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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 (서서히 무서움에 빠지며 재미에 흠뻑 빠져버렸다. )]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인 이 책을 기대하면서 잡았다. 심사위원들은 과연 이 작품이 추리물인가에 의견이 갈렸다지만, 충분히 '금색'의 정체성에 대한 미스테리, 그리고 100여년에 걸친 인물들과 그 후예들의 인생의 우여곡절과 사건의 진상파악과 해결 등이 하나씩 사실을 밝혀나가면서 이어지는지라 충분히 추리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환타지성이 강하지만. 이야기는 마스이 게사코의 [유곽안내서 (맨 마지막 페이지에 나는 박수를 쳤다)]를 연상시키며 시작된다. 사람을 보는 심안을 가진, 유곽의 주인 구마고로를 찾아온 묘한 미녀 하루카. 이야기는 여자의 인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니 칼을 휘두르고 복수할 수 있는 무사 밑의 일반서민에겐 생활이 아닌 생존이 절박했더 시대에서 한 여인이 어떻게 대단원을 끝맺는지를 보여준다. 역시나 이 작품의 맨마지막 페이지에서도 나는 박수를 칠 수 있었다. 에도의 한 유곽 구마고로에게 일하고 싶다며 한 미녀가 찾아온다. 하루카는 이 처자는 다른 유녀들처럼 부모에게 팔려온 것도 아니고 생활고에 처하거나, 내지는 흔하진 않지만 이 일이 좋아서 온 것도 아니다. 구마고로는 그녀에게서 뒷이야기가 있음을 알고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실력과 인격으로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는 의사 소노 신도에게는 딸 하루카가 있다. 어느날 죽어가는 사슴을 보고 몸에 손을 얹게 된 하루카는 자신이 손이 고통을 없애며 죽음을 가져오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다. 병이 든 것도 아니지만 힘들게 노동해서 살아야하고 나라에서 보호를 바라는 것보다는 노동의 대가를 바쳐야 하는 것이 힘든 이들이 차라리 죽음을 달라며 하루카를 찾아오기도 한다. 어느날 하루카는 광에서 숨겨둔 칼을 발견하고 검술을 배우고자 하지만, 이로 인해 자신의 과거를 알게된다. 지진등으로 살던 마을에서 떠나 병균을 가져온다며 사람들의 오해를 받던 떠돌이들이 의문의 습격을 당하고 그 와중 살아있던 핏덩이가 바로 하루카라는... 하루카는 고민을 하다 집을 떠나고 '금색'이란 신의 이름을 듣는다. 이야기는 장마다 시대를 바꿔가며 다른 인물로 화자가 바뀐다. 훨씬 이전 구마고로는 가뭄으로 식량만 축내는 아이라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아니 죽음을 당하려다 도망치곤 일종의 산적들을 만나게 된다. 과거 무사이기도 했던 이들이 뭉쳐서 산중에 극락원을 만드는데. 이들은 재물을 훔쳐 사람들을 돕기도 하지만, 일종의 자신들만의 아방궁을 만들어 처자들, 아니 어린 여자아이들을 납치해와 노리개로 삼는다. 여자들이 원하면 놓아주기도 한다지만, 그녀들은 결국 마을로 내려가 유녀가 될뿐. 하루카와 구마고로가 만나게 되는 그 수십년의 세월과 사연은, 대하사극드라마 50부작을 보는듯하다. 쇼군이 만들어낸 법으로 개가 인간이 더 대우를 받고, 무사들의 무법천지, 떠도는 유민들에 대한 학대, 이들을 케어해주지못하는 나라의 권력 등등. 그 안에 어떻게든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시작도 마지막도 하루카란 처자인지라, 더 멋졌다. 한번에 잡고 읽으려니 마치 드라마 50부를 다 보는 느낌이었다. 다음번에 잡을땐 좀 여유있게 잡고 더 음미해보고 싶은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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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천둥의 계절 # 읽고 나서. 미스터리 장르에 있는데, 환상문학 같기도 하고. SF 가 가미된 미스터리라고 해야 할까. 금색 기계는 정말 금색 외양을 가진 로봇이다. 힘이 세고 신출귀몰하기까지. 그 외에도 손을 가만히 대는 것으로 사람을 안락사(?) 시키는 능력을 가진 소녀가 있는가 하면, 거짓말을 꿰뚫어보는 사람도 나온다. 하지만 배경은 거의 200여 년 전. SF의 경우 가장 최근에서 더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일이지,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쯤의 미래를 들여다보는 건 반칙인지라,, 배경이 옛날인 것도 새로웠다. 