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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신경림시인의 대표시들을 모은 시선집이다. 그런데 다른 시집과 큰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시인이 시인의 자필로 그의 시를 전부 썼다는 것이다. 딱딱한 인쇄체 글자가 아니라 독자는 시인의 필체로 그의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경림시인의 필체는 신경림시인의 시하고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또한 그의 삶하고도 잘 맞는 것 같다. 신경림 시인이 친숙한 모습이듯 그의 글씨도 친숙하다. 그의 시 '파장'에 이런 싯구가 있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 싯구처럼 그의 글씨는 못나보인다. 그러나 흥겹다.
사람은 그의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알듯이 그의 문학이 어떠한지를 알려면 그의 필체가 어떠한지도 알아야겠다는 다소 아둔한 생각도 해 본다. [인상깊은구절] 달빛 밤 늦도록 우리는 지난 얘기만 한다 산골 여인숙은 돌광산이 가까운데 마당에는 대낮처럼 달빛이 환해 달빛에도 부끄러워 얼굴들을 돌리고 밤 깊도록 우리는 옛날 얘기만 한다 누가 속고 누가 속였는가 따지지 않는다 산비탈엔 달빛아래 산국화가 하얗고 비겁하게 사느라고 야윈 어깨로 밤새도록 우리는 빈 얘기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