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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빠져드는 한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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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있으면 술잔 함께 하는 것 정말 좋은 생각이나 아무도 없이 혼자 마시는 것 그리 잘못은 아니지. 술병 말랐다고 국화의 비웃음 살까 봐 책 잡히고 옷 잡혀서 술을 사왔네. - 신위, 「국화」   옛 사람의 풍류, 지금은 아는 이 얼마나 될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빌딩 숲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해야 하는 삶에서는 쉽게 떠올리기 힘든 풍경이다. 무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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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있으면 술잔 함께 하는 것 정말 좋은 생각이나

아무도 없이 혼자 마시는 것 그리 잘못은 아니지.

술병 말랐다고 국화의 비웃음 살까 봐

책 잡히고 옷 잡혀서 술을 사왔네.

- 신위, 「국화」

 

옛 사람의 풍류, 지금은 아는 이 얼마나 될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빌딩 숲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해야 하는 삶에서는 쉽게 떠올리기 힘든 풍경이다. 무엇이 그리 바쁘고, 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일까. 모두가 문명의 발달을 찬양하지만, 삶의 여유는 점점 사라져간다. 함께 할 이가 있으면 만사 제쳐두고 술 한 잔 하며 시를 읊었을 터이지만, 그새를 참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술병 말랐다고 국화의 비웃음 살까봐 책 잡히고 술을 사왔단다. 국화를 핑계로 씨~익 웃음 지으며 술 한 잔 걸쳤을 선비의 모습을 생각하니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으면서도 그 삶의 여유가 한껏 부러워진다.

 

한시를 너무도 좋아해 달달 외우며 벗으로 삼았다는 김풍기 교수가 <옛시에 매혹되다>(푸르메, 2011년)를 펴냈다. 한시에 담긴 옛 지식인들의 사유와 풍류의 풍경을 전하기 위해서이다. 한시 자체가 가진 매력이 있기에 그는 한시에 흠뻑 빠져 살았고, 이제 독자들에게 그 매력을 들려주려 한다. 그가 엄선해 고른 한시들만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대강 알 듯 싶다. 주제별로 억지로 묶어두었으나 사실 굳이 엮을 필요도 없고, 엮어서도 안되는 것들이다. 그 짧은 한시에 담긴 메시지는 충분히 크고 넓기 때문이다.

 

흰 구름은 오래된 벗

밝은 달은 대장부 생애

수많은 골짜기와 봉우리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차를 권하리.

- 서산휴정, 「행주선사에게」, 『청허당집』권1

 

이 한시를 굳이 ‘차를 마시며’라는 주제에 담았지만, 풍류를 노래한 것이기도 하고 은거의 즐거움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만큼 한시가 내포하는 의미가 폭넓다는 사실이다. 옛 지식인들은 일상사는 물론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은유적으로 노래하며 삶을 즐겼다. 희로애락의 삶은 직접 시에 투영되기도 하고, 에둘러 표현되어 화자의 심경을 드러내었다. 그러니 조금만 읽어도 그 마음에 푹 빠질 수밖에….

 

한시를 읽을수록 유유자적하는 삶의 모습이 그려진다. 물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마시는 차 한잔에 속세의 번뇌는 모두 사그라진다. 돈 한 푼 없이도 책 읽고, 술 한잔 걸칠 수 있는 풍류는 요즘 가당키나 하겠는가. 한편 이별의 아픔이나 나라 걱정하는 마음은 왜 그리 애잔한지. 자신의 온마음을 다해 걱정하고, 아파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자의 손에 이끌려 옛시에 푹 빠져들고 말았다.

