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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를 풀어내다. (사랑의 미래)
"사랑의 시를 풀어내다. (사랑의 미래)" 내용보기
; 뭐 이리 사랑의 목마름과 쓰라린 감정을 잘 풀어내는 사람이 있나. 한마디로 놀랍다. 이광호의 <사랑의 미래>는 참 독특한 책이다. 간단한 감성적 시 한 귀절에서 저자의 감성으로 뽑아내어 펼쳐보여주는 이미지가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확인하게 한다. 이런 류의 책을 손에 잡은 지 상당히 오래된 듯 하다. 저자의 말대로 이를 '허구적인 에세이'라 해야 되나, 아니면 '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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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리 사랑의 목마름과 쓰라린 감정을 잘 풀어내는 사람이 있나. 한마디로 놀랍다. 이광호의 <사랑의 미래>는 참 독특한 책이다. 간단한 감성적 시 한 귀절에서 저자의 감성으로 뽑아내어 펼쳐보여주는 이미지가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확인하게 한다. 이런 류의 책을 손에 잡은 지 상당히 오래된 듯 하다. 저자의 말대로 이를 '허구적인 에세이'라 해야 되나, 아니면 '픽션 에세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다. 이런 작의적인 명칭보다는 그냥 '감성적 사랑시 풀어쓰기'가 직설적이겠다. 시인이 이미지를 압축하여 표현하는 능력을 부여 받았다면, 저자는 시인의 언어를 해체하여 블루 빛깔의 다이아몬드처럼 사랑을 신비롭고 풍부하게 그려내는 능력을 타고났나보다. 시도 아니면서 마치 시처럼 사랑의 편린을 이렇게 어루만질 줄 아는 이가 있다니... 감탄. 

책을 펼치자 프롤로그에 기형도의 시 한 귀절 "한때 새들을 날려 보냈던 기억의 가지들을 위하여 어느 계절까지 힘겹게 손을 들고 있는가.(조치원)"가 소개되어지고, '계절이란 기억과 시간에 대한 단념의 이름이다'란 정의를 보는 순간 이 책에 빠져들 것 같다는 예감이 스치운다. (저자는 단념이란 말을 많이 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이어 '너무 어리거나 너무 늙은 사랑이, 그렇게 지나갔다. 서로 엇갈리는 긴 시간보다 분명한 것은 그 기억조차 흐려지는 날이 온다는 것. 언어만이 그 계절들을 봉인한다.' 는 글 속에서 예사롭지 않을 상흔에 마음이 열린다. 프롤로그의 제목은 "한때 새들을 날려 보냈던 계절들"이고, 에필로그는 "이제는 그대 흔적을 찾지 않고"이다. 그 사이에 '그의 시간 속에서(1부)'와 '그녀의 시간 속에서(2부)'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황망하게 사랑의 언어를 풀어낸다.

손을 잡고 건널목을 건너갈 때의, 그들이 처음 함께 맞춘 걸음의 속도. 그러나 그들은 같은 보폭으로 계속 걸어가지 않았다. 어느 순간, 그는 앞서 걸어갔고, 그 속도에 익숙해질 무렵, 그녀는 그가 이제 더 이상 빨리 걷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자신의 사랑을 무모하게 믿고자 할 때, 그녀는 그 의미를 몰랐고, 시간이 흐른 뒤, 그녀가 사랑의 미래를 보았다고 생각 했을 때, 그는 헛된 자신감을 잃었다. 그런 엇갈린 주기들이 반복되었다. 그들에게 서로는 언제나 너무 빠르거나, 느렸다.... 그들은 동시에 사랑하지 않았다 (22쪽). 사랑의 매력은 혹시 엇박자에 있는게 아닐까. 그리움에 고민하고 애탐에 흘리는 눈물 또한 서로 다른 보폭을 수용 못한 본연의 미완성일지니, 그래서 사랑에 대한 사유는 언제나 희미한 자기혐오와 함께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꿈에도 깃들지 않는 첫사랑'은 왠지 공명되는 바가 있다. 첫 사랑 없는 사람 어이 있으랴. "그의 첫사랑은 그녀와의 관계에 재배치된 어떤 새로운 서사이다. 그에게 단 하나의 유일한 첫사랑은 처음부터 없었다. 첫사랑에 관한 유일한 진실은 그것의 원본이 실재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가 다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첫사랑의 '시뮬라크르'. 과거의 사랑이 현재의 사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랑이 과거의 사랑을 만들어낸다. 모든 사랑의 이야기는 ‘현재-미래’의 사랑에 의해 끊임없이 다시 쓰인다.(62쪽)

인터넷이 없던 시절, 우리에겐 편지란 소통의 도구가 있었다. 앳된 사랑을 담은 편지는 언제나 설렘이다. "하지만, 부치지 못한 편지만큼 완벽하게 순수한 고백은 없다. 차마 발설하지 않은 미지의 언어만이 사랑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다.(116쪽)" 그땐 그랬다. 편지 속의 그녀는 지금 쯤 무얼하고 있을 지 모르나 마음 속으로 붙인 편지는 아직도 순수영혼 속을 날아가고 있다.

