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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보기 시험이 끝나고 아기나무와 바람이나는 책을 읽게 되었다! 아기나무와 바람은 봄에 만나 여름,가을,겨울 계절별로 이야기를 나눈다. "거기엔 아무 것도 없으니까. 아무 것도 없어서 울기에 좋아. 하지만 슬퍼서 우는 건 아니야. 오히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게 다 있는 것 같기도 하거든. " 사막에 다녀 온 아기나무는 바람에게 말한다. 겨울이 되어 바람에게 아기나무는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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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하고 나서부터 중간고사를 치르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스트레스받고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나의 옛 친구들을 떠올리며 버텨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기 나무에게로 돌아오는 바람처럼, 내게도 항상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어제도 오랜만에 친한 언니를 만나서 그동안 서로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수다를 떨었더니 너무 재밌었다. 항상 학교 사람들이랑만 엮이다가, 이렇게 반가운 얼굴을 보니 행복했다. 한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바람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기 나무가 마치 내 모습 같았다. 신기하기도 하고, 약간은 씁쓸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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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은 뭐랄까, 나에게 있어 좋아하지만 자주 읽지 않는 책의 분류에 속했다. 동화책 특유의 맑고 따뜻한, 포근한 느낌을 좋아하면서도 선뜻 동화책을 보러 가게 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주로 보는 동화책은 어린시절 가진 책 중 여전히 너무 좋아해서 남에게 주지 못한 책들인데, 가끔 나도 한 권을 뽑아드는 날에는 그날은 다른 책들은 읽지않고, 동화책들만 쭉 읽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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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화책을 좋아한다. 장르문학에서는 추리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이 동화책이다. 처음에는 게임 작업을 할 때 그래픽(그림)의 콘셉트를 참고하기 위해서 펼쳐보고는 했는데,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보니 그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아주 뜬금없지만, 아이들이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동화책은 아주 훌륭한 자료가 된다.
호밀밭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신간인 '아기나무와 바람'은 아이들보다는 사실 어른을 위한 동화다. 아이의 시선에 맞춰 쉽게 쓰이고 쉽게 그려졌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오늘 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는 나 같은 '어른이'를 위한 내용 같다. ![]() 가로로 길쭉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동화책 '아기나무와 바람'은 주인공 아기나무와 바람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하고 또다시 봄을 함께 하게 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실의 나무가 이렇게 빨리 성장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아기나무의 성장은 조금은 빠른 편이기는 하다. ![]() 무엇보다 동화책이 한글과 영어로 함께 쓰여 있기 때문에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어학 공부 용도로 매우 좋은 책인 것 같다. 동화책이다 보니 영어 단어도 쉬운 단어 위주로 쓰여 있어서 읽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따뜻한 그림에 위로해주는듯한 문체가 마음에 드는 동화책이었다. ![]() '아기나무와 바람'에서 바람은 움직일 수 없는 아기나무에게 자신이 다녀온 곳의 이야기들, 본 것들을 이야기해 주는 데 그중에서 '사막'의 이야기가 나온다. 바람은 사막을 '울기 좋은 곳'이라고 표현한다. 아기나무는 이해할 수 없었겠지만, '어른이'인 나는 그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사막은...... 울기에 좋아. ![]() 거기엔 아무것도 없으니까. 아무것도 없어서 울기에 좋아. 하지만 슬퍼서 우는 건 아니야. 오히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게 다 있는 것 같기도 하다는 말이 마음을 채워왔다. 그렇구나. 아무것도 없지만 모든 게 다 있는 느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지금의 나는 이것저것 많지만 아무것도 없는 느낌을 겪고 있는 중이라서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바람이 아기 나무에게 건네는 말들은 마치 이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던 나를 향한 말 같았다. ![]() 마침내 사막에 다녀온 아기 나무가 바람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부분도 마음에 와닿았다. 그저 동화책일 뿐인데 다 큰 어른이 마음 찡해지는 따뜻한 글귀들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그리고 책을 덮은 이후에도 빙글빙글 맴도는 책. '아기나무와 바람'. 처음에 제목만 보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내용을 상상했던 나 자신이 참 안타까워질 정도였다. ![]() 끊임없이 찾아다닌다는 건 아름다운 일인 것 같아. 희망이란 건 그런 걸까? 듣는 어른 찡하게 만드는 아기나무의 말. 잘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지천에 깔려 있는 행복의 세잎클로버처럼 보이지 않아서 끊임없이 찾아다니게 되는 희망. 하지만 그렇기에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일이라는 아기나무의 말이 위로가 되어 다가온다. 혼자서만 읽기엔 정말 아까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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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추구하는 삶은 무엇일까. 안정적인 삶과 자유로운 삶. 안정적이나 틀에서 나올 수 없는 삶과 자유로우나 정착이 없는 삶. 그런 삶에 대해, 또는 그런 삶의 희망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 있다. 