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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을 겪기 전과 겪은 후의 사람은 분명 달라진다. 나 역시도 그렇다. 어릴 땐 버스 뒷좌석에 꼭 앉아서 버스가 덜컹거릴 때 몸이 튀어오른 후 내려오는 그 짜릿한 느낌을 즐기기도 했고 놀이기구도 제법 탔었다. 하지만 고1 때 수학여행을 갔다가 친구 열 명이 죽는 사고를 경험하고 난 뒤 놀이기구는 커녕 버스 뒷좌석에 앉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사가 된 지금, 아이들을 단체로 버스에 태워서 어디론가 가는 체험학습을 출발할 때면, 아이들이 모두 안전벨트를 매었는지 손으로 직접 일일이 잡아보지 않으면 출발도 하지 않는다. 유리창을 깰 수 있는 빨간색 망치도 당연히 확인해야 한다. 케이블 타이로 묶어놓은 버스도 있어서 그걸 끊느라 기사 아저씨와 실랑이를 한 적도 있다. 내가 담임을 맡은 반 아이들은 일년에도 몇 번씩 그런 얘길 들으니 지들도 먼저 버스를 타면 그걸 확인하곤 한다. 지금은 학생부장이 되어서 전 학급을 다 점검하니까 매번 출발이 좀 늦어지기도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다치거나 죽고나서 후회해봐야 시간은 돌릴 수 없고 상처는 오래 남는다. 미리 대비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안 하고 후회할 따름이다. 수시로 닥치는 재난에 대한 두려움 역시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무엇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를 모르고, 그리곤 곧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은 필자들의 실제 경험과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각종 재난 상황에서 '반드시'는 아니지만 그나마 '최선'의 방법으로 살아남는 법을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활 속 도처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와 그 대처 방법에 대해 훨씬 많이 알게 되었다. 덕분에 차량용 소화기도 몇 개 더 구입해서 아내와 내 차에 비치했다. 이제 남은 건 생존 배낭을 꾸리는 일이다. 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내와 상의해서 통조림과 비상시에 먹을 물 같은 걸 좀 마련해뒀다.(사재기 아님) 그런데 그걸 마냥 보관하는 게 아니라 한달에 하루 정도 주기적으로 먹어서 없애고 그 자리에 새것을 채워두는 게 요령이라는 것도 배웠다. <생존배낭> 1. 식량 : 1인 기준 3일치 7끼(하루 2끼 * 3일치 + 예비용 1끼), 물 3리터. 2. 위생용품 : 식구 수만큼의 칫솔, 여성 위생용품, 20리터 쓰레기 봉투 10장 이상(용변 처리용), 100장짜리 물티슈 2팩 이상, 휴지 1롤, 3. 구호용품 : 마스크, 청테이프, 호루라기, 야광봉, 복용 중인 약품 모두, 가족 수만큼의 안전모 4. 피난용품 : 랜턴, 체온 유지 시트, 1인당 침낭 1개, 휴대용 라디오, 휴대용 소형 소화기, 속옷과 겉옷 한 세트, 우비, 방수팩에 든 성냥, 핫팩, 예비 건전지, 라이터, 은박 담요 5. 생활용품 : 버너, 아기용품, 7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5천원 권 이하 소액권 현금, 장갑, 수저, 책, 상세한 지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퍼즐 등 놀잇감, 멀티툴 우리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가르쳐주고 있는 것도 있다. 낯선 사람이 말을 걸 때 혹시나 모를 성범죄나 유괴를 피하기 위해서, 낯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니 "저는 잘 몰라요. 저기 지나가는 분한테 물어보세요.", "우리 부모님은 우리를 낯선 사람들에게 데리러 오라고 할 리가 없어요.", "저는 이 사람 모르는데 저를 끌고 가요. 거기 키 큰 아저씨 도와주세요." 등의 말을 연습시키고 있다. 안전이란 결코 영원할 수 없는 상태(safety is never a permanent state of affair)라는 대사가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온다고 한다. 절대 동감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이렇게 길게 큰 전쟁이 없었던 시절이 없었다는데, 인간이 초래한 환경 오염으로 자연 재해의 규모도 무시무시해지는데, 그런 속에서도 자연보다 동물보다 사람이 제일 무서운 세상이 되어가는데 어떻게든 잘 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사는 건 내 인생과 가족에 대한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제 내 생활을 파괴할지 모르는 재난의 종류에 대해 알고, 그에 대한 준비까지 미리 할 수 있다면 이만큼 싼 평생보험이 없겠다. (덧붙임)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건강한 신체라고 했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재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상황이 복구될 때까지 최대한 일상과 가까운 상태를 지속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체력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 특수부대 네이비 실의 체력 기준을 실어놓고 있다. 그들만큼 강인해져야 한다기보다는, 30~40대라면 그 체력기준의 최소 기준을 최대 목표치로 잡는게 현실적이라는 말이다. 500야드 수영(25미터 실내수영장 18번 반 왕복) : 12분 30초 / 끝나고 10분 휴식 팔굽혀펴기(2분) : 42개 / 끝나고 2분 휴식 윗몸일으키기(2분) : 30개 / 끝나고 2분 휴식 턱걸이(시간 제한 없음) : 8개 / 끝나고 10분 휴식 2.4km달리기 : 11분 30초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개인적 차원에서만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인 문제의 해결 과정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위협'으로 생각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이 주제들에 대한 해결 방안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만큼 궤변도 많이 나올 것이다. 사회적 안전을 유예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이는 역으로, 대중이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 있어야 이익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 누구인지 드러낼 것이다. 결국 그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한국 사회가 더 안전해질 것인가 아니냐를 결정지을 것이다.