연인의 몸을 스치는 손가락의 움직임은 어떤 불가능한 기다림의 메타포이다. 손가락은 한 없이 연인의 몸을 어루만지지만, 영원히 그 몸으로부터 미끄러진다. 유리에 스며들 수 없는  물방울의 사소한 절망처럼. " 누군가의 몸을 만진다는 행위의 지극함은, 그 사람이 결국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 그 사람의 부재에 대한 예감에서 비롯된다. 그러니까 '나'는 '떠나려는 몸'을 만진다. 떠나려는 몸은 하나의 벼랑이다. '나'는 '당신'의 벼랑을 만진다. 만진다는 행위는 울음이 된다. 그 울음이 떠남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 만지는 것을 멈출 수 있을까?"(140쪽)... 묘한 옛추억에 잠기게 한다. 그 참...

'그대가 나였던가, 바닷가에서는'... 갯가에서 자란 나의 사랑은 오롯이 시퍼런 바닷빛이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언제나 조금 늦게, 느닷없이 온다. '당신'과 그 장면을 함께하는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생애 최고의 불꽃은 그 사람의 부재 사이로 솟아올랐다가 명멸한다. '내 사랑'은 그 절정의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다.(160쪽)". 그랬다. 내 사랑은 나의 시간에 맞추어지지않고 그렇게 떠나갔다. 방파제에 서서 남해의 바다를 바라보던 그 시절의 연가(戀歌)는 그렇게 어긋난 운명이었음을...
 
그래서인가? 사랑은 맺음보다도 이별이 더 감성적이다. "그들 사랑의 역사에서 수없이 사소한 이별들이 반복되었다. 그 이별의 순간들마다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시간들이 검은 구멍처럼 그들을 집어 삼켰으나, 실낱같은 재회의 예감은 언제나 그들에게 붙어 다녔고, 그 뿌리칠 수 없는 예감이 그들을 오히려 힘들게 만들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는 절망감보다는, 이 사랑 때문에 조금 더 많은 괴로움이 남아 있을 거라는 어두운 예감이 더욱 무거웠다. 이별은 단 한 번의 칼끝으로 우리의 숨을 거두어가지 않기 때문에 잔인하다. 그들의 하루하루는 이별의 흉내였으며, 최종적인 이별에 대한 기다림 같은 것이었다. 그들은 가장 눈부신 날에도 작은 이별을 연습했고, 아득한 황사처럼 숨 막히는 날도 미래의 이별을 다시 기다렸다.(229쪽)".

저자에게 있어 사랑은 결국 무엇일까? 위에서 보면 서로 교차된 듯 보이나 옆에서 보면 서로 다른 길을 아래 위로 가고 있을 뿐인 우연의 착각의 산물로 보는 것은 아닐까. 그가 더듬는 사랑의 실체는 아마도 이런게 아닐까? "사랑은 단번에 죽음을 맞이하지 않을 것이다. 이별이 단 하나의 선명한 얼굴을 가졌다면, 사랑도 이렇게 남루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별은 언제나 허술하고 보잘것없었으며, 사랑이 그러하듯이 영원하지도 않았다.(232쪽)". 불안한 미완성의 갈망을 노래하듯 그의 사랑은 결별을 흔적을 더듬는다. "사랑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사랑의 미래를 향해 떠날 수 있다. 어떤 희망도, 어떤 목적도, 어떤 대가도, 어떤 이름도 없이.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가 어딘가에 남아 있고, 그 하늘의 늙은 그림자 아래서 '당신'이 늦은 아침밥을 먹고 있다면, '나'도 한 숟가락의 밥을 뜨고 다시 길을 나설 수 있다."는 끝맺음의 의미는 무얼까? 절망은 새로움의 시작임을 말하는 것이려니 생각을 해본다. 사랑은 외면한다하여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깊은 가을, 꽤 색다른 사랑타령에 마음 흔들려본 책 읽기였다.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의 미래』사랑의 갈망에 대한 갈망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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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랑이 전부인 때가 있었다.나에게 온 사랑이 내 삶의 전부인것처럼 느껴져 그 사람이 아니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 말이다. 그와 사랑을 할 때는 온 세상이 빛속에 있는 것처럼 환하고 아름답기만 했고, 그 사랑을 잃었을때 나는 까만 어둠속으로 침잠했다. 밥 먹는 것, 누군가를 보고 웃어주는 것,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던 그때. 슬픔만이 가득했던 그때, 나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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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랑이 전부인 때가 있었다.
나에게 온 사랑이 내 삶의 전부인것처럼 느껴져 그 사람이 아니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 말이다. 그와 사랑을 할 때는 온 세상이 빛속에 있는 것처럼 환하고 아름답기만 했고, 그 사랑을 잃었을때 나는 까만 어둠속으로 침잠했다. 밥 먹는 것, 누군가를 보고 웃어주는 것,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던 그때. 슬픔만이 가득했던 그때, 나를 위로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그와 함께했던 추억이었고 주위의 친구들이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 그냥 살아내며 시간들을 견뎌온 것 같다. 문득, 그 사랑이 생각나게 한 책이었다.

