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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대가리라는 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어로 비둘기 머리(pigeon head), 칠면조(turkey)는 멍청이라는 뜻이다. 훈련을 받은 비둘기는 최대 1,600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도 집으로 날아올 수 있다. 평균 시속 80킬로미터의 속도로 전혀 모르는 장소에서 최단거리로 날아 집으로 돌아온다. 야생 칠면조들은 발견되었을 때, 자기들에게 가해지는 위험이 소극적이거나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가축화된 사촌 종인 것처럼 위장을 하고 자기들은 전혀 위험을 느끼지 못한다는 듯이 행동한다. 사냥꾼들이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멀리 간 뒤에야 날개를 활짝 펴고 엄청난 속도로 내달린다. 비둘기와 칠면조가 전혀 멍청하지 않고 오히려 똑똑하다는 증거다. 그리하여 새대가리라는 말은 새의 한 부분만 보고 오해한 것이 지나지 않는다.
새는 거의 1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구에서 살고 있다. 자연의 위대한 성공 사례 가운데 하나인 새는 생존에 다양한 전략을 개발했는데, 새들의 독특한 재간들 가운데 적어도 몇 개는 사람의 재간을 훨씬 뛰어넘는다. 따라서 새를 멍청이라고 부를 게 아니라 오히려 천재라고 불러야 한다. 천재라는 용어를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하고 문제를 이해하고 문제를 찾아갈 방법을 찾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는 재주라고 정의한다면 말이다. 다시 말해서 여러 새들이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 총명함과 융통성을 발휘해서 환경과 사회가 주는 압박을 헤쳐나가는 재간이라 측면에서 새는 천재다. 어느 지역 특정한 새만 그런 게 아니라 광범위한 곳에서 다양한 새가 그렇거니와 과학이 발달하면서 조금씩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먹이를 새롭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먹은 사례도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서식하는 갈색머리흑조는 가는 나뭇가지로 소똥에서 먹이를 골라냈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곤충을 미끼삼아 물 위에 던져놓던 검은댕기해오라기도 있었고, 토끼가 달아나지 못하도록 공중에서 조개를 떨어뜨리는 기술을 구사한 재갈매기도 있었다. 그보다 훨씬 혁신적인 새도 있었다. 애리조나 주 북부에서는 흰머리독수리가 얼음낚시를 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53쪽)
사회성이 아주 뛰어난 새들이 많다. 그런 새들은 함께 모여 새끼를 기르고 목욕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먹이를 찾는다. 다른 새들의 대화를 엿듣고 논쟁하고 바람을 피우고 속이고 이용하고 다른 새의 새끼를 납치하고 이혼한다. 지극히 공정하게 행동하고 선물을 주고 물건을 주고받으면서 놀고 잔가지나 스페인 이끼, 짧은 철사를 가지고 서로 줄다리기를 한다. 이웃의 물건을 훔쳐오고 낯선 존재가 오면 어린 개체들에게 경고해주고 치근대고 가진 것을 나눈다. 사회망을 구축하고 지위를 차지하려고 경쟁하고 서로를 위로하려고 입을 맞추고 어린 개체를 가르치며 부모의 등을 치고 죽은 동료의 장례식에 참석하며 심지어 비통해하기까지 한다. (143쪽)
정원사새는 큰 뇌, 긴 수명, 천천히 자라는 생장 속도(완전히 성장하려면 7년이 걸린다) 등, 지능이 뛰어나려면 갖추어야 한다는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정원사새는 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라에 있는 열대우림과 삼림 지역에서 20여 종이 살아가는데, 그 가운데 17종이 바우어를 짓는다. 지구에서는 우리 사람을 제외하면, 아마도 정원사새만이 짝짓기 할 상대를 유혹하려고 터무니없이 과하게 자기가 소유한 물질을 과시하는 동물일 것이다. (24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