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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내용보기
옛날에 책만큼 좋아했던 것이 ‘베스트극장’이었다. 2007년 3월, ‘베스트극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그래, 맞아! 이제 나도 찾아보지 않잖아!’고 자조했던 기억이 난다. 문화 콘텐츠가 부족했던 학창 시절, 나는 항상 이야기에 굶주린 풋풋한 청춘이었고, ‘베스트극장’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바보상자’가 아닌, 마법의 상자였다. 그 마법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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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책만큼 좋아했던 것이 ‘베스트극장’이었다. 2007년 3월, ‘베스트극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그래, 맞아! 이제 나도 찾아보지 않잖아!’고 자조했던 기억이 난다. 문화 콘텐츠가 부족했던 학창 시절, 나는 항상 이야기에 굶주린 풋풋한 청춘이었고, ‘베스트극장’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바보상자’가 아닌, 마법의 상자였다. 그 마법의 상자는 의미 깊게 잘 쓴 드라마를 내게 보여주었다. 분명한 건 나를 키운 것 중에 일부분은 ‘베스트극장’일 거라는 거다.

 

『달과 게』와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두 편을 읽은 후, <미치오 슈스케>는 나에게 ‘베스트극장’이 되었다. <달과 게>에서도 그러하더니,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에서도 꼭 ‘베스트극장’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달과 게>를 읽고서는 그가 ‘제 2의 하루키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가’라는 말에 약간은 반발을 하며 ‘하루키스타일’과는 다름을 강조했었다. 그건 나의 오해였다. 일본문단 계에서는 말하는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을만한 영향력 있는 작가로 성장할 것이라는 말이다. 요란스럽지 않고 그렇다고 조용하지도 않은, 적당히 부산스러운 삶의 유머가 있는 이야기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을 읽고서 ‘제2의 누구’라기보다는 역시 내겐‘베스트극장’이다.

 

A는 미대를 졸업하고 할 일이 없던 차에 B의 동업 제안을 받아들여 중고매장 가사사기의 부점장으로 부임한다. 뭐 종업원은 A와 B 둘 뿐이지만. B는 수수께끼와 미스터리한 일들에 휘말리고 싶어 하고 허풍이 굉장히 센 인물이지만 누구에게도 유쾌함을 주는 사람이다. 그에 비해 A는 좀 더 내성적이고 꼼꼼한 성격이지만 우둔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매번 오호지 절의 무서운 주지에게 쓸모없는 물건을 바가지 써서 구매하는 등의 변변치 못한 수완으로 B에게 바보 취급이나 당한다. 그리고 여중생 C가 있다.

 

이 중고가게가 특별한 이유는 B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탐정처럼 행동한다고 할 수 있다. 그걸 C는 특별히 여기고 있다. 우러러본다고 할까. 그런데 그 이면에는 A의 노고가 숨어 있다. B가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끔 A가 철저한 준비를 한다는 거다(어떤 사건은 실제와 다르기도 한 A의 조작이기도 하다는 것). 왜 A는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까? C 때문이다. C가 실망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였다. 그렇다고 A가 C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외려 가족 같은 따듯한 마음이다. 맞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B를 제외하고는 타인에게 ‘배려’하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이다. 일명 ‘초코파이인’들이다.

 

나는 ‘감동과 위로’라는 두 가지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삶을 살지도, 유난스럽게 삶을 살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각각이 다른 모양과 색의 아픔이 있다. 헌데 그 아픔들이 아픔인 이유는 바로 ‘위로’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아픔인 것이다. 요즘은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픈 사람들뿐이어서 ‘위로’를 가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드물다. 사사로운 이득에 연연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 ‘중고매장 패밀리’들이 봄 · 여름 · 가을 · 겨울, 4계절을 배경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가 계속 해를 거듭해 나갔으면 좋은 것이 바로 이 이유이다.

 

추리, 탐정, 사건 이런 일이 주를 이루지만 소란하지 않다. 소란하지 않고 편안하게 읽히는 보통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담긴 아픔과 슬픔과 위로, ‘초코파이인’들의 약간은 엉뚱하고 유쾌하게 오늘을 사는 법 안에 담긴 여운이 있는 이야기는 한 동안 기억에 머물 것 같다. ‘가사사기의 중고매장’에서는 또 어떤 손님이 왔고 그 손님은 또 어떤 말 못할 사연을 가졌을까, 또 B는 호들갑을 떨겠지, B의 호들갑을 보고 A는 머리를 긁으며 한숨을 쉬겠지. 오늘도 A는 주지 스님에게 쓸모없는 물건을 받아와서는 돈을 뜯겨 아무 말도 못하겠지. C는 학교에 가지 않고 또 중고매장 소파에 눌러 앉아 C를 경이로운 눈을 보며 A에게 수상한 윙크를 날리겠지.....



l*****2 2011.10.29. 신고 공감 10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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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따뜻해지는 수상한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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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가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인줄 몰랐는데 작가의 인터뷰에서 2009년 나오키상과 2011년 나오키상을 받은 소감을 미치오 슈스케는 " 머지 않아 수상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상을 일찍 주었다." 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정말 작가로서 대단한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자신감을 입증하듯이 무척 유쾌하며 재미있다.  일본소설 특유의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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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슈스케가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인줄 몰랐는데 작가의 인터뷰에서 2009년 나오키상과 2011년 나오키상을 받은 소감을 미치오 슈스케는 " 머지 않아 수상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상을 일찍 주었다." 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정말 작가로서 대단한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자신감을 입증하듯이 무척 유쾌하며 재미있다.  일본소설 특유의 이상한 사고도 보이지 않는다. ㅋㅋ ~ 그리고 또한 미치오 슈스케 그가 궁금해졌다. 

