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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여자는 그때 다른 사람들도 모두 파도 근처에서 놀았는데 유독 자기만 물에 빠진 이유는 다들 짝을 지어 놀고 있는데 여자만 홀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자신이 파도에 휩쓸려 저멀리 사라졌는데도 그것을 아는 사람이 없엇고 그래서 위험한 순간에 이른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혼자 다니는 것은 여러모로 위험한 것이라는 교훈은 그때 이미 충분했지만 여전히 여자는 오늘 이렇게 홀로 어쩌면 그때보타 더 위험한 검은 허공 속을 배회하고 있었다. 이 바다에서 여자는 무언가를 찾고 가야 할 것 같았다.. 그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독특한 곳이라 하여 실컷 기대를 했는데 막상 와보니 성에 차지 않는 도서관 때문인지도몰랐고, 미친 사람처럼 거짓말같은 문장들만 실컷 나열해놓고 그걸 유작이랍시고 덜컥 자살해버린 작가 때문인지도 몰랐다. 아니 애초에 좋아하지도 않는 딱딱한 양장본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히 그것도 자꾸자꾸 궁금해서 결국엔 다 봤다는 사실도 어찌보면 불온했다. 어둠 속에서 여자는 이 여정의 끝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오후 <그 여자의 거짓말>중에서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문장, 신선한 작품이 있기 때문에, 읽는 동안 꽤나 보람있는 일이 된다.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집중해서 읽다 보면, 그 작가의 작품이 정말 혼신을 다했다고 느껴지며, 그래서 읽는 동안에도 평소 책 읽을 때보다 몇 배는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신춘문예를 읽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디다. 한편 읽고 나면, 그 작품을 음미해 볼, 아주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되고, 그 작품의 윤곽이 희미해질 때쯤, 다음 작품을 찾게 된다. '오후'당선자의 작품을 이 리뷰에 소개하는 것은, 이 여정의 끝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리뷰를 올리지 않고, 오랫동안 버티는 시간의 끝.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신춘문예 당선소설집을 두고, 리뷰를 끝끝내 작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나를 휩싸일 때쯤,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의 어느 부분을 펼쳤는데, 우연히도 이 페이지가 나왔다. 그 부분을 다시 음미하면서 읽는데, 역시 시춘문예 당선소설은 다시 읽어도 뭔가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살아있는 문장들이 춤을 추면서 나를 유혹하고, 그 문장들을 꼭 한번 짚어보면서 한번 써보라고 손짓을 한다. 그리고 필타를 하는 순간, 나는 신춘문예의 마법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또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소장가치, 만배. 1년이 지나면, 절판될지도 모른다. 작년에 그리했으니. 신춘문예 당선소설집을 보는 것은 꿈과 함께 하는 작업. 이 소설들이 내게 다른 절망을 주면서, 또다른 망을 준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의지를 심어준다. 오늘, 조금 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고, 조금 더 맑은 소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소설이 내게 준 희망, 신춘문예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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