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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 손홍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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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상문학상 대상작은 손홍규 작가의 중편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다. 설렘으로 읽은 소감은 역시 묵직함이다. 대상작이라면 기대하게 되는 무게감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제목을 들었을 때 떠오른 것은 많은 가수들이 불렀고, 드라마 '응답하라,1988'로 대중화 된 가요 '걱정말아요, 그대'였다. 그 노래의 가사 중에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마지막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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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상문학상 대상작은 손홍규 작가의 중편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다. 설렘으로 읽은 소감은 역시 묵직함이다. 대상작이라면 기대하게 되는 무게감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제목을 들었을 때 떠오른 것은 많은 가수들이 불렀고, 드라마 '응답하라,1988'로 대중화 된 가요 '걱정말아요, 그대'였다. 그 노래의 가사 중에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마지막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로 맺는다. 작가가 이 노랫말을 염두에 두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은 노래 가사만큼이나 이 작품의 내용도 그에 못지 않았다.

 

 

 

60대 중반의 영태는 사는 일이 영 개운하지 않다. 사업 실패로 살던 집을 팔고 방 2칸짜리 빌라로 이사온지도 5년이나 지났다. 아내는 단체급식소 외부업체 조리사로 일하고 있고, 서른 중반의 아들은 집을 나갔다.  딸 역시 독립한 상태다.

 

 

 

50대 후반의 순희는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벗어나지 못한 가난의 굴레에 묶인 채 볼품없는 여인네가 되어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보려고 발버둥쳤지만 사방은 막힌 벽이다. 모시던 치매 시어머니를 시누집에 보내고, 다니던 식당을 옮기고난 뒤 가슴에 얹힌 돌덩어리를 안고 지내고 있다.

 

 

 

이 부부가 가족과 화해하지 못하고 사회와도 소통하지 못하면서 살게 된 데는 개인의 잘못이기 보다는 사회의 부조리가 한몫했다. 우리는 결혼이라는 인생의 대사를 놓고 저마다 꿈을 꾼다. 인연을 맺고 한평생 살아보자고 의기투합 할 때는 미래에 대한 꿈이 있었다. 소박한 환상일지라도 이 꿈이 없다면 어떻게 결혼을 기꺼이 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삶 자체가 한바탕 꿈이었다고 고백하는 중년의 부부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은 저 나이에 어느 정도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며 산다. 또 한쪽을 둘러보면 이 부부처럼 아무 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 세월만 흘려보냈다는 괴로움에 싸여있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꾼 것이 잘못이었을까?

 

 

 

이 소설은 영태와 순희의 현재를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짧게 이들이 결혼하기 직전을 보여준다. 이들의 결혼생활을 한바탕 '꿈을 꾸었다'고 말해버리면 이 둘은 지난한 결혼생활 대신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살면서 잊어버린 그 꿈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돌아봤을 때 억울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꿈을 꾸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 그러니 타인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말고 (특히 가족) 현실을 인정하고, 상대를 인정한다면 지금부터 다시 삶을 꿈꿀 수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한해동안의 한국문학을 이상문학상작품집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마다 거르지 않고 이 수상집을 구입한다. 작년 대상작인 구효서의 [풍경소리]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데 올해 대상작도 삶에 대해 묵직한 사유가 있어서 한해동안 천천히 음미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수상 수상작 중에서 구병모의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는 내게 익숙한 소재여서 반갑기까지 했다. 좋게 말하면 관심이지만 반대편에서 보자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하는 기분이 드는 시골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젊은 새댁 '정주'의 이야기는 내 현실이다. 남자에게 너그러운 반면 여자에겐 며느리의 자리를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 외지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배타성 역시 그렇다. 우연이겠지만 정찬의 [새의 시선]과 조해진의 [파종하는 밤]은 같은 사람이 쓴 것처럼 비슷한 분위기가 있었다. 아마 새의 시선으로 프레임을 잡고자하는 내용이어서 그런 느낌을 받은 듯하다. 대상작 다음으로 내가 무겁게 느낀 것은 정찬의 [새의 시선]이다. '용산참사'가 한 개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어놓는가를 진지하게 써놓았다.

 

 

 

작품집을 읽으면서 좋은 소설인란 어떠해야하는가를  생각해보았다. 삶의 방향을 정직한 쪽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 더 나은 방향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려는 의지가 있는 것. 어쨌든 사람의 이야기가 소설이니까 어떤 사람도 억울하다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해보고 싶은 꿈을 꾸며 쓰는 일이 소설이 아닐까 싶다.

 

 

 

 

성추행이든 성폭력이든 입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려 좋은 평가를 위해 꼬리를 쳤다거나 가난한 집의 요즘 여자애들이 다 그렇다거나 예쁘지 않은 것들이 더 설친다는 식의 힐난과 원래 헤픈 년이라는 손가락질을 비롯해 한 번도 역사에 기록된 적 없고 기록될 수없는 일들을 겪게 되리라는 걸. 그러나 젊은이는 모를 거엿다. 언젠가 젊은이에게도 반격할 수 잇는 기회가 찾아올 테고 모든 기회를 손에 넣을 수는 없겠지만 한 번쯤은 손에 넣게 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이 모든 허위의 세월이 속절없지만은 않다는 것도. 95p

t******e 2018.04.03. 신고 공감 1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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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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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4권이 꽃여 있다. 내가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어떤 연유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책들 중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대상을 받은 해의 작품집도 포함된 걸 보면 아마 출간될 때 느낌에 따라서 그 책을 읽은 것 같다. 요즘 작가들의 중,단편 소설을 읽을라치면 그것을 이해하기가 난해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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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장에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4권이 꽃여 있다. 내가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어떤 연유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책들 중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대상을 받은 해의 작품집도 포함된 걸 보면 아마 출간될 때 느낌에 따라서 그 책을 읽은 것 같다. 요즘 작가들의 중,단편 소설을 읽을라치면 그것을 이해하기가 난해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중,단편집에 선뜻 손이 가지를 않는다. 그럼에도 올해의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손에 든 이유는 요즘 마땅하게 읽을만한 책을 찾지 못해서이다. 겨울이라 별로 할 일이 없어 시간이 남아돌지만 이상스레 책이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막상 읽기 시작하면 몰입은 되지만 처음 손에 잡기까지가 힘이 든다. 그래서 가볍게 읽겠다고 이 책을 선택했지만 책상 위에 놔둔 채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서야 내 손안으로 들어왔다.

