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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빙은 예술 문화에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수치나 통계로 계산이 가능한 것과는 달리 사진, 영상, 무용, 글 등 다양한 예술 문화 분야는 수치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은 꼭 과거를 기록하고 복기해야 한다. 그래야 더 발전된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예전에는 아카이빙 자체가 중요시되지 않았지만, 현재 와서 많은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예술 단체에서 여러 형태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또한 아카이빙의 한 형태다. 바로 영화의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아닌 영화를 알리는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니, 소재 자체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쉽게 말해 디자인 스튜디오의 이야긴데 총 여섯 팀이 나온다. 팀의 모습은 개인이기도, 단체이기도, 또는 프로젝트 팀이기도 하다. 모습은 달라도 목적은 같다. 영화를 포스터에 잘 담아내는 것.
신기하게도 각 스튜디오마다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 색깔을 통해 작업한 영화도 차이가 난다. 피그말리온의 같은 경우는 비주류, 예술 영화를 전문으로 해 포스터 또한 미적 감각이 더 짙다. 그에 반해 프로파간다의 경우 상업 영화에 가까운데 그들이 작업한 영화에는 자신들의 특성을 담기보다 영화를 한눈에 보기 쉽게 내용을 담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리고 빛나는, 스테디, 다이버스로 이뤄진 팀의 경우에는 세 명이 각각 자신이 최고로 뿜어낼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는데 그로 인해 결과물은 다양하다. 개인 작업을 하는 김내은의 경우는 영화의 특성을 친절히 관객에서 소개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 색깔이 뚜렷한 팀들의 인터뷰와 그들의 결과물을 보고 있노라면 현재 한국 영화 디자인 스튜디오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보고 있는 것만 같다.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개인적으로도 영화를 좋아하기에 본 작품의 포스터를 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재밌었다. 그들의 숨은 의도를 파악할 수도 있었고, 영화 포스터의 시장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담아낼 수 없겠지만, 이 한 권의 책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많은 정보와 기록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기심 있게 볼 수 있는 책. 아카이빙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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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 사람들은 처음 보는 영화를 어떻게 고르는지 궁금하다. 책이 잔뜩 쌓인 서점에서 오늘 밤 잠들기 전 읽을 책을 고르거나 하다못해 마실 것을 고르러 편의점에 가더라도. 우리는 늘 처음 보는 것들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것이 무엇이든, 만나기 전에 그 내부를 들여다 볼 수는 없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가장 처음 시각적으로 마주한 이미지에, 가끔은 손으로 툭툭 그것의 외곽을 만져 본 후의 촉감에 기대어 선택을 할 수 밖엔 없다. 이미지와 촉감들은 첫 만남을 결정한다. 어쩌면 그것이 그들의 존재의 이유일 테다. <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은 영화와 대중의 ‘가장 처음의 만남’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수많은 영화 사이에서 영화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늘 포스터였다. 그래서 포스터와 영화의 첫인상은 동의어가 아닐까, 라고 감히 생각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이미지에 반해서 영화를 클릭하게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포스터는 그렇게 선택하게 된 영화를 보기 이전의 어떤 감정을 미리 형성해주기도 하고, 본 이후의 여운을 남겨 오래 가지고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내게 영화의 포스터는 단순히 첫인상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감정까지도 자주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여러 의미에서 굉장히 소중하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 찰나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니. 약간의 감수성과 기대에 부풀어서 첫 장을 넘긴 것도 사실이다. 01 피그말리온의 피그말리온 내가 사랑하는 영화들이 죄다 등장해서 조금 흥분했다. <케빈에 대하여>,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아이 킬드 마이 마더>, <몽상가들>, <이터널 선샤인>, <랍스터>, <립반윙클의 신부>, <마미>까지. 