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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참사에 이어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겪어서인지 자연재해보다 무서운 인간적 재해는 불안감을 증식시킨다. 공중탕에서 각질을 벗기고 피로 푸는 일을 즐기면서도 불이 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질 때가 흔하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분수 밖의 것을 탐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과 평화롭게 지내던 산골 마을에 재앙이 덮쳤다. 화재로 아버지를 잃고 화상 흉터를 주홍글씨처럼 달고 지내는 원나는 자신의 목숨을 건지려다 아버지가 죽었다는 죄책감은 흉터만큼이나 힘든 열등감을 주었다. 삶의 희망을 잃고 말수가 줄어든 채 기가 죽어지내는 딸을 돌보면서도 엄마 미라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이어갔다.
수제 쿠키를 만들어 배달하는 사업은 마을 공동체 협업으로 지역민의 경제 활동으로 농가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이다. 주문한 물량을 태배로 보내기 위해 가던 길 급작스런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엄마의 병수발을 들면서 원나는 산골 마을 사람들의 보호 아래 외로운 생활을 보내야 했다. 화상의 흉터가 짙게 드리워진 민낯을 내놓기 꺼리는 원나는 학교를 다니는 일도 버거운 일상의 일면이었다. 철종은 위축되어 사다코처럼 생활하는 원나에게 펜싱을 권하였고 그녀는 펜싱 마스크를 쓰고 펜싱 슈트를 착용함으로써 흉터를 가릴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겼다. 펜싱 선수로 훈련을 받느라 오후 수업을 듣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원나는 펜싱 선수로서의 재능을 발휘하며 실적을 쌓아갔지만 단상에 올라 맨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등위입상을 피했을 정도다. 사발이를 타고 기동력 있게 움직이는 원나는 연로한 이들이 많은 마을 주민들의 손발이 되어 공동체적 삶에 도움을 주었다. 병석에 누워 식물인간인 채로 지내는 미라를 찾아 있었던 일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며 엄마의 의식이 회복되기를 바랐지만 쉽지 않았다.
Z 바이러스로 불리는 좀비 바이러스 감염은 두수리 마을 주민들을 좀비로 몰아 산 사람을 물어뜯거나 먹어치우는 재앙을 야기했다. 좀비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백신은 개발 중이라는 말만 늘어놓고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멀리 하고 자살하지 말 것만 뉴스 속보로 내보내는 당국에 기대를 걸 형편도 아니었다. 원나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을 주민들을 내치지 않고 특정 상황을 감안하여 세 공간으로 분류한 뒤 요일별로 관리해갔다. 의치를 하고 있는 이들은 그것을 빼고 이가 남아 있는 이들은 마스크를 씌워 다른 사람을 물지 못하도록 관리했다. 펜싱 슈트에 마스크를 착용해서인지 주민들에게 물릴 걱정은 덜었지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두수리 실정이다.