 

이야기는 히구라시의 일인칭시점으로 전개되는데 작품속의 히구라시는 무척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남자같다. 장사수완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오호지 절의 무서운 주지에게 늘 비싼 돈을 주고 중고를 업어오는데 가사사기는 그런 히구라시를 늘 바보취급한다. (사실 바보는 가사사기가 더 바보같은데 ^^)미대를 졸업하고 빈둥거리는 백수 히구라시를 가사사기의 중고매장에서 일하고 꼬드겨 일한지 2년째가 되어가지만 1년365 적자를 면치 못해 늘, 언제나 지갑에 돈이 없다. 매일 날계란에 밥을 비벼먹다가 질려버린 히라구시, 가사사기에게 같은 것만 먹으면 영양불균형이 되니 계란후라이를 해먹자고 진지하게 조언하는 히구라시의 말에 빵 터졌다.

 

늘 '머피의 법칙'이란 책을 옆에 끼고 다니는 가사사기, 가사사기의 유일한 장점은 언제어디서나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추리소설의 탐정역이 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하나같이 범죄의 향기로 느낀다. 그리고 헛다리는 또 얼마나 잘 짚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사기를 천재로 알고 쫓아다니는 철없는 여중생 미나미라는 팬도 있다. 

 

이야기는 네번에 걸쳐 전개되는데  봄 (청동상 방화 미수사건) 에서는 새청동상과 연결된 유서와 유언에 얽힌 미스터리사건이, 여름(신목 손괴사건)과 얽혀 누마자와 목공점에 여성목공으로 들어간 사치코의 사연이, 가을 ( 마루 짱 홧김 덥석사건) 에서는 화목했던 가정이었으나  부모가 이혼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사춘기 소녀의  방황과 이혼가정속에서 느끼는 아픔등이 사건과 함께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그려진다. 마지막 겨울은 히구라시에게 늘 바가지를 씌우는 오호지 절의 주지가 어쩐 일로 귤을 공짜로 원없이 가져가라며 히구라시와 가사사기, 나미를 절에 부르면서 전개되는 사건이 마지막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여인이 아이를 낳지 못한채 죽자 먼미래의 아이를 위해 저금통에 남겨둔 편지는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 사건에서  처음으로 가사사기의 추리가 맞을 뻔하자 히라구시는 그럴리가 없는데 하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가사사기는 마지막 사건도 맞추지 못한다.그럼 그렇지 ^^  하지만 왠지 사건이 터지면 가사사기의  멘트  마지막 한수가 남았어 . 체크메이트 ! 가 자꾸 떠오를 것  같다.  적자를 면치 못하면 어때 ~ 인생 뭐 있어 가는거야~~를  몸소 실천해주는 콤비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이렇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추리소설도 있구나...정말 수상한 가사사기의 중고매장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1.10.26. 신고 공감 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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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동안의 이야기,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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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추리 관련 이야기라고 얼핏 들은 것 같아서 추리를 제대로 보여줄까 하고 기대했던 것도 사실인데 조금 빗나갔던 것 같다. 추리가 맞긴 맞는데 2% 아니 어쩜 그보다 더 많이 부족하다. 부담없이 너무나도 빠르게 술술 읽힌 점은 좋았지만 원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봄 - 까치로 만든 다리, 여름 - 쓰르라미가 우는 강, 가을 - 남쪽 인연, 겨울 - 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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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추리 관련 이야기라고 얼핏 들은 것 같아서 추리를 제대로 보여줄까 하고 기대했던 것도 사실인데 조금 빗나갔던 것 같다. 추리가 맞긴 맞는데 2% 아니 어쩜 그보다 더 많이 부족하다. 부담없이 너무나도 빠르게 술술 읽힌 점은 좋았지만 원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봄 - 까치로 만든 다리, 여름 - 쓰르라미가 우는 강, 가을 - 남쪽 인연, 겨울 - 귤나무가 자라는 절

 

이야기는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눠져 전개되는데 각각의 옴니버스적인 이야기가 조금씩 맞물리며 이어진다. 원제가 '가사사기 일행의 사계절'이라고 하니 내용과 비례하여 원제가 더 어울리는 이야기랄까? 물론 제목만 놓고 봤을 때는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 매장'이 단연코 더 눈길을 끄는 것 같다.

 

암튼 가사사기 조스케라는 사람이 차린 중고매장에 부점장으로 영입된 히구라시 마사오가 점장보다 더 활동적으로 수상한 중고 매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게를 꾸려나가는데 모종의 사연으로 알게 된 미나미 나미란 여자애가 시시때때로 드나들며 둘의 일에 참견을 하고 중고품을 사고 팔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각각의 이야기를 잠시 들여다보면...

 

봄은 청동상 방화 미수 사건으로 가가타 동기라는 청동제품 제작하는 곳으로 회사라고 하기엔 꽤 작다고 할 수 있지만 거기서 만들어진 새 청동상안에 보관해놓은 걸 미끼로 벌어지는 한 몰상식한 인격을 가진 파렴치한의 협박사건이다.

 

여름은 꿈을 가지고 공방에서 일하게된 여자가 실은 그 일에 대한 정열도 그다지 없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구실로 일을 꾸미고 그걸 알아차린 가사사기 일행이 일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며,

 

가을은 미나미 나미에 관한 이야기로 가사사기의 중고 매장으로 나미의 어머니인 리호의 의뢰가 들어와 가사사기와 히구라시가 그 물건을 사들이러 가게 되며 나미를 비롯한 그들 가족과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다.

 

그리고 겨울은 오호지라는 절을 배경으로 거기의 스님이 입양해서 키운 소친이라는 아들과 도둑, 귤에 대한 이야기며 계속해서 빗나가는 추리를 뒤에서 바로잡아 해결해주는 사람이 실은 그 사람이었다는 걸 소녀도 알고 있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동기랄까? 그것도 그렇지만 해결에 대한 단서나 실마리도 없이 천재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으로만 봤을때는 어딘지 씁쓸함을 느껴야했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책들과 겹쳐보이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즉 강물이 조용히 흐르는 것 같은 잔잔함과 따사로운 봄볕이 비쳐주는 듯한 훈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산다화'와 '마호로역앞 다다심부름집'이란 책인데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을 읽는 동안 이 두 책의 줄거리가 머릿속을 자꾸만 붕붕 떠다녔다.

