길로만 다니는 사람 

결코 일상을 바꾸지 않는 사람 

위험을 무릅쓰고 옷 색깔을 바꾸지 않는 사람 
모르는 이에게 말을 걸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열정을 피하는 사람 
흑백의 구분을 좋아하는 사람 

눈을 반짝이게 하고 
하품을 미소로 바꾸고  
실수와 슬픔 앞에서도 심장을 뛰게 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보다 
분명히 구분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과 사랑에 행복하지 않을 때 
상황을 역전시키지 않는 사람 

꿈을 따르기 위해 확실성을 불확실성과 바꾸지 않는 사람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합리적인 조언으로부터 달아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삶의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자존감을 파괴하고 그곳을 에고로 채운 사람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는 사람 
자신의 나쁜 운과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에 대해 
불평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사람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묻지도 않고 

아는 것에 대해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이다. 


우리, 서서히 죽는 죽음을 경계하자. 

살아 있다는 것은 
단지 숨을 쉬는 행위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함을 기억하면서. 


  ●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 해석 中 

    D.H. 로렌스는 말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다고 해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인간은 내면 가장 깊은 곳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만 자유롭다. 
    
그 자유에 도달하는 길이 있다. 뛰어드는 것이다." 

    그때 얼마나 많은 기쁜 순간들이 찾아오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 기쁨은 성취의 기쁨만이 아닌 나를 만난 기쁨이다. 
    안전한 거리를 두고 삶을 살아가는 것,  

    어중간한 경계인으로 인생 대부분을 보내는 것은 서서히 죽는 것과 같다. 




■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_ 전 애쉬베리, <북쪽 농장에서> 일부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너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낮과 밤을 여행해 
눈보라와 사막의 열기를 뚫고 
급류를 건너고 
좁은 길을 지나. 

하지만 그는 알까, 
어디서 너를 찾을지. 
그가 너를 알아볼까, 
너를 보았을 때. 
너에게 건네줄까, 
너를 위해 그가 갖고 있는 것을.







■ 사막 _ 오르텅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사막" 해설 中 

    '너무도'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 될 만큼 고독의 밑바닥까지 간 사람, 
    거기서 시라는 밧줄을 붙잡고 간신히 일어선 사람이 쓴 시가 <사막>이다. 
    이 시가 소개된 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외로움에 공감하고  
    치유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곁에 아무도 없을 때, 뒷걸음질로 걸어서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이라도 보려는 것은 
    눈물겨운 생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 절반의 생 _ 칼릴 지브란 

절반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말라. 
절반만 친구인 사람과 벗하지 말라. 
절반의 재능만 담긴 작품에 탐닉하지 말라. 
절반의 인생을 살지 말고 
절반의 죽음을 죽지 말라. 
절반의 해답을 선택하지 말고 
절반의 진리에 머물지 마라. 
절반의 꿈을 꾸지 말고 
절반의 희망에 환상을 갖지 말라. 

침묵을 선택했다면 온전히 침묵하고 
말을 할 때는 온전히 말하라. 
말해야만 할 때 침묵하지 말고 
침묵해야만 할 때 말하지 말라. 
받아들인다면 솔직하게 받아들이라. 
가장하지 말라. 
거절한다면 분명히 하라. 
절반의 거절은 나약한 받아들임일 뿐이므로. 

절반의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고 
그대가 하지 않은 말이고 
그대가 뒤로 미룬 미소이며 
그대가 느끼지 않은 사랑이고 
그대가 알지 못한 우정이다. 
절반의 삶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대를 이방인으로 만들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그대에게 이방인으로 만든다. 

절반의 삶은 도착했으나 결코 도착하지 못한 것이고 
일했지만 결코 일하지 않은 것이고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그때 그대는 그대 자신이 아니다. 
그대 자신을 결코 안 적인 없기 때문이다. 
그때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대의 동반자가 아니다. 

절반의 삶은 그대가 동시에 여러 장소에 있는 것이다. 
절반의 물은 목마름을 해결하지 못하고 
절반의 식사는 배고픔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절반만 간 길은 어디에도 이르지 못하며 
절반의 생각은 어떤 결과도 만들지 못한다. 

절반의 삶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지만 
그대는 할 수 있다. 
그대는 절반의 존재가 아니므로. 
그대는 절반의 삶이 아닌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존재하는 
온전한 사람이므로.







■ 넓어지는 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넓어지는 원> 일부 

넓은 원을 그리며 나는 살아가네 
그 원은 세상 속에서 점점 넓어져 가네 
나는 아마도 마지막 원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지만 
그 일에 내 온 존재를 바친다네 




때로는 막히고 
때로는 도달하기도 하는 너의 삶은 
한순간 네 안에서 돌이 되었다가 
다시 별이 된다. 


