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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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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다." 마케팅 (혹은 어느 부서라도) 담당자들이 치밀한 기획 끝에 소비자, 시장의 심판을 받는(선택이 되느냐 안 되느냐) 바로 그 순간을 두고 "moment of truth"라고도 부르죠.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다들 희망 섞인 관측도 하고, 대박 치면 앞으로 뭘 하겠다느니 잔뜩 부푼 포부를 재미 삼아 털어놓기도 합니다. 잘 될 수도 있지만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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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다."

마케팅 (혹은 어느 부서라도) 담당자들이 치밀한 기획 끝에 소비자, 시장의 심판을 받는(선택이 되느냐 안 되느냐) 바로 그 순간을 두고 "moment of truth"라고도 부르죠.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다들 희망 섞인 관측도 하고, 대박 치면 앞으로 뭘 하겠다느니 잔뜩 부푼 포부를 재미 삼아 털어놓기도 합니다. 잘 될 수도 있지만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이때 환멸이 깨진다는 이유에서 저런 말을 쓰는 건데, 여튼 인간은 누구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작건 크건 환상을 품고 삽니다. 반면 남의 삶에 훈수를 둘 때에는 그렇게 현실적이고 정확할 수가 또 없습니다.

이 책은, 우리 같은 범속한 이들이 아나라, 나이 지긋이 드신 작가분들께서, "인생에 대한 환상이 서서히 사라져갈 무렵" <ZEIT>誌와의 인터뷰에 응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갖가지 속 깊은 상념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어느 가수가 부른 노랫말처럼,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생의 후반기 온갖 영욕과 쓴맛 단맛을 다 겪고 "무엇인 인생인지"에 대해 담담한 관조가 가능한 문인들의 말씀이기에, 설혹 젊은 독자들이 읽어도 깨우치는 바가 많을 뿐 아니라 심금을 울리는 진정 가득한 명언이 많은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늙는 것은 죄악이다." 하 이런! 예전에 문인 전혜린은 "서른 그 추함을 어떻게 견딜까."라는 명언을 남기고 죽음을 택하여 전설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늙건 젊건 범속한 우리들은 "Life goes on."을 되뇌며 각자의 일상에 그래도 그 나름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저 말을 (인터뷰에서 한) 쥘리앵 그린은 프랑스 태생 미국인 소설가입니다. 인터뷰 중 부친에 대해 언급하며 "남북전쟁(미국 내전) 참전"이 나오기도 하는 건 이 때문이죠. 유난히 전쟁과 정치, 강대국의 횡포에 대한 평가가 많이 나오는 인터뷰 중 "이라크" 이야기는 2003년 부시 행정부 관련이 아니고 1990년의 걸프전을 환기하는 의도이니 우리 독자들은 오해가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린은 1998년에 이미 타계한 분이니까요. 참고로 저 말은 늙음에 대한 경멸과 가치 부정이 아니라, 오히려 "죄악"이 과연 무엇인지를 놓고 재고해 보자는 촉구에 가깝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와, "사는 게 다 죄지요." 중 후자에 더 가깝다고나 할지요.

"Kehrdiannix!" 행동주의 문학을 옹호한 페터 륌코르프는 "당신이 이 말을 이해할지 모르겠지만"이란 전제를 달며 자신의 "초연함, 냉담함"을 표현합니다. 역주에 "신경쓰지 마"라는 독일 북부 방언이라고 친절한 설명이 있죠. 더 상세하게는 이게 니더작센에서 자주 들리는 표현입니다. 이거 원 말은, "Kehr dich(2인칭 친칭 명령) an nichts!"죠. 빨리 말해서 저리 들리는 걸 아예 관용어로 굳게 한 건데요. 우리말로 하면 글쎄... "쫄지마" 정도? 영어로 하면 Back off from nothing 쯤 될 겁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컨테이너선은 갈수록 배의 모습과 거리가 멀어지고, (사회의 부속으로 편입되는) 우리들은 점차 인간의 모습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진다.(p71)" 음울하지만 삶의 씁쓸한 요체를 제대로 파악했지 싶은 그의 명언이더군요.

"영어는 동사, 독일어는 명사, 러시아어는 형용사" 안드레이 비토프는 세류에 휩쓸리기를 거부하고 변함없는 모성으로서의 러시아적 정신 탐구에 헌신한 작가입니다. 인터뷰는 푸틴 체제가 슬슬 제 꼴을 갖춰갈 무렵인 2004년입니다. 단 저 말은 비토프 본인의 창안이 아니라, 세간에 그런 평가가 있다는 걸 떠올려 주면서 자신이 그에 대해 열렬한 동의를 보낸다는 걸 재확인하는 멘트입니다.