 

  한 해 동안 발표된 작품들 중, 최고로 평가되는 작품들만을 모아 싣는다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올해에는 대상수상작인 손홍규의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와 그의 자선대표작 [정읍에서 울다], 그리고 우수작 5편이 실려 있다. 그들 중 내가 알고 있는 작가는 아무도 없다. 아니 대상을 수상한 손홍규의 장편소설 [이슬람 정육점]은 읽어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손홍규의 약력을 보고서 생각해 낸 것이니 아무도 모른다는 편이 맞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 작품들 역시 이해하기 난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읽을 수 있는 만큼만 읽겠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가벼워진다.

 

  대상수상작인 손홍규의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는 처음에 이야기를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앞부분으로 돌아가 다시 읽기를 반복한 끝에 그것이 한 사나이의 회상임을 알게 되었다. 선술집에 상주인듯한 한 젊은이가 들어온다. 술을 마시고 있던 불한당들은 그 청년의 상실한 모습에서 자신들의 또 다른 모습을 읽는다. 영택 역시 상실과 실패의 삶을 살고 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 그에게 더 이상 음식해주기를 거부한 채 직장인 병원 식당의 농성에 나가는 아내, 아들과 딸은 어느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의 가족 모두의 삶이 암울하다. 그리고 이런 삶의 슬픔은 일회적이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됨을 작가는 농성장에서 터진 성희롱 사건을 통해 보여준다. 그러나 몸에 새긴 문신이 잘 지워지지 않듯 과거는, 더욱이 그것이 상실에 대한 것이라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누구에게나 그런 상실이 있다. 작가는 이처럼 암울한 과거를, 상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위로의 손을 내민다. 그것은 과거의 추억일 뿐이라고..

 

  손홍규의 자선대표작 [정읍에서 울다] 역시 상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을 부녀회장이기도 한 아내가 치매에 걸렸다. 남편이 아내 대신 부녀회장을 하면서 아내를 돌본다. 그런 아내는 틈만 나면 정읍댁을 찾는다. 그러나 정읍댁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내는 말없이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그런 날이면 그는 온 마을을 뒤져 아내를 찾아온다. 쯔쯔가무시병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하면서 그는 정읍댁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군 시절 최중사의 아내이기도 했던 그녀가 군인가족이 아닌 다른 이웃에게는 정읍댁으로 불렸기에.. 서낭당 밭을 팔던 날 아내는 그곳에 가 있었다. 가까스로 아내를 찾은 그는 정읍댁이 바로 당신이라고 말하지만 아내는 딴소리를 한다. 포천에서 낳았던 큰 딸, 폐렴으로 잃은 그 딸을 키워서 서울로 시집 보낼 거였다고 말하는 아내, 아내가 찾은 정읍댁은 죽은 바로 그 큰딸이었다.

 

  작품집에 실려있는 5편의 우수작 중에서 관심이 간 작품은 구병모의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였다. 교사인 이완이 시골분교로 전근을 간다. 임신 중인 정주는 회사를 관두고 남편을 따라 시골로 내려가게 된다. 정주는 그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찾아 오는 동네 노인들과의 갈등, 그들이 가진 편견, 그리고 타인의 삶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재단하고 간섭하는 것이 싫다. 이완 역시 그런 아내가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불편하기만 하다. 양수가 터져 쓰러진 그녀를 병원으로 옮긴 것은 마을 사람들이 경원시하고 따돌리던 최씨였다. 그녀는 병원에서 갓난아이를 데리고 다시는 시골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로 가리라 마음 먹는다. 나 역시 시골에서 살고 있어서인지 그들의 이야기가 단지 작품 속 이야기만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또 나 역시 시골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단지 시골이래서 벌어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사는 곳이 어디냐에 관계없이 우리의 주변에서는, 우리의 일상에서는 그런 문제들이 항상 일어난다. 정주의 시골생활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깨우쳐야 하는지 아마 작가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어쩌다 선택한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으면서 나 역시 상실을 생각해 본다. 나에게도 분명 무엇인가를 상실하고 그것 때문에 비통해하고 절망을 했던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아련하기만 한 그것들, 아마 추억으로 간직했기에 버텨왔을 것이다. 또한 지금도 무언가 고민하고 가슴 아파하고 절망하고 있다면, 그것들 역시 추억으로 돌리는 그 날을 생각하며 상념 속에 빠진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던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 그 자체로 나에게 위안이 되지 않았나 싶다.

k*****1 2018.02.23. 신고 공감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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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삽하게 가까운 시선 대신 조금 떨어져 오히려 명징한 시선으로... 손홍규, 2018 제42회 이상문학상
"난삽하게 가까운 시선 대신 조금 떨어져 오히려 명징한 시선으로... 손홍규, 2018 제42회 이상문학상" 내용보기
손홍규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 나는 진실을 알아. 내 가슴에는 진실이 있어. 내 가슴 속에 진실이 있다는 건 내 가슴이야말로....... 진실을 은폐한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지.” (p.81)  나도 이런 이야기를 꿈 꾸어본 적이 있다. 그러니까 마지막에서 처음으로 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여자와 남자가 이제 막 헤어지는 장면에서 시작되어 남자와 여자가 방금 만나는 장면
"난삽하게 가까운 시선 대신 조금 떨어져 오히려 명징한 시선으로... 손홍규, 2018 제42회 이상문학상" 내용보기