사랑의 미래를 말하는 것.
저자는 『사랑의 미래』라고 제목지었지만, 저자도 말했다시피 이 책은 사랑에 대한 기억, 그와 그녀의 시간을 따로 구분지어 각자 과거의 사랑을 추억하는 글이다. 그 사랑이 다시 오길, 다가올 사랑의 미래에 대한 기다림 같은 것을 담아낸 글. 

당신이 나를 스쳐보던 그 시선
그 시선이 멈추었던 그 순간.
- 김혜순 「당신의 눈물」(50페이지)

한 사람이 떠나는 그 순간,
또 한 사람은 그 사람과 함께 떠나고 있으며, 
한 사람이 남겨진 그 순간,
또 한 사람 역시
그 사람처럼 남겨져 있다.
(233페이지) 

시인들의 시를 한두 줄 언급하고, 그 아름다운 시어에 대한 생각들을 담아낸 글. 사랑에 대한 언어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는지 모르겠다. 그녀 혹은 그와의 헤어짐 또한 고통이었을텐데 담담하게 그 때를 추억하는 글을 남기는 것. 사랑에 대한 단상들을 마음속으로 새겨가며 읽었다. 사랑에 대한 추억 하나쯤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게 기쁜 사랑이었건, 슬픈 사랑이었건. 

사랑이 찾아왔을때,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을때 사랑에 빠진 순간들은 그와 그녀 시간속에서 같은 시간이 아닌 살짝 빗겨간 다른 시간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사랑이 끝났을때도 그 사랑을 잃어버린 순간 또한 다른 순간속에 있다고.

고요한 음악을 들으며 사랑에 대한 사유의 글을 읽으면 참 좋을 글들이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렇게 느껴지는 그와 그녀의 사랑에 대한 글들. 때로는 시처럼, 때로는 에세이처럼 사랑을 이야기한다. 개인의 경험 보다는 픽션에 가까운 '픽션 에세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산문집이다.  문학평론가의 글이라 그런가, 깔끔하고 담백한 글들이었다.

 


["나는 리뷰어다"이벤트 참여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1.11.07. 신고 공감 8 댓글 13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단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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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또한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사소한 사유의 궤적이다. 여기, 사랑을 둘러싼 문장들은 사랑의 매혹이 아니라 무기력감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 진부하고 상투적인 ‘사랑’에 대해 아직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게는 중요하다. 어쩌면 여기에서 사랑을 둘러싼 40편의 공허와 1편의 기이한 위로를 만나게 될 것이다. (9쪽) 사랑에 대한 어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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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또한 사랑의 (불)가능성에 대한 사소한 사유의 궤적이다. 여기, 사랑을 둘러싼 문장들은 사랑의 매혹이 아니라 무기력감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 진부하고 상투적인 ‘사랑’에 대해 아직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게는 중요하다. 어쩌면 여기에서 사랑을 둘러싼 40편의 공허와 1편의 기이한 위로를 만나게 될 것이다. (9쪽)


사랑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듣고 보고 말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여기서 사랑은 그가 그녀를 2인칭으로 불러 ‘그와 그녀가 은밀한 2인 공동체를 결성했’을 때의 사랑이다. 남녀 간의 사랑이다. 거기에서 두 사람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서로에게 몰입하여 완전한 소통을 이룬다. 사랑을 듣고 보고 말하지 않으면서 나는 사랑을 잃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고 말하는 것이 사랑으로 가는 한 길일 텐데 그 길을 가지 않았다.