아이돌 가수를 꿈꾸던 영군이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피해 두수리로 들어와 농사일을 거들고 옥수수를 수확하기 위해 노동하지만 언젠가는 두수리를 떠날 생각으로 이곳에 머물렀다. ‘으어어, 아으어어어.’ 소리를 내며 가학적인 폭력을 행사하여 종국에는 산 사람을 먹어 삼키는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돌보는 일에 영군은 회의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들을 돌보는 원나와 공조하는 모습으로 변화한다. 정상적인 남녀가 함께 생활하며 밥을 나누다 보니 어느 새 둘의 마음은 설렘과 따스함으로 채워져 눈에 보이지 않으면 상대를 그리워하였다. 영군이 아이돌 감염자를 데리러 집을 나간 사이 원나는 그를 찾으며 그리움과 서운함 등의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여 감정의 동요를 겪어야 했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해봤자 알아주는 이도 없는데 차라리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 중 경중을 헤아려 회생 불능의 경우에는 죽음으로 정화하려는 이들에 맞서 둘은 마을주민들을 보호했다. 식물인간으로 지내던 엄마가 좀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의식을 찾고 걸을 수 있게 돼 불행 중 다행이라 여긴 원나는 마을 주민들을 따스하게 보살폈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주민들이라 하여 홀대하기보다는 마을 주민들의 으어어 소리에 화답하며 이들의 손발이 돼 도움을 전하는 나눔의 화신으로 자리하는 데는 이들을 향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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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좀비로 가득찬다면, 하는 이야기가 처음은 아닐 거다. 지금 생각하니 다른 좀비 이야기는 본 적 없다. 영화나 그런 영화가 있다는 말만 보고, 산 사람은 좀비를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좀비라는 거 정말 있을 수 있을까. 좀비가 나온 건 아니지만 세상에 이상한 바이러스가 퍼지고 많은 사람이 죽고 산 사람은 어딘가로 떠나는 이야기는 봤다. 그러고 보니 그 이야기에서는 시간이 흐른 뒤 바이러스가 사라졌구나. 그걸 잊고 있었다. 다른 이야기는 어땠을까. 좀비를 모두 없애고 감염되지 않은 사람만 살아남았을까. 그렇게 살아남으려면 무척 힘들겠다. 잘 피할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본래 사람이었던 좀비를 없애야 했을지도 모를 테니. 누군가를 죽이고 살아남아도 기분 안 좋을 것 같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 난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숨어 있고 싶다. 그것도 오래 가지 못하겠다. 시간이 가면 물이나 먹을거리를 찾아야 할 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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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좀비라는 캐릭터를 접하게 된 건 중학교 시절 ‘퇴마록’을 통해서였다. 흑마술을 사용하는 집단에 의해 생겨난 좀비는 말 그대로 걸어 다니는 시체였다. 차에 치여도 일어나고, 팔과 다리가 떨어져 있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뒤로 우후죽순 좀비와 관련된 책, 영화가 등장했다. 저 마다의 다양한 원인을 들면서 만들어 낸 좀비이야기.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또한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원인과 좀비를 소재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고등학생 펜싱 선수인 ‘원나’. 표지의 그림이 워낙 깔끔하게 나와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는 눈치 채지 못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알게 된 원나의 슬픔과 상처. 왼쪽 볼과 목덜미의 불긋한 부분이 원나가 펜싱을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 아버지의 이른 퇴직으로 시골마을에 살게 된 원나는 세상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을 연달아 마주하게 된다. 화재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과 원나의 상처. 충격에 빠졌다 겨우 세상에 나온 원나에게 찾아 온 엄마의 사고소식. 마을에 몇 안되는 노인과 펜싱 코치인 이장아저씨와 필리핀 아줌마가 원나의 유일한 말벗이자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여기에 더 어이없게도 세계로 퍼져버린 좀비 바이러스는 그들 모두를 원나에게서 앗아가 버린다. 이 과정 중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을 좀비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원나의 코치인 이장의 이야기가 새로우면서도 묘한 감동을 준다. 자신이 좀비로 변해갈 것임을 알고 있는 상황, 남아있는 사람을 위해 이미 변해버린 사람을 조심스럽게 처리하는 일, 곧 마을로 돌아올 원나를 위해 수첩에 남겨놓는 기록, 자신이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을 바라만 봐야하는 그의 아내 마리아를 생각하는 마음. 