  손홍규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 나는 진실을 알아. 내 가슴에는 진실이 있어. 내 가슴 속에 진실이 있다는 건 내 가슴이야말로....... 진실을 은폐한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지.” (p.81)
  나도 이런 이야기를 꿈 꾸어본 적이 있다. 그러니까 마지막에서 처음으로 가는 그런 이야기였다. 여자와 남자가 이제 막 헤어지는 장면에서 시작되어 남자와 여자가 방금 만나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실현되지 못한 꿈을 소설에서 확인한 것 같다. 어둡고 비뚤어진 끄트머리와 전 과정을 통과하는 은폐된 진실은 어쩌면 그 시작점에서 발견되는 달디 단 밥상을 통하여 폭발한다. 그러니까 소설의 마지막, 시작에 가까이 가고 나서야...
  “... 얼굴을 붉히거나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괜히 울고 싶어졌고 그런 심정을 행여 들킬세라 고개를 숙인 채 아직 아내는 아니었지만 아내가 될 게 분명하며 아내일 수밖에 없고 과거에도 미래에도 어쩌면 전생에도 다음 생에도 아내일 것 같고 아내여야만 하는 아내가 차려준 최초의 밥상을 말없이 달게 먹었다...” (p.110)

 
  손홍규 「정읍에서 울다」
  “... 그는 솔밭으로 들어가 한참을 소리 죽여 울었다. 잊었던 일들, 잊었다고 믿었던 일들, 잊을 수 없는 일들이 한꺼번에 그에게 들이닥쳤다. 산 자식보다 죽은 자식이 그리워지는 날이 올 줄은 알았다. 그는 한 번도 아름다웠던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선량했던 적도 순수했던 적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사랑했던 것만 같았다. 목숨이 하늘과 같이 가지런하다고 믿어도 좋을 만큼 고요하고 차갑고 가벼운 밤이었다...” (p.135) 문장에 연이어 그 밤, 늙은 남편은 치매에 걸려 걸핏하면 집을 나서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는 아내를 업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업은 남편과 업힌 아내가 나누는 대화가 압권이다. “여보, 임자..... 말 안해도 알지? / 말 안 하면 모르오. / 말 안해도 아는 걸로 믿겠네. / 맘대로 하시오.” (p.136)


  구병모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
  “... 정주는 문득 러시아워에 어깨를 부딪치거나 서로 발을 밟고 밟히는 사이였던, 다시 스쳐 갈 일 없으며 형상이 떠오르지 않는 수천수만의 얼굴들이 그리워졌다. 누구도 정주를 알지 못하며 정주 또한 그들을 모르는 세계에서의 불안과,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나 실상은 아는 것이 없는 세계에서의 안식 가운데 선택을 요하는 문제에 불과했다. 환멸과 친밀은 언제라도 뒤집을 수 있는 값싼 동전의 양면이었고, 이쪽의 패를 까거나 내장을 꺼내 보이지 않은 채 타이네게서 절대적 믿음과 존경과 호감을 얻어 낼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p.192) 아이를 임산한 몸으로 남편 이완의 시골 부임에 따라 나선 정주, 정주가 그곳에서 만난 마을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이물감,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과는 또 결이 다르던 가장 큰 이물의 인상을 지녔던 슈퍼 남자라는 존재의 반전이 있다.

 
  방현희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
  “... 미친 녀석을 받아주는 공간은 작은 차체 하나 만큼일 뿐인 게다. 그 차체 하나로 뚫고 가는 외길 만큼이었을 테다. 친구는 그 작은 차체로 뚫고 가는 길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들으려 했던 것뿐인지도 모른다. 미친다는 건 그런 거니까. 고장 나는 곳이 또 고장이 나면 그 차는 버려야 하는 것이지. 그러나 녀석은 고장 난 곳이 매번 다시 고장 난다는 것을 모르는 척했지. 미친다는 건 그렇게 남김없이 탕진하는 거니까...” (p.225) 아버지의 트럭 그리고 친구의 포르쉐,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차종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아버지와 친구의 삶 또한 천양지차이지만, 그들이 똑같이 미쳤다는 것만큼은 그리고 나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만큼은 공유되고 있는...


  정지아 「존재의 증명」
  “... 취향은 돈이 결정하지 않는다. 사람의 품격이 취향을 결정한다. 아니, 전제와 결론이 바뀌는 편이 더 진실에 가깝다. 취향이 사람의 품격을 결정한다. 취향이 곧 사람의 본질인 것이다. 기억은 사라져도 취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믿었다...” (p.250) 알 수 없는 이유로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카페에 앉은 채로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이다. 이디오피아 하라 커피, 발퀴레 로씨의 브랙 스트라이프 찻잔, 토넷 No. 14 의자, 로스 러브그로브가 디자인한 코스믹 리프 세레이즈의 엘이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찰스 고스트의 크리스털 모델 스몰 사이즈 스툴과 같은 취향이 잃어버린 기억을 뚫고도 솟아오르는...