그리고 뜬금없는 초록빛 눈을 가진 금색 로봇이라니..? 시대를 넘나들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고 마지막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다. 마을에서 여자들을 잡아다가 일을 시키고 산적들의 노리개로 삼는 그룹. 착취 하지만 정말 힘들 때는 마을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그 존재를 부정당하지는 않는 그룹과, 그 안에서 도망친 사람, 그리고 대를 잇는 사람. 그리고 그들의 자녀. 왔다 갔다 무슨 소린지.. 하다가 결국 하나로 모아지는 이야기는 좋았지만, 너무 생소한 형식이라 익숙지 않아 그런가, 본래 재미를 잘 못 느꼈던 거 같기도 하다. 취향을 탈 것 같은 작품. *밑줄 "세상의 선악을 구분하건대 남이 기뻐하고 바라는 일을 해주는 것은 선이고, 그렇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악이야. 이 아버지 생각은 그렇단다." 아버지는 살릴 수 있는 환자에게 약을 팔아 삶을 선사한다. 나는 살릴 수 없는 환자에게 죽음을 선사한다. 우리는 표리일체. 나는 그저 아버지의 도구. 아버지의 그림자. 하지만 그것으로 족하다. 아주 좋아하는 아버지가 사용하는 도구여서 나는 자랑스럽다. "참으로 구제할 길 없는 놈을 죽이는 거야. 아는 사이라면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그쪽은 법도를 어기고 사람을 죽인 악당이다. 우리가 신을 대신해 벌을 내리는 셈이지." "신벌인가요?" "그래. 사람들이 모를 뿐, 인생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부 신의 조화야." -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부 신의 조화야. 각오해둬, 구마고로. "순리라. 사실 순리란 어디에도 없어. 그것이 이 세상의 무서운 점이지.그저 당사자와 그 주변 사람들이 순리에 맞다, 맞지 않다고 따질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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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대하소설, 설화... 아무리 좋은 이야기여도 그리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분야들이다. 그 바람에 이 소설에 이리 짠 별점을 매기지만, 한 가지 변명을 하자면 '추리작가협회상'이라는 홍보 카피가 과연 도움이 되었을지 의문이다. 마지막까지도 뭔가 미스터리가 풀리거나 반전이 나오리라 생각했던 내가 얼마나 한심하던지ㅜㅜ <야시>와 <가을의 감옥>에서 보여준 매력적이면서도 살짝 공포스러운 낯선 세계 이야기가 드디어 장편으로 발전한 것인가, 얼마나 촘촘하고 놀라운 이야기를 보여줄까, 하는 잘못된 기대와 '추리'라는 키워드가 머리에 입력된 상태로 읽었으니, 내내 재미있게 책장을 넘기면서도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당혹감이 함께했다. 식당에서 눈앞의 요리를 맛있게 먹으면서도 이거 내가 주문한 거 아닌 거 같은데... 싶은 상태 비슷한. 만지는 것만으로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 수 있는 소녀 하루카, 어떻게 봐도 로봇인 금색님, 사람의 살의나 거짓말이 눈에 보이는 구마고로. 에도시대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산적들의 요새 극락원과 연결된 이들의 운명이 교차하는 이야기는 단 한 권짜리 소설임에도 몇 세대에 걸친 유기적 인연 혹은 악연의 대하소설 같은 인상과 흐름을 띤다. 이런 장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십분 즐길 수 있을 만큼 내공도 뛰어나다. 더구나 이런 정석 같은 역사소설에 살짝살짝 첨가된 낯선 초현실적 요소들이 결코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섞여들게 하는 서술의 힘도 감탄스럽다. 진지한 사극의 엄숙한 장면 속에 "뾰로롱" 하는 기계음이 나와도 아무 위화감 없는 드라마를 상상해보면 적절할 듯. 비록 나는 취향상 이 매력적인 소설을 마음껏 즐기진 못했지만,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은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편집이나 만듦새 다 만점 주고 싶지만, 중간 중간 회색 배경 부분이 무늬까지 있는 상태로 짙어서인지 눈이 무지 피로했음-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