그동안 많이 봐왔던 소설이냐 영화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좀비 시정의 좀비화 과정인지라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워낙 시골 마을이라 혼자 힘으로 밭농사와 태양광 발전기 등을 사용하여 살아가는 원나. 좀비로 변해 버린 마을 사람을 돌보며 힘겹게 살아가게 된다. 결국 외롭고 괴로운 생활을 하던 원나에게 친구, 적 그리고 죽음이 찾아오게 된다. 좀비를 소재로 잡았지만 원나의 성장소설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 끝은 해피엔딩이니 부디 안심하고 읽길! 좀비를 소재로 한 이야기에서 결국 그 수 많은 좀비는 어찌 처리 됐는지 뒤처리 과정은 보통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주인공이 살아남아도 찝찝하고 불편한 마음이 감상 후에 남곤 했다.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이 책은 좀비도 치료시켜 준다. 그리고 일상 생활로 복귀도 시켜준다. 물론 생략된 좀비 뒤처리 이야기를 내가 상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읽고 안심하는 쪽이 훨씬 마음 편하다. 징그럽고 찝찝한 느낌만이 남던 좀비물. 하지만 이 책은 읽고 나니 정말 다행스럽다는 마음과 개운한 느낌이 남는다. 원나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말이다. 좀비의 긴장과 원나의 기적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정말 재밌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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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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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가 생각하기에 괴물이 세상과 화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마법에서
풀려나 괴물이 아닌 사람이 되거나 모두를 똑같이 괴물로 만들어버리는 것. 동화는 전자를 선호하지만 어쩌면
괴물의 입장에서는 후자 쪽이 좋을지도 모른다. 훨씬 쉽고, 간단하고
게다가 통쾌하니까.
원나는 6년 전 화재로 아빠를 잃고,
엄마와 둘이 살고 있었다. 아빠는 원나를 화염에 휩싸인 집에서 구해내고 죽었고, 원나는 화상 흉터가 심하게 남아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성격 마저 의기소침해졌다. 고개를 푹 숙여 머리칼로 얼굴을 가린 채 다녔고, 학교에선 자발적
왕따로 지내고 있다. 유일하게 관심을 보이는 거라곤 우연히 재능을 발견하게 된 펜싱이었는데, 고교대표로 전국체전에서 매달도 따지만, 그 이상의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다. 시상대에 올라간다는 생각만으로도 사지가 뻣뻣하게 굳어 일부러 매달 권밖인 4위를 목표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런 차량
전복사고로 원나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 마저 식물인간으로 병원 신세가 되고 만다. 하지만 우울해할 겨를도
없이 엄마 병수발에 마을 어른들의 이런 저런 심부름들을 하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갈 정도로 바쁘게 보낸다.
현재 원나의 나이 스무 살, 화재로 병원에 입원해 있느라 학교를 1년 휴학해서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이다. 한 살 어린 동급생들 사이에서 원나는 괴물 취급을 받았고, 원나는
펜싱을 통해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터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 JFK공항에 좀비 출현. 이상 바이러스 감염자로 추정"이라는 제목을 단 뉴스 소식이
들려온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사람들, 아비규환의 공항
내부, 바보 같은 신음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좀비들의 영상이 잇달아 업데이트되지만 사람들은 심각하게가
아니라 우스갯 소리처럼 받아들인다. 하지만 좀비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국내로 들어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어
버리고 원나가 살고 있는 주민 10여명의 작은 마을까지 초토화시킨다.
결국 원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버리고, 정부에서는 백신이 개발 중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며 자살하지 말고, 죽이지 말고, 서로
떨어져 있으라는 무책임한 선포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과연, 세상에
홀로 남겨진 원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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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
죽기 싫었어."
"왜?"
"내가 싫었으니까."
원나는 헛헛한 마음에 술을 한 잔 더 따라 단숨에 들이켰다.
"솔직히, 처음
읍내 나갔을 때, 며칠 만에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다 망할 수 있지?