 

이처럼 주인공과 배경만 다를 뿐 내포되어있는 분위기가 별반 다르지 않은 소설을 만나게 되면 왠지 모르게 속이 텅빈 것처럼 허전함을 금할 수가 없다. 물론 앞의 두 책을 먼저 접했기에 그렇게 느끼는 걸수도 있고 저자의 저서 중 한권만을 접해보곤 어떠하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므로 다른 저서들도 찾아보며 비교해서 읽어보고 판단해야할 것이다.

 

 

 

k****e 2012.01.27. 신고 공감 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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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 미치오 슈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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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에 나오는 그 사람과 닮았어.'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소설 속에 나와 닮은 모습을 한 어떤 인물이 있나 보구나 하며 흘려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떤 분이 '당신은 거기에 나오는 히구라시를 닮았어.'라고 하셔서 조금씩 그 책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가사사기를 닮았어.'라는 이야기를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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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에 나오는 그 사람과 닮았어.'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소설 속에 나와 닮은 모습을 한 어떤 인물이 있나 보구나 하며 흘려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떤 분이 '당신은 거기에 나오는 히구라시를 닮았어.'라고 하셔서 조금씩 그 책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가사사기를 닮았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삼 세 번. 도대체 그 소설이 어떤 소설이길래 나와 닮은 사람이 이토록 수상하게 많이 등장한단 말인가. 궁금증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을 읽어 보았습니다.

 



    한 권의 소설을 다 읽고 그 소설에 대해 다시 되새겨 볼 때, 책을 읽던 당시 메모를 해뒀던 페이지를 다시 열어보면, 그때 느꼈던 묘한 감정들이 되살아나면서 다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메모해둔 페이지가 많으면 많을 수록 그 소설은 나를 일깨워주고, 내 가슴 속에 무언가 뜨거운 것이 자리잡게 한 대단한 소설이었다 라는 평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엔 나는 괜찮은 소설을 읽었다 라고 결론짓습니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은 제게 그런 모습의 소설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 소설을 통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추리소설을 기대하거나 미스터리한 모습을 한 소설을 기대하고 봤다면 더욱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을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미스터리함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이 그렇게 대단하거나 흥미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잔혹하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담고서 사람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부분도 보이질 않습니다. 또 단편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나오기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철수가 학교에 가서 신발주머니를 잃어버렸는데 짝궁인 영희가 의심스러운 미스터리함 정도랄까요. 예를 들자면 그런 식의 이야기가 있다는 겁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은 보통 분열된 자아를 가졌거나 무언가로부터 병들어있고 나약하고 상처받은 모습을 한 인물들이 어두운 형상을 하고 등장합니다. 이런 모습은 어찌보면 그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희안하게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 밖에 없다 라는 묘한 홀림처럼 정말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변에 깔고있는 무의식의 흐름같은 것들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또 신기한 것은 소설마다 무언가 확실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수상한 모습을 한 작가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은 그런 식의 어두움따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굉장히 명랑하고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당시 미치오 슈스케의 2세가 태어났거나, 혹은 2세를 위한 소설을 써보자는 밝은 마음을 먹고 집필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어찌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습니까. 차라리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이라고 인정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이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이다라고 단정할 수 있는 한가지가 근거가 있습니다. 바로 슈스케 스타일의 치밀한 퍼즐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작은 에피소드 하나에서도 흘려놓은 모든 힌트와 단서들을 확실히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이야기들을 모아서 하나의 큰 소설로 완성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퍼즐의 조각들을 재사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퍼즐을 맞추고 완성할 때, 분명히 퍼즐을 완성했는데 조각 하나가 남겨져 있다면 이상하다 여길 게 아닙니까. 그런데 슈스케는 그런 식으로 남겨질 모든 퍼즐의 조각들을 쓸어담아서 타이트하게 짜놓는 대단한 능력을 발휘해냅니다. 더욱이 이 소설에선 순수 미스터리의 퍼즐뿐만 아니라 감동의 퍼즐까지도 보이고 있으니. 역시 정말로 대단한 소설이란 생각을 합니다. 비록 그 퍼즐이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에서는 4세 이하의 어린이가 가지고 놀 유아용 퍼즐이었지만 말입니다.



피도 없고 살인도 없는, 미스터리한 모습을 하고 있는 수상한 미스터리.

달달하고 따뜻한 미스터리로 오염된 정신을 정화시켜 보자.

 



    다시 맨 처음에 이야기했던 가사사기와 히구라시의 이야기를 하자면, 가사사기는 자신이 마치 명탐정인 양 온갓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특별한 범죄, 또는 있지도 않을 범죄의 냄새를 쫓는 허세와 망상의 인물입니다. 눈치없지만 귀여운 모습을 한 자칭 탐정 역을 하며 상상의 추리를 하다가 마지막 한 수, 체크메이트 직전에 뭔가 틀어져서 오답에 다가가고 마는 그런 인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옳은 소리도 제법 많이 하고 있어서 그 모습이 미워보이기 보다는 재미있고 유쾌해 보입니다. 그리고 히구라시는 그런 가사사기 옆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건의 진상을 풀어내고 서로가 오해가 없도록 조정하며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 인물입니다. 사람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쉽게 무언가를 거절하지 못하며, 차라리 내가 조금 손해를 보고 말지, 라는 생각으로 직역보단 의역을 해내는 인물. 그런데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이 두 인물은 정말로 저와 닮은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모두와 닮았을 지도 모릅니다. 한편 '당신은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에 나오는 그 사람과 닮았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고 무척 놀랐습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정말로 제게 그런 모습들이 그렇게도 뻔히 보이던가요.