인터뷰어 이리스 라디쉬의 "의견, 평가, 정리"가 더 의미심장한데, 그녀는 "... 그 말씀은, 유럽은 이미 수명이 다했고 러시아는 아직 살아갈 날들이 남았다는 뜻인가요?"라고 묻습니다(p97).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앞에서 비토프가 무슨 말을 했기에 저런 질문이 나오나 하실 수도 있겠으나, 비토프의 규정이 무엇이었든 관계 없이(!) 의미심장한 통찰이라고 보지 않으십니까? 이는 "러시아가 옳고 유럽이 그르다." 같은 가치 판단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러시아는 도스토예프스크의 맥락에서 여전히 "타락하고 추접스러운 나라"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오로지 쇼펜하우어적 의미에서(혹은 니체) "생명력"이란 기준으로 하는 말입니다. 다시 이 책 제목을 들여다 보십시오.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삶은 정의롭고 가치로 가득찬 것이어서 오래 지속되고, 죄의 응보 때문에 돌연 종지부를 찍는 게 아닙니다.

조지 타보리도 예전 분이긴 하나 이 인터뷰는 04년에 이뤄졌고 이분이 워낙 오래 산 분이라서인지 글과 (우리 한국 독자 사이의) 감성적 갭이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지더군요. "OO 말인가요? 우리는 그 말을 아무데서나 함부로 내뱉지만, 본래 의미와는 전혀 관련이 없지요(이거는 제가 중학교 때 국어쌤도 그런 말을 하던데). 나에게 친척 한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아흔 둘의 나이에 아이를 만드는 일을 저질렀답니다." 이 말을 인터뷰에서 할 당시의 타보리도 비슷한 나이였습니다. 그러고는 뜬금없이 독일식 햄 요리가 맛이 끔찍하다고 불평하시네요. 우리도 요즘 굴라시 메뉴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습니다만 이분이 헝가리 분입니다. 젊어서 얼마나 풍미 이슈에 까다롭게 구셨을지도 짐작이 가고 말이죠.

"나는 히틀러를 직접 보았습니다. 1933. 1 빌헬름 슈트라서의 어느 발코니에 서 있던데 무척 슬퍼 보이더군요.(p117)." 누군가의 표정이 어둡거나 밝거나 단호하거나 불안하거나 한 건 제 생각으로 대체로는 보는 사람 마음에 달린 겁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두고만큼은 타보리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습니다. 그는 본질적으로 "슬픈" 사람이 아니었겠습니까? 세계와, 자신과, 보편과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스스로의 운명을 잘 알았기 때문에 말입니다. G E 레싱의 <현자 나탄>에 대해 말하며 (그 앞에서) 느닷 TV의 의의에 대해 논하는 건(타보리와 라디쉬 모두), 이분이 본디 텍스트와 공연예술 모두로서의 "연극"에 엄청 열정을 쏟은 문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루라도, 혹은 잠시라도 글을 쓸 수 없게 되면 나는 나의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닌지 절망에 빠지고 두려워집니다." 문인에게 있어 집필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우리들 역시 익숙한 루틴의 그 무엇이 빠져나가면 잠시라도 당혹감에 압도됩니다. 데리다, 베케트, 롤랑 바르트, 조르주 바타유 등의 작품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저런 공황 상태에서 특히 그랬다는 뜻이겠죠?)고 고백하는 마이뢰커는 우리가 그의 작품을 읽으며 으레 그런 분이겠거니 짐작했던 대로 섬세하고 상처 입기 쉬운 마음의 결을 인터뷰에서 무시로 드러냅니다.

그런데 그 다음 질문이 꽤 재미있습니다. "(그럴 때) 글을 쓰는 건 당신인가요, 당신의 자아인가요?" 라디쉬는 저 위(이 책 맨처음) 쥘리앙 그린의 말("내 글은 누군가의 말을 받아적은 것들이다")을 상기하며, 이 질문을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린의 인터뷰는 1990년대 중반에 이뤄졌고 지금 이 만남은 04년 중에 이뤄졌습니다(간접으로 차이트 지의 연륜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죠. 이제 중견을 넘어 거물 대접을 받는 라디쉬는 저때만 해도 30대 아니었겠습니까). 이 질문에 마이뢰커는 "나도 에른스트(에른스트 얀들)이 내 귀에서 속삭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나이로는 (아직도 생존해 계신) 마이뢰커가 얀들보다 한 살 위입니다. 아쉽게도 얀들과의 인터뷰는 이 책에 없습니다. 이 이슈는 마치 18세기의 괴테가 말한 "데몬"을 떠올리게도 하네요.