싶어서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분되고 좋기도 했어.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고 싶어 하는 소녀의 성장 소설은 뜬금없이 좀비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갑작스럽게 재난 소설로
바뀌어 버린다. 하지만 그 변화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바로 좀비를 대하는 원나의 태도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좀비물에서는 남은 자들이 좀비와 싸우거나 그들을 없애려고 하거나, 스스로의 생명을 지키고 살아 남기 위한 고군분투가 벌어지는 것이 플롯의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원나는 좀비로 변해버린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고 그들을 지키고, 그들과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좀비이기 이전에
자신의 가족들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게다가 노인들이라 이빨도 없고 근력도 약하고, 좀비들이 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불을 켜놓으면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단다. 좀비로부터
물리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것도 사실이고,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대개는 이빨이 없으니 물 수도
없을 것이고 말이다. 잉런 원나의 생각이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설득력을 부여하는 장치
중에 그녀가 펜싱 선수라는 점이 대단히 흥미롭게 사용되고 있다. 펜싱복 소재가 케블라라고 방탄복 소재인데, 그걸 입고 있으면 혹시 좀비한테 물린다고 하더라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화상 흉터로 인한 열등감,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자괴감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살아온 원나에게 좀비로 변한 마을 어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다. 열등감에
짓눌려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던 원나에게 생존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생기게 된 것이다. 언젠가는 그들을 치료해줄 백신이 분명히 올 거라는 생각만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다 생존자인 7년차 아이돌 영군이 찾아오게 되고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원나는 든든해지지만, 좀비들을 사냥하는 다른 생존자 무리들이 마을로 찾아와 그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과연 원나는 좀비로 변한 마을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과연 정부는 백신을 개발해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무너진 세상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니 나 혼자밖에 안 남았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이 두려워 가끔은 세상이 망해버리고,
모두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저주를 퍼부었던 소녀가 정말로 무너져 버린 세상을 마주한다면 어떨까.
소녀의 재앙 극복 프로젝트는 때로는 유쾌하게, 그리고 따뜻하고도 놀랍게 이어진다. 좀비와 싸우는 이야기가 아닌 그들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상상도 못했기에 이 작품이 더욱
흥미로웠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좀비들을 삶으로 끌어 안으려 혼신의 힘을 다하는 소녀의 생의 의지가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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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야!!! 원나야!!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김보현 장편소설/ 은행나무 펴냄)은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사람들이 감염되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 원나를 소개해보고 싶다. 그녀는 표지에 나온 것처럼 순하고 몽실몽실하지 않다! 결단코!! 우리의 주인공 원나는 불의의 사고로 얼굴과 목에 화상을 입고 세상과 단절된 채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다. 엄청나게 까칠하게 말이다. 그녀가 그나마 세상과 유일하게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펜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펜싱은 이 험난한 좀비세계에서 그녀가 살아가는데 하나의 도움이 된다. 좀비물이라고 해서 피 좀 튀기고 주인공이 완전히 도망 다니는 소설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펴보니 한 소녀가 좀비와 함께 살아가는 성장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녀는 좀비를 괴물이 아닌 그저 병에 걸린 아픈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좀비가 되었지만, 그들은 그녀의 가족,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외롭게 살고 있던 그녀에게 구원처럼 다가온 멋진 오빠야~~ 영군!!! 그와의 생활도 너무나 좋았다. 그 이야기는 직접 확인하시길~ 이 책을 읽는 내내 윈나를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원나의 생활에 푹 빠져 그녀와 하루하루를 같이 보내고 있었다. 조금은 무모하고 바보 같은 그녀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애를 잃지 않는 그녀가 참 이뻤다. 어느새 나는 그녀를 응원하고 그녀의 행복을 바라고 있었다. 인간적이지 않는 사람들과 더 인간적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나로 죽고 싶어.’ 예전에 어떤 좀비 영화에서 이 말과 비슷한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이 문장을 봤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인간인 채로 좀비로 죽기 싫어서 자살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도 되었다. 그리고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 좀비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절망 속에서 희망을 끈을 놓아버린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삶의 승리자는 그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란 말을.... ‘희망만이 사람이다.’라는 말로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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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힘껏 대답하는 기적을 매일같이 누리자!
세상이 무너졌다. 주위를 둘러봐도 나밖에 없다. 이제 어떻게 하지?
