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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그림책으로 모글리라는 소년이 두 맹수와 함께 정글에서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본 적이 있다. 최근 애니메이션으로도 상영된 이 작품은 바로 <정글북>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20번째 작가로 선정된 인물이 바로 <정글북>의 저자인 러디어드 키플링이다. 환상문학과 관련된 저자들을 소개하는 보르헤스의 취향을 감안한다면 왠지 러디어드 키플링이 소개가 되는 것이 다소 의문이 든다. 이러한 의문은 그의 대표작인 <정글북>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이 환상 문학이라고는 전혀 관련이 없기에 키플링의 문학을 그러한 식으로 한정지어서 그런 것이리라. 키플링은 대영제국을 로마제국의 연장이라 생각했고 나중에는 두 제국을 동일시했다. 중요한 사실은 키플링이 제국의 승리를 노래한 것이 아니라 그 험난한 운명, 노력, 의무를 노래했다는 점이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키플링에 대한 보르헤스의 평을 곱씹어 본다면 이 글에서 잘 알지 못했던 키플링의 생애를 조금씩 알게 된다. 키플링은 영국인이지만, 영국 본토가 아닌 1865년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인도는 대영제국의 식민지였기에 거기에서 태어난 키플링은 정글을 무대로 한 <정글북>과 함께 <킴>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와 더불어 그는 제국주의를 옹호하였지만, 말년에는 자신의 아들이 1차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전장에서 전사한 비극적인 상황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어느 각하의 전쟁>, <전장의 성모>, <정원사>는 바로 그의 삶의 전반을 나름의 환상과 곁들여서 쓰인 작품이라 보여진다. 키플링의 생애를 몰랐다면 전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 의하여 탄생한 작품이라 볼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키플링의 삶을 떠올려 본다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 작품들을 이해하게 된다. <어느 각하의 전쟁>은 한 노병의 회고 형식으로 남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영국의 보어인과의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인도 출신의 이 노병의 회고는 사적으로는 아버지 친구의 아들이자 공적으로는 자신의 상관이었던 각하의 운명을 다루고 있다. 보어 전쟁은 영국과 남아프리카의 보어인과의 전투였지만, 이들은 영국의 식민지 출신이기에 참전을 하게 되고, 그러한 전쟁의 실상을 노인의 엇갈리는 기억으로 빚어진 환상적인 분위기로 그려내고 있다. 이는 키플링이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상황에서 그의 보어전쟁에 대한 입김으로 쓰여진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장의 성모>는 전쟁의 비극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이 키플링의 아들이 전사하기 전에 쓰여진 것인지 아니면 그 이후에 쓰여진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약물에 취한 병사의 정신분열을 소재로 하여 전쟁의 참상을 환상적으로 그려내고 있기에 그의 제국주의 옹호에 대한 심경의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느 각하의 전쟁>에서의 노인과 마찬가지로 <전장의 성모>에서 등장하는 젊은이 역시 약물 중독으로 인하여 전쟁의 참혹한 기억이 더욱 배가되어 완전히 미친 사람으로 그려짐으로써 비극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 키플링의 자식을 잃은 감성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한다면 바로 <정원사>가 그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모의 품에서 자라난 조카가 전쟁에서 전사하고, 그가 묻힌 묘지를 찾아가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는데, 마지막 자신의 조카가 무덤의 정원사로 혼동하는 장면은 예수의 부활을 떠올리는 부분으로서 전사한 아들에 대한 키플링의 간절함을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위의 세 작품들은 결국 키플링의 당시 제국주의 상황에 대한 옹호론과 함께 그가 받아들여야 할 아들의 전사라는 삶의 모습이 우리가 미처 몰랐던 환상 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들로 그려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인 <소원의 집>은 그러한 키플링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흔히 소원이라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하여 기원하는 것인데, 이 작품에서는 상대방의 고통을 내가 받도록 하는 희한한 설정으로 독자로 하여금 환상을 자아낸다. 고통받는 상대를 위하여 자신이 대신 그 고통을 받게 되면 상대방은 멀쩡해지는 이러한 설정은 기존에 자신을 위하여 무언가를 바라는 소원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원의 집>에 수록된 5편의 단편들은 키플링에 대하여 잘 몰랐던 독자로 하여금 그의 새로운 모습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사실 키플링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저 <정글북>만 알고 있다거나, 우리에게 세계문학으로 소개되고 있는 <킴>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키플링의 새로운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짧은 단편이지만, 오히려 키플링의 삶의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담아내고 있기에 그에 대하여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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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작품(누명)에서 멋진 문장을 만났는데, 키플링이 한 말이라고 했다. (책에 언급된 것인지,사적으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키플링 이름을 검색해 보고 한 번 더 놀랐다. 내가 아직도 읽지 않은 '정글북'의 작가였다니.. 게다가 그가 쓴 단편들도 이렇게 많을줄..상상도 못했다. 시까지...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도 좋아하고, 현대문학 단편집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데...