  정찬 「새의 시선」
  1986년 4월 28일에 발생한 서울대 김세진 열사와 이재호 열사의 분신 사망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을 토대로 하여 2008년에 발표된 김응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과거는 낯선 나라다>가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정찬의 단편 소설 <새의 시선>이 있다. “... 그는 오늘도 나타났다. 의사가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의 기척을 느꼈다. 애써 모른 척한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가 반가우면서도 두렵다. 왜 두려운가? 새의 시선으로 나를 보기 때문이다. 새의 시선은 사물과 풍경을 꿰뚫는다. 그 투명한 시선이 나를 환히 드러내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p.287)


  조해진 「파종하는 밤」
  “... 씨앗의 씨앗이란 꽃을 피우게 하는 나무의 호르몬 같은 거라고, 어떤 나무들은 꼭 이 시간에 씨앗의 씨앗을 내뿜는다고도 했다. 씨앗의 씨앗이란 표현을 들어본 적이 없고 호르몬 같은 게 눈에 보일 리 없는데도, 나는 그의 말을 이심할 수 없었다. 입자, 아니 씨앗의 씨앗이 나타나면서 어둠의 가운데서부터 희붐한 빛이 흘러나왔고 생명이 배태되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p.306) 왼팔 청년에게 들은 이야기 끝에 나는 공장의 나무를 떠올린다. 그 공장에서 수은 중독으로 스러져간 어린 사람들, 그들에 대한 기록을 담아내는 예술 작업을 했던 내게는 이제 내가 지켜야 할 어린 준희가 있다. 그런데 무엇으로부터? 내가 두려워하는 것의 실체는 무엇인지, 나의 안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나의 바깥에 엄연한 것인지... 어쩌면 어린 준희는 알아서 잘만 살고 있고, 왼팔 청년은 사리가 분명하기만 한데...

 


손홍규, 구병모, 방현희, 정지아, 정찬, 조해진 /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 2018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 문학사상 / 315쪽 / 2018 (2018)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8.02.02.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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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인생을 묘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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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는 아니지만 가끔은 맛을 음미해가면서 먹을 만큼 가치가 있는 음식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음식은 바로 한 입에 털어 넣지 않고, 한 입 한 입 먹으며 맛을 음미한다. 소설도 그런 소설이 있다. 한 번에 읽기 아까운 소설, 그래서 조금씩 읽으며 맛을 음미하는 소설이 있다. 내게는 매년 출간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그렇다. 예전에는 많은 단편소설을 읽었지만, 최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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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는 아니지만 가끔은 맛을 음미해가면서 먹을 만큼 가치가 있는 음식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음식은 바로 한 입에 털어 넣지 않고, 한 입 한 입 먹으며 맛을 음미한다. 소설도 그런 소설이 있다. 한 번에 읽기 아까운 소설, 그래서 조금씩 읽으며 맛을 음미하는 소설이 있다. 내게는 매년 출간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그렇다. 예전에는 많은 단편소설을 읽었지만, 최근에는 몇 권의 수상 작품집을 읽는 것이 전부이다. 그중 매해 빠지지 않고 구입해서 읽는 책이 바로 [이상문학상 작품집]이다. 아직 올해 수상작은 구입하지 못했고, 먼저 작년에 읽은 단편소설들을 리뷰로 정리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매년 수상한 소설들에 호불호가 갈릴 때가 있다. 어떤 해에는 수상한 작품들이 너무 좋아서 한 편 한 편 음미해서 읽을 때가 있고, 어떤 해에는 내게는 별 감흥이 없는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런데 작년 이상문학상 대상과 우수상 작품집들은 한결같이 읽으면서 무척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읽고 나서도 그 여운이 계속해서 남아 있는 소설들이 많았다.

 

 

우선 대상 수상작은 손홍규 작가의 [꿈을 꾸었따고 말했다]이다. 손홍규 작가는 소설보다는 산문으로 익숙하다. 그의 산문집인 [다정한 편견]과 [마음이 다쳐서 돌아가는 저녁]이라는 책을 매우 인상 깊게 읽었었다. 실력 있는 단편소설 작가들의 특징은 인간의 내면의 감정의 변화를 매우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있다. 그런데 손홍규 작가는 단순히 인간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 감정의 형성을 둘러싸고 있는 인생이라는 부분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한다. 한 사람이 느끼는 내면의 깊은 감정과 그 감정을 형성하게 한 그 주변의 인생을이라는 것을 너무나 세밀하게 묘사한다.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해 세밀한 묘사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지만, 세밀하다가는 말로만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시각으로 인생을 묘사한다. 그런 인생에 대해 묘사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 이번 수상작인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어느 도시의 골목집의 선술집에 장례식의 상주인 듯한 젊은 청년들이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술집에는 인생의 거친 풍파를 다 겪은 듯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거친 그들이지만 이 젊은이에게만은 따스한 연민을 보낸다. 소설은 한동안 이 젊은이에게 초점을 맞추다가, 그 젊은이가 술집을 나간 후 그 술집에 있었던 한 중년 남자에게 초점을 맞춘다. 인생의 모진 풍파를 거친 그는 이제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 아내는 그를 외면하고 아들은 그를 떠났다. 중년 남자의 모진 삶에 초점을 맞추던 소설은 다시 남자의 아내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녀의 삶 역시 남편 못지않게 거칠다. 그렇게 소설은 초점을 이동해 가며 인생에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렇게 잃어버린 인생을 개인의 실수로 보기보다는 어떤 불가항력적인 힘에 끌려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으로 묘사한다.