바로 장현정의 <아기나무와 바람>, 귀여운 느낌이 드는 제목과는 다르게 어딘가 쓸쓸해보이는 표지의 그림은 책을 꼭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아기나무’는 전자, ‘바람’은 후자의 삶을 사는 존재다, ‘아기나무’는 늘 자유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그러나 조금씩 자라면서 자신은 너무 많은 것을 가졌으며 떠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바람‘의 도움으로 잠시 사막에 갔다 오는 경험도 하지만 늘 그 자리에 뿌리박고 서있을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해 ’바람‘은 정착하고 싶지만 떠나야만 하는 존재다. 가끔씩 아기나무에게 와서 바깥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람‘과 외로운 바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아기나무‘. 그들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어쩌면 ‘아기나무’와 ‘바람’은 힘없는 우리 세대의 모습 같다. 우리는 늘 안정과 자유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것이 우리의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을 때가 있고 정착하고 싶어도 떠나야만 할 때가 있다. 취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또한 우리는 사회에 나가기 전 부푼 희망에 가슴이 벅차지만 사회에 나가 현실을 깨닫고 벽에 부딪치며 희망을 잃어간다. 애초에 희망이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아기나무’와 ‘바람’은 조금 달랐다. 떠날 수 없는 혹은 정착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깨달았지만 그것에 좌절하는 것도 잠시,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서로의 아픔도 다독였다. 희망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희망을 찾는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닐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 다른 희망이 생길 것이고 그를 이룰 수도, 좌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희망을 위한 과정은 늘 아름다울 것이다. 책 <아기나무와 바람>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보다, 희망에 대한 아름다움을 알게 해준다. 너무 과하지 않게, 너무 무심하지도 않게 뱉어내는 말들이 생각을 깊게 끌고간다. 내가 가졌던 희망은 무엇이었고 좌절했던 건 무엇이었나 생각하면서, 책의 마지막 대사가 떠오른다. “바람아, 난 너를 존경해. 외롭게 혼자이면서도 난 네가 희망을 찾아 돌아다녔다는 것을 알아. 희망이란 게 무엇인지, 실제로 있는 것인지도 나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끊임없이 찾아다닌 건 아름다운 일인 것 같아. 마치 움직일 수 없기에 움직이고 싶어 하고, 머무를 수 없기에 머물고 싶어 하는 나와 너처럼 말이야. 희망이란 건 그런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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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나무와 바람
동화책이라는 이미지는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 부담 없는 편안함을 주었다. 책 속의 등장인물이 아기나무와 바람이라는 것과 사계절이 배경인 점은 굉장히 단순하다. 하지만 이 단순함이 깊이가 없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때로는 누구나 다 아는 클리쉐를 통해 삶의 중요한 문제나 심오한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인간이라면 살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들, 그리고 삶에 대한 고민과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이라는 계절을 통해서 나 자신의 인생의 여정을 돌아볼 수 있었다. 한 번은 아기나무가 되어, 또 한 번은 바람이 되어 나의 선택과 생활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언젠가 책에서 ‘타인의 삶을 동경하는 것은 마치 바람피우는 것과도 같다.’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옛 속담 중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나는 아기나무와 바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스물일곱, 여덟일 때의 내 모습이 참 많이 생각났다. 어쩌면 아기나무와 바람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 당시 나의 내면의 자아들이 여러 인생을 두고 이리저리 고민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기에 언제나 비교하고 비교되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이 좋은 영향으로, 혹은 부적절한 영향으로 돌아올 테지만 그럼에도 우주 한 가운데에 홀로 살아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의 삶과 너의 삶 중에 무엇이 더 좋은가에 대해 다투고자 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나의 삶과 너의 삶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키워진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와도 같다. 이것이 존재함으로 인해 저것이 생겨나고 저것이 생겨나므로 인해 이것이 존재하는 것 말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서로 연대하며 살아가야하는 존재들이다. 서로 간섭하고 폐도 끼치면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시대가 점차 변해가면서 우리는 이런 연대감을 도무지 느낄 수 없는 사회 속에 각자도생하고 있다. 그것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침투하여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서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기나무와 바람’은 따뜻함과 포근함을 아낌없이 주었다. 작가가 굉장한 스토리텔러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책 내용과는 관련 없는 취향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가로로 긴 책의 크기가 아쉬웠다. 손으로 책장을 넘길 때 뭔가 어중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콤팩트하게 한 손에 딱 잡히는 책들만 주로 읽어온 탓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레이아웃과 폰트의 취향이 내 것이 아니어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형식의 미를 뛰어넘는 내용의 멋이 존재하는 그런 책이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지만, 인생을 알고자 하는데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해야하지 않을까? 나는 내게 영어를 배울 초등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읽어줄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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