    <머피의 법칙>은 몇 번 읽어도 배워야 할 내용이 바닥나지 않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실패의 예, 그것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재주꾼들의 말로 완벽하게 망라해 놓은 게 바로 이 책이야.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실패란 무엇인가를 샅샅이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히구라시 군. (12쪽)



    게임이란 그 자리에서 끝맺을 줄 알아야 재미있는 거야. (63쪽)



    여기는 분명히 나무들의 향기로 가득 차 있어. 하지만 말이야, 히구라시 군. 내가 그것보다 더 확실하게 느낀 건 범죄의 향기지. 죄가 남긴 향기라는 보이지 않는 입자가 아까 전부터 내 본능을 자극하고 있어. (97쪽)



    강 옆의 잔디밭에 나란히 앉아 셋이서 아이스캔디를 먹었다. 건너편 강가에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서 쓰르라미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쓰르람쓰르람, 하는 소리가 먼 곳과 가까운 곳에서 울려퍼지자 오래된 영화 속에 들어간 것 같았다. 그런 산의 소리를 싣고 흐르는 강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쩐지 죽은 어미니가 떠올랐다. 내 바로 코앞에서 어머니가 그 따뜻한 눈을 영원히 감은 그때의 일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인생 역시 이렇게 구부러진 좁은 강과 마찬가지로 굴곡이 심했다. (114쪽)



    사치코에게 이 공방에서의 생활은 쓰르라미의 울음소리와 똑같았으리라. 멀리서 들을 때는 듣기 좋았다. 하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들어보자 상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156쪽)



    나미는 분명히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진심의 것이다. (227쪽)



    남자는 여자를 위해 몰래 도움이 되고자 하는 법이거든. (267쪽)






 

크롱의 혼자놀기 : http://ionsupply.blog.me

 




 

i*******y 2012.04.21.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웃음끼 가득하면서도 잔잔한 감동마저 맛볼 수 있었던 유쾌하고 즐거운 책읽기였다
"웃음끼 가득하면서도 잔잔한 감동마저 맛볼 수 있었던 유쾌하고 즐거운 책읽기였다" 내용보기
일본 신진 작가로는 가장 주목받는 작가라는 “미치오 슈스케(道尾秀介)”는 2011년 나오키 수상작품인 <달과 게(북폴리오/2011년 3월)>로 한번 만나본 적이 있는데, 추리소설로 유명한 작가인데다가 광고 문구인 "엄마의 남자가 사라지게 해주세요" 때문에 추리소설이겠거니 하고 읽다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심리와 성장과정을 섬세하고도 잔잔하게 그린 성장 소
"웃음끼 가득하면서도 잔잔한 감동마저 맛볼 수 있었던 유쾌하고 즐거운 책읽기였다" 내용보기

일본 신진 작가로는 가장 주목받는 작가라는 “미치오 슈스케(道尾秀介)”는 2011년 나오키 수상작품인 <달과 게(북폴리오/2011년 3월)>로 한번 만나본 적이 있는데, 추리소설로 유명한 작가인데다가 광고 문구인 "엄마의 남자가 사라지게 해주세요" 때문에 추리소설이겠거니 하고 읽다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심리와 성장과정을 섬세하고도 잔잔하게 그린 성장 소설이어서 다소 당황했던, 그리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결말 때문에 “유년시절을 서정적으로만 그려낸 작품이 아닌 만만치 않은 작품이다”라는 어느 일본 작가의 감상평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참 “묘한” 소설이었다. 독특한 느낌의 작가였던 터라 그를 유명하게 만든 전작 "추리소설"들을 읽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바람대로 그를 추리소설로 다시 만났다. 다만 무거운 정통 추리소설이 아닌 웃음끼 가득하면서도 잔잔한 감동마저 느낄 수 있는 가볍고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로 말이다.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북폴리오/2011년 10월)>이 바로 그 책이다.

 

 

친구인 “가사사기”와 함께 중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나(히구라시)”는 매번 인근 절 스님에게서 쓸모도 없는 중고 물건들을 바가지를 써서 비싼 값에 사올 정도로 장사 수완이라고는 영 젬병인 그런 사람이다. 개장한지 3년 째 적자에 허덕이는 이 중고매장에는 숨은 사연이 있다. “머피의 법칙” 원서를 끼고 다니며 허풍끼가 다분한 가사사기가 사실은 셜록 홈즈 찜 쪄먹을 정도로 명석한 추리 솜씨를 발휘하여 중고 물품에 얽힌 수수께끼를 척척 풀어대는 것이다. 즉 중고 물품 판매가 주업이고 탐정이 부업인 셈이다. 그런데 사실 말도 안되는 추리를 남발하는 가사사기의 뒷수습은 올곧이 나의 몫으로 설레발 떠는 가사사기 대신에 나는 수수께끼를 풀고 범인을 잡아내는 숨은 탐정 노릇을 하느라 꽤나 피곤하다. 그런데 그 일을 그만둘 수 가 없다. 어떤 사건 때문에 알게 되어 매장을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된 여중생 “미나미 나미”가 가사사기의 천재적 두뇌 솜씨에 홀딱 반한 나머지 그를 추종하는 지라 어린 소녀의 그런 믿음을 깨뜨릴 수 가 없기 때문이다. 책에는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콤비가 중고 물품 매입과 판매 과정에서 겪은 수수께끼 사건들을 네 계절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먼저 <봄|까치로 만든 다리> 편에서는 청동 독수리 상에 얽힌 방화사건과 동상 속에 감춰진 비밀을, <여름|쓰르라미가 우는 강> 편에서는 간만에 살림살이 일체를 주문한, VIP 급 주문을 해온 공방에서 만나게 되는 미스터리를 해결한다. <가을|남쪽 인연> 편에서는 중고 매장 식구나 마찬가지인 “미나미 나미”를 만나게 된 사건을 소개하고, 마지막 편인 <겨울|귤나무가 자라는 절> 편에서는 매번 히구라시에게 바가지를 씌워 온 인근 절 주지 스님과 의붓아들에 얽힌 사건을 해결하면서 주지 스님의 의외의 면을 발견하게 된다.