피그말리온은 말한다. ‘대상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대상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그들은 최대한 덜어내는 방식을 통해서 대중에게 영화를 보여준다. 사랑스럽고 예쁜 영화들의 포스터 속에는 피그말리온이 말하고자 했던 아주 간단하고 강렬한 언어가 담겨있다. 그들이 대상을 대하는 방식이다. 나는 피그말리온의 포스터를 먼저 사랑했지만, 이렇게 피그말리온까지도 사랑하게 되었다. 02 프로파간다의 공기 읽는 내내 아, 사랑하는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사실 이 책에 소개되는 사람들은 모두 영화의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다. 그리고 디자이너로써 예술을 사랑하는 동시에 영화를 사랑한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말을 뱉어둔 인터뷰에는 애정이 가득하다. 특히나 프로파간다에 속한 사람들의 인터뷰에서는 그 애정이 진하게 묻어있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떼어왔던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에서부터, 자신이 만든 포스터가 광고배너에 붙어있는 모습을 보며 짜릿함을 느끼는 사람. 영화와 영화에 속한 것, 함께 일하는 사람 뿐 아니라 자신과 같은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까지도 미리 사랑해버리는 사람들이다. 어떤 직종에서든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은 빛이 난다. 일과 일을 하는 사람 서로가 빛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낸 것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프로파간다의 작업이 타인에게 더 아름답게 각인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03 100편의 영화, 100장의 포스터, 100개의 시도 ‘100편의 영화, 100장의 포스터’ 라는 전시를 기획한 공동 기획자 김광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영화 포스터라는 매체의 특성이 뭐라고 생각 하나요’ 라는 질문에 ‘영화 포스터의 매혹은 영화 전체의 기억을 소환하는 입구이자, 종종 기억 그 자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점이었다. 이 문장을 열 번 읽었고, 열 번 모두 동의했다. 앞서 말했듯 영화 포스터는 영화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그리고 동시에 영화를 보기 전과 후의 시간들을 포스터가 압축시켜 우리에게 선사한다. 어떤 노래를 들을 때 그 순간이 떠오르는 것처럼, 그 포스터를 바라봤을 때 우리의 머릿속을 빠르게 스치는 기억들을 선물하는 것. ‘기억을 소환하는 입구이자 그 자체’라는 단어의 배열은 포스터를 완벽하게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100편의 영화, 100장의 포스터’라는 전시는 단순히 영화와 포스터를 사랑하는 대중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사실 그 기획의 저의에는 대중보다는 영화와 포스터를 디자인 하는 것을 사랑하는 자신과 같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마음이 담겨있다. 김광철은 이 전시가 영화 예술과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만남의 장이 되는, 하나의 이벤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전시장에서 보았을 때 가장 만족을 느낀다는 말도 덧붙였다. 맞아 이 책은 영화의 포스터를 줄줄이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그 책을 만들어가는 ‘사람’에 관한 책이었지. 김광철은 ‘그들’을 위한 전시를 기획했다. 책, 음식 그 어느 것이든 물건을 구매할 때 우리는 보통 만드는 사람 보다 그 물건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나중에, 그 순간을 돌아볼 수 있는 시점이 되어서야 만들어지는 물건이 그 물건을 만드는 사람보다 앞서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얼마나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일까. 읽는 내내 나는 그의 말들이 사려 깊은 문장들로 여겨졌다. 04 영화 포스터를 산업으로 바라볼 때 빛나는 것들 빛나는에서 함께 활동하는 세 명의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산업’이라는 조금 어색한 말이 제목에 들어있다고 생각했지만 읽고 나니 모든 게 설명되었다. 몇 개의 회사가 독점적으로 포스터를 만드는 형태, 다양하지 못한 장르와 내용의 영화 등은 영화 산업 자체에 정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다양성’이 요구될 때 더 다양한 디자이너, 다양한 영화들을 대중은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다양성은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이 건강해야한다고 말한다. 다양성의 존중에 관한 문제는 어디에서나 존재하고, 언제나 타당한 말이다. 그리고 내가 영화를 바라볼 때 잊고 있던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다. 읽던 책을 잠시 내려놓고, 포스트-잇을 꺼내어 붙였다. 저자는 말한다. ‘바깥에서 직업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는 세 사람은 여전히 영화 산업, 영화 포스터 디자인에 대해 무언가를 찾고 있다.’ 라고. ‘최근 대두되는 다양성 영화 포스터의 흐름은 어떤가?’, ‘잘 만든 영화 포스터의 기준은 무엇인가?’, ‘디자인 스튜디오 세 곳이 뭉쳐있다는 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은 세 명의 디자이너가 저자에게 물은 질문들이다. 