이 책에서 우리 한국 독자들이 가장 유의깊게 볼 만한 대목은 귄터 그라스와 마르틴 발저의 조인트 인터뷰입니다. 두 분이 동갑이고 문예나 사회 활동에서 (누구나 다 알듯) 평생의 동지로 살아왔습니다. 책에는 2015년 그라스의 서거를 회고(우리 한국에서도 당시 큰 반향이 일었죠. 80년대 학번 어르신들에게 특히 의미 깊은 문인이며, 1989년에 드디어 해금된 영화 <양철북>도 많이들 아실 겁니다)하는 라디쉬의 건조한 듯 의미심장한 감회가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참 멋진 말씀이, "아우슈비츠가 도덕적 곤봉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입니다. 아니, 그 전에, 도덕이 곤봉 노릇을 하면 이미 그건 도덕도 아닙니다. 간혹 우리는 엄혹한 위기의 시대에는 정작 숨어서 뭘 했는지 모를 사람이, 투쟁과 고난을 거쳐 다 이뤄진 밥상에 날선 목청만 높이며 숟가락만 올리려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논리의 비약도 심하고 매사가 견강부회인데다 인성도 참으로 거칠고 나쁜, 그러면서도 간악한 거짓말쟁이더군요. 악을 악으로 갚으려는 시도는 대개 도덕과 무관한, 추악한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는 비뚤어진 영혼의 흉계가 그 이면에 깔려 있기 십상입니다.

책은 (섬세한 기획의 결과물이니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정말로 죽음을 목전에 두었다 할 연령의 문인들만 만나, 치열한 언어와 투명한 통찰로 그들의 영혼과 대화를 나누는 라디쉬의 "맹활약"이 오히려 더 볼만합니다. 인터뷰 앞에는 라디쉬 본인의 "회고, 감상"이 일일이 정성스레 쓰여졌는데,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라디쉬의 책이라 불러도 될 듯합니다. 인터뷰의 질은 인터뷰어의 공력과 천재성에 전적으로 좌우된다고 봐도 되는데, 이 책은 정말 흔한 인터뷰의 범주를 넘어선, 그 자체로 힘찬 미학과 지긋한 교훈, 멋진 감성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삼가(그러나 자신 있게) 권합니다.

v*****7 2018.01.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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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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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인 운명 4부작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임레 케르테스에게 무엇이 당신을 예술가로 만들어 주었는지를 물었어요. 그는 스물다섯 살에 겪은 단 한 번의 중요한 순간이 그를 작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아우슈비츠에 관한 일화들만 서술했던 그는 ‘나는 단순히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한 인간이 아니라 나와 더불어 대단한 이야기가 생겨난 것이므로 그것을 포착해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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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인 운명 4부작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임레 케르테스에게 무엇이 당신을 예술가로 만들어 주었는지를 물었어요그는 스물다섯 살에 겪은 단 한 번의 중요한 순간이 그를 작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그때까지 아우슈비츠에 관한 일화들만 서술했던 그는 나는 단순히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한 인간이 아니라 나와 더불어 대단한 이야기가 생겨난 것이므로 그것을 포착해야한다는 것을 번뜩 깨닫고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되었다고 해요.

 

이 책은 이러한 현대 유럽 최고 작가들의 인생에 대해 성찰하는 마지막 음성을 생생하게 담아낸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어요죽음을 앞둔 고령의 인터뷰 대상자들은 거의 모두가 자신과 세상 사람들을 상대로 더 이상 입증할 것이 없었고 자화자찬하거나 누구를 감쌀 이유도 없어서 완전히 가면을 벗은 자연스러운 인터뷰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라는 소설로 유명한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파트릭 모디아노는 기억상실에 걸린 사람이 과거의 기억을 찾아 헤매는 내용을 주제로 한 그의 소설에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라고 하며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은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죠이는 역사적 과오를 지워버리려는 일본이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기도 해요이 책에서도 그는 우리는 늘 단면들만 볼 뿐인생 전체는 매우 기이한 것이라고 하며 노년의 지금은 과거와 현재가 서로 겹치고 시간이 멈춰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놀라운 것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 같지 않게 죽음에 대해서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요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지 정작 본인들은 가장 위대한 기적이라거나 흥미로운 일이라는 3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요달리 생각해 보면 늘 작품 속에서 인생과 죽음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술하는 그들에게 죽음이라는 것이 늘 함께하는 주제라 그렇게 담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당대 유럽 최고 지성과 문학계 거장들의 인생에 대한 고별사라는 것 자체로서 소장하고 읽을 가치가 있을 듯해요더구나 요즘처럼 각박한 대한민국의 삶의 현실 속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 두고 생활한다면 우리의 삶에 휘둘리지 않는 우리만의 삶을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c****9 2018.01.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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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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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가까웠던 사람의 죽음을 맞아 장례식에 가거나 하면 숙연한 마음과 함께 나도 죽으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불사가 아닌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마련인 만큼 우리들의 마음속 한 편에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죽음을 앞둔 분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면 우리의 현재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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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가까웠던 사람의 죽음을 맞아 장례식에 가거나 하면 숙연한 마음과 함께 나도 죽으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불사가 아닌 인간의 몸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마련인 만큼 우리들의 마음속 한 편에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죽음을 앞둔 분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면 우리의 현재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1990년부터 201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한 시대와 문학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서양의 작가 19인들과 나눈 인생 최후의 인터뷰를 모은 독특한 기획의 이 책에서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책의 내용

 