 

 

4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사실 “범죄”라 부르기에 민망한 소소한 사건들이지만 각 사건들에는 결코 밋밋하지 않은 트릭들이 숨겨져 있다. 나서기 좋아하고 자칭 타칭 - 여기서 타칭은 여중생 소녀 “미나미 나미”에게만 해당되겠지만 - 천재적 추리 솜씨를 가지고 있는 중고매장 사장 가사사기는 나설 때 안 나설 때 가리지 않고 사건 속의 트릭을 밝혀내겠다고 나서는데, 부점장이자 친구인 “히구라시”는 친구를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징역 3년 이하의 엄벌에 처할 수 도 있는 한밤중 월담도 서슴치 않으며, 술기운이 채 가시지 않아 머리가 지끈거림에도 불구하고 가사사기의 엉터리 추리를 증명해야 하는 밤샘 작업을 해야 하는 등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그런데 그 의도가 수시로 드나들며 가사사기를 해바라기하는 소녀 “미나미 나미”의 그 믿음을 깨지 않기 위해서라니 그 마음이 참 갸륵하고 이쁘기까지 하다 -왠지 성적 취향이 의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불순한 마음은 접어두기로 하자 -. 이처럼 반대로 뒤집혀 버린 셜록 홈스(가사사기)와 와트슨(히구라시) 콤비가 벌이는 추리극(推理劇)이 꽤나 유쾌하고 즐겁게 펼쳐진다. 이런 기발한 트릭과 추리, 코믹스러운 인물 관계 설정에서 오는 재미 외에도 에피소드들도 재미와 함께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데. 남편의 유언을 지키려고 도둑질과 방화까지 저지르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감싸려고 어설픈 연극을 벌이는 아들(->까치로 만든 다리), 여자에게는 힘들기 짝이 없는 공방 일을 마치고 이제 정식 제자로 임명되지만 진로 문제로 갈등하는 여자 후배와 그런 후배를 격려하려는 남자 선배의 따뜻한 배려(->쓰르라미가 우는 강), 사업 실패로 가족을 떠나야 했지만 딸이 못내 걱정되어 몰래 지켜보고 있는 아버지(->남쪽 인연), 사별(死別)한 아내의 유언을 가슴 속에 깊이 새겨 의붓아들에게 사랑을 쏟는 주지 스님(-> 귤나무가 자라는 절) 등의 사연들은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 흘리는 큰 감동은 아니지만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흐뭇하고 잔잔한 감동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절묘한 트릭과 플롯, 뒷통수를 후려치는 충격적인 반전, 그리고 자극적인 살인사건 등 무거운 느낌의 미스터리를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영 심심하고 밋밋한 추리 소설이겠지만 역시나 묵직한 정통 추리소설 매니아를 자처하는 나이지만 읽는 내내 입가를 떠나지 않은 미소와 함께 잔잔한 감동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읽고 나서도 유쾌하고 즐거운 느낌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 이런 작품을 읽는 것도 꽤나 기분 좋은 책 읽기였다고 생각된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앞에서 말한 <달과 게> 한 편 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간의 작품들이 인간의 나약함과 어두운 본성을 파고드는 묵직한 글들이었다는데, 작가가 이번에는 작품의 출발점을 ‘이런 녀석들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녀석들을 만나고 싶다’라는 꿈에 가까운 인물들을 등장시켜 자신이 만든 가공의 세계 속에서 제약 없이 자유롭고 즐겁게 지내도록 한, 그래서 이 작품이 자신의 ‘진지한 놀이’라고 자평했다고 하니 작가도 이 작품을 쓰면서 꽤나 낄낄대고 웃었을 것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달과 게>를 읽고 성장소설 특유의 감동을 느끼는 데는 실패해서 결코 편히 읽히는 책은 아니었음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작가가 의도한 재미와 감동 코드를 올곧이 이해할 수 있었던, 그래서 더 유쾌하고 즐거웠던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a*****7 2011.10.3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새로움을 시도해보았지만, 이 작가라면 이보다 훨씬 더 잘할텐데...
"새로움을 시도해보았지만, 이 작가라면 이보다 훨씬 더 잘할텐데..." 내용보기
미치오 슈스케는 내가 무척이나 아끼는, 앞날이 더욱 기대되고 상상력에 있어서 온다 리쿠여사와 함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한계를 지닌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다소 어둡고 섬세한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작품만은 그런 흐름과 동 떨어져있다. 작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비슷한 시기에 [달과 게]를 썼고 그 작품이 있었기에 (마치 해와 달처럼) 이런 작품이 나왔다고. 그럼
"새로움을 시도해보았지만, 이 작가라면 이보다 훨씬 더 잘할텐데..." 내용보기

미치오 슈스케는 내가 무척이나 아끼는, 앞날이 더욱 기대되고 상상력에 있어서 온다 리쿠여사와 함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한계를 지닌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다소 어둡고 섬세한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작품만은 그런 흐름과 동 떨어져있다. 작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비슷한 시기에 [달과 게]를 썼고 그 작품이 있었기에 (마치 해와 달처럼) 이런 작품이 나왔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작품이 크게 와 닿지않았다. 중고물품점을 다루는 일상미스테리에 기대를 걸었지만, 따뜻함은 있지만 추리력은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홈즈를 주장하는 가사사기와 달리 왓슨격인 히구라시가 사건을 해결하지만,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는 독자에게 주어지지않는다. 단지, 가사사기와 다른 반전의 효과를 보여주며 사건을 설명해줄 뿐이다. 추리부분이 매우 뛰어났던 [외눈박이 원숭이]가 그리울 뿐이다.