(p3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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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개정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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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약간은 호기심 반으로 구매했습니다. 재난에 필요한 물품 얘기가 많은 것 같아 마치 여행가기 전날에 물건 꾸리는 약간의 설렘과 들뜸이 이 책을 사게 만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 내용을 쭉 보다 보니 이것은 생활 물품에 대한 잡학 상식과 재난의 종류 나열이 아니라 현시대의 사람들에게 다가올 재난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결국 주목하게 해 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재난이 닥친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아니 실제로 닥치게 될 재난도 상당수 있는 것 같아서 현실감 있지만, 그보다 이러한 재난이 살아남는 법을 통해 오히려 실재로 이런 재난이 닥칠 수 있을 수 있다는데 주목하게 해 준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합니다. 문제의식과 재미를 모두 충족시키는 간만에 보는 한국작가의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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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픔이 있었다. 세월호. 그 사건의 아픔은 아드님이 태어난 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사건 이후 내 삶에서 바뀐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약간의 반성 시간, .... 조만간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는 것을 발판 삼아 이번에는 어느 정도 이런 재난과 응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가족 솔루션을 도입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구입하게 된 책이 바로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입니다. 이 책은 일단 내용은 충실하게 담겨있는 것 같다. 일상과 여행 등 항목을 잘 분류하여 정리하였다. 시간을 두고 읽으며 익히면 나름 의미가 있는 내용인 것 같다. 하지만 뭐 사건이나 사고가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내용을 정리하고 기억하는 경우가 있을까? 아마 이 책을 쭉 훑어보고 대략적인 내용만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아니면 여행과 같은 특정 이벤트가 있는 경우 그 부분은 발췌해서 읽고 넘어가는 상황에서 사용하지 않을까? 그렇게 대략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책은 재난 상황이나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경우에 이 책의 작은 활자와 정리 방법이 문제 될 경우가 많다. 응급한 경우에 이 책의 작은 활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거기에 나이가 있는 사람에게는 재앙 수준이다. 거기에 그 작은 활자를 보며 자신에게 맞는 응급 상황을 찾아 읽기에도 어려운 편집이다. 목차를 확인하고 내용을 훑어보며 대처를 쉽게 찾을 수 있을까? 전체 내용을 큰 활자로 적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내용 자체는 평상시에 읽을 경우로 가정하면 적당히 좋은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서 누구나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자료는 추가돼야 하지 않을까? 글씨를 아는 사람의 경우 누구나 볼 수 있게 큰 글씨로 그리고 글씨를 모르거나 혹은 글씨가 잘 눈에 들어오지 않거나 혹은 글씨를 모두 읽을 수 없는 경우를 대미 한 그림 설명이 있었으면 좋을 듯. 모든 대처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최소한 자주 발생하는 Top 10에 한정해서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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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제목 그대로의 책이다.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
재난 관련 책자를 몇 권 사봤지만 대부분이 지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 위주였지만 (물론 그것들도 중요하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한 지식도 함께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상황에서 해야 할 행동과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까지 함께 알려주어서 조금만 주의하고 숙지한다면 전문가가 오기 전까지 응급상황을 잘 대처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 중에선 우리가 잘못알고 있거나 무심코 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책 사이즈도 작은 편이라 가방에 쏙 넣어 다니면서 읽기 좋지만 그만큼 활자가 작고 빼곡해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단점 아닌 단점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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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상자 꾸리기’ ‘생존배낭’ ‘재난 대비 훈련’ ‘119 신고’ ‘응급처치 세 가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재난 대응’ 등을 다루며 시작해, 〈부록〉에 ‘재난 시 필수 연락처’ ‘안전 체험관’ ‘재난 대응 핵샘 체크’ ‘재난 대비 물품’ 등을 다시 정리하며 마무리한다. 또한 부록의 내용은 〈응급 생존 수첩〉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실제로 여행을 할 때 가지고 다니거나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손쉽게 꺼내서 참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워밍업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거대한 재난에 대한 말뿐인 질책, 두루뭉술한 시스템 개선책이 아니라, 우리 일상 도처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 어린이 안전 문제, 여행 시 필수 안전 준비물 등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예방과 대처법을 소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