이 책에 실린 인터뷰는 고별의 대화입니다. 실제로 3명의 인터뷰는 그들 생애 마지막 인터뷰가 되었고 고령의 인터뷰 대상자들은 더 이상의 가면은 필요가 없었고 솔직한 대화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일부의 가차 없는 총평과 숨김없는 분노 외에 다수는 훌훌 털어 버린 것 같은 초연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부분 작가들의 거실이나 서재에서 이뤄진 많은 인터뷰에서 죽음이 직접적인 주제로 다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인터뷰는 살아가는 요령이나 주어진 시간이 끝나고 자기기만이 사라지면 변하지 않고 남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리스 라디쉬는 독일의 대표적인 주간신문이자 진보적 지식인이 주요독자층인 〈차이트〉의 문예부 편집자로 인간의 마지막에 대해서 종교적이나 철학적으로 확정된 입장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를 좋아했고 고령의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죽음이 임박하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인터뷰 중 노년기에서만 겪을 수 있는 새로운 열정을 드러낸 귄터 그라스의 인터뷰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신체적인 제약은 있을지언정 노동의 기쁨과 창작의 즐거움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경험을 통해서 변화를 더욱 뚜렷이 감지하는 자신의 늙음을 경이롭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치며

 

이 책은 유럽문학의 거장 19인이 죽음을 앞두고 논한 삶의 성찰을 정리한 독특한 대담 모음집입니다. 여기에 거론되는 유럽 문학의 거장들은 서양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두들로서 그들의 마지막 음성 자체로서도 읽어 볼 만합니다. 이 책에 포함된 수많은 삶의 마지막 성찰들을 통해 삶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었던 책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k******g 2018.01.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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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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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고 한다면 지금 살아온것보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죽음은 언제 어디서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기에 생각만해도 두렵고 무섭다. 여전히 20대로 돌아가고 싶고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이 끔찍하게도 인정하기 싫다.  인생은 나이가 그려진 숫자만큼 빨리 간다고 하더니 결혼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이들이 십대가 되었고, 눈에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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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고 한다면 지금 살아온것보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죽음은 언제 어디서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기에 생각만해도 두렵고 무섭다. 
여전히 20대로 돌아가고 싶고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이 끔찍하게도 인정하기 싫다.  
인생은 나이가 그려진 숫자만큼 빨리 간다고 하더니 결혼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이들이 십대가 되었고, 눈에 보이는 새치와 주름도 늘었다.  
그만큼 나도 늙어가고 있고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으로 향하고 있듯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이 준비없이 닥친다면 그것또한 너무 끔찍할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할 수 없이 갑작스럽게 떠난다면 .. 
정말 눈을 감을 수 없을만큼 슬프다.  
< 삶의 끝에서 나는 대화 >는 18명의 유럽 문학 거장들과 나눈  
삶과 죽음에 대한 인생 최후의 인터뷰이며 고별의 대화들이다.  
이 중 마르셀 라이히라니츠기, 조지 타보리, 안토니오 타부키와는 생애 마지막 인터뷰가 되었다.  
인생 최후를 눈앞에 두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파리와 모스크바 리스본, 함부르크등을 돌며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0세기 유럽 문화사의 중요한 인물들을 만나  
죽음에 대한 주제로 인터뷰를 담았다.  

가장 중요한 재능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재능이다.

누구나 한 번의 인생을 살아간다. 
내가 눈을 감을때 내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어떤 생각들을 할 수 있을까?
열심히 살았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리고 후회없이 살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인터뷰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죽음도 인생의 한 부분임으로 
끝이 아니기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기때문에 하루 하루를 더욱 소중히 여기며 
이 순간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겠다. 



k*******1 2018.01.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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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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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독일의 진보적 저널리스트 이리스 라디쉬의 인터뷰 모음집『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2018, 에스)를 무척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유행작가에 대한 치고 빠지는 식의 단기간의 대담 기획물이 아니라 1990년부터 2015년에 이르는, 무려 25년의 세월간 누적된 인터뷰 모음집이기에 그 가치가 남다르다 하겠다. 저자가 만나본 유럽 문학의 거장들 19명 가운데 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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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독일의 진보적 저널리스트 이리스 라디쉬의 인터뷰 모음집『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2018, 에스)를 무척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유행작가에 대한 치고 빠지는 식의 단기간의 대담 기획물이 아니라 1990년부터 2015년에 이르는, 무려 25년의 세월간 누적된 인터뷰 모음집이기에 그 가치가 남다르다 하겠다. 저자가 만나본 유럽 문학의 거장들 19명 가운데 대다수가 우리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들이다. 그렇다고 해도, 황혼기에 접어든, 그래서 홀로코스트를 직접 겪어본 유럽 지식인들의 솔직한 답변이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지적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라디쉬의 촌철살인식 질문과 풍자도 남다른 재미를 준다. 격식과 겸손만 챙기는, 그래서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우리네 문단의 인터뷰집과는 그 격을 달리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로는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와 마르틴 발저, 프랑스 누보로망의 대표주자 미셸 뷔토르, 이스라엘 소설가 아모스 오즈가 나온다. 국내에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내가 처음 들어본 소설가들이 있다. 가령 『더 큰 희망』이란 장편소설을 남긴 오스트리아 문학의 대표작가 일제 아이힝어와 시인 프리데리케 마이뢰커, 『기억의 책』을 쓴 헝가리 소설가 나더쉬 피테르와 극작가 조지 타보리, '동독의 사포'라 불리는 자라 키르쉬 등이다.