![]() 아빠는 불타는 집 속으로 원나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돌아가셨다. 엄마는 일하러 갔다가 차량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 원나는 이 모든 일이 자신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었기에 누구에게도 얼굴과 눈이 보이지 않게 고개를 숙인 채 소리 없이 움직였다. 그런 원나에게 펜싱은 피난처이자 안식처였다. 피스트(펜싱의 코트) 위에서만큼은 1년을 꿇어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불편한 애도, 멍청하게 잠에 취해 온 집 안이 다 불타고 아빠가 죽는 줄도 몰랐던 멍청이도, 얼굴에 불이 눌러 붙은 괴물도 뭣도 아닌 그냥 차원나일 수 있었다. 또한 온몸과 얼굴을 모조리 감추어주는 복장,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의 거리 유지! 이것이 원나가 펜싱에 완전히 매료된 이유였다. ![]()
그럭저럭 자신의 삶에 적응하며 살아나가던 원나에게 새로운 위기가 닥친다. 주민이 10명도 채 되지 않던 작은 마을에 신종바이러스가 전염된 것. 서울에서 내려온 여섯 살짜리 아이와 아이에게 물어뜯긴 노인들을 필두로 하나둘 감염되더니 급기야 박코치와 그의 아내 마리아까지 모두 좀비처럼 변해버렸다. 그리고 안나의 엄마 미라 역시 감염되었다. 식물인간으로 누워만 있던 미라는 좀비가 된 후 오히려 걸을 수 있게 됐다. 자신을 제외한 마을 사람들 모두 감염자가 되어버린 후 원나는 불현듯 '생존'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정확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족 같은 사람들을 내칠 수는 없었기에 원나는 그들을 보호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들을 치료해줄 백신이 90% 개발되었다고 하니 언젠가는 이 마을에까지 백신이 지급될 거라는 희망을 갖는다. 서로가 서로를 물지 않게 하기 위해 그들에게 펜싱 마스크를 씌우고 펜싱 슈트를 입힌다. 그런 와중에 원나는 살아남은 생존자 '영군'을 만나고 그를 마을로 오게 한다. 더불어 좀비들을 사냥하는 정이 마을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계획 하에 다른 생존자 무리를 불러들이는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을 삶 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한 소녀의 생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소설이다. 자신에게 온갖 잡심부름을 시킨다고만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이 사실은 원나에게 웃음을 찾아주기 위해 모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삶에 대한 자세를 고치기에 이른다. 기약 없는 백신을 기다리는 원나, 그녀는 과연 마을 사람들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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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세상이
처음엔 책표지와 제목을 보고 스토리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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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정상으로 가기까지의 일들과
일단 김보현 작가를 살펴보자면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처음 이야기 시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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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어린 나이에 화재로 자신을 구한 아빠를 잃고 손과 목에 화상자국이 있어서 긴머리와 수건으로 상처를 감싸고 다니는 원나. 가족이 함께 내려온 두수리에서 아빠를 잃게 된 원나와 엄마 마리는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활을 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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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힘껏 대답하는 것이 삶이고 기적이다 차원나. 너무 아팠고 너무나 어두웠을 그녀를 쉬이 못 내려놓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녀 스스로 세상을 향해 걸어나오는 순간 나는 깊은 숨도 쉴 수 있었고, 편안한 자세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나에게 걸어와 나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다.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아빠는 가족의 곁을 떠났고, 엄마는 정신을 놓은 모습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원나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불길로 뛰어든 아빠에게, 혼자 남게 한 엄마에게 미안해 눈물을 흘린다. 한 순간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깬 사고 앞에 망연자실한 엄마는 원나의 울음소리를 듣고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원나는 화재로 화상을 입고,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고 싶지 않아 옷으로 머리카락으로 가리기 급급하다. 그런 중 아빠 친구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한다. 펜싱복을 입으면 당당하게 고개 들 수 있을 테니까. 원나의 삶은 건조하다. 누구와의 소통도 나눔도 그녀에게는 사치이다.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고 물어봐주지 않음 그만으로도 충분히 다행스럽다고 여기는 하루가 원나의 삶이고 일상이다. 그런 그녀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온다. 엄마의 사고는 식물인간이라는 무기력한 상태로 만들어 버리고, 신종 바이러스 일명 좀비 바이러스는 점점 마을을 먹고 도시를 집어 삼키며 나라를 잠재운다.