 

그리 오래되진 않을 것으로 기억되는데, EBS에선가 1988년 마이클 케인, 벤 킹슬리의 [셜록 홈즈와 나 (Without a Clue, Shelock and Me)]란 영화를 방영해주었다. 목소리만으로도 엄청 똑똑할 듯한 마이클 케인은 얼굴마담격의 셜록 홈즈이며 실상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왓슨, 벤 킹슬리였다.

 

이 작품에서도, [머피의 법칙]을 끼고 살며 절묘한 타이밍에 절묘한 글을 인용하는, 중고매장의 사장 가사사기 조스케는 홈즈를 자처하지만, 28살 동갑내기 미대생 출신의 동업자 히구라시 마사오가 실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벤 킹슬리와 달리 그는 모든 크레딧을 차지하며, 미나미 나미의 적적인 신뢰를 그에게 뺴앗기고 비웃음을 사면서도, 미나미의 믿음을 지켜주었다는 것에 침묵을 지킨다. 그렇게 된 이야기는 원제 [カササギたちの四季]의 4계절중 가을편에 소개된다.

 

 

 

 

매번 비싼 값으로 흥정도 제대로 못하고 물건을 사오며 제대로 손님도 없는 탓에 계속 적자를 거두는 통에, 문이 고장나도 제대로 고칠 필요를 느끼지않는 매장에 황동새동상이 불에 거슬리고, 한사람분의 방을 채우기 위해 목재상의 기숙사에 물건을 배달갔다가 귀한 목재에 협박문이 쓰여진 사건을 대하고, 고급물건을 헐값에 파는 집에서 비싼물건대신 고양이 하나만 도난당하고, 매번 억지로 물건을 안겼던 절의 주지의 소중한 저금통이 부서지는 소동을 통해, 히라구시 마시오는 진실을 밝히는 대신 모든 이들이 만족하고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가가사기의 사건해결을 표면상의 답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하지만, 역시나 마음은 통하는듯.  여하간, 일상미스테리라 하더라도 그 비일상성 떄문에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사건들이 많은데, 이 사건들은 그닥 놀랍지않은 일반적인 상상력의 범주안에 들어있다는 것이 김 빠진다.

 

흐뭇한 작품이지만, 솔직히 작가의 높은 수준과 상상력을 감안하면 조금 지루함이 남는다. 하지만, 중고매장의 일상미스테리란 소재는 매우 흥미진진해서, 작가가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다시 다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p.s:

미치오 슈스케 (道尾秀介)

2004, 등의 눈 (背の眼), 만화로 시도해본, 본격추리에 호러를 가미한 미치오 슈스케, 제5회 호러서스펜스 대상 특별상
2006, 해바라기가 피지않는 여름 (向日葵の咲かない夏), 제6회 본격미스터리 대상 후보
뒷골땡기는, 잔인한 버전의 환상특급
2007, 새도우,정신의학을 소재로한 흥미롭고 독창적인 작품. 제7회 본격미스터리 대상
2007, 외눈박이 원숭이 (片眼の猿)
'?'이 '!'가 될 때, 사람은 그저 '사람'일 뿐이다.
2007, 솔로몬의 개 (ソロモンの犬)

2008, 렛맨 (ラットマン)

2009, 까마귀의 엄지 (カラスの親指), 언제나처럼 예상을 멋지게 빗겨가는 뛰어난 상상력과 따뜻함, 제140회 나오키상 후보, 제30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 후보, 제62회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

2009, 술래의 발소리 (鬼の跫音) 다 읽고난 순간 뒤통수와 함께 다가오는 대패질할 닭살의 호러

2009, 용의 손은 붉고 물들고 (龍神の雨), 폭풍우처럼 거침없는 전개, 그리고 간만에 마음에 드는 엔딩.

2009, 구체의 뱀 (球体の蛇)

2010, 광매화 (光媒の花)

2010, 달의 연인 (月の恋人〜Moon Lovers~)
2011, 달과 게 (月と蟹),스스로도 알지못하는 마음속 깊은 곳,  제144회 나오키상
2011,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カササギたちの四季)

2011, 물의 관 (水の柩)
2012, 노엘 (
ノエル: a story of stories)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k 2015.07.0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고뭉치 가제트 형사 버금가는 가사사기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사고뭉치 가제트 형사 버금가는 가사사기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내용보기
“나와라, 만능 팔!” 중절모에 바바리 코트의 가제트 형사 머리에 프로펠러, 만능 팔과 다리를 쭉쭉 늘려주시며,, 온 몸에 각종 특수장치가 뿅뿅 나오는 기계인간 가제트 형사,,,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엉뚱한 판단력과 희한하게 좋은 행운(조카 페니,,, 사건은 거의 이 아이가 해결한다눈, - -;;;)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가제트,,, 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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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라, 만능 팔!” 중절모에 바바리 코트의 가제트 형사

머리에 프로펠러, 만능 팔과 다리를 쭉쭉 늘려주시며,, 온 몸에 각종 특수장치가 뿅뿅 나오는 기계인간 가제트 형사,,,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엉뚱한 판단력과 희한하게 좋은 행운(조카 페니,,, 사건은 거의 이 아이가 해결한다눈, - -;;;)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가제트,,,


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사장 가사사기,,,

소설을 읽는 내내,, 가사사기와 가제트가 왜 그리 오버랩 되는지 말이다. 엉뚱 추리지만,,, 언제나,, “한 수만! 체크 메이트(체스에서 외통수가 되는 상황)”를 외치는 그 자신만만한 추리라뉘,,, 항상 헛다리면서 말이다. 하하핫! 딱 가제트 형사라니까,,, ^^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은