반면에 국내에 아무런 소개가 되어있지 않은 생면부지의 작가도 나오는데, 대표작 『푸시킨의 집』으로 유명한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적 작가 안드레이 비토프가 그렇다. 참고로 역자 염정용은 '문학의 교황'이라 불리던 문학비평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의 인터뷰를 제일 먼저 읽었다 한다.


라디쉬가 인터뷰한 유럽 작가(특히 프랑스 작가)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상류층 작가 유형과 다락방 시인 유형. 쥘리앵 그린과 파트릭 모디아노가 상류층 작가 유형에 속하고, 클로드 시몽과 페터 륌코르프가 검소하게 살아가는 다락방 시인의 유형에 속한다.

아무래도 저자가 방문한 작가들이 고령의 작가들이기에,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바로 작가에게 나이가 드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 것이다. 그외에도 라디쉬가 던진 질문 가운데 인상적인 것을 몇 가지 추려본다면, ▲오늘날의 젊은 작가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당신이 판단하기에 지금 현재, 가장 심각한 고난은 무엇인가요? 등이다.

 

z***a 2018.01.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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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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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언어는 인간의 욕망으로 채워지게 된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언어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게 된다. 특히 인간의 궁금적인 마지막 삶, 죽음에 대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은 언어 독특한 모습을 언어 속에 내재되고 있다. 인간이 만든 역사 속에서 신화가 등장하고, 종교가 등장하는 이유, 불멸의 영혼을 얻기 위해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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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언어는 인간의 욕망으로 채워지게 된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언어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게 된다. 특히 인간의 궁금적인 마지막 삶, 죽음에 대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은 언어 독특한 모습을 언어 속에 내재되고 있다. 인간이 만든 역사 속에서 신화가 등장하고, 종교가 등장하는 이유, 불멸의 영혼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진 인간은 죽음 앞에서 무기력해지고, 때로는 자신의 나약함을 그대로 노출하게 된다. 죽는 그 순간 뿐 아니라, 죽음 이후를 생각하는 인간의 모습, 그 모습을 이 책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의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 19명의 작가들의 인터뷰 안에서 우리는 죽음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하였다.


책에는 유럽의 저명한 작가들이 기재되어 있다. 익히 노벨상을 탔거나 노벨상 수상자로서 유력했던 작가들이 나오고 있으며, 그들은 남다른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기서 남다른 죽음이란 그들의 정체성과 연결되고 있으며, 유럽 사회 안에 존재하는 유대인, 홀로코스트, 전쟁, 아우슈비츠, 독일, 나치와 연결되고 있으며, 유럽인들은 그것들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그들의 자화상은 우리가 친일과 6.25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삶의 끝자리에서 도망나오면서 경험하게 된 체험을 문학으로 승화 시켜 나가고 있다. 이 책에서 그들의 죽음에 대한 관점보다 그들의 죽음에 대한 독특한 메시지를 읽어나갈 수 있게 된다. 


러디쉬 죽음이 두렵지 않나요?
비토프 인간의 모든 감정들 중 두려움이 가장 나쁜 겁니다. 나는 신이 벌을 내린다고 믿지 않고, 다만 무한한 사랑을 느낄 뿐입니다. (p104)


안드레이 비토프는 러시아 작가이다. 스탈린 치하에서 러시아 문학이 추구하였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추구하였다. 러디쉬와 비토프 사이의 대화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실제, 죽음을 감추려 하는 인간의 또다른 모습을 비추고 있다.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감정들 중에서 두려움을 느끼며, 죽음에 대해 무한한 사랑이라 말아는 비토프의 내면, 비토프는 우리에게 '세상은 유쾌하게 돌아갑니다. 우리는 죽지만, 세상은 죽지 않기 때문이지요."라는 짤막한 문장을 남기고 사라지게 된다.


마이뢰커 나는 죽음을 미워합니다. 내가 저승문 바로 앞까지 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80세가 되면 죽음이 찾아올 것을 늘 예상해야지요.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끔직한 생각입니다. 그 어떤 것에도 비유할 수 없을 만큼, 목을 조여 오는 생각이지요. (p141)


오스트리아 출신의 시인 프리데리케 마이뢰거는 죽음에 대해 솔직하면서 담백한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다. 나는 이 메시지를 읽으면서 시골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생각이 났다. '나이가 먹었으니까 자식들을 위해 얼른 죽어야지' 반복하는 어르신들의 속마음은 아직 죽고 싶지 않다는 걸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다. 그 누구도 유쾌하지 않는 죽음에 대해서,  목을 조여온다는 게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의 형태였다. 죽음의 순간이 찾아오면 , 우리는 살아가려는 의지조차 내려놓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된다. 