해서 우선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에 소개된 작품부터 읽어 보기로 했다. 총 5편이 실려있다. 바벨..시리즈 이전에 '만약에' 라는 키플링의 시를 읽었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만큼 비장미가 느껴져서 힘들었다. 그런데 '소원의 집' 을 읽으면서 '만약에' 라는 시에 언급된 한 부분이 떠올랐다(고맙게도^^) /네 몸과 마음이 신경까지 지쳐 있을 때에도/네 차례에 의무를 다하게 움직일 수 있다면/겨우 '버텨'라고 말할 정도로' /한 줌의 의지 밖에 남아 있지 않을 때에도/꿋꿋이 버티어 나갈 수 있다면/(중략) 시의 본질은 윤리적으로 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염원이 담은 거라 했으니, 소원의 집' 이야기 속 그녀(애시크로프트) 의 '버텨'와는 결이 많이 다를수도 있겠다. 제목에서 느껴진 건 환타지였는데.... 소원은 나를 위해 비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위해 비는 것이 진정한 가치인걸까..에 대한 물음이 던져졌다. 그러고 보니 어느 방송에서 아이들을 위한 소원만 들어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고... 그런데 그레이의 소원은 오직 사랑하는 이를 위한 간절함이였다. 그를 위해서라면 자신은 기꺼이 그 희생을 감당하고 싶다는 마음...이런 마음이 어떻게 가능할까.."그 순간 난 우편함의 좁은 투입구 앞으로 목을 구부정히 꺾고는 말했어.'사랑을 위해 저의 남자 애리 모클러에게 깃들어 있는 모든 악한 것을 제가 가질 수 있도록 해주소서'/42쪽 정말 이런 것만이 사랑의 본질일까에 대해서는 답을 내리기 어렵지만....소원은 남을 위해 비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 거란 생각에는 공감의 표를 던졌다. 게다가 이 소설이 인간(?)적이였던 건 그를 위한 마음이 늘 한결 같지 않았다는 거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김광석노래 참 좋아했는데...사랑을 한마디로 정의내리기는 역시나 어렵구나 싶다.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남자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전장의 상모>에서도 주제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실제 전쟁상황에 대한 묘사도 있고, 남자가 전쟁에서 겪었던 시간이 그를 온전하게 사랑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든건 아닐까...보르헤스 선생은 단테의 <<신곡>> '지옥' 편 5곡의 영향이 느껴진다고 해서 호기심이 또 냉큼 찾아 보았다.(이런 이유로, 보르헤스의 생각을 먼저 읽으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는 거다^^) 프란체스카와 파올로의 슬픈사랑이야기...가 언급되고 있었다. '전장의 상모'를 읽으며선 전쟁 보다 사랑에 대한 생각을 했던 이유가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 반가웠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는 무심코(?) 키플링을 언급했을 텐데..나는 냉큼 호기심에 끌려 그의 단편집을 만나게 되었고, <알라딘의 눈>을 읽는 순간..그동안 망설였던 <악마>와 <마녀>를 다룬 그림(미술문화)관련 책을 찾아 보게 될 것 같다. 예술과 종교의 미로 같은 메커니즘을 다루는 이야기란 생각은..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즈음 알았다.(물론 오독일수도 있겠지만...) 에코의 소설이 생각나기도 했고...그런데 또 공교롭게 오래전 보았던 강운화가 전시를 다녀왔음을 기억하며..인터뷰를 찾아보게 되었다. '빛'에 관련된 언급이 나와서 평행이론..같은 기분을 경험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빛'이라 말한다. 화가에게 빛은 곧 색으로 표현되듯, 작품에 입혀 놓은 색은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이해와 연결된 자신만의 색이며(...)"(월간인터뷰,2020년 11월) <알라의 눈>에서 하고 싶었던 숨은(?) 이야기는 '빛'에 관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 "우리의 손 아래에 놓인 빛의 세계를 부인하거나 빛이 있기 전부터 존재해 왔던 세계를 밝히거나(...)"/16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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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플링이 쓴 정글북은 세계 어린이들을 매혹적인 밀림과 야생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그의 단편소설집인 소원의 집에서는 밀도 있는 이야기로 독자들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환상이 도피처 혹은 해결 방법처럼 등장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그런 장치를 통해 이야기는 극적인 긴장 속에 놓이게 되고 독자들은 숨을 몰아 쉬며 쫓아간다. 그것이 키플링의 매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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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디어드 키플링은 그 유명한 《정글북》의 저자이다. 늑대의 손에서 자라나는 인도 소년 모굴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의 저자인 러디어드 키플링은 바로 그 인도의 몸바이에서 태어난 영국인으로, 인도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는 1907년 영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그것도 사십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수상하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백인의 짐>이라는 시에서 보여지듯 제국주의자적인 태도, 그리고 너무도 유명한 소설《정글북》 때문에 갖게 된 아동문학가라는 타이틀로 인해 자신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고 있다. 물론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에서 《정글북》의 흔적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제국주의에 대한 연민의 제스처는 어슴푸레 느낄 수 있다. 1915년 자신의 아들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다가 전사한 이후에는 어둡고 상징적인 소설들을 썼다. 분위기는 어둡고 전쟁은 난무하고 심리적으로는 위축되어 있고 대사들은 상징적이니 쉽게 읽히는 소설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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