이 질문은 영화 포스터를 산업으로 바라봤을 때, 그리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직업윤리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하다. 그들은 정말 멋있게 자신의 직업을 해내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와 함께 07 이성적인 직업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취미가 직업이 되었을 때 혹은 일에 모든 삶의 초점이 맞추어졌을 때 직업과 나를 얼마만큼 분리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지점이다. 김이내 디자이너도 같은 지점을 고민했고, 그 시기를 지나왔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도 돌봐야한다는 정답 같은 해결책 찾아가는 과정은 그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이내는 ‘감정에 빠져들지 않지만, 영화 속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모색한다.’고 말한다. 아주 슬픈 영화 속에서도 디자이너가 붙잡아야하는 이성적인 부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직업으로서의 디자이너가 갖는 임금 등의 고충에 있어서도 얼마나 이성적으로 대해야하는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누가 대신해주지 않으니까요.’ 05 창작보다는 번역에 가까운 직업입니다 오시마 이데아의 작업들엔 일본만의 분위기가 독특하고 뚜렷하게 느껴진다. 그는 자신의 일이 창작보다는 번역에 가깝다고 말한다. 간단하고 명료하지만, 자신이 영화 포스터를 대하는 자세를 완벽히 설명한다. 이 책의 중간 중간 나오는 말이 있다. ‘포스터는 결국 선전이다.’ 결국 선전이고 광고이며, 이 포스터를 통해 많은 관객들이 영화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보러 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색채를 강하게 넣는 것 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더 좋은 포스터를 만들도록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06 영화의 배경을 재배열하다 어떤 것을 소위 ‘덕후’처럼 사랑하게 되면, 예를 들어 어떤 배우를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그 배우가 출연한 영화, 드라마들을 섭렵하고 그(그녀)의 신상정보와 SNS등을 알아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 찾아보게 된다. 더 사소한 것들을 알아낼수록 행복해진다. 특히 같은 배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의 대화에서는 그 사소한 것들을 공유할 때 함께 희열을 느낀다! 나는 조던 볼턴의 ‘오브젝트 시리즈’ 작업이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새로운 ‘영화 덕질’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영화의 전체적 색감에 매료되는 디자이너다. 그 색감을 바탕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그리고 주인공이 사용하는 모든 물건들을 찍어두고 선별한 후 포스터 안에서 재배열한다. 물건과 색의 재배열을 통한 영화의 재해석.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소품들을 일일이 기록하는 것은 영화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힘든 일이지 않을까. 해리포터에서 주인공들이 입는 망토나, 사용하는 마법 지팡이 같은 것들을 파는 가게에서 내가 느꼈던 황홀함 같은 것을 조던 볼트의 포스터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캐롤>에서 정말 아름다웠던. 그 주인공 자체를 설명하는 장갑이나 향수 같은 아름다운 오브제들의 나열은 그것들이 등장하는 매 장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하는 조던 볼트의 작업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라 말했던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말처럼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고, 영화는 이미 세상이 되었다.’ 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범람하는 영화의 세상 속에서, 각자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은 정말 간절하고 아름다워서,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모두 전해 받았으리라. 언젠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영화를 좋아해. 영화 포스터도 좋아해. 그리고 영화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도 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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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부드러운 검은
표지가 엄청 눈에 띄었다.
간혹 페이지를 넘기다가 무슨 뜻인지 생소해 할 분들을 위한 친절한 페이지!
첫 장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피그말리온> 영화 포스터.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영화 포스터들이 인상적이었다.