릴케의 시 <해 질 녘>의 구절이다.  
삶 속으로 뛰어들 때 돌이 별이 된다. 
삶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이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는더 큰 신비가 적혀 있다. 
섣불리 책을 덮지 말아야 한다.




■ 어떤 사람 _ 레이철 리먼 필드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 
몹시 피곤해진다는 것,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속 생각이 모두 움츠러들어 
마른 잎처럼 바삭거린다는 것. 

그러나 더 이상한일은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마음속 생각이 갑자기 환해져서 
반딧불이처럼 빛나게 된다는 것. 



세상에 속해있지만,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가? 
여기 작자 미상의 시
 <나의 소망  My wish>이 있다. 

    나는 단순하게 살고 싶다. 
    비가 내릴 때 창가에 앉아 
    전 같으면 결코 시도해 보지 않았을 
    책을 읽고 싶다. 
    무엇인가 증명할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원해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내 몸에 귀를 기울이고 싶고 

    달이 높이 떠올랐을 때 잠들어 
    천천히 일어나고 싶다. 
    급하게 달려갈 곳도 없이. 
    
나는 그저 존재하고 싶다. 
    경계 없이, 무한하게.







80세 생일에 쿠니츠는 썼다.  
"무엇이 삶을 움직이는가? 첫째도 열망, 둘째도 열망, 셋째도 열망이다."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한다면 그것들은 쓰레기 더미에 불과하다. 

배움을 얻으면 경험들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각각의 층이 된다. 
열망으로 가득한 자에게 변화는 끝이 없다. 

시 <실험 나무 The testing Tree>에서 쿠니츠는 쓴다. 

  
  가혹한 시간들 속에서 
    마음은 부서지고 또 부서진다. 
    그렇게 부서짐으로써 산다. 




● 시가 그대에게 위로나 힘이 되진 않겠지만 


여기 소개한 시들은 내 인생의 해안에 도착한 시들이다. 

나는 내가 누구이며 어디쯤 서 있는지 알기 위해 시를 읽는다. 

삶은 불가사의한 바다이고, 시는 그 비밀을 해독하기 위해 바닷가에서 줍는 단서들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모든 것이 암호 해독의 단서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읽고 쓰면서 우리는 문학적이 되어 간다. 

(…) 

릴케는 '내가 하는 말이 그대에게 위로나 힘이 되진 않겠지만' 이라고 쓰곤 했다. 
그러나 릴케의 편지가 그런 역할을 했듯이,  
우리는 함께 질문하고 공감함으로써 위로받고 강해진다.  


문학평론가 이택권은 말했다. 
"모든 시가 다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는 우리가 잃어버린 그 무엇을, 설렘을, 위로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  

어두워진 마음에 등불 하나 걸어 주고, 언어의 쌀로 배고프지 않게 해 주고, 
그래서 우리 생은 따뜻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항의 섞인 물음을 던져주어야 한다." 

'시 poem'의 어원은 '창조하다 poiein'이다. 
시는 우리에게 '너의 삶을 창조하라'고 말한다. 
삶에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다. 

비가 내리는 순간, 꽃이 피는 순간, 사랑과 고독의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시는 그 특별한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d******8 2018.02.07.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로 납치하다
"시로 납치하다" 내용보기
류시화 시인님 팬이라서 집에 모든책을 소장중인데 뭐랄까?류시화님의 글은 뭔가 울림이 있는거 같아요.한편의 시와 그에 대한 해설 이런류의 책은 많이 있는데 뭔가 틀린거 같아요.한동안 신작이 없어 많이 아쉬었는데 요즘 신작이 많이 나와 저한테는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이번 시로 납치하다 책도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너무 따뜻하고 너무 감성을 울리는글...매번 감사히 소
"시로 납치하다" 내용보기

류시화 시인님 팬이라서 집에 모든책을 소장중인데 뭐랄까?


류시화님의 글은 뭔가 울림이 있는거 같아요.


한편의 시와 그에 대한 해설 이런류의 책은 많이 있는데 뭔가 틀린거 같아요.


한동안 신작이 없어 많이 아쉬었는데 요즘 신작이 많이 나와 저한테는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이번 시로 납치하다 책도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너무 따뜻하고 너무 감성을 울리는글...


매번 감사히 소중히 잘 일고 있습니다.우울한 이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수있어 좋았던거 같아서


좋았습니다. 벌써부터 다음 신작이 기대가 됩니다. 

a********1 2018.01.1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