사랑을 잃은 시기는 젊은 시절 잠깐이지만 워낙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주저하게 된다. 더구나 제목부터 사랑을 달고 있으면 불손하게 여기기조차 한다. 다행히도 사랑에 대한 마음은 살아가면서 많이 바뀌었다. 급기야는 사랑을 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여기게 되었다. 어떠한 이야기도 사랑을 빼고 있으면 어느 구석이 빠진 듯하다. 내게 아직 온전한 사랑 이야기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합을 꿈꾸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언어적 소통이나 육체적 합일이나 제도적인 결합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가장 온건하고 평화롭게 보이는 결합으로서의 사소한 ‘포옹’은 어떤가? 포옹만으로 완성되는 사랑의 세계가 있다면? 이를테면 격렬한 사랑이 내일을 알지 못하는 불길한 축제 같은 것이라면, 포옹은 그 축제를 포기함으로써 얻어지는 위안 같은 선물이다. 연인과의 포옹은 한순간의 따뜻한 연대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하는 포옹이란 다만 친절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랑을 우애로 전환시키려는 것이며,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접촉이며, 사랑을 향한 비소유의 형식이다. ‘나’는 ‘당신’의 몸을 소유하는 대신에 ‘당신’ 몸속의 내밀한 울림을 잠깐 경험한다. (226쪽)


사랑은 둘만의 성채 속에서 자신들만의 공화국을 꿈꾼다. 언어적 소통과 육체적 합일과 제도적 결합을 바란다. 그러나 사랑은 언어적 소통으로 끝나거나 육체적 합일으로 끝나거나 제도적 결합으로 끝나게 마련이다. 설사 언어적 소통과 육체적 합일과 제도적 결합을 모두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사랑은 시간의 폭력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언어적 소통은 어긋나고 육체적 합일은 어려워지며 제도적 결합은 다음 세대에 몰두하게 한다. 둘만의 영원한 공화국은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하여, 아니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더 사랑을 꿈꾸는 것일 테다.


도심에서의 포옹을 생각한다. 숲속 나무 밑 포옹이 아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진 짧은 포옹이었다. 그날의 만남도 갑작스러웠고 몇 시간 동안의 유쾌한 이야기도 새삼스러웠다. 헤어질 무렵 갑작스런 제안으로 이루어진 포옹은 서툴기 그지없었다. 온기가 미처 전해지기 전에 포옹은 끝났다. 그렇지만 여운은 깊어 그날의 밤하늘과 밤바람과 밤공기가 가끔 떠오른다. 알싸한 통증을 수반하는 포옹의 기억은 북경 하늘에서의 책 읽기와 함께 의식과 무의식을 부유할 한 장면이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3.09.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의 미래/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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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의 미래는 이별이 아닐까. 상대방과의 이별이든, 사랑이라는 감정과의 이별이든. 마지막 문장에서 한점 가능성을 남기고 있지만 이 책 <사랑의 미래>도 헤어짐을 전제로 하고 있는 듯 하고. 누군가는 궁극의 사랑은 상대방 모르게 하는 짝사랑이라고도 하던데, 쪽팔림 없이 혼자 시작하고 혼자 끝낼 수 있는 안전함 때문이 아니라, 그 순수했던 감정을 훼손시키지 않고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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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의 미래는 이별이 아닐까. 상대방과의 이별이든, 사랑이라는 감정과의 이별이든. 마지막 문장에서 한점 가능성을 남기고 있지만 이 책 <사랑의 미래>도 헤어짐을 전제로 하고 있는 듯 하고. 누군가는 궁극의 사랑은 상대방 모르게 하는 짝사랑이라고도 하던데, 쪽팔림 없이 혼자 시작하고 혼자 끝낼 수 있는 안전함 때문이 아니라, 그 순수했던 감정을 훼손시키지 않고 그대로 박제해둘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것조차도 결국 시간의 풍화를 견뎌내지는 못하겠지만. 시선, 입맞춤, 시간, 장소, 고백, 이름, 꿈, 대화, 손가락, 얼굴... <사랑의 미래>는 그와 그녀가 함께 한 사랑의 과거와 현재를 픽션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근데 읽고 나니 좀 쓸쓸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책 때문이 아니라 창문을 흔드는 바람 소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도 세상의 모든 뒷모습이 상투적이라는 것을 깨닫는 공허한 순간이 올 것이다. 다만 그에게 남겨진 것은 그 일몰의 만조 바다에서 보았던 한 사람의 뒷모습을 봉인하는 것, 그 봉인을 통해 그녀의 고독한 유일함을 은밀하고 이기적인 방식으로 보존하는 것일 뿐.

YES마니아 : 로얄 s******i 2017.10.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