"캘리그래피나 레터링 작업은 영화의 이미지와 조화롭게 어울려야 하므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이에요. 이미지를 멋지게 만들고 마지막에 제목을 얹었는데 이질감이 느껴지면 힘이 쭉 빠지거든요. 잘 맞을 땐 너무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이 부분만 오래 붙잡고 있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부분이기도 해요. " - p17
이 페이지는 <이터널 선샤인> 영화 재개봉 포스터라고 한다!
"좋았어요. 재개봉작의 작업이 쉽지만은 않아요.
"해외 포스터 중에 <더 랍스터>의 포스터가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간단하고, 이미지가 상징하는 것, 디자인적인
요소가 합쳐졌을 때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이 참 좋았어요. 많이 덜어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더 랍스터>의 포스터가 잘
부합했고요. 포스터에 글씨가 많이 쓰여있어도 자세히 읽지 않는 관객이 더 많을 겁니다.
"국내 영화 포스터의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 디자이너의 역할이 방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받아 디자인한다는 인식은 많이 풀어졌지만, 세세한 면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 영화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인 과정은 이렇다. 배우가 캐스팅되기 전 시나리오북을 디자인한다. 그 이후 포스터의 전체적인 기획을 하고, 촬영 방향을 잡는다. 이때 촬영 장소, 소품, 배우가 입어야 할 옷, 헤어와 메이크업 콘셉트까지 설정한다. 큰 그림을 그리고 나면 함께할 스태프를 꾸린다. 포토그래퍼, 세트 스타일리스트,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포스터 촬영만의 시나리오를 짜는 셈이다." - p45
"그렇다. 전쟁이다. 메인 포스터보다 아트 포스터가 이목을 끄는 경우가 생기고, 영화보다 관련된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관객이 늘어났다.
"사람들이 항상 물어봐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냐고요. 예쁘게 포장해서 얘기해줘요. 공연도 자주 보고, 책도 많이 읽으라고요. 그런데 그런 거 없어요.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쥐어짜는 거예요. 평소에 수집하고, 황학동 벼룩시장에 가서 구경하고, 옛날 물건들도 사고 그러면서 가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만요. 어쨌든 마감은 해야 하잖아요. 그렇게 하루하루 하다 보니까 10년이 된 것 같아요. 아주 가끔 아이디어가 샘솟을 때도 있죠." - p60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들을 담아냈기 때문에 내용이 간결하다. 더불어 우리가 알고
싶은 부분들을 정확하게 해소시켜주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섞인 영화 포스터 중에서도 익숙한 것이 나오면 괜히 반갑게 느껴지면서도 이런 비하인드가
숨어있었구나하고 깨닫는 부분들도 많이 있었다. 천천히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는 여유와 그들의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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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디지털 영사기가 극장가를 주름잡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십여년 전만에도 영화관에는 커다란 휠에 걸린 필름롤이 돌아가며 뿌연 먼지를 뚫고 스크린을 비추는 영화관이 보편을 이루고 있었다. 물론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엔 그마저도 영사실 기사가 손으로 돌렸다지 아마? 아무튼 손으로 극장 전면에 상영작을 그려냈고, 알록달록한 색채감을 가진 멋진 외국 영화포스터를 그대로 들여와 한글로 제목만 바꿔 극장에 걸었던 포스터를 기억하는 사람은 소위 "연식"이 조금 된 분들일게다. 어린 시절 극장에 우뚝 서서 어린 친구들의 가슴을 흔들어대던 태권브이 포스터는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포스터 가치 그 이상을 해냈으리라 짐작한다. 포스터에 야~한 키스신 장면만 있어도 길을 가다가 슬쩍 슬쩍 훔쳐봤던 콧바람들어 휘청이던 고등학생 시절, 왠 그리도 부인시리즈가 많았는지 .. 그래도 극장가를 주말에 돌아보는 재미는 쏠쏠했다고 할까? 