 

"청년은 감정 표현이 서툴렀고 지금도 여전히 서투른 그와 비슷해 보였다. 그는 물 컵을 만지작거렸다. 이 물 컵조차도 순수한 강철은 아니었다. 니켈과 크롬이 포함된 합금이었다. 그의 감정도 언제나 합금이었다. 순수한 감정은 존재하지 않았고 그럴 수도 없었다. 그는 살아야 했고 어떤 감정이 엄습하면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전혀 다른 감정을 쥐어짜낸 뒤 엄습하는 감정을 방어했다. 그런 과정에서 감정들은 뒤엉켜 하나가 되어 동시에 전혀 다른 무엇이 되었고 이렇게 합금처럼 태어난 감정들을 뭐라 불러야 할지 알 수 없었으나 아마도 그것을 가리키는 가장 적절한 말은 괴물일 거시며 이런 방식으로 그는 서서히 괴물이 되어갔다. 그에게도 꿈이 있었다. 그리고 남들처럼 꿈을 꾸지 않으려고 애쓰는 순간이 왔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을 지나니 어느 순간 꿈을 포기하기 위해 애쓰게 되어버렸다." (P 69)

 

 

이상문학상 작품집에는 항상 수상 작가의 작품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대표 작품들이 함께 실린다. 대부분 자전적 소설이 많은데, 이번 소설은 자전적 소설이라기보다는 작가가 그리려는 인생을 가장 잘 묘사한 소설이다. [정읍에서 울다]라는 소설은 나이 들어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는 한 노인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그럭저럭 시골에서 노년을 보내며 억척스러웠지만 지금은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고 있다. 그렇다고 그 돌봄이 애잔하거나 절절한 것은 아니다. 그는 젊었을 때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리워하고, 억척스러운 아내와 살아온 삶을 대면하게 바라본다. 그럼에도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애잔하다. 인생에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추억은 순자라는 한 여자와의 추억이 아니었다. 그의 유년 시절과 소년 시절이 혹은 그가 잃어버린 열망과 꿈이 담긴 과거 전체였으며 그가 결코 되돌아갈 수 없고 재현할 수 없는 인생의 어느 시기였다. 그가 아름다웠던 시절, 그가 선량했던 시절, 타락이 무엇인지 몰랐던 시절. 그래서 순자와 헤어질 때면 자신의 과거가 등을 돌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이 결별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이루어진 듯한 억울함을 느꼈다.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 정말 영혼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내에 대한 원망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가 아내와 결혼하여 일가의 가장으로 삶을 꾸리게 된 순간부터 그가 꿈꾸었던 모든 것들과 이별해야 했고 그토록 비장하게 그가 바라던 세계에서 떨어져 왔음에도 결국 초라한 늙은이밖에 되지 못했다는 서러움만은 확실히 그의 감정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P 123)

 

 

우수상 작품 구병모 작가의 소설인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란 소설도 매우 인상 깊게 읽었다. 소설은 뜻하지 않게 남편의 시골학교 발령으로 시골로 내려 간 한 여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언뜻 시골이라면 따스한 인심이 생각나지만, 그런 따스하다는 말로 포장된 채 자신을 감시하고 타인의 생각으로 자신을 재단하려는 시선들에 대해 예리하게 표현하고 있다.

 

"산후조리원이 뭐 하는 곳인지는 알지만 그걸 선금 걸고 예약까지 한다는데에 노인들은 혀를 내둘렀다. 개중에는 가뜩이나 계집들이 애를 안 낳아 나라가 망한다는데 실상은 조리원에 줄까지 서야 들어갈 수 있다니 당최 누구 말이 맞느냐고 되묻는 이도 있었다. 거기에 더하여 옛날에는 여자들이 일하다 밭고랑에 주저앉아 낫으로 탯줄을 끊었다니, 집에서 돌보는 게 당연한 것을 무슨 애 낳는 데 호텔씩이나 잡아 들어가느냐 든지, 한 사나흘 자리보전하며 미역국 먹고 나면 으레 다시 밭일하러 애를 업고 나오는 법이라는 19세기 레퍼토리가 한 치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돌림노래처럼 흘러나왔으며, 남편이 피땀 흘려 벌어다 준 돈을 장사치들 아가리에 쏟아부어 되겠느냐는 대목에서 정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먼저 가방을 챙기거나 겉옷을 꿰는 등 부산을 떨면서 이제 정말 시간이 없으니 나가 보아야겠는데요, 했다. 그러면 방문객들은 암만 봐도 집에서 살림 돌보는 게 전부인 여자가 어째서 시계를 수시로 들여다보며 종종거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앉은 자리를 털었다." (P 176-7)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우수상 수상작품은 방현희 작가의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였다. 마치 손홍규 작가의 젊은 버전을 보는 듯한 시각으로 인생을 어두운 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용하는 언어와 묘사는 조금 더 세련되어 있지만, 인생을 보는 작가의 시선은 더 날카롭다. 성공한 친구의 뒤치다꺼리를 하던 주인공이 친구의 죽음과 함께 그가 몰던 클래식은 포르쉐를 얻는다. 그리고 그 포르쉐에 빠져 그것을 수리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회피한다. 이 과정에서 포르쉐를 수리하는 과정을 그의 인생과 오버랩시키는 작가의 묘사력이 뛰어나다.

 

"친구 녀석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고속도로만이 들려줄 수 있는 소리를 들으며 달렸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도로에서 미끄러질 때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미친 녀석을 받아주는 공간은 작은 차체 하나 만큼 일 뿐인 게다. 그 차체 하나로 뚫고 가는 외길 만 큼이었을 테다. 친구는 그 작은 차체로 뚫고 가는 길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들으려 했던 것뿐인지도 모른다. 미친다는 건 그런 거니까. 고장 나는 곳이 또 고장이 나면 그 차는 버려야 하는 것이지. 그러나 녀석은 고장 난 곳이 매번 다시 고장 난다는 것을 모르는 척했지. 미친다는 건 그렇게 남김없이 탕진하는 것이니까. 그는 토크 렌치의 눈금을 정밀하게 맞춰 브레이크 호스를 조였다. 그 역시 두 사람의 뒤를 따를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그만둘 수는 없다. 누추한 공업사를 벗어나는 길은 소리를 타고 이동하는 길뿐이니까" (P 224-5)