머피의 법칙이라는 책을 옆구리에 끼고, 늘 수수께끼와 미스터리한 일을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하지만 결단코 그가 해결하는 것은 아닌 괴짜 사장 가사사기와 머리 회전은 빠르지만 장사 수완은 전혀 없는, 오호지사 절의 우락부락한 주지가 떠안기는 쓸데없는 물건을 비싸게 사들인 뒤 후회하는 중고매장 가사사기 부점장 히구라시(미대를 졸업하고 가사사기의 동업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 -;;;), 그리고 중고매장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가사사기를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여중생 미나미 나미,, 이 세 인물을 중심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배경으로 4가지 사건과 따뜻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봄 편인 중고매장 청동상 화재를 둘러싼 사건과 여름 편 공방사건, 가을 편인 미나미 나미의 아픔, 겨울 편 오호지사 절 주지의 얘기까지,,, 별 반 참견하지 않아도 될 일을 가사사기 명탐정인양 사건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선다. 물론 허점 많은 가사사기의 해결이라기 보단 매번 뒤에서 묵묵히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히구라시의 활약이 있어 정리가 되지만 말이다.


사실,,, 완벽한 추리소설이라 하기엔 조금 딱딱 떨어지는 맛은 없지만,,,

코믹 추리 소설이라는 사실! 훈훈하고 유쾌하다는 사실! 엉뚱한 가사사기와 뒤치다꺼리 하는 히구라시의 콤비플레이는 분명 중독성이 있음이다. 물론... <달과 게>로 나오키상을 받았고 '섀도우' '까마귀의 엄지' 등 미스터리 대상과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휩쓴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이나 두말해 무엇 하겠는가? 미치오 슈스케 기존 작품과는 색이 확연히 다른 소설과의 만남,, 하지만 그의 별빛, 달빛, 꽃빛 뿌려놓은 듯 한 문장도 여전히 만날 수 있음이다.




n****5 2011.10.3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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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처럼 사람 좋은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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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이 책에 다 들어 있다. "깡패 같은 땡중 같으니라고(8쪽) 처음의 시작은 이렇다. 말도 안되는 물건을 주지한테 얼떨결에 돈주고 사온 것이다. 봄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중고매장을 동업하고 있으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인데 가사사기가 딱히 하는 일은 없어 보인다. 물건도 히구라시가 사오고(버릴 물건을) 판매도 하고 사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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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이 책에 다 들어 있다. "깡패 같은 땡중 같으니라고(8쪽) 처음의 시작은 이렇다. 말도 안되는 물건을 주지한테 얼떨결에 돈주고 사온 것이다. 봄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중고매장을 동업하고 있으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인데 가사사기가 딱히 하는 일은 없어 보인다. 물건도 히구라시가 사오고(버릴 물건을) 판매도 하고 사건의 진상도 풀어낸다. 미나미군이라고 할때는 남자인 줄 알았다.(아직 일본 성과 이름에 적응이 덜 되었다.) 미나미 나미로 거꾸로 읽어도 이름과 성이 같다. 하여튼 나미는 중학생으로 중고매장에 살다시피 한다. 개인적인 사정은 겨울편에서 등장한다. 땡중은 여름편에서도 물건을 비싸게 팔아먹는데 알면서도 가는 히구라시 "너 부잣집 아들이냐?"  매번 적자를 면치 못한다지만 정작 장사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세번째 가을편에서는 주지 스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물건을 비싸게 팔아 먹는 이유가 매우 정당하게 나오고 있다. 그래서 그런 말도 안되는 물건 비싸게 팔아도 괜찮은거요. 괜찮다고 한다. 바보처럼 보이는 히구라시는 어쩌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손해봐도 괜찮다고,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 히구라시의 그런면, 가사사기의 엉뚱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모습에서 사람냄새가 난다.(심하게 난다 싶다.) 이런 사람이랑 동업하면 간당간당하게 입에 풀칠만 하게 될것이다. 그래도 좋다면 괜찮을터이다.

돈이 많아서 주체할 수 없게 되는 것도 꽤나 좋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는 그런일을 하게 되어도 좋을 것 같다. 가사사기의 엉터리 추리가 펼쳐지면 마무리와 수습은 히구라시가 한다. 가사사기의 추리력도 나름 괜찮다고 본다. 다만 수습은 안될뿐이고 나미는 마냥 가사사기가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중고매장에 흘러들어오는 물건들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봄편에서는 중고매장에 흘러들어온 청동에 얽힌 사연을 풀어낸다. 히구라시의 뛰어난 추리력으로 일이 잘 풀렸다. 그 사람이 상처받지 않게 수습을 잘하는 히구라시를 보니 내가 다 뿌듯한 마음이 든다. 히구라시는 나미를 매우 걱정하는 편이다. 가사사기의 엉터리 추리를 대략 꾸며주고 자신이 수습하는 이유도 다 나미를 위해서다. 그럴때보면 바보처럼 지고지순한 면이 있다. 어떤면에서는 안그럴까 싶지만.

"인간은 매일매일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를 동경하며 구부러지는 법입니다. 누구든지 그래요. 그렇게 흐르고 있는 동안은 어디에 다다를지 모르죠. 제가 생각건대 구부러진 다는 건 중요한 일이에요." (161쪽) 어쩌면 히구라시만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사사기와 나미가 모르고 있을 꺼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가사사기는 정말 모를꺼지만. 혹시 어리버리한 척 하면서, 바보인척 하면서 가장스럽게 더욱 꾸며내는 인물이 가사사기 일수도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다 말았다. 그건 분명 아닐꺼라는 생각이 든다. 툭툭 털어내면 아픈 상처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가사사기의 개인적인 사정이야기도 듣고 싶고 히구라시의 개인 이야기도 들어 보고 싶다. 가사사기는 털어봤자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르는 인물일꺼라 단정짓고 싶지 않다. 웃길 것 같지만 웃기지 않는다. 어쩌면 눈물이 나올지도 모른다. 감정을 깊이 쑤시고 들어 오지는 않고 적당히 배회만 해주니 그것도 꽤 괜찮았다.



y******0 2011.11.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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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 -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따스한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 -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내용보기
나는 조금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 속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대개 그런 캐릭터가 등장하는 소설은 편하고 재미있게 읽게 된다. 정확히 왜, 그런지는 설명할 수 없지만 말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조금은 어수룩한 모습이다. 그런 캐릭터들이 부딪고 엮여져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꽤나 경쾌했다.이야기는 <가사사기 중고매장>이라는 곳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히구라
"따스한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 -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내용보기




나는 조금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 속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대개 그런 캐릭터가 등장하는 소설은 편하고 재미있게 읽게 된다. 정확히 왜, 그런지는 설명할 수 없지만 말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조금은 어수룩한 모습이다. 그런 캐릭터들이 부딪고 엮여져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꽤나 경쾌했다.