서울에서 내려온 유미에게서 시작된 바이러스 감염은 마을 어르신부터 아빠 친구까지 모두 좀비 상태로 만든다. 빛을 좋아하고 사람을 물어뜯어먹는 강력한 바이러스. 원나는 아빠 친구의 부인 마리아와 함께 좀비로 변한 마을 어른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더이상 감염자가 늘지 않도록 보호한다. 그런 와중 헬리콥터에서 떨어뜨린 구호물품 상자에 마리아가 다치고 많은 피를 흘리게 된다. 마리아는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좀비가 되기를 자처하며 감염자가 되기 위해 펜싱복을 벗는다. 이제 감염되지 않은, 유일한 생존자는 원나 하나.
원나는 이제 돌려줘야 한다. 엄마로부터 받은 사랑,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받은 관심, 아빠 친구와 아내 마리에게서 받은 보호를 위해 원나는 마을을 돌보는 이장이 되고, 좀비가 된 어르신들을 비닐 하우스에 모아두고 빛을 쏘여주면서 백신이 오는 동안 지켜내야 하는 간병인이 된다. 하루 종일 밭일을 하고, 열매를 말리고, 깨를 털고, 두엄을 만들고 원나는 어둠에 갇혀있던 자신의 모습 조차 잊을 만큼 백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힘을 내며 버텨나간다. 그리고 버틸만했다. 그 어느 때보다 힘이 나고, 힘이 나는 이유는 바로 모두 함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서서히 느껴간다.
우린 누구나 아프다. 몸이 아파서, 상처를 받아서 또는 주어서,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한나 또한 그 아픔에서 오래도록 어둠을 벗삼아 숨기고만 살아왔다. 그래야만 자신이 안전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나는 알고 있다. 어둠은 숨기 위한 방패는 되어줄 지 모르지만, 결코 자신을 안전하게 해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그렇게 한나는 마을 사람들을 기다려준다. 백신 개발이 성공해서 언젠가는 이 마을로 백신이 들어올 날을. 우리는 힘들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겨내려 한다.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치부하면서 하는 많은 행동 중에는 자기 합리화라는 창으로 남을 향해 그 날을 세운다. 나는 옳은 판단을 했으며, 그 원인은 내가 아닌 누군가라고 단정지으며 또다른 상처를 내고, 그 상처를 보면서 정당한 처벌이었다고 단정한다. 이것이 가장 위험한, 자신을 무너뜨리는데 속도를 가한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은 자식에 대한 미안함과 남편에 대한 증오가 많은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로 옮겨져 그들의 죽음은 세상을 위한 일이고, 내가 그 일을 맡아 하는 이 순간 가장 현명하고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러면서 본연의 자신을 잃고 마는 비극을 낳는다.
화재. 교통사고. 좀비 바이러스. 신약개발도중에 일어난 사고. 원나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들이 쉼없이 이어진다. 비극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한 요소들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의 삶은 이어지고 있으면, 비극된 상황에서도 우리는 그 속에서 숨쉬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원나는 숨지 않는다. 그리고 세상으로 나온다. 그녀가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한 기브 앤 테이크를 실천하기 위해서. 그녀가 필요한 사람임을 일깨워주기 위해 시작한 마을 사람들의 괴롭힘이 곧 원나 자신을 일어나게 한 힘이 되었고, 그 힘은 곧 스스로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되었다.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나는 힘껏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은 그 순간 새롭게 시작됨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