라이히라니츠키 사람이 늙으면 삶이 고달퍼지지. 영 불편해. 이 나이가 되도록 사는게 낙은 아니라는 말밖애 할 말이 없어. (p205)


폴란드 태생 문학비평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유대인이며, 독일의 모순과 이중성을 그대로 체험하게 되었다. 그는 유대인이라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강제 추방당하였고, 강제수용소에서 부모와 남동생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가 말하는 죽음에 대한 메시지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죽음과 일치한다. 불편하고, 어색하고, 자신이 반드시 입어야 하는 잠수복과 같은 존재이다. 미디어는 인간이 체험하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는 유난히 박하며, 감추려 한다, 오래 산다는 게 낙(행복)이라는 걸 반복적으로  노출시키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실제 내 앞에 놓여진 삶은 그닥 유쾌하지 않다.


이 책에 대해서 전쟁을 마주하면서 죽음을 체험하게 된 그들의 독특한 시선은 지금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성격이다. 죽음에 대해서 높은 두개의 산봉우리에서 서로의 촛불을 바라보는 것과 같이 서로에게 크게 연향을 주지 않는 형태로 우리 앞에 놓여지게 되고,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 하지만, 크게 연연하거나 깊이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깊이 들어갈수록 빠져 나올 수 없는 늪과 같이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말하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에 대해 두려움과 걱정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이달의 사락 k*******2 2018.03.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리스 라디쉬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푸른책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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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사람은 가장 진실해진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유럽 문학 거장들이 진솔하게 말하는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독일의 주간신문 <차이트>의 문예부 편집자인 이리스 라디쉬(Iris Radisch)는 19명의 문학 거장들과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는 1990년 가을부터 2015년 봄까지 장장 25년 동안 진행된 것들이다. 죽음에 대해서도 다루지만 주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인생의 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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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사람은 가장 진실해진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유럽 문학 거장들이 진솔하게 말하는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독일의 주간신문 <차이트>의 문예부 편집자인 이리스 라디쉬(Iris Radisch)는 19명의 문학 거장들과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는 1990년 가을부터 2015년 봄까지 장장 25년 동안 진행된 것들이다. 죽음에 대해서도 다루지만 주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인생의 주어진 시간이 끝나며 변하지 않고 남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라디쉬는 인생의 마지막에 관해 종교적이나 철학적으로 확정된 입장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는 이에 대해 조금은 불만이다. 이러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너무 삶과 죽음을 한 방향에서만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오히려 종교적이나 철학적인 신념이 확고한 사람들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지도 함께 보여주었으면 훨씬 더 넓은 시각에서 삶과 죽음을 독자에게 제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인터뷰어(interviewer) 라디쉬는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언급하면서 인터뷰의 내용들을 소개한다. 이반 일리치는 죽음을 앞두고 외친다. “일, 생활, 가족들, 그 모든 것은 어쩌면 전혀 아무 것도 아니었을 거야.” 라디쉬는 죽음 앞에서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전제를 이미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아닐까? 어쨌든 죽음을 앞두고 노년의 문학가들은 어떤 의미 있는 말들을 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쥘리앵 그린은 자신이 죽지 않고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 있는 하루하루를 신들에게 감사드린다. 죽음은 잠과 같으며 신비에 싸인 세계라는 것이다.

 

한편, 노벨 수상자 클로드 시몽은 삶의 부조리를 굳게 믿는 자로서, “만약 세상이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훌륭한 책을 쓰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글쓰기의 대상이 아니라 방법이다. 책의 의미는 글을 쓸 때 비로소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는 글쓰기의 방법에만 관심을 갖는다. 어떤 일이 왜 일어나는가는 신학자들이 답할 문제이며,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느냐가 문학가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삶을 마감하면 무엇이 아쉬울 것 같으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그는 ‘삶’ 자체라고 답한다. 새들과 하늘을 볼 수 없고, 더 이상 수영도 할 수 없고, 햇볕도 쬘 수 없다는 것, 그 모든 것이 아쉽다고 고백한다.

 

그런가 하면, 안드레이 비토프는 자신은 자유로운 인간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야 말로 가장 큰 사치를 누리는 것이라고 유쾌하게 주장했다. 세상은 우리보다 더 유쾌하게 돌아간다. 우리는 죽지만 세상은 죽지 않기 때문이란다.