 

* 좋은 글귀

 

“기계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생활이지만, 외부의 번잡함을 모두 끊고 내면을 응시하는 순간 일상생활의 틈이 보인다. 그 틈을 비지고 들어가 내 삶을 보다 윤택하고 리듬감 넘치는 것으로 만드는 일, 그것이 바로 풍류일 것이다. 사람마다 풍류를 다르게 정의할 수 있지만, 적어도 내 삶에 있어서의 풍류란 몸의 리듬을 따라 우주의 리듬을 느끼고, 그것이 내 정신의 깊숙한 곳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풍류다.” (33쪽)

 

“책에 너무 집착하여 모든 기준을 기록에만 의지한다면 그 또한 문제다. 책은 자신이 담고 있는 문자 이면의 내용을 통하여 그것을 읽는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그런데 오직 책에 기록된 문자의 표면적 의미에만 집착함으로써 오히려 책의 문화사적 의의를 대폭 축소시키는 일이 흔하다. 그런 사람에게 책이란 껍데기요 찌꺼기다.” (122쪽)

 

“문자에만 국한되어 하나의 단편적인 지식에 머무른다면, 그것은 독서의 본의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마음 깊이 새기는 일이 중요하며, 보아서 무언가를 얻고 마음에 깨달음이 다가오면 그것을 몸으로 체득하여 아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단지 ‘언어’만을 가지고 옛 사람이 남긴 뜻을 찾으려 한다면 이는 헛된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126쪽)

 

by 꽃다지, 2011.12.19

l*******g 2011.12.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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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에 매혹될 뿐만 아니라 이 책에 매혹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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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시에 담긴 옛 지식인들의 사유와 풍류가 담긴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가 이것에 있는데, 한 시의 매력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한시 뿐만아니라 작가의 저력에 놀라는 한편 한 시가 가진 매력뿐만아니라 작가의 깊은 책읽기와 다독의 흔적들이 이 책의 곳곳에서 발견되어 깊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책읽기의 즐거움에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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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시에 담긴 옛 지식인들의 사유와 풍류가 담긴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가 이것에 있는데, 한 시의 매력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한시 뿐만아니라 작가의 저력에 놀라는 한편 한 시가 가진 매력뿐만아니라 작가의 깊은 책읽기와 다독의 흔적들이 이 책의 곳곳에서 발견되어 깊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책읽기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들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서 몇번을 탄성을 자아내며 재미있어 하는 나를 보게 되는 것 또한 이 책 읽기의 즐거움 이라 하겠다.

 

이 책의 전계방식은 옛시들의 소재를 풀어 내는대 있다. 풍류,부채,차,여행,이별,책,계절,날씨,꽃,질병,역사등 시의 소재가 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것에 관한 옛시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계되는 것이다. 그런데 소재에 대하여 접근하는 방식이 단순히 시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배경과 역사, 그리고 환경등 시가 가지는 태생에 대해 심도있는 주변의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다. 이러한 소재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과연 작가는 수 많은 책을 읽고 또한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도 놓치기 싫은 기분으로 즐겁게 책을 읽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시를 즐김에 있어 풍류와 멋을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오늘날 유흥문화의 강열함의 아쉬움이  예전의 정신적이고 정적인 풍미를 간직한 문화의 동경으로 다가 오고 있음을 느낄 수있었다. 한 잔 술을 나누며 시를 읋을 수있음은 어쩌면 그들의 정신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했을 터다. 과거 문학선생님이 술잔을 나누며 노래대신 목마와 숙녀를 외어 주면 사람들이 너무 좋아 했었다는 이야기를 해줬을때의 기억과 이 책을 읽으며 부채로 한껏 멋을 낸 옛 사람의 시의 외는 모습이 떠오르며 잠시나마 흐뭇한 웃은을 짓게 만든다.

 

아름다운 소식 몇 천리를 날아 왔는가

흰 종이 바른 함은 붉은 실로 매여있네.

늘그막에 잠 많은 걸 나도 알고 있는데

한식 전에 딴 새 찻잎을 보내주셨네.