 

 

단편소설은 장편소설에는 느낄 수 없는 단편소설만의 맛이 있다. 조금 더 작은 공간에 많은 것을 세밀하게 밀어 넣은 미니어처 같은 느낌이다. 특히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아주 정교하고 세련된 미니어처들만 모아 놓은 느낌이다. 2019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기대가 되는 이유이다.

i*******3 2019.02.12.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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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흐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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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동안 마치 주간지나 월간지를 기다리듯 한 해 벽두에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온 친구를 만나듯이 내 손을 잡아주는 책이다.해마다 사람이 바뀌고, 내용도 바뀌어 좀 대면대면한 친구도 있을테고, 그보다 더 낯선 친구도 있고, 죽었다 생각했는데 살아돌아온 친구 같은 작품도 있고, 거울을 본듯한, 그래서 내 이야기인 양 내 얼굴을 붉개 만드는 작품도 있다. 면면이 한국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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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동안 마치 주간지나 월간지를 기다리듯 한 해 벽두에 기다리고 있다 멀리서 온 친구를 만나듯이 내 손을 잡아주는 책이다.

해마다 사람이 바뀌고, 내용도 바뀌어 좀 대면대면한 친구도 있을테고, 그보다 더 낯선 친구도 있고, 죽었다 생각했는데 살아돌아온 친구 같은 작품도 있고, 거울을 본듯한, 그래서 내 이야기인 양 내 얼굴을 붉개 만드는 작품도 있다.

면면이 한국을 대표하는, 아니 최소한 그 해를 대표하는 한국문학임에는 틀림이 없다는게 이 책을 접했을 때의 내 소감이다. 시대의 흐름-적어도 소설로는-이 있고, 아픔이 있고, 한국 소설의 전부가 있다.

소설집 한 권이 별 대수랴 만은 이상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의 소설집 한 권은 책무게보다 엄청 큰 펀치로 내게 온다...  그 무게가 엄청나다.. 삶이..

m******1 2019.01.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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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상문학상 /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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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이상문학상' 한 상 차림은 이것 저것 다양한 영양소가 가득한, 맛있는 밥상이라기 보다 입맛이 없는 요즘의 우리를 위로하는 듯한 정갈한 밥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앞에서 보이게 되는 흥분과 설레임보다는 단촐한 식사로 위로를 받으며 천천히 음미하는 식사를 하게 될 것 같은 .., 그런 밥상. 이건 뭐지? 하는 맘으로 선듯 젓가락이 가지 않고. 막상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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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이상문학상' 한 상 차림은 이것 저것 다양한 영양소가 가득한, 맛있는 밥상이라기 보다 입맛이 없는 요즘의 우리를 위로하는 듯한 정갈한 밥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앞에서 보이게 되는 흥분과 설레임보다는 단촐한 식사로 위로를 받으며 천천히 음미하는 식사를 하게 될 것 같은 .., 그런 밥상. 이건 뭐지? 하는 맘으로 선듯 젓가락이 가지 않고. 막상 먹어보면 애매한 맛이네. 하는 심정으로 오래 씹어보게 되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한 작품도 있었고 우연치 않게 입에 넣었는데 입맛에 맞아 아..맛있다.. 라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작품도 있었다.

올해의 대상 수상자인 손홍규를 비롯하여 수상작가들을 살펴보니 나의 책읽기의 한계가 들어나고 있었다. 작품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작가는 구병모 뿐이었다. 그렇다고 전혀 생소한 작가들은 아니었다. 손홍규, 정찬,정지아. 조해진은 이름과 대표작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다만 소설집등을 통해 읽어본 것 같은 그들의 작품은 기억이 나지 않아 이력을 읽어보면 아하.. 하게 되는 정도였다.  방현희작가는 아직 내게 생소한 작가였다. 나름 단편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했고 꽤 읽은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진 작품들, 아직 읽기 못해 생소한 작품들이 여전히 많다. 좀 더 부지런히 읽어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독자로서 작가의 이름이 잊혀지지 않도록 좋은 작품 더 자주, 많이 써 주셨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한번 부려보게 된다.

 

손홍규 <꿈을 꾸었다고 말해>

무섭고 피하고 싶은 상황을 꿈으로 꾸고 있을때. 마치 그것이 생생한 현실처럼 느껴질때 그 꿈을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을 치며 울부짖는다. 그리고 그것이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휴후,,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그래 꿈이었어..그렇게 그저 꿈을 꾸었다고 말하고 싶은 그런 순간, 상황들이 있다. 구성과 전개가 읽기 만만치가 않았다. 처음에는 술집에 들어선 청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그 청년을 바라보고 있던 술집안의 사내무리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결국 그 청년을 바라보던 한 남자 그 남자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였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들.. 암묵적인 규정속에 묶여있던 그 가족이 점점 흔들리고 와해되고 그 뒤에는 불합리하고 암울한 사회가 점점 우리를 억누르고..

한이라는 말은 왠지 체념이라는 말과 비슷하게 여겨져, 나는 오래도록 체념해 왔으니 체념이 다져지고 굳어져 생긴 한이라 하기에는 억울해. 그렇게 굳어지고 굳어진 체념이 더는 체념이 아니게 되는 순간이 왔을 뿐이야. 그러니 분노 말고 뭐가 더 있겠어. 그런데 대체 무얼 향한 분노지. 내가 나 아닌 다른 누구에게 분노를 품을 수 있겠어? 결국 그건 나일 수밖에.. (p90)

남자는 자신들의 처음을 다시 떠 올려본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지금보다 훨씬 더 이전..그 시작점으로 그리고 그들이 가족이 되기로 맘을 먹었던 그 순간을 떠 올려본다.