 

마지막 인터뷰이(interviewee)인 루트 클뤼거는 모든 것이 확정되어 있다면 자유는 없는 것이기에 자신은 삶의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믿는다고 고백한다. 이런 믿음은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올바른 선택이란 없다. 그저 결정을 내리고 충실히 따를 뿐이다. 모든 것이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고 삶에서 더 바랄 것은 없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다. 삶의 참 뜻을 알고 싶다면 온 종일 자는 고양이를 보면 된단다. 삶의 참 뜻은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책을 덮으며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삶이란 사는 것이다. 그러니 매 순간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며 지금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문제는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까? 무신론자들에게 있어서 답할 수 없는 질문일 것이다.

l******y 2018.02.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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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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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의 책소개를 보면 19인의 유럽 문학 거장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나눈 대화라는 소개를 보고 알고 있는 유럽 문학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를 받아보고 어떤 작가들이 나오는지 읽어보고 알고 있는 작가가 19인 중 3~4인에 불과하다는 것에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면서 다른 새로운 작가들에 대해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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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의 책소개를 보면 19인의 유럽 문학 거장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나눈 대화라는 소개를 보고 알고 있는 유럽 문학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를 받아보고 어떤 작가들이 나오는지 읽어보고 알고 있는 작가가 19인 중 3~4인에 불과하다는 것에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면서 다른 새로운 작가들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인터뷰를 한 것이 어느 작가들에겐 생애 마지막 인터뷰가 된 경우도 있어 작가들의 이야기는 더욱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생의 마지막에 들려주는 작가들의 인생 이야기는 진한 인생의 경험이 담겨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작가와 저자가 아주 심각하고 심오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 주제에 따라 이야기를 나눈 이야기가 당시 상황이나 어떤 현상에 대한 것들이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알고 있는 이름의 작가 글을 먼저 읽어보고 싶었다. '양철북'의 작가 귄터 그라스는 독일에서도 대중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작가라고 한다. '양철북' 역시 난쟁이 오스카의 시각에서 나치 점령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까지의 파행적인 독일 역사를 그리고 있지만 귄터 그라스는 자신의 자서전 출간에 앞서 17세 때 나치 무장 친위대 대원이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라스와 함께 대화를 나눈 독일 작가 발저는 두 사람 나이가 80세인데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라스는 자신의 나이에 대한 장점을 나열한다. 한 여자와 결혼해 8명의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들이 또 아이를 낳아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을 구성하고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새로운 단어들을 배우며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나이가 들었다고 더 글을 잘 쓰지도, 빨리 쓰지도 못하고 전과 다른 것이 크게 없는 듯하다. 늙음에 크게 제한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다른 작가 조지 스타이너는 프랑스 태생이지만 194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철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이다. 스타이너의 가족은 제2차 세계 때 독일인들을 피해 미국으로 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독일의 만행이나 얼마나 환멸을 느끼는지 생생한 증언을 한다. 그리고 유대인들에 대한 유감과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이 인터뷰를 할 당시 스타이너는 85세였다. 이 책 <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에 등장하는 작가들은 나이가 많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시대의 이야기와 삶을 이야기한다.  




이달의 사락 s********3 2018.01.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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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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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반대말은 단순히 죽음인가- 이러한 것을 생각하며 서평을 시작해본다.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언제 죽을지는 거의 대부분이 모른다. 그뿐만이 아니라 천 년 만 년 살아가는 불사신인 마냥 착각한다. 그래서 가져도 가져도 끝이 없는 욕심이 인간에게는 있는 듯 하다. 죽음에 이르러서 깨닫는 바는 곧 죽음을 앞두어서 더욱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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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반대말은 단순히 죽음인가- 이러한 것을 생각하며 서평을 시작해본다.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언제 죽을지는 거의 대부분이 모른다. 그뿐만이 아니라 천 년 만 년 살아가는 불사신인 마냥 착각한다. 그래서 가져도 가져도 끝이 없는 욕심이 인간에게는 있는 듯 하다. 죽음에 이르러서 깨닫는 바는 곧 죽음을 앞두어서 더욱 슬프다. 어쨌든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길이 죽음인 것 같다. 죽어봐야 알 수 있는 죽음. 죽음은 삶의 끝에서만 기다리고 있기에 삶의 끝이 다가올수록 사람마다 그 의미는 다 다르리라.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에 따라 죽음 앞에 초월할 수도 초초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유럽 문학 거장들과의 인터뷰 모음글이다. 달리 내가 알고 있는 거장들은 없었지만 이러한 인터뷰 모음글을 읽을때면 늘 그렇듯 이러한 지적 수준의 차이는 삶에서 차지하는 사고의 시간이 얼만큼 되어야 가능한 일인지가 궁금하다.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바로 나오기까지의 그 과정을 나도 닮고 싶고 실천으로 옮기고 싶다.