  -이규보

 

잠이 많은 늘그막의 일상을 일깨워주는 지인의 차는 얼마나 고마운가. 언제나 깨어 있는 삶이 되도록 경계의 말을 무언 중에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한식 전에 열심히 찻잎을 따서 만들었으니, 그 부지런함과 노고는 말 할 나위도 없다. 다른 글은 없어도, 새 차를 넣어 곱게 싼 함을 마주하는 이규보의 가슴 속에는 지인에 대한 고마음과 기쁨이 새록 새록 솟아나는 듯하다. 차를 통해 멀리 잇는 벗에게 소식을 전하고 ,차를 받은 벗은 보내준 벗에게 시를 보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차야말로 가장 맑으면서도 그윽한 선물이다. 그것을 사이에 두고 우정이 깊어간다.  p63

 

예전에는 오늘 날과 달리 차를 만드는 과정은 굉장한 노고가 필요하며 손이 많이가는 작업이라고 한다. 그러한 까닭에 차는 일반인이 먹기에 어려웠기 때문에 차 선물이야 말로 친분을 나누는데 아주 좋은 도구가 되었다고 한다.  '벗은 친구의 잠이많은 늘그막에 일상을 깨워주는 차를 보내오고 받은 사람은 친구에게 시로서 자신의 고마음을 전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시보다 사람의 마음을 바로이 전해 줄 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옛 사람의 이러한 풍미에 다시금 가슴이 뜀을 느낀다.

 

보내주신 연꽃 한송이

처음에 왔을 때 붉디 붉더니

가지를 떠난 지 지금 며칠 되었는가

초췌한 모습이 사람과 한가지네.

 

고려의 충선왕이 원나라에 머물고 있을때 어떤 여인에게 정을 쏟았으나 고려로 돌아오게 되자 그 여인인 쫓아왔다. 왕은 연꽃 한송이를 꺽어서 이별을 정표로 주었지만 그리움을 이기지 못해, 이제현에게 가보고 오도록 했는데, 이제현이 가보니 그여자는 마침 누각위에 있었는데, 밥을 먹지 못한지 여러 날이 되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형편이었는데 그녀는 간신히 붓을 들어 한시에 한 편 썼다.  이제현이 돌아와 아뢰기를, "여자는 술집으로 들어가 젊은 사람과 술을 마신다는데, 찾아도 찾을 수없었습니다."라고 하였고 훗날 이제현이 왕에게 술잔을 올리면서 뜰 알래로 물러나 엎드리고 죽을 죄를 지었노라고 말했다. 왕이 무슨일이냐고 묻자 왕은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그날 이 시를 보았더라면 죽을 힘을 다해서라도 돌아갔을 터 인데, 그대가 나를 사랑하여 일부러 말을 바꾸었으니 참으로 충성스럽구려."   p115

 

이렇듯 , 옛  사람들의 시는 일상에사 나오며 그래서 더욱더 마음에 전해짐이 더해지나 보다. 과연 이제현이 잘 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를 덮어 두더라도 가슴아픈 여인이 더해져 짧은 시가 전해주는 아픔은 배가 된다. 이렇듯 이 책은 기본적인 시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줌으로서 시를 이해하는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었다면 다른 책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작가의 역량이 더해져 과거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상황을 설명함으로서 시의 탄생배경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힘이 되어 준다. 이런 책을 만날 수있는 것은, 독자들에게는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s******3 2011.11.13.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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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에 매혹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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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아줌마가 <시> 를 읽는다는 것이 (정신적인 ) 사치일까 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다. 나름 문학소녀 였던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외우는건 너무 당연하게 생각되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만약 사치라고 해도 나는 시를 읽을 것이고 가방에는 일반책에 비해 가벼운 시집을 넣어가지고 다닐 것이다. 혹시 기다려야 할일이 생기면 그 곳이 은행이던 병원이던 가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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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아줌마가 <시> 를 읽는다는 것이 (정신적인 ) 사치일까 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다.
나름 문학소녀 였던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외우는건 너무 당연하게 생각되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만약 사치라고 해도 나는 시를 읽을 것이고 가방에는 일반책에 비해 가벼운
시집을 넣어가지고 다닐 것이다. 혹시 기다려야 할일이 생기면 그 곳이 은행이던 병원이던
가리지 않고 꺼내어 잠깐 이라도 시인의 세련된 표현을 즐기는  재미가 참 쏠쏠 하니깐 말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나도 한시는 조금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사실 한자도 잘 모르고 알던 한자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나이에, 한자로 쓰인 한시를 읽는다 는건 그야말로 (내게) 사치가 아닐까 생각 되었다.
<옛시에 매혹되다 > 라는 제목과 함께 다가오는  < 한시에 담긴 옛 지식인들의 사유와 풍류> 라는
부제가 웬지 고상하고 멋스럽다. 한시를 이야기할때 풍류를 빼놓을수 없는데, 이 풍류란 것에 대하여
저자의 설명을 들어 보는게 좋을듯 하다.
 