남자는 감정을 숨기는 데 능숙한 사람이었고 여자는 상대방이 숨긴 감정을 간파하는 데 능숙한 사람이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부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감정을 숨겼다고 해서 감정이 없는 거 아니기 때문이었고 아무리 꽁꽁 감춘다 해도 그곳으로 부드럽게 손을 가져가 어루만져줄 수 있어서였다.(p110)

구병모 <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

갑작스런 남편의 전근발령으로 시골마을로 이사를 오게된 정주. 그녀는 곧 출산을 앞둔 임산부였다.

시골에 낯선 사람이 오고 더구나 노인들밖에 없는 마을에 곧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는 것은 시골마을에는 흔치 않은 사건이었을 것이다. 그 사람은 그럴 것이다,,라는 편견, 내가 이렇게 해 주면 좋아할 것이라는 호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그러한 불편들을 그대로 이야기해 준다. 정주는 이곳이 자신의 정착지가 아니라 그저 지나가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상황을 인정하려하지만 그 사이에서 자신도 몰랐던 우리들의 민낯들을 깨닫게 된다.

환멸과 친밀은 언제라도 뒤집을 수 있는 값싼 동전의 양면이었고, 이쪽의 패를 까거나 내장을 꺼내 보이지 않은 채 타인에게서 절대적 믿음과 존경과 호감을 얻어 낼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p192)

방현희 <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

1989년식 공랭식 포르쉐와 자동차 정비사인 남자. 우연히 친구의 교통사고로 자신에게 오게 된 포르쉐,

그 포르쉐를 수리하면 포르쉐의 질주를 통해 자신의 현실로부터 질주해 나가버리고 싶어하는 남자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자동차의 세세한 부부을 전문적으로 은유하면서 남자의 삶과 밎추어가며 진행하는 전개가 무척 흥미롭게 와 닿았다.

미친다는 건 그런 거니까. 고장 나는 곳이 더 고장이 나면 그 차는 버려야 하는 것이지. 그러나 녀석은 고장 난 곳이 매번 다시 고장 난다는 것을 모르는 척했지. 미친다는 건 그렇게 남김업이 탕진하는 거니까... 지금 그만둘 수는 없었다. 누추한 공업사를 벗어나는 길은 소리를 타고 이동하는 길뿐이니까.(p225)

정지아 <존재의 증명>

기억을 잃은 한 남자가 커피숖에서 커피를 마신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 왜 여기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그가 그임을 증명해 주는 것은 그의 취향이다. 자신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취향이라는 것을 따라 자신의 기억을 다시 만들어가보려는 남자..그 남자의 취향이 맘에 든다.

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기억하기 나름대로 조작될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잊혀지지 않았던 그의 취향에 따른 그 기억을 믿어보고 싶어진다.

취향이란 그런 것이다. 취향은 돈이 결정하지 않는다. 사람의 품격이 취향을 결정한다. 아니,전제와 결론이 바뀌는 편이 더 진실에 가깝다. 취향이 사람의 품격을 결정한다. 취향이 곧 사람의 본질인 것이다. 기억은 사라져도 취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믿었다.(p250)

정찬 <새의 시선>

어느 날, 어떤 곳에서 일어났던 사건, 그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으로 진실은 왜곡되기도 하고 다양한 견해를 낳기도 한다. 사진이라는 고정된 사선과 새라고 하는 자유로운 시선을 통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진실을 왜면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우리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진실을 덮어버리는 일에 뛰어난 전문가라는 말이 생겨났지요. 진실을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바꾸어도 되지요. (p262)

조해진 <파종하는 밤>

산업화,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희생을 강요당했던 음지의 사람들. 다큐멘터리 작가인 주인공이 패쇄된 공장의 댜큐멘타리를 구상하며 죽은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저 일을 위한 일이 아닌 그들과의 교감으로 느껴지며 갖게 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여준다.

 

<새의 시선>과 <파종하는 밤>은 연작소설처럼 같은 맥락으로 읽게 되었고 <나의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와 <존재의 증명>은 신선한 소재와 구성으로 많은 생각들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해 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는 사실 처음 부분을 읽으면서 좀 어려웠다. 어떻게 이 글을 따라가야하는 것인지. 제대로 잘 가고 있는 것인지.. 읽는 내내 불안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읽으면서 점점 인물들이 정리가 되고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촛점이 맞춰지면서 집중을 할 수 있었고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끝이 날 수 없을 것 같은 '상실'이라는 단어. 우리네 삶에서 아마 지워질 수 없는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끝이 없이 우리는 잃어가고 있지만 또 그것을 채우고 회복하는 과정, 그것의 반복이 또 한 인생이 아닐까..

내년의 수상작들은 이것들을 통한 회복과 희망을 메세지를 기대해 보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보게 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8.02.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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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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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각종 문학상의 작품집 중에 꾸준히 구입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단연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구매하는 작품집을 꼽자면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아닌가 합니다.그런데 최근 바쁨을 핑계로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들면서 당연히 구매했거니 생각했던 2018년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그것도 몇 년 치 작품집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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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각종 문학상의 작품집 중에 꾸준히 구입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단연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구매하는 작품집을 꼽자면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최근 바쁨을 핑계로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들면서 당연히 구매했거니 생각했던 2018년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도 몇 년 치 작품집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고 나의 독서에 대한 게으름을 반성하게 만든 것이 이번 2018년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꿈을 꾸었다 말했다 입니다.

