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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철학에 대한 입문서 정도로 생각을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페이스북에 쓴 글이라서 그런가 너무너무너무너무 가볍고 철학은 향만 나는 정도라 당황스러웠다.. 각 내용이 너무 짧게 끊겨서 좋은 내용이 있어도 그것이 깊이가 없이 뚝 끊겨서 집중력도 짧아져서 끝까지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내내 이어지는 정치적 유머... 작가는 유쾌한 유우머를 치는 느낌으로 쓴 것 같은데 편집되어 출판된 책에서 읽기에는 눈살 찌푸려지는 가벼움이라 동의하는 내용이어도 별로였다. 그래도 좋았던 부분을 몇 개 인용해보자면, p.86 수동적으로 불리는 이름과 달리 얼굴은 온전히 나의 것이기에, 얼굴은 존재를 알리는 가장 강력한 선언입니다. 따라서 편겨의 범벅이 된 이름을 거치지 않고 누군가의 시선을 마주치는 것은 그 얼굴의 고유성, 고귀성을 만지는 행위죠. p.177 앎은 1인칭인 내가 하는 것이니 1인칭의 마음이, 객관적인 진리는 소통에 근거를 두니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나와 너’가 이야기하는 앎의 대상으로서의 세계가 필요한 것이죠. p.222 인간이 무엇인지를 인간 내부에서 고민했던 시대에서 이제 인간이 아니었던 존재들을 놓고 이것들과 인간이 무엇이 다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p.224 어쩌면 신은 불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은 경계를 지우기 때문입니다. 이것과 저것이 다른 이유는 그 사이에 분명한 경계가 있기 때문일진대, 불은 그 경계를 가만히 지우고 재로 포섭합니다. 불 앞에서 많은 것들은 그 개성을 잃고 재로 변해가는 자신의 운명에 순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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