<..흥이라고 표현될수 있는 정신적 고양상태는, 조선의 사대부들이라면 누구나 중시하는 하나의 미의식이자
미적 표현이었다. 그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멋'이요 "맵시"다. 표면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치장함으로써
표현되는 멋이나 맵시가 아니라 정신적 승화과정을 거친후표현되는 어떤 삶의 경지를 흥이라고 할수 있겠다 .
그럴 때 흥은 풍류라는 이름으로 지칭될수 있는 여지를 가진다. P28 >
 
이 책에 살린 한시는 모두 17가지의 주제로 구분하여 저자의 해설이 곁들여졌다. 현재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재직중인 저자의 옛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해설이 어렵거나 지루할 틈을 주지않고 옛시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 준다. <부채 이야기> 편을 읽다가는 예전에 조선의 사신단 일행이 청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해결할 일이 생기면 선물(또는 뇌물)로 활용했던 물건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부채 이야기 / 차를 마시며 / 절의 정신 / 문학과 여행 / 책과 사람 / 봄노래 / 꽃의 문화사 / 질병과 몸 /
변방의 노래 / 장마의 계절 / 비 온뒤 산을 오르며 / 정원 이야기 / 대나무 향기속에서 /은거의 즐거움 /
밤비내리는 소리 / 등 모두 17개의 주제는 어찌 생각하면 시를 읊기에 적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니 시를 읊기에 적절치 못한 주제는 없다. 내마음을 적절한 언어와 표현으로 나타낸것이
<시>라고 생각할때 예전의 선비는 항상 <시>를 읊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던게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저력에 놀라웠고 저절로 집중해서 제대로 책에 빠져드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옛사람들과 내가 정서가 다르고, 내가  비록 한자를 잘 모른다고 해도 앞으로도 옛시의 매력에
빠질수 있도록 이 책은 나를 옛시의 세계로  안내 하였다.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조금만 집중해서 읽으면 누구라도 옛시의 세계를 여행할수 있도록 이끌어준 저자에게 감사 드린다 ^^
 
l*****1 2011.1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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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를 읽는 여유로운 시간 [옛시에 매혹되다] 김풍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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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에는 두 가지 진입장벽이 있다. 우선 '시'는 학교 다닐 때 분석적으로 소재와 주제와 비유법, 함축된 의미 등을 따져가며 배운 기억이 뚜렷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리고 '옛시'는 주로 한자(漢字)로 쓰였기 때문에, 누군가의 해석을 거치더라도 원래의 맛을 느끼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 두 가지 진입장벽 때문에 나는 옛시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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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에는 두 가지 진입장벽이 있다. 우선 '시'는 학교 다닐 때 분석적으로 소재와 주제와 비유법, 함축된 의미 등을 따져가며 배운 기억이 뚜렷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리고 '옛시'는 주로 한자(漢字)로 쓰였기 때문에, 누군가의 해석을 거치더라도 원래의 맛을 느끼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 두 가지 진입장벽 때문에 나는 옛시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한자로 쓰인 책을 우리말로 쉽게 풀어주는 책들이 나오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한글이 창제된 후에도 여전히 배운 이들은 한자로 글을 써왔기 때문에, 이런 우리말 풀이가 없다면 그 안에 담긴 풍류와 의미는 고사하고 그 뜻조차 제대로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시에 매혹되다> (2011, 김풍기 지음, 푸르메 펴냄)를 통해 옛시의 풍류를 느끼고 싶었다.

