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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트 구경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품이니 손질이 다 되어 나오는 야채들이며 조리까지 완료되어 먹기만 하면 되는 음식들까지 나와서 돈만 있으면 굶을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그런 음식들이 생각해 보면 결코 싸지 않다는 것이다. 맛이야 뭐 내 서투른 솜씨로 직접 하는 것보다야 좋을지 모르지만 사실 난 요리를 못하는 것에 비해 입맛이 까다로워서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하진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구경하는건 매우 좋아한다) 결국 직접 만드는 것보다 저렴하지도 맛있지도 않은 음식을 사게 되는 건 요리라는 것이 한없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로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온갖 통조림과 인스턴트로 가득 찬 누군가의 장바구니를 보고서는 독특한 쿠킹 클래스를 기획하게 된다. 어떠한 특정 요리의 레시피를 익히는 것을 주 목적으로 삼는 일반 요리 교실과 달리 이 수업에서는 요리의 기초인 칼질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맛의 차이를 느끼는 법, 닭 해체하기, 냉장고에서 남은 재료를 모아와서 무언가 만들기 등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기본 체력과 그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먹을 것인가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 수업에서 알려주는 요리들은 특별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오믈렛, 야채구이, 기본 수프 같은 것들이지만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요리를 하는 법을 알고,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면 실제로 요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요리가 간단한 원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일반적으로 샐러드에 이용되는 드레싱(비네그레트)의 경우 산(신맛)과 기름의 비율을 1:3으로 두면 된다고 한다. 케이크의 기본 성분은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버터, 설탕, 계란, 우유. 사실 케이크 믹스를 사더라도 계란과 우유를 첨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단순하다. 아쉬운 점은 이 수업을 글로만 접할 수 있다는 것과 미국 사람이 쓴 책이다 보니 서양식 레시피 위주라는 점이다. 누가 한식 수업을 이렇게 해 주면 참 좋겠다. 이 책이 옆에 있으니 이제 굶을 일도, 인스턴트 음식의 묘한 냄새를 맡으며 비싼 돈을 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