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6%
  • 리뷰 총점8 27%
  • 리뷰 총점6 36%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8.0
  • 50대 8.0

포토/동영상 (3)

리뷰 총점 eBook 구매
"맛 " 내용보기
뮈리엘 바르베리 작가님이 쓰고 홍서연 역의 맛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얇은 소설을 읽으려다가 구입했는데, 거의 구입 직후 절판이 되어 놀랐네요. 자신의 분야에 큰 권력을 가진 음식비평가가 48시간 이후 죽게 될 거란 판정을 받은 뒤 최고의 맛을 찾고 맛보는 과정은 초반설정부터 재미가 있네요. 저는 그런 상황이면 무엇을 맛봐야하
"맛 " 내용보기
뮈리엘 바르베리 작가님이 쓰고 홍서연 역의 맛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얇은 소설을 읽으려다가 구입했는데, 거의 구입 직후 절판이 되어 놀랐네요. 자신의 분야에 큰 권력을 가진 음식비평가가 48시간 이후 죽게 될 거란 판정을 받은 뒤 최고의 맛을 찾고 맛보는 과정은 초반설정부터 재미가 있네요. 저는 그런 상황이면 무엇을 맛봐야하나 생각이 듭니다. 알 수 없는 음식들과 다양한 표현들은 쉽게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t*****s 2023.12.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맛 | 뮈리엘 바르베리
"맛 | 뮈리엘 바르베리" 내용보기
이 책을 구매한지 일년이 다 되어간다. 금방 읽겠지 싶어서 계속 뒤로 미뤘던 것이 벌써 한 해이다. 142쪽 분량의 이 책을 너무 우습게 본 것 같다. 가볍게 읽고 싶어서 펼쳤지만 거의 한글을 독해하는 수준으로 읽어야 했다. 세계 요리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한식파인 내게 익숙하지 않은 요리들도 많았고, 화려한 수식어구는 읽을 때는 좋았으나 읽고 나면 다 먹고 난 요리 향기처럼 날
"맛 | 뮈리엘 바르베리" 내용보기


이 책을 구매한지 일년이 다 되어간다. 금방 읽겠지 싶어서 계속 뒤로 미뤘던 것이 벌써 한 해이다. 142쪽 분량의 이 책을 너무 우습게 본 것 같다. 가볍게 읽고 싶어서 펼쳤지만 거의 한글을 독해하는 수준으로 읽어야 했다. 세계 요리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한식파인 내게 익숙하지 않은 요리들도 많았고, 화려한 수식어구는 읽을 때는 좋았으나 읽고 나면 다 먹고 난 요리 향기처럼 날아가버리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만만치 않았던 소설이지만 요리에 이렇게 많은 미사여구를 달 수 있다는 점이 그저 놀랍다.


"이봐, 마흔여덟 시간 남았어."

이 무슨 역설인가! 몇십 년간을 진수성찬과 포도주와 온갖 술의 물결에 뒤덮여 보낸 후에도, 버터와 크림과 소스와 튀김에 파묻혀 늘 솜씨 좋게 조율되고 세밀하게 비위 맞춰진 과잉으로 점철된 삶을 보낸 후에도 내 가장 충실한 부관인 간과 그의 보좌인 위 제군은 훌륭히 버티고 있는데 정작 나를 저버리는 건 심장이라니. p.10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요리 비평가인 나는 68세에 심장 기능 부전으로 살 날이 마흔여덟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비평가는 자신의 삶 전체이자 궁극적인 진리인 맛을 찾으려고 애쓴다. 요리의 국적은 다양하다. 메인 요리 하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같이 나오는 전채요리나 심지어 탄산수의 농도까지 세밀하게 묘사한다. 육류, 해산물, 채소, 소스, 빵이나 과자, 익힌 것, 날 것 등 모든 요리가 비평가의 입에서 시와 노래처럼 쏟아진다.   


이 살이 순수하다고, 그 맛이 섬세하면서도 확 퍼져 나간다고, 이 살이 강함과 부드러움의 중간만큼 잇몸을 흥분시킨다고, 구운 정어리에 대한 최고의 예찬은 엄청나게 기름지고 입안을 한 맛으로 채우는 견고하고 강하고 촘촘한 조직과 쌉쌀한 구운 껍질의 조화라고 말해 봤자 아편의 최음성을 연상시킬 뿐이다. p.40 


화려한 수식어로 꾸며진 요리를 제쳐두고 비평가가 최후에 찾은 음식은 바로 슈퍼마켓에서 파는 슈게트라는 점이 아니러니하다. 슈게트는 슈크림과 달리 크림이 들어있지 않고 비어있으며 겉에 설탕이 뿌려진 과자이다. 속은 텅텅 비어있고, 겉은 설탕으로 가득한 이 과자가 바로 비평가의 삶을 말해주는 걸까. 아니라면 세상에는 절대적인 최고의 요리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이 가장 먹고싶다고 떠오르는 음식이 최고의 요리라는 것을 말하는걸까.


나는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생야채가 근본적으로 어느 정도 성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채소의 단단함이 크림의 유질 속에 배어든다. 많은 조리 과정에서 두 가지 음식이 각각 조금씩 자기 본성을 잃고 다른 음식의 본성과 결합되는 화학 반응, 빵과 버터의 상호 침투에서처럼 새롭고 경이로운 물질이 되는 그런 화학이 여기에는 없다. 마요네즈와 채소는 관능의 행위가 그러하듯이 함께 있음에 광란하면서도 자기 자신으로 영속한다. p.131


책 속에는 내가 쉽게 접하지 않는 음식이다 보니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는 것들도 많다. 한글로 검색하지 말고 각주에 달린 스펠링으로 구글에 검색했더니 어느 정도 나왔다. 가볍게 읽기 위해 이렇게 얇은 책을 구매했지만, 손이 많이 간다. 머릿속에서 대충 글을 따라 상상을 해보려고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그나마 먹어본 스시에서는 비평가가 표현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는게 다행이다. 읽기 어려웠지만 앞으로 살면서 더 많은 요리를 경험하고 난 뒤에 읽으면 또 다른 맛이 느껴질수도.



h*********o 2020.02.14. 신고 공감 0 댓글 0