 

강원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그간 한자로 쓰인 시와 산문 들을 풀어 쓴 책 여러 권을 내셨다. <옛시에 매혹되다>에서는 '한시에 담긴 옛 지식인들의 사유와 풍류'라는 부제에 드러난 것처럼, 부채, 차, 절, 여행, 이별, 사람, 봄노래, 꽃, 질병과 몸, 변방, 장마, 산, 정원, 대나무 향기 은거, 밤에 내리는 비와 같이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시와 시인과 당시의 시대 상황과 풍류를 이야기한다. 여기에 실린 '한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당나라, 한나라 등 고대 중국의 시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에서 학문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로서는 그렇게 연계해서 읽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풍류에 대한 저자의 설명부터 보자.

 

그들은 생활인으로서의 욕망을 정화하고 승화하여 순선하고 맑은 정신 경계에 도달하려는(혹은 도달한) 학인學人이다. 맑은 눈으로 세계와 마주할 때 비로소 천지자연의 움직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 움직임이 내 정신을 일깨우고, 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그것이 내 몸을 통해 표출될 때 우리는 풍류라고 개념화하는 것이다. (32쪽)

지극히 주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설명하는 사람에 따라 개념이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이 책에 실린 시들을 보면 이런 깨달음과 희열이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뜰에 핀 꽃 한 송이에, 맑게 우러난 차 한 잔에, 더위를 식히는 부채 한 자루에, 지루하게 내리는 비에 마음을 내준 여유와 감성을 볼 수 있다. 사랑과 이별이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관심사이므로 새삼스레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책에는 다양한 오언율시, 칠언율시 들이 실려 있는데, 한자만 있을 뿐 독음은 없다. 한자보다는 우리말 풀이와 그 안에 담긴 사유와 풍류를 읽는 데 중점을 둔 것이겠다. 천 년이 넘게 퍼지는 문학의 향기를 누려볼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y*****9 2011.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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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 어렵다는 편견을 버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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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를 떠올리면 학창시절의 수업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과서에서 다룬 조선 시대의 ‘김종서’나, ‘남이’ 장군의 시처럼 그 시대에 가장 중시하던 충, 예, 의, 효를 주제로 한 시로 기억될 뿐이다.  거기다 한자로 쓰였으니 옛 시를 대하는 보편적인 생각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선조들이 삶을 사랑하고 어떻게 표현했는지 잘 모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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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시를 떠올리면 학창시절의 수업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과서에서 다룬 조선 시대의 ‘김종서’나, ‘남이’ 장군의 시처럼 그 시대에 가장 중시하던 충, 예, 의, 효를 주제로 한 시로 기억될 뿐이다.  거기다 한자로 쓰였으니 옛 시를 대하는 보편적인 생각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선조들이 삶을 사랑하고 어떻게 표현했는지 잘 모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표현하는 형식만 다를 뿐, 자연을 벗하고 사람을 그리워하는 건 같을 것이다. 옛시에 가까이 다가가려면 많이 접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은 옛시가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한시를 다양한 주제로 분류하여 소개한 『옛시에 매혹되다』가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책은 중국 옛시부터 고려에 이어 조선 시대의 시를 소개한다. ‘고전문학과 풍류’,  ‘부채 이야기’,  ‘차를 마시며’,  ‘절의 정신’,  ‘문학과 여행’,  ‘이별과 문학’,  ‘책과 사람’,  ‘봄노래’,  ‘꽃의 문화사’,  ‘질병과 몸’,  ‘변방의 노래’,  ‘장마의 계절’,  ‘비온 뒤의 산을 오르며’,  ‘정원 이야기’,  ‘대나무 향기 속에서’,  ‘은거의 즐거움’,  ‘밤비 내리는 소리’라는 17가지 주제를 정해 그에 맞는 옛시를 들려준다. 시대적 상황이나, 지은이에 대한 설명도 놓치지 않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는 감정, 고향을 떠나 타향이나 타국에서 부모나 형제를 향한 그리움,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로 가슴 아픈 이야기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구구절절 장문의 글이 아닌 짧은 한시에 담긴 그 마음은 얼마나 애절할까.