거장들이 전해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은 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삶에 대한 본질을 파고드는 거장들과의 대화 속에서 다양한 각도로 삶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죽음이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그 무엇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어설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무작정 미워만 했던 나의 어리석음에 대한 깨달음이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 가장 심한 과대망상은 자신이 신을 믿는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신앙은 인간에게 맞지 않는 치수입니다. 신앙은 우리 자신보다 더 높은 차원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해명할 수 없어요. 그러나 신앙과 더불어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요.     p 102~103

해명이 불가능하다는 삶, 사람은 자신이 잘 아는 것을 사랑하다는 것, 정치에 관한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 ... 세상은 우리보다 더 유쾌하게 돌아갑니다. 우리는 죽지만, 세상은 죽지 않기 때문이지요.  p 105

- ... 우리는 죽음에 관해 아무것도 몰라요. 어쩌면 그것은 출생과 똑같은 기적이겠지요. 어쩌면 죽음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일 겁니다. p 104

삶을 마감하게 된다면 무엇이 가장 아쉬울까.............. 이에 대한 답을 나 스스로 찾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달의 사락 y****d 2018.01.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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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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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4 가장 중요한 재능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재능이지요.      어느 정도 쾌활하게 끝까지 견뎌 내는 것 말이에요. 19명의 유럽 문학 거장들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인터뷰를 모아 엮은 책이다.거장들과 인터뷰를 하러가며, 인터뷰에서 느낀 것들을 먼저 정리한 후,인터뷰 내용을 적은 방식으로 내용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쉽게 상상하며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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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4 가장 중요한 재능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재능이지요.
      어느 정도 쾌활하게 끝까지 견뎌 내는 것 말이에요.

19명의 유럽 문학 거장들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인터뷰를 모아 엮은 책이다.
거장들과 인터뷰를 하러가며, 인터뷰에서 느낀 것들을 먼저 정리한 후,
인터뷰 내용을 적은 방식으로 내용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쉽게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작가들은 과연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이야기할까 무척 궁금했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삶'에 대한, '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다.
그리고 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작가들은 전반적으로 '죽음'에 대해서는 담담한 태도를 보였으며,
'다른세상'의 존재를 깨달은 종교적 신앙으로 이어진 태도도 보였다.

 

 

p61 우리는 아무것도 체험하지 못할 때에도 무언가를 체험하는 겁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공감가는 문장들이 있었다.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있어'
나는 종종 멍하니 가만히 있을 때가 많은데, 예전엔 멍하게 있으면 안된다고 어른들께 혼난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 멍하니 있는 것이 뇌가 휴식을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멍하니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련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학생시절때부터 나의 영감은 양치할때 많이 얻었다. (듣기에 이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양치할때가 제일 아무생각이 없을 때이다. 이상하게도 그때에 "팟!"하고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를때가 많다.
그래서 일부러 양치를 한적도 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야기가 뭔가 갑자기 산으로가는 듯한 느낌인데 나의 요지는 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때에도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응?무슨말이야?'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낀다. (내 언어의 한계로 얼렁뚱땅 넘어가겠다)

 

 

p62 어떤 일이 왜 일어나는가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하는 것이죠.

'WHY'가 중요한게 아니라 "HOW'가 중요하다는 것에 매우 공감이 간다.
그래야 다음번을 대비 할 수 있으니까.


 

p141 내가 죽어도 세상은 내가 살았던 그 날들과 똑같이 계속됩니다.

거장들이 '죽음'에 담담히 대답했던 이유는 이러한 생각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다른 문장으로 대답하였지만 대부분의 거장들이 이러한 생각을 드러내었다.
나는 '죽음'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의 날들처럼 '죽음'이 다가올꺼라 생각한다.
내가 오늘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었던 것처럼.
단지, 들이 마신 숨을 다시 내뱉지 못하는 것 뿐이다.


 

p283 겹겹이 쌓인 시간들로 이루어진 영원이겠죠.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합친 역사의 장소야 말로 영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의 누군가가 밟았던 곳을 현재의 내가 밟고 있으며 미래의 누군가가 밟을 것을 생각한다면,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진 않지만,
과거의 누군가에 이어 현재의 내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미래의 누군가가 그곳에 있다면
같은 장소의 존재로 끊임없이 이어져 그것이 '영원'이라는게 아닐까.
거장들 또한,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의 '작품'으로 지금도 미래에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책을 처음 받아 읽었을 때 새로운 느낌이었다.
거장들의 '삶' 한편을 엿볼 수 있어서 '아, 이런환경에서 이런생각을 하시며 이런 작품을 만드셨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거장들에 대해 잘 모른다.
내용을 봄으로써 '아, 이런분이시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손꼽을 정도로 잘 모른다.
그래서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좀 더 폭넓은 독서로, 폭넓은 지식으로 알고 읽었다면 더 이입이 되어 읽었을텐데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읽는데 어렵진 않았다. 오히려 거장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으며 나름의 우여곡절이 많았다.
갑자기 쳐야하는 시험공부로 바빴고, 바쁜 일상으로 집에 오면 쉬기 바빴다.
(물론, 시험의 압박감으로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쉬는 중간중간 이 책을 읽었는데, 문득 열심히 생활을 하다가 책의 문장들에 대해 공감할 때가 종종 있었다.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책 읽기를 게을리하고 잘 읽히지 않아 미뤄뒀었는데,
걱정과 달리 잘 읽혀서 재미있게 읽었다.
미뤄둔 책을 좀 읽고 나면 거장들의 작품도 찾아 보아야 겠다.

b****m 2018.0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