아들 손을 잡고 쿵푸팬더를 보고, 어벤져스를 봤던 영화관은 이미 우리 청춘이 달아올랐던 영화관과는 달라도 많이 다른 복합상영관이 됐고, 영화포스터들도 실내로 들어와야 제대로 된 포스터를 볼 수 있도록 전시한 곳이 대부분이다. 상영중이거나 상영예정인 포스터들이 주욱 전시된 공간을 지나가면서 깊이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이 무슨 의미를 두고 만들었겠구나 하고 잠깐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책 속에서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영화나 드라마 , 노래에도 스토리가 중요하다. 이야기가 없이 , 맥락도 없이 만든 영화나 드라마 혹은 노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상품 개발에도 스토리를 연결한다. 심지어 슈스케 초창기에도 출연자의 스토리에 감동해서 실력에 스토리를 더한 사람이 우승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영화 포스터만 보고도 어떤 이야기를 영화가 담고 있는지, 누구를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포스터를 만든 사람이 영화의 이야기를 포스터에 그려넣었기 때문일게다. 우리나라 영화뿐 아니라 외국의 영화를 표현하는 포스터를 그리는 사람들, 그들은 영화의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이라 하기 보다 영화의 이야기를 그들만의 언어로 번역하는 번역가로 말할 수 있겠다. 영화가 가진 문화와 색깔을 영화를 볼 사람들이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를 정하고 그 방향으로 그림을 그려가기 때문에 창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디자이너의 생각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고, 전달할 메시지를 담아내는 노력은 그 수고가 창작보다 결코 가볍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라 하겠다. 책은 그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담 형식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는 우리가 잘 접하기 어려운 직종으로서의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의 이야기 뿐 아니라 흔하디 흔하게 널린 포스터에 담긴 그들의 땀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놓치지 않게 만들었다. 또 어디선가 만날 영화포스터에 그들의 잠과 눈물을 담아 그렸겠구나 하고 박수를 보내며 작품으로 보게 될것 같다. 30여년 전에 만난 김창기 감독의 태권브이 포스터에도 분명 이야기가 담겨 있었겠지? 지금은 수집가의 손에서 빛을 발하고 있겠지만 포스터를 그려낸 그 누군가의 손길에서 탄생한 의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하며 슬쩍 웃게 된다. 물론 애마부인 포스터까지 작품이라 하기엔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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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영화도 영화이지만 포스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에는 메인포스터 한장에서 끝나고 그냥 다른 '장면들' 일 뿐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한 영화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포스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난 포스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포스터가 바로 영화의 "첫인상"이라고 보기때문이다.
그런 내게 이 책은 두말하면 입만 아프다.
너무 매력적인 포스터 예술가들과의 인터뷰로 가득차있다.
솔직히 포스터의 중요성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떤 회사가 만들고 작업하는지 큰 관심이 없었는데 위에 말한 '언제부터인가' 나오는 매력적고 감각적인 포스터들로 인해 포스터만으로도 설레였다. 그래서 어떤 회사가 만든 것인지 찾아보게되었는데 이 책에 딱! 내가 흠모하던 회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으니 황홀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터를 어떻게 만드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를 모르다보니 작업하는 방식이 어디서 어떻게 달라질지 참 여러가지로 궁금했었다.