 

 어느 하나 사연 없는 시가 없겠지만  ‘이별과 문학’이란 주제에 ‘박지원’이 아버지를 닮은 형님을 잃은 슬픔을 나타낸 시가 특히 아프게 다가온다.  

 

 우리 형님 얼굴은 누구와 비슷했나  

 선친 생각날 때마다 형님을 보았었지. 

 이제 형님 생각나면 어디서 뵈올까,  

 의관을 갖춰 입고 냇물에 비춰봐야겠지. (p. 107)

 

 다시는 볼 수 없는 형님에 대한 박지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부모에서 나고 자란 형제가 서로  닮은 건 당연한 일이나, 세상 떠난 부모와 형님을 내 모습에서 찾아야 하는 슬픔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부모를 닮아가는 우리네 모습이다. 세월을 막을 수 없으니 죽음도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그런가 하면 ‘밤비 내리는 소리’란 주제에 이런 시에도 마음이 스며든다. 

 

가을비 종일토록 내리니 

산 구름은 걷혔다 다시 덮힌다. 

오동나무엔 병든 잎 많아 

떨어져 사립문 감싸며 쌓인다. (p. 297)

 

 쓸쓸한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이응희’의 시다. 여름 장맛비와 다르게 가을비는 스산하기만 하다. 곧 겨울이 다가옴을 말해주는 비라서 그런 것이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시인이나 지금 이 시를 읽는 내가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같지 않을까. 이처럼 저자는 일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루어 한시에 대한 친근함을 유도한다. 어렵다는 생각만 접어도 한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쉬운 책이 아니다. 특별히 한시에 관심이 많거나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유용할 책이다. 그 외의 독자에겐 책에 수록된 한시를 통해 선조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고운 꽃을 마주할 때마다 ‘꽃의 문화사’, 누군가와 이별했을 때엔  ‘이별과 문학’, 비가 오는 날엔 ‘비온 뒤의 산을 오르며’ 부분을 펼쳐 읽는다면 한시와 더 가까워질 것이다.

r*********s 2011.11.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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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 가깝고도 머나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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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유독 시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시집을 들춰보고, 시와 관련된 글을 찾아 읽어보기는 머리털 나고 처음인 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을 짧은 글을 통해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그런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 또한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겠죠. 때문에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회자되는 시란, 굉장히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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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유독 시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시집을 들춰보고, 시와 관련된 글을 찾아 읽어보기는 머리털 나고 처음인 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을 짧은 글을 통해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그런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 또한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겠죠. 때문에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회자되는 시란, 굉장히 뛰어난 감성과 전달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도 될 듯 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읽기 시작했던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를 시작으로 이번에 읽은 책은 [옛시에 매혹되다] 입니다.

 

옛 시-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는데요, 뛰어난 자연경관, 사랑, 이별, 충의, 효 등을 소재로 드러나는 풍류라고 할까요. 풍류라는 단어가 앞의 단어 모두에 어울리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조들의 옛 시에서 '풍류'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책의 저자가 맨 처음 이야기하는 부분도 '풍류'에 관계된 것이었어요. 예술성이나 심미성 등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보다 폭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고, '형이상학적 개념 뿐만 아니라 우아한 흥취를 자아내거나, 흥겨운 놀이에서의 흥성스러움, 음악 등 여러 가지 층위에서 개념이 형성되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의미인 듯 한데, 그렇다면 우리가 시를 쓸 때 느끼는 모든 감정, 시에서 풍기는 감성 모두를 풍류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자는 옛 시들을 모두 17개의 챕터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고전문학과 풍류를 필두로, 부채 이야기, 차를 마시며, 절의 정신, 문학과 여행, 이별과 문학, 책과 사람, 봄노래, 꽃의 문화사, 질병과 몸, 변방의 노래, 장마의 계절, 비온 뒤의 산을 오르며, 정원 이야기, 대나무 향기 속에서, 은거의 즐거움, 밤비 내리는 소리-까지 분류작업만으로도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었을 것 같아요.