이야기는 <가사사기 중고매장>이라는 곳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히구라시>는 어느 날 <가사사기>의 말도 안되는 제안에 휘말려 가사사기 중고매장의 부점장이 된다. 히구라시는 장사수완이 영 꽝인지라 되려 바가지로 물건이나 사들여 가사사기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고, 가사사기는 늘 미스터리에 휘말리고 싶어 안달이 나 장사는 뒷전이다. 가사사기는 장사를 하다 맞닥뜨리는 사건들에 괜스레 참견하여 일만 벌인다. 늘 가사사기의 추리에 더하여 사건을 마무리하는 히구라시, 여기에 가사사기를 추종하는 여중생 <미나미>가 함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대략적인 전개다.

작가의 기존 작품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소설이다. 미스터리를 형식을 기본으로 어두운 인간의 본성을 그려냈던 저자인데, 이 소설은 그런 기존의 색깔이 쪽~ 빠져있다.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데, 이 소설은 간단히 말해 코믹한 추리극이다. 추리도 본격적인 추리라 하기엔 심심하다. 대단한 사건도 없고, 엄청난 트릭도 없다. 추리라는 물에 살짝 발끝만 담갔다 뺀 것 같은 느낌이지만, 요모조모 따져보면 분명 추리는 추리다.

이 소설은 추리적인 요소보다는 히구라시, 가사사기, 미나미가 만들어내는 유머러스하고 끈끈한 애정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메인이다. 각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들이 각자의 개성과 어울리며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기에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엮이면서 분위기는 경쾌하고 뒷여운이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캐릭터가 재미나다. 책제목으로 보면 가사사기가 주인공일 것 같은데, 실상은 히구라시가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가사사기는 약간 허풍기가 있는 캐릭터로 오지랖 넓게 사건을 들쑤신다. 묘하게 말은 되지만 헛짚는 추리를 하면, 그 추리가 진짜 같게 만드는 역할은 히구라시다. 가사사기는 자기가 홈즈요 히구라시가 왓슨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반대인 것이다.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각 계절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단편 네편이 이어있는 모습이다. 각 계절적인 소재들은 각기 에피소드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계절과 사건요소, 거기에 사람에 대한 따뜻함이 더해져 이야기가 멋스럽다. 코믹과 감동이 살짝 섞인 듯한 느낌을 주는데, 참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조금 삐딱하게 보자면, 아주 코믹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요, 무지 추리소설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소설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상당히 어중간한 이야기다. 하지만, 가사사기 중고매장이라는 어수선한 공간을 배경으로 모인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따스한 이야기는, 단순히 애매하다라는 말을 넘어서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차가운 바람에 맘속까지 차가워졌다면, 이 소설을 통해 훈풍을 불어 넣는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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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그들의 수상하고도 따뜻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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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사사기에게 들러붙다시피 바짝 다가서서 걸어가는 나미의 뒷모습을 졸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가 한 일에 합격점을 줘도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천재 가사사기’가 있기 때문에 나미는 괴로운 하루하루를 밝게 살아갈 수 있다.나미를 낙담시킬 수는 없다. –p64   그들의 수상하고도 따뜻한 이야기   가사사기와 함께 중고매장을 운영하는 히구라시는 장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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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사사기에게 들러붙다시피 바짝 다가서서 걸어가는 나미의 뒷모습을 졸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가 한 일에 합격점을 줘도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천재 가사사기’가 있기 때문에 나미는 괴로운 하루하루를 밝게 살아갈 수 있다.
나미를 낙담시킬 수는 없다. –p64

 

그들의 수상하고도 따뜻한 이야기

 

가사사기와 함께 중고매장을 운영하는 히구라시는 장사 수완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청년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돈을 더 달라고 큰소리 치면, 마음 약해서 그냥 그 돈을 줘버리고 뒤돌아 서서 분을 삭인다. 그리고 점장 가사사기에게 차마 자신의 한심한 꼴을 보일 수 없어 자신의 비상금으로 메우기도 한다.

 

책은 히구라시가 절의 주지에게서 어이없게 당하는 장면이 계절별로 반복 된다. 그리고 연이어 발생하는 수상한 사건들. 자신이 명탐정이라고 착각하는 가사사기는 사건에 무모하게 뛰어들어 추리를 펼치고 사건을 해결한다. 하지만, 사실은 히구라시가 뒤에서 가사사기의 추리가 맞아 떨어지도록 조작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히구라시는 가사사기를 천재라고 여기는 어여쁜 소녀, 나미를 낙담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래 담도 넘고, 밤을 새워 사건 현장을 조작한다.)

 

무모하게 사건에 덤벼드는 가사사기와 뒷수습하느라 바쁜 히구라시의 모습은 마치 돈키호테와 산초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들의 유쾌한 탐정 Play 이면에는 따뜻한 스토리가 숨어 있다. 그 뒷이야기가 좋다. 내게도 이런 히구라시 같은 흑기사가 있다면 좋겠다.

 

미치오 슈스케의 최근 작, <달과 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소설인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억지스럽지도 않으면서 독자의 눈길을 끄는 유머와 인간애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c*******e 2011.11.0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