사실 42회 수상자인 손홍규 작가가 누구인지 어떤 작품을 발표했는지 전혀 일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최근 소설 읽기에 무심했었다는 부분이 극명하게 드러나서 정말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많은 반성을 하고 최근 작품들을 다시 조금씩 읽기 시작하는 개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집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작품들이 더욱 감각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문단의 발전이 보인다는 생각이며 기본적인 부분은 물론 탄탄하고 새로운 시도나 발상이 무척 가슴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문단의 소설들은 사실 너무 어둡거나 무거워서 갑갑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소설집을 읽으며 그런 부분들이 많이 개선이 되었다고 생각되어 기뻤습니다.

재미있게 읽은 2018년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꿈을 꾸었다 말했다 이고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작가들도 눈여겨 작품들을 지켜보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역시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좋은 작품집이고 매년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p*****9 2019.04.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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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아쉬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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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아쉬운 책!매년 구입하는 재미와 수집을 자극하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아직도 재능있고생각이 깊은 작가들이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다는게 놀랍습니다.단편 속 장편의 여운도 남아있고 작가의 다른 책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단발성이 아닌 장발성의 시리즈로 계속되면 좋겠습니다.그리고 책장에 연도별로 진열된 책을 보니 더더욱 내년 작품이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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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아쉬운 책!


매년 구입하는 재미와 수집을 자극하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아직도 재능있고

생각이 깊은 작가들이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단편 속 장편의 여운도 남아있고 작가의 다른 책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단발성이 아닌 장발성의 시리즈로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책장에 연도별로 진열된 책을 보니 더더욱 내년 작품이 기대 됩니다.

YES마니아 : 로얄 l*******_ 2018.03.22.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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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안으로--- [한국소설-이상문학상-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2017년 안으로--- [한국소설-이상문학상-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내용보기
작년에 이어 올해의 작품집도 구해 읽는다. 한동안 못 본 척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집도 좋았다. 잘 구해 읽었구나 싶다. 글을 읽겠다고 한다면 읽어야 하는 글, 읽어 두면 좋을 글, 읽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글, 읽었노라 다소 자랑스럽게 말할 수도 있는 글, 이 작품집에 대해 갖고 있는 내 생각이다. 그해의 작품집으로 그해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
"2017년 안으로--- [한국소설-이상문학상-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내용보기

작년에 이어 올해의 작품집도 구해 읽는다. 한동안 못 본 척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집도 좋았다. 잘 구해 읽었구나 싶다. 글을 읽겠다고 한다면 읽어야 하는 글, 읽어 두면 좋을 글, 읽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글, 읽었노라 다소 자랑스럽게 말할 수도 있는 글, 이 작품집에 대해 갖고 있는 내 생각이다. 그해의 작품집으로 그해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으면서 내가 더듬어 본 2017년은 우울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대체로 그런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편이라고 생각해 오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작품을 옮겨 읽을 때마다 더 진한 우울함이 전해 왔다. 아프다 싶을 정도로. 나을 방법이 보이지 않는 아픔,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도 되지 못하는 관계들, 끝이 짐작되지 않는 불안과 절망의 거울들.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암담함 가득한 소설들. 


전에는 이런 글을 읽기 힘들어 했는데, 그래서 조금 읽다가 포기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기분을 조금 이겨 내면서 읽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뭐랄까, 나 스스로 조금 단단해졌다고 할까, 아니면 불편한 현실에 내성이 생긴 듯하다고나 할까, 도망가지 말고 부딪히고 싶다는 기분 같은, 그래서 싸울 수 있으면 싸우고 싶은 걸 하는 정도까지 이르는 기분. 단지 소설을 읽는다는 게 무슨 힘이 되랴마는, 한 시절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소설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세상의 누군가에게는 자그마한 힘을 보태 주는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낭만적인 기대까지 하면서.


수상자인 손홍규라는 작가는 모르고 있었다. 내가 우리 소설가들의 글을 많이 읽지 않았다는 뜻일 테다. 괜히 미안해지면서 남의 나라, 남의 문화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이제 내 쪽으로도 시선을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는 집중하는 대상을 먼 곳에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 내 주변의 사람들, 우리의 것, 내 안의 생명력에서 만나 보려고 한다. 이 작품집이 나의 이런 생각을 좀더 단단하게 해 주었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8.02.15.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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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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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처음 구매했다.왜 구매했냐하면, 그간 너무 외국작가들의 글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일본작가, 해외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은 외우고 다니면서 정작 우리나라작가들의 글은 찾아보지 않은지 꽤 되었다고 생각해서 구매했다.그리고 감히 평가해보고싶었다. 세계적인 작가들과 비교했을때 우리나라 작가들의 필력은 어느정도인지. 대상작을 수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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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처음 구매했다.

왜 구매했냐하면, 그간 너무 외국작가들의 글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작가, 해외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은 외우고 다니면서 정작 우리나라작가들의 글은 찾아보지 않은지 꽤 되었다고 생각해서 구매했다.

그리고 감히 평가해보고싶었다. 세계적인 작가들과 비교했을때 우리나라 작가들의 필력은 어느정도인지.

 

대상작을 수상한 손홍규의 작품은 좋았다. 특히 대상작보다 그의 아버지의 모습을 쓴 자전소설 '절망한사람'은 가슴이 찢어지는듯 아파왔다.

내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듯했기 때문이다. 희생,좌절,희망,멈추지않는 삶의 사투.. 이 모든게 스스로를 위한게 아니라 가족을 위한 모습이란걸 알기 때문에 감명깊고도 슬프게 읽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정말 최악이었다. 무슨말을 하고싶은건지, 내용이 무엇인지 알수없었고

시대에 편승한 주제로 글을 쓴듯한 느낌도 있어서 실망스러웠다.

 

대상작을 모은 책이 나온다면 그때 다시한번 구매할것같다.

j*******8 2019.04.0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