 

이 중 부채 이야기-챕터가 조금 생소했는데요, 부채는 조선의 사신단 일행이 청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면 뇌물로 활용했던 물건이라고 하네요. 더위를 쫓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 부채를 읊은 시도 있고, 임금으로부터 받은 부채에 대해 감읍하는 마음을 읊은 시도 있었으며, 이별의 마음을 부채에 담아 쓴 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 챕터의 시들은 여기 저기에서 풍월로 들은 작품들도 있었고, 처음 보는 시들도 있었지만 나름 주제면에서 친근함을 느껴서인지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인이 정독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면도 있어서 일반교양서라기보다는 대학에서 학생들이 전공교재로 쓰이면 딱 적당하지 않을까라는 기분의 책이에요. 시의 배경을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설명이 너무 많아서 시를 읽고 여운을 즐길 수 있는 여백의 미가 부족하다고 할까요. 엄청난 내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이 책의 모든 시에서 특별한 감상을 얻기란 조금 힘이 들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인 평을 더하자면, 뭐 이런 책도 읽어보고 저런 책도 읽어보면서 시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정도?!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y********j 2011.11.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옛시에 매혹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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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신의 깊숙한 곳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드는 옛시 읽기의 즐거움      옛시를 읽는 시간은 고요하다.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산중이어도 좋지만 내가 살아가는 세속의 온갖 소음이 천지를 가득 메운 도시의 한가운데라 하더라도, 옛시를 읽는 시간은 적막강산이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   얼마 전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라는 책과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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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신의 깊숙한 곳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드는 옛시 읽기의 즐거움 

 

 

옛시를 읽는 시간은 고요하다.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산중이어도 좋지만 내가 살아가는 세속의 온갖 소음이 천지를 가득 메운 도시의 한가운데라 하더라도, 옛시를 읽는 시간은 적막강산이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

 

얼마 전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라는 책과 마주한 적이 있었다. 시를 떠올리면 어려워서 시집을 펼쳐보기까지 오랜 용기가 필요한터라, 이 책은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패션지 에디터가 일상 속에서 시를 공유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놓은 글들을 보면서 시가 꼭 어렵지만은 않은거라고 믿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는 한 권의 책이 다시 놓였다. <옛시에 매혹되다>

감히 해독조차 난해한 옛시를 욕심내었구나 싶을 정도로 책은 아직 내게 깊은 사유 덩어리같아 보였다.

중국 옛시부터 고려, 조선시대의 옛시가 수록되어 30년 동안 시와 함께 한 저자의 말을 빗대어 내게 옛시의 여러가지 면모를 뽐내었지만 무지한 나는 한 권의 책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드는 데는 조금의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짧은 식견으로나마 옛시를 마주하면서 한가지 떠오르는 생각은 옛시를 읽는 시간만큼은 무엇보다도 정갈하고 적막해 소박하고 또 소박해도 괜찮다 싶었다.

 

 

흰 구름은 오래된 벗

밝은 달은 대장부 생애.

수많은 골짜기와 봉우리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차를 권하리.

-서산휴정, 행주선사에게, 청허당집 1권-

 

딱딱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옛시가 가볍기만 한다면 매력은 현저히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요즘 사람들은 커피를 차 보다 더 많이 음용하지만 차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하나의 기호가 되었다.

옛사람들은 가벼운 일상생활도 깨달음이 세계와 동일시 하면서 시로 그런 부분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놓았다.

흘러가는 구름을 벗으로 삼는 수행자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작가는 이 시를 두고, 옛사람들은 한 잔의 차를 통해 차의 색깔, 향기, 맛 등을 음미하면서 자신의 감각 세계를 관찰하고 그것을 통해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것을 자각한다고 말한다.

 

좋은 것만 찾아 가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더 높은 무언가를 열망하면서.

옛시는 그런 점에서 내 안의 가장 낮은 곳까지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서 어렵지만 매혹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이 책은 해당 도서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했음을 명시합니다** 

 

 

 

 

h********a 2011.11.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