근데 영화가 하고자하는 말이 다 다르듯이 한사람이하는 작업이라도 참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때는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작가와 협업하기도 하고, 때로는 영화 속 장면을 잘 살리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고수하기도 하는 등 매우 다양했다. 작업방식이 다양하기도하지만 같은 방법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분위기와 느낌이 달라져버리고마니 어느순간 포스터만 보고 이 책에 나온 분들의 작품은 왜인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을 읽기 전에도 관심있는 회사의 포스터는 잘 골라내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들은 끊임없이 고뇌하고 새로운 것에 겁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
이런 예술가들이 있기에 재개봉되는 영화도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처럼 다시한번 설레일 수 있고, 그냥 지나칠뻔한 영화들에게도 눈길이 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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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보가 없는 영화를 선택해야 할 때 포스터는 생각보다 더 중요한 선택의 동기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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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가서 영화포스터를 보면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한번도 이런 영화포스터를 만드는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당연히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포스터도 홍보용을 제작한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영화포스터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이 책에 소개된 <피그말리온>, <프로파간다>의 작가들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 생생한 영어포스터 제작 과정을 알 수 있었다. 영화포스터를 영화관에서 보는 것은 1~2개이지만 실제로 상업영화의 경우에는 20~30개를 만들고, 그 중에 선택되어진 것이 영화관에 올라간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다. 그리고 ‘해외영화를 국내 개봉할 때 포스터’, ‘국내영화의 해외판 포스터’, ‘오랜 된 영화의 재개봉 포스터’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 포스터의 디자인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알았다. 즉, 포스터 작업만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영화사에서 포스터 제작 업체에 일을 맡기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책 속에는 잘 모르는 해외영화나 독립영화의 포스터가 많다. 그리고 정말 극장에서 많이 본 상업영화의 포스터도 있다. 포스터에 대한 설명과 제작과정을 책을 통해서 들으니, 그냥 포스터가 홍보지로 보이지 않고, 하나의 미술작품처럼 느껴졌다. 포스터 만드는 데에도 이렇게 많은 작업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극장에 가면 포스터를 더 관심 있게 보게 될 것 같았다. 특히 책을 넘기면서 책의 편집에 잘 되어 있어서 읽기가 편했다. 포스터도 책 중간에 적절하게 배치하여 책을 읽다가 포스터를 보면 더 이해가 잘 되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 속에 언급한 모든 포스터가 책 속에 있지 않아서, 책을 보면서 궁금한 포스터는 인터넷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이었다. 제한된 지면의 한계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 짐작했다. 영화제작이나 영화포스터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평소에 포스터를 보고서 영화를 선택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흥미로울 책이다. 이 책을 읽고서는 앞으로는 포스터를 더 관심 있게 보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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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기 전에는 영화에 대한 관심은 영화 포스터로부터 시작되었었다. 포스터에 담긴 영화감독, 주연배우,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시선을 잡곤 했었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영화 포스터는 영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영화관에 가면 아직 개봉전인 영화 포스터가 실린 팜플렛들을 흝어보고, 관심이 생기는 영화의 팜플렛을 챙겨오곤 하며, 정보가 부족하다 싶으면 인터넷 검색을 하곤한다. 포스터를 보자마자 '저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영화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일지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아마도 영화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이 영화를 홍보하는데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생각을 못해봤기 때문인 것 같다. 영화의 주요 장면을 포스터로 사용하고 영화 제목과 주연배우 이름을 표기하는 등 대단한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화포스터 제작자들이 특별한 일을 한다는 생각은 못해봤다. <영화, 포스터 그리고 사람들>은 이러한 선입견을 깨준 책이었다. 국내에서 영화포스터를 만드는 이들을 인터뷰한 이 책은 영화포스터 제작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영화에 대한 스틸 컷만 받아 제작하기도 하지만, 영화포스터 제작자가 기획한 안으로 새롭게 촬영하여 포스터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폰트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며 쉽지 않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영화 포스터를 볼 때 어떤 서체들이 쓰였는지 유심히 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재개봉영화의 포스터에 대해서 생각을 못해봤었는데, 신선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영화 관람객의 시선을 잡기 위해 영화포스터 제작자가 새롭게 해석한 포스터를 만들어낸다고 하니 놀라웠다.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색있는 프로젝트인 '100 films 100 posters'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5년제가 되는 2019년에 그 동안 출품된 500점의 작품을 모아 책으로 발간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영화 속 소품, 장소를 재배열하여 포스터 작업하는 영국 포스터 제작자의 이야기와 영화포스터는 영화에 대한 번역 작업이라고 하는 일본 영화포스터 제작자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안타까웠던 점은 국내 영화 시장이 한정적이다보니 영화포스터 제작 시장이 성장하기가 힘들고, 그러다보니 제작단가가 정체되어 있으며 새로운 시각을 가진 젊은 영화포스터 제작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였다. 이 책을 통해 영화 포스터 제작에 대해 알게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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