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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가 떠나기 몇 달 전, 혹 경황 중에 놓쳐서 후회하는 일을 최소화 해보고자 산 책이지만 아직은 좀 더 먼 미래의 일이지 싶어 몇 페이지 뒤적거리다 말았는데... 그렇게 되서... 결국 시추가 떠난 후에야 완독하게 되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반려가족을 안락사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미국인들은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로 그들의 반려가족을 떠나보내는 사례가 매우 드물다고 한다. 게다가 이 책이 쓰여진 2012년 당시까지도 미국 수의학계에서 '비인간 동물들의 통증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시피했다고.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상해나 장애를 입어서가 아닌 경우에도 상식적인 수순처럼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요구하며 대부분의 수의사는 그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에 놀랐다. 저자는 생명윤리학자다. 아마 그래서 비인간 동물들에게 행하는 안락사와 그들이 겪는 통증에 대해 일반인들과는 견해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도 같다. 자신의 반려견 오디세우스(오디)에 대한 일기가 각 장에서 화제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오디의 말년과 저자의 모습이 시추와 나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해 마음이 저렸다. 저자 역시 오디의 마지막이 잠든 상태로 평온하게 숨을 멎는 자연사이길 원했지만 그것은 오디의 상태에 견주었을 때 단지 헛된 희망에 지나지 않는 일임을 깨닫고 결국엔 안락사를 택한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 동물병원이 미국보다 낫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우리나라의 젊은 수의사들은 절대 환자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게 순전히 이윤추구 때문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생명윤리의식은 우리나라의 젊은 수의사들이 미국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다. 장례문화도 마찬가지. 그토록 사랑했던 오디를 안락사가 끝나자마자 가정 방문 안락사를 담당한 수의사의 차 트렁크에 실어 화장터로 보내는 게 나로서는 상당한 반전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장례가 끝난 후 오디가 화장되던 순간에도 가족들이 곁에 있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내비친다. 아마도 미국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관습이어서 경황중이던 저자가 미처 요청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통증 연구에 대한 분석을 담은 글은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어렵게 읽혔지만 반려가족과의 이별을 준비함에 있어 아쉬움이 없길 바라는 보호자들은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2002.09.13-2021.01.26 사랑하는 나의 시추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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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훌륭한 책에 리뷰가 하나도 없는지 모르겠다. 조만간 무지개 다리를 건널 것 같은 늙은 반려견들을 키우다보니, 예전에는 관심이 없던, 개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건 문학적 관심이라기 보다는...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서의 공감 때문일 것이리라. 그간의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 본인이 키우던 개가 얼마나 사랑스러웠었는지와 정말 개구장이마냥 집안을 어질러 놓은 이야기, 그러다 개가 늙어 저 세상에 보내기까지... 그렇지만, 순전히 견주 입장에서의 에피소드들만 나열해 두었다면, (사실, 뭐 이정도도 내 입장에는 나쁘지 않다.) 이 책은 동물의 입장에서 혹은 개의 입장에서 복지, 죽음, 고통, 기쁨 등의 연구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생각하기도 싫은 어느 순간이 왔을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에피소드들을 보여주어.. 아무래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노령견의 죽음에 대한 마음준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그렇다 하여도 선택의 순간에서 나는 현명할 수는 없을 것이고... 무엇을 선택하든 후회하게 되겠지) 새삼, 미국이, 선진국이 부럽다. 반려견에 대한 의료 시설은 물론이고, 호스피스나, 개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 하지만 그런